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주의 -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 한국 자본주의 1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 자본주의>는 장하성 교수가 진단한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정리한 책이다. 현재 한국 경제의 문제에 대해 발제한 후, 한국 경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문제점을 진단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한국 경제는 서구와는 달리 압축 성장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고도성장을 이루었으나, 모순을 해결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문제가 '재벌 정책'과 이로 인한 불평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깨어나 '민주주의'를 통한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길게 늘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1장 고장 난 한국 자본주의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계층간 임금 불평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불평등을 완화시킬 정부의 소극적 대처가 이러한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소득의 불평등은 양극화를 유발시켰으며, 이처럼 악화된 문제점은 점차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노동시장에 있어, 높은 성장률, 낮은 고용률과 노동소득분배율을 통해 잘 나타난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의 문제는 고용의 질을 악화시켜 노동자의 몫이 줄어들고 있으며, 한국기업의 낮은 배당수익률은 주주의 이익도 감소시키고 있다. 결국 기업이익의 대부분이 '사내유보'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업소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줄어든 노동자와 주주의 소득이 '소비 수요 부진' 을 야기하고, 그 결과 경제는 점차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이 한국 경제의 현주소다.


제2장 뒤죽박죽 한국 시장경졔


한국경제체제는 오랜 기간 '시장경제'가 아닌 '계획 경제'하에 유지되었다. 계획 경제 속에서 시장의 가격은 통제되었으며, 계획경제는 박정희 독재정치와 궤적을 같이 한다. 박정희식 경제구조는 가격통제와 재벌을 중심으로 한 계획경제로 요약될 수 있다으며, 이를 통해 과거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한국 경제의 문제에 대한 진단은 보수우파와 진보좌파가 다르게 내린다. 전경련으로 대표되는 보수 우파는 경제 성장이라는 명분 하에 규제 철폐를 주장한다. 그렇지만, 이들의 논리는 재벌들의 경제력 집중과 불공정거래를 방지하는 규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모두 철폐되어야 하는 규제로 정의하는 문제가 있다. 한편, 진보 좌파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말하는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에, 주장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고 심지어는 박정희식의 '계획경제'를 옹호하는 등 상이한 주장이 많은 문제가 있다. 이러한 우파와 좌파의 한국 경제의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 '정부와 정치권의 관치 경제'가 바로 한국 경제가 처해있는 현실이다.


제3장 주주 자본은 자본주의 모순의 근원인가?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는 회사가 주주의 이익을 위한 주주 중심 경영을 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나, 최근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의 주범으로 주주 자본주의가 비판을 받고 있다. 비판받고 있는 주주 자본에 대해 반대되는 자본 형태는 '부채 자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의 측면에서 주식형태, 채권형태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가치판단의 문제가 될 수 없다. 다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주식투자의 대가인 배당은 선택사항인 반면, 채권투자의 대가인 이자에 대해서는 의무사항이기 때문에 주식투자를 선호하게 된다. 사실상 주주 자본과 부채 자본이 큰 차이가 없음에도 주주 자본이 비판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식 투자의 가장 큰 폐해로  '단기성과주의'가 언급된다. 그렇지만, 단기투자자가 많은 한국의 경우에는 주주들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이 짧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소지가 적은 편이다. 한국에서 주주 자본 문제의 본질은 경영권을 쥐고 있는 대기업 오너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 추구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을 위해서는 여러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제도로는 독일의 공동 결정 제도, 종업원 주식 소유제, 노동자 협동조합, 국가자본주의(국영기업) 등을 들 수 있다.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제도는 구성원의 동질성 확보 문제가, 국가자본주의의 경우에는 투명한 기업 경영 확보 문제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 역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면적인 개혁보다는 현재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대안체제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4장 한국 경제는 정말 먹튀에 휘들렸나?


1997년 외환 위기를 비롯하여 우리 나라에는 외국인 부재 자금과 주식 자금의 유출입이 있었다. 1997년에는 부채 자금이 이탈한 반면, 주식 자금은 안정적으로 증가한 반면, 2008년에는 주식 자금의 이탈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주식 자금이 부채 자금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외국인 주식투자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리잡혀 있다.

