식민주의 흑서 -상권 - 16~21세기 말살에서 참회로
마르크 페로 책임 편집, 고선일 옮김 / 소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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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단일화를 추구했던 일본 식민주의는 식민지 주민이 처한 실존적 현실을 부정했고, 이는 일본 식민주의에 대한 격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식민지 주민을 문화적으로 일본화하려는 동화정책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위한 실제적인 노력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제적인 동화정책은 차별과 과도한 착취라는 엄연한 현실을 은닉하고, 인권 침해와 사회적 관계의 노골적 폭력성 등 식민 질서라는 특수한 상황이 빚어낸 어두운 현실을 결코 빗겨 갈 수 없었다.(p665)

일본 군부가 1930년대 기획하고 1942년부터 본격화한 납치 사건, 곧 조선과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젊은 여성을 강제로 징발하여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지역의 곳곳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 진지에 공급한 사건은 식민통치의 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근대화, 산업화, 탄압정책,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구사함으로써 일본 식민체제는 겉으로나마 그럴 듯하게 보이려 애썼다.(p665)

조선에서 일본 식민주의는 식민지 엘리트 계층을 양성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여, 독립 이후 이들은 국가 재건과 경제 발전의 주체가 되었다. ‘일본식 학교‘에서 교육받은 이들은 반공 이념을 기치로 내세운 독재 정권 아래서 1950~1970년대 남한을 재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분단된 국가에서 북한의 공산 정권에 이념적으로 맞서기 위해, 이들은 단순하고 거의 무조건적인 반일 감정이라는 범국민적 공감대에 기초하여 민족 정체성을 재확립했다.(p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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