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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평점 :
대단히 발달된 언어 및 사유 능력을 가진 현재의 인류는 유전적으로만 보면 아프리카 인류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의 유전적 뿌리는 중요한 유전 정보를 꼐속 후세에 전달한 여성 조상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아담이 최초의 인간이 아니고 이브, 정확하게 말하면 아프리카의 이브가 최초의 인간이다.(p42)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루츠 판 다이크(Lutz van Dijk)는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Die Geschichte Africas>에서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설명한다. 일반에게는 식민지, 노예, AIDS, 굶주림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기억되는 아프리카에 대해 저자는 이곳이 최초의 인류 발생지임을 강조한다.
같은 언어 뿌리를 가진 여러 민족이 기원전 800 ~ 500년 사이에 새로운 정착 지역을 찾아 먼저 서쪽과 동쪽으로, 나중에는 남쪽으로 출발했던 것이다. 그들은 '반투(Bantu)'라 불리는데, 이것은 '인간'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맨 먼저 자기가 인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p79)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또한, 저자는 모계 사회(母係 社會) 전통을 유지한 아프리카의 전통이 서기 1500년경부터 가속화된 유럽의 침략으로부터 파괴되었다고 분석하며, 특히 노예무역을 위한 '인간 사냥'이 아프리카 비극의 가장 주요한 요인임을 지적한다.
노예 매매 시절에는 아랍과 아프리카와 유럽의 상인들 사이에 아주 분명한 공조 체제가 있었고 수많은 아프리카 지도자들도 잔혹한 이익을 함께 취했던 반면에, 이제는 이런 협동 작업이 거의 필요 없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제국주의에서는 오로지 잃어버릴 것밖에 없었음이 아주 분명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 사람들은 1500년 무렵에는 갖지 못했던 두 가지 이점을 확보했다.1850년 의약품 키니네가 나와서 마침내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밖에도 새로운 무기들이 (예를 들면 1884년 이후에 나타난 기관총 같은) 개발되었다.(p137)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아프리카에서 행해진 체계적인 인간 도둑질(노예)이 가져온 파괴적인 결과가, 유럽의 식민 지배자를 쫓아낸 다음 이루어진 현대 아프리카 국가들의 형식적인 독립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끔찍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p103)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포르투갈인들이 주도한 노예 무역은 이후 영국이 새로운 강자가 되면서 점차 쇠퇴하게 된다. 그것은 영국인이 포르투갈인보다 인도적이어서가 아니라 필요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농장 노동력으로서의 노예보다 생산품의 소비자가 필요했던 자본주의 시대에 아프리카는 본격적으로 과학, 종교, 군사력이 결합된 제국주의 침략을 받게 되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나라를 빼앗기고 가난해지고 권리를 잃어버리면, 선교사가 와서 유럽 사람들의 양심의 가책을 달래주고 동시에 아프리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가난할 뿐만 아니라 가난함 속에서도 평화를 지니고 살도록 도움을 주었다.(p150)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이후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아프리카의 대부분 국가는 1960년대까지 해방되지만, 이들의 종속적 위치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독일 총리 오토 폰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 1815 ~ 1898)은 1884년에 유럽 열강 지도자들을 베를린으로 소집하였다. 그리하여 아프리카 대륙의 분할이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유럽 사람들이 스스로 그토록 강하다고 느끼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아프리카에 공포와 빈곤을 퍼뜨렸지만, 아프리카에서 제국주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현실에 깊게 새겨져서 오늘날까지도 눈에 보이게 남았다.(p105)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옛날 식민 지배자는 '품위 있게' 퇴장하고자 하였다. 그들은 '어린 나라들'에게 기꺼이 독립을 '주려' 하였고, 마지막 말을 갖고 있었으며, 이제 자기들이 뒤에 남긴 '문명의 성취'에 대해 고마움이 담긴 작별 인사를 받기 원했다.(p175)... 식민 지배라는 모험이 너무 값비싸고, 이미 오래전부터 비용이 많이 드는 식민 지배와 군사 기구를 동원한 것보다 더 쉽게 경제적인 의존(종속)을 통해 새로운 약탈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음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일만은 가능한 한 피하였다.(p176)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이러한 현실 속에서 아프리카는 어떤 길을 가야하는가? 저자는 책에서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1918 ~ 2013)를 비롯한 여러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개혁노력을 소개하면서 변화하려는 아프리카의 모습을 소개하는데, 이를 통해 아프리카가 결코 '죽음의 땅'이 아님을 독자들에게 알런다.
아프리카 안에서는 너무나 오랫동안 나라마다 개별적인 수출 생산품에 주력하면서 그를 통해 세계 시장에 치명적으로 종속되었다. 커피나 설탕의 국제 가격이 떨어지면 아프리카에서 국민 경제가 붕괴한다. 그러므로 아프리카에서 지속적으로 원료를 가공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절박한 일자리와 생산과 수송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어낼뿐만 아니라, 가공품은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p277)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의 역사는 우리에게 생소하다. 세계사(世界史)라는 이름으로 유럽사를 배우며 자란 우리들에게 아프리카는 낯설다. 그렇지만, 유럽에 의한 침탈, 해방 이후의 극심한 혼란의 시기로 기록된 아프리카의 역사는 해방 이후 한국사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우리는 아프리카인들의 어려움에 쉽게 공감하게 된다.
줄루족 지도자들을 가능한 한 잔인한 인물로 묘사하고, 그들이 죽였다는 사람의 추정치를 제시하며, 그들의 목숨을 잃게 만든 뻔뻔스런 범죄들을 서술하라. 그러면 이 책을 더욱 포괄적이고 흥미로운 것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p127)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
[그림] 줄루전쟁 (출처 : 위키백과)
줄루전쟁 당시 줄루 지도자들을 야만인으로 매도하라는 영국 기자의 수첩 안에서 '보도지침'을 연상되는 것은 (잊고 있었지만) 우리 역시 식민지배의 아픈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리라. 경제적으로는 국내산업이 발달하지 못해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또한 우리는 아프리카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여겨진다.이와 같이 여러 면에서 우리는 아프리카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에, 아프리카 역사 속에서 바로 우리의 아픔을 찾는 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아프리카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처음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는 아프리카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다룬 책으로, 역사서라고 하기에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진 않지만, 보다 독자들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개론서라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의 부족 의식에 담긴 아프리카 정신을 옮기며 이번 리뷰를 갈무리한다.
흙의 원소는 우리를 땅과 결합시켜주고, 우리의 정체성과 함께 서로를 먹이고 뒷바라지하는 능력을 준다. 물은 평화, 집중력, 지혜, 화해 등을 준다. 돌은 삶의 목적을 기억하게 하고,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게 하며,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게 해준다. 불은 꿈과 관계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자신과 결합되어 있고 또 조상들과도 결합되어 있음을 알게 하고 우리의 비전들을 유지하게 해준다. 자연은 우리의 참된 자아에 충실하고, 큰 변화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이겨내도록 해준다. 그것은 우리에게 마법과 웃음을 가져다준다.(p77)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