외국인 투자 '먹튀'의 대표적인 사례가 론스타와 소버린, 상하이 자동차 사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론스타의 경우 외환은행의 경영 개선, 소버린의 SK주식 매입은 SK의 불법행위로 인한 SK주식 폭락을 통한 저가 주식매입이 그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준 직접적인 원인이다. 상하이 자동차의 경우에는 쌍용자동차의 인수에 따라 큰 투자손실을 봤기 때문에 먹튀라고 보기 어렵다. 투자자가 외국인이라고 해서 감정적으로 국부유출, 기술유출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해당사자 모두가 행복한 경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


제5장 삼성은 왜 스스로 적대적 M&A 논쟁을 일으켰나?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들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명(M&A)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분은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이 50%가 넘어간다고 해도 천문학적인 자금과 주식 매수의복잡성 등으로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는 실현되기는 어렵다. 다만, 경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적대적 M&A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 현대차등 모든 대기업에도 적용되는 가능성이다. 이처럼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에서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 논쟁을 일으킨 것은 이건희 등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보호를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에 반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업의 경영자는 자신의 경영 성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황제 경영을 통해 부를 세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과거의 구태는 시장경제하에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제6장 자본주의에서의 경쟁, 공정, 정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대안이 논의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는 공산주의, 사회민주주의 등이 논의되고 있다. 공산주의는 칼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공산주의 이념을 구체화했지만,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실패로 무너졌다. 지금은 사유재산을 허용한 '중국적 사회주의'가 남아있으나, 더이상 공산주의라고 보기 어렵다. 

또 다른 대안인 사회민주주의는 서유럽과 북유럽에서 시도되었는데 복지국가 성립 등 초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복지지출 등으로 이들 국가에서 사회민주주의적 요소는 약해지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 내에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만이 남게 된다. 자본주의 내에서의 해결은 '정의로운 소유', '정의로운 경쟁', '정의로운 분배'를 통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제7장 정의롭지 못한 한국 자본주의


한국에서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적인 틀을 갖지 못한 채 계획경제, 무경쟁적인 시장, 무복지정책의 특징을 가진 자본주의가 발전되어 왔으며, 특히 '재벌에 대한 특혜'가 두드러졌다.  재벌의 특혜는 '부의 편법 승계'와 '불공정한 경쟁'으로 나타났다. 부의 편법 승계는 상속세를 유명무실화시켰으며, 불공정한 경쟁은 사업 낚아채기, 일감 몰아주기, 부당 내부 거래, 독과점 기업들의 담합, 원청기업의 갑(甲)질' 등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이와 같은 특혜를 이용하여 오너들의 경영권을 지키고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제8장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위하여


한국자본주의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과내부유보세' 도입을 통해 기업 유보금의 비율을 낮추고, '기간제 노동자 보호법의 전환 기준 변경'을 통한 비정규직문제 해결, '소득세 및 법인세 누진 구조 강화'를 통한 증세, '집단 소송제'와 '징벌적 배상제'등의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문제가 되는 재벌 정책에 있어서 '지주 회사 제도', '내부 회사 제도', '계열사 주식 의무 매수 제도'등을 도입해서 소유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자의 이사회 참여', '집중투표제' 등을 통한 투명한 경영 행태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 무엇보다도 선결되어야 하는 것은 '정치'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정책적 해결 능력은 충분하지만, 정치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한국 경제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첫출발은 '민주주의'가 될 것이다.

 

장하성 교수의 주장은 결국 '정의로운 자본주의 사회'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에 편향되지 않으면서도,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그의 문제점 제시는 저자의 균형된 시각을 알려준다. 다만, 이 책에서는 표와 그림의 사용이 절제되어 있고, 제시된 통계자료도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용도로 제한된다. 이러한 이유로 독자들의 독자적인 사고보다는 강의식으로 논의가 전개된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경제문제를 논의하다보면 많은 문제가 '정치'로 귀결된다. 특히, 정치가 한 시대의 정신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사회양식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도약을 위해서는 '정치 개혁'이 절실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 

자본주의 위기론은 성장의 둔화가 아니라 불평등 구조의 심화 때문에며, 성장의 결실이 일반 국민들의 삶으로부터 유리되었기 때문이다.(p20)

한국 자본주의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선진국들에는 없는 문제들도 가지고 있다. 극도로 불공정한 시장의 경쟁 구조,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그리고 비정규직과 자영업 노동자 비중이 높은 불안정한 고용구조 등이 그러하다.(p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