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시골 마을의 작고 아름다운 집 이야기.

시골이 개발되어 도시가 되면서, 변화하는 주위에 적응하지 못한 작은 집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합니다.

작은 집은 너무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칠이 벗고지고 더러워졌습니다... 유리창은 깨지고 덧창은 비뚜름히 떨어져 나갔습니다. 작은 집은 초라해 보였습니다..
작은 집 안은 변함 없이 훌륭했는데도요.(p35)

그런 작은 집은 집을 만든 사람의 손녀의 도움으로 다시 먼 시골로 옮겨가게 되고 행복을 찾습니다.

유리창이랑 덧창도 말끔하게 고치고 바깥 벽에는 옛날처럼 분홍색이 도는 색깔로 예쁘게 칠을 했습니다. 작은 집은 이 언덕 위로 옮아오고 나서부터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p42)

다행히 집이 행복을 찾는 이야기로 끝이 나서 아이도 다행으로 생각하며 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만, 저는 조금은 엉뚱한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작은 집을 튼튼하게 지은 사람이 말했어요.
˝금과 은을 다 주어도 이 작은 집은 절대로 팔지 않겠어.이 작은 집은 우리 손자의 손자, 그리고 그 손자의 손자가 여기서 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거야.˝(p5)

다리가 없어 움직일 수 없는 작은 집의 불행은 여기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집을 만든 이의 완고한 마음으로 인해 작은 집은 변화하는 주변과 어울리지 않은 채 외롭게 죽어갔던 것은 아니었는지.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빠르게 도시화되고 있는 주변이 아닌 과거에 머물러 있는 작은 집이 불행의 근원이 아니었을까.

훌륭한 집 안을 가지고 있는 작은 집이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의 의인화된 표현이라면, 이러한 점은 더 명확하게 보입니다. 바쁘게 일에 쫓기고, 도시에서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자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현대인들. 그 비극을 작품속에서 깊이 느끼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작은 집은 도시에서도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마도 건물 용적률, 건폐율을 높이고 재개발을 해야겠지만요. 도시에 맞는 작은 빌딩으로서 변화했다면 나름의 행복이 있지 않았을까요.

다른 의미에서 작은 집의 불행은 선택할 수 없었던 것에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도시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할 수도 없었고, 남에 의해 시골로 강제 이주(?)당한 작은 집. 그곳마저 도시로 변화한다면 그때까지 작은 집은 아마도 불행할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위안을 받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우리가 선택을 주저한다면 그것은 ‘욕심‘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도시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려는 마음, 시골에서 편리하게 지내려는 마음이 그런 종류의 것이겠지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진정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큰 행복이 아닐까를 딸에게 「작은 집 이야기」를 읽어주고 난 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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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1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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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1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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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1 16: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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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0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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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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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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