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 충격적 인구 변화에 맞춘, 소비 분야 해법 제시!
전영수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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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 소비의 미래>는 한국의 인구변화와 이로 인한 소비시장의 변화를 설명한 마케팅 책이다. 저자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인구 구조를 소개하고, 이에 따라 변화하는 고객과 시장의 모습을 우리보다 앞선 초고령사회인 일본 사회를 통해 예측한다. 저자의 예측은 현재 일본 모습을 근거로 했기에 <대한민국 인구, 소비의 미래>에서 전망한 새로운 소비주체로서의 노년층과 이로 인한 중성고객의 증가, 원스톱 서비스 시장의 확산 전망 등에 대해서는 ‘그렇게 될 수 있겠구나‘하는 공감을 형성한다.

반면, 의문을 갖거나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지점도 발견된다. 예를 들면, 한국의 저출산 원인을 ‘청년세대의 출산파업‘에서 찾는 저자의 결론이 그렇다. 고령화 사회에서 표심에 따라 노년층 위주의 정책이 펼쳐지고, 그 결과 청년층이 이에 대한 강한 반발로 조직적으로 자기 인생을 포기하며 ‘결혼/출산‘을 포기했다라는 저자의 분석은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노년층 위주의 정책으로 인해 청년들이 결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진단이 아닐까?

표심은 무섭다. ‘표심=정책‘은 당연하다. 관건은 표심향방이다. 인구변화를 보건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고령>청년‘의 무게중심에 변화는 없다. 그 결과가 압도적인 고령정책이다. 정책 순위는 언제나 그랬듯 고령우선/노년배려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힘없는 청년 요구는 밀린다. 비명을 질러도 표심이 아니면 흡수되지 못한다. 출산감소는 그 역풍의 결과다.(p84)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中

한국의 인구변화는 예측무용의 속도, 범위에서 가장 독특, 차별적인 특성을 갖는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틀어 가히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획기적인 인구변호가 펼쳐지는 현장이 한국이다... 한국의 출산감소가 이토록 가파른 이유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한국사회 특유의 역동적인 에너지다. 출산카드의 거래비용/기회비용이 급격하게 마이너스로 치닫는데다, 이로써 ‘출산=손해‘라는 인식이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필요이상 신속/과감하게 전달/공유된 결과로 보인다. 본능과 현실 사이에서 대부분의 청년세대는 자가발전적인(?) 논리개발/공감확대로 출산파업에 나선 셈이다. 이게 인구유지선(2.1명)을 깨고 인구위기선(1.3명)까지 하향돌파하며 사실상 특정 규모를 갖춘 정상국가에선 사상최초로 1.0명 이하로 출산율을 떨어뜨린 배경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국민성이란 쉽게 안 변한다고 전제하면 출산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역동적인 국민성이 쉽게 줄어들 여지도 낮다.(p49)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中

저자의 분석대로 정책에 반발하는 집단으로서의 ‘청년세대‘가 아니라, 어려운 현실에 부딪힌 청년 개개인을 우리는 봐야하지 않을까. 결혼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린 청년 세대.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인구 문제의 원인에 대해 한 단계 더 들어갔어야 했다. ‘인구 문제‘로 돌아가서 자산(資産) 중심 - 특히, 부동산 - 의 경제를 유지하려는 노년층의 투표행태가 청년세대의 어려움으로 귀결된 것은 아니었는지.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에 대한 답이 준비되지 않고 인구문제의 원인을 단정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논리대로라면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원인은 결혼에 대한 청년세대의 부정적인 인식 확산이다. 그 결과 결혼/출산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노년층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 현재 인구 문제다. 이렇게 결론을 내린 저자는 서둘러 다음 장에서 소비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인구 변화는 받아들여야 할 ‘상수‘라 말하면서 인구 문제에 대한 설명을 서둘러 마친다.

급격한 인구변화의 출발은 급격한 출산감소에서 비롯된다. 후속세대(분모)가 줄어드니 고령인구(분자)가 그대로라도 분수값은 역전될 수밖에 없다. 고령화발 인구구조의 비중변화다. 출산감소는 이전단계인 결혼감소 때문이다. 결혼이 적어지니 출산도 줄어드는 구조다.(p56)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中

예측무용의 속도/범위로 진행 중인 급격한 인구변화가 한국적 특징인 만큼 그 대응과 관련된 실망적인 정책무용론도 자연스런 한국적 특수성으로 귀결된다... 인구는 상수(常數)다. 상수가 악재인데 방치할 수는 없다.(p88)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中

그리고, 다음 장(章)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과 고객에 대해 설명하는데 이제는 ‘고령화‘에 초점을 맞춘다. 새로운 소비의 주체인 노년층(어른세대) 중심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구 문제에 있어서는 ‘저출산‘ 문제에 초점에 맞추고, 마케팅 문제에 있어서는 ‘고령화‘에 중점을 둔다. 이와 같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분리가 타당한 접근 방식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저출산‘ 문제를 마케팅으로 바라볼 수는 없었을까. 저출산이 우려된다면, 향후 정부 정책에 있어서 출산장려정책이 어떤 분야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이러한 경우 새로운 시장이 어떻게 열릴 것인가에 대한 분석이 추가적으로 있을 수는 없었을까.
‘저출산 - 고령화‘ 문제는 분리해서 바라보지 않고, 지금 당장의 현상이 아닌 장기적, 정책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저출산’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러한 관점이 <대한민국 인구, 소비의 미래>에는 부족하다. .

신시장을 주도할 유력한 어른친화적인 판매채널은 방문판매가 아닐까 싶다.(p111)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中

원스톱의 즉시해결은 모바일이 절대 우위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가령 편의점은 모바일의 틈새공략이 가능하다... ‘세븐일레븐 vs 아마존‘의 대결양상을 정리하면 편의점의 안정적인 성장세도 아마존과 비교할 때 편리성 시장을 대상으로 서로의 경합관계라기보다는 보완관계로 해석된다. 접근방식에선 극단적인 차별화를 보이지만, 직접적인 경합관계는 지양된다.(p234)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中

마지막으로, 책에서 전망하는 미래 소비 시장의 모습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본문에서는 일본 소비시장의 현황을 우리의 미래 시장 모습이라고 가정하고, 논리를 전개하지만, 일본과 우리의 시장 모습은 같지 않다. 특히, 모바일로 대표되는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 시장점유율 정도는 일본과 우리가 큰 차이가 있는데, 과연 편의점 문화가 고도로 발달한 일본시장과 모바일/어플에 익숙한 우리 시장의 전망을 같게 가져갈 수 있을까. 이러한 경우에는 오히려 알리바바로 대표되는 중국 모바일 시장을 또 다른 사례로 보완제시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마케팅 책인 <대한민국 인구, 소비의 미래>는 일본 사례를 바탕으로 미래 소비 시장의 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다만, 인구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한 점과 일본 중심의 예측이 갖는 한계점도 동시에 보여준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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