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사도 - 개정판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8
니토베 이나조 지음, 양경미.권만규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불교, 신도, 유교의 영향으로 의, 용, 인, 예, 충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는 ‘무사도‘는 과연 실체가 있는 정신일까. 만약 본문의 주장대로 무사도를 바탕으로 일본인의 정체성이 성립되었다면, 오늘날 일본 지배층의 몰염치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일본인들에게 철학적 면모가 결여된 것은 무사도의 부작용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성찰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일본의 무사도가 현대에 소멸한 원인은 (무사도가 전통으로 존재했다는 가정 위에) 위대한 종교의 부재가 아닌 역사철학의 부재라 생각하게 된다. 좋은 말을 가져다 붙인다고 철학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상이 실천으로 나타나고, 형이하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형이상학은 아무 소용이 없음을 생각하게 된다...

무사도는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고유의 정신이다. 그것은 일본 역사 속에 보존되어 있는 바싹 말라버린 고대 도덕의 표본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아름다움과 힘을 간직한 채 일본 국민들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p27)

무사도는 글자 그대로 무인 혹은 기사가 지켜야 할 도리로서 무사가 직분을 이행할 때에나 나아가 생활 속의 언행에서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도리이다.(p31)

‘사무라이‘ 계급은 특권계급으로서 본래는 전투가 직업인, 성격이 거친 자들이었다. 이 계급은 오랜 기간 전투가 되풀이되는 와중에 가장 용감무쌍한 자들 가운데 선출되었다. 그 과정에서 약한 자, 비겁자, 겁쟁이는 자연히 도태되었다.(p33)

불교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는 평상심을 무사도에 부여했다.(p37)... 불교가 무사도에 줄 수 없는 부분은 신도가 충족시켜 주었다. 주군에 대한 충절과 조상에 대한 숭배, 그리고 부모에 대한 효행이 바로 그것이다.(p38)... 공자가 말하는 정치도덛은 평정과 관용, 처세의 지혜가 풍부하여 민중 위에 군림하는 무사의 이해와 잘 맞아떨어졌다... 맹자의 민주적이며 설득력 있는 가르침은 많은 무사들의 마음을 움직여 동감응 얻어냈다.(p41)

‘의‘는 무사도에서 가장 엄격한 교훈이다. 그러므로 무사는 비열한 행동과 부정한 행위를 멀리해야 하는 것이다.(p47)... 용기는 의를 위해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면 거의 덕으로서의 가치가 없다.(p55)... 애정, 관용, 동정, 연민(인)은 예로부터 최고의 덕으로 평가되었으며, 영혼의 속성 중에서 가장 고귀한 것으로 여겨졌다.(p65)... 진정한 예의는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동정적 배려가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서 정당한 것에 대한 존경, 나아가 사회적 지위에 대한 공정한 존경을 뜻한다.(p77)... 예의를 행하면서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이 없으면 그것은 익살스러운 연극이 되고 만다.(p85)... 명예의 감각은 인격의 존엄성,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명백한 자각으로부터 시작된다.(p95)...봉건도덕의 많은 내용은 여러 윤리체계와 계급들 사이에서 존중되는 덕들과 많은 공통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연한 것은 단연 윗사람에 대한 복종과 충성의 덕이었다.(p107)

무사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시된 것는 품성의 확립이었으며, 사려와 지식, 구변 등 지적 재능는 두 번째 덕목이었다... 지, 인, 용은 무사도를 지탱하는 세 개의 기둥이다.(p117)

용의 단련은 어떤 일에도 불평하지 않는 인내의 정신을 기르는 것이며, 예의 교훈은 자신의 슬픔이나 고통을 겉으로 드러내어 타인의 쾌락이나 안정을 방해하는 일이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서로 어울려 금욕적인 심성을 낳았으며, 마침내 외형적 금욕주의라고 해도 좋을 일본의 국민성을 형성시켰다.(p127)

일본인의 성격상 결함과 단점 역시 무사도에 큰 책임이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일본인에게 심원한 철학적 면모가 결여된 원인은 무사도의 교육제도가 형이상학적 학문의 훈련을 소홀히 해왔기 때문이다.(p191)

유럽과 일본의 역사적 경험을 살펴볼 때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유럽의 기사도가 봉건제도의 품에서 떨어져나와 기독교에 의해 양육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은 데 반해, 일본의 무사도는 자신을 양육해 줄 위대한 종교를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의 생모인 봉건제도가 붕괴되자 무사도는 고아로 남아 자립적으로 살아가야 했다.(p197)

무사도는 하나의 독립된 도덕의 규칙으로서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힘은 지상에서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그 무용과 문덕의 교훈은 해체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광명과 영광은 페허를 뛰어 넘어 소생할 것이 틀림없다.(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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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9 2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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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9 2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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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0 1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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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0 17: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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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0 2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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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1 06: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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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1 1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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