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에 대해서

 

 

요즘 나는 에세이 붐을 예전과 다르게 보게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에세이가 쉬운 읽을거리, 휴식과 위로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했다. 많은 에세이를 접하며 이 현상도 '문학의 종말' 범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 사고가 더 소설 같고, 정치가 (개그 프로가 사라질 정도로) 더 개그 같으며, 애써 찾지 않아도 온갖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현실에서 사람들이 왜 문학에 흥미를 느껴야 하는가. '마음의 양식' 같은 소린 잔소리처럼 귀에 걸리지도 않고, 공감력을 키우는 데 좋다며 건강 보조제처럼 팔려고도 들고.

'대문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전 시대 작가들에겐 그럴만한 시대, 환경, 역량이 있었다. 지금은 기술 발전, 많은 정보와 지식 속에서 작가라는 필터를 거쳐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분야를 막론하고 공통으로 여전히 요구하는 것은 '재미'다. 아니, 이 수요는 더 높아졌다. 더더 즉각적인 재미. 게임, 영상, 유튜브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뉴스마저 자유롭지 못하다. 기자들이 소설을 쓰며 어뷰징으로 독자를 낚으려는 이 웃기게 돌아가는 판에서, 문학은 상대가 안 된다. 문학은 인플루언서나 파워 블로거들이 요약해 전달해 주는 줄거리만으로도 충분히 충족되는데 굳이 400페이지 넘게 시간 들여 소설을 읽는다면 그들에겐 무슨 꿍꿍이가 있다. 글을 쓰겠다거나 뭔가 팔아보겠다는 그런. 관성으로 읽는 중독자와 명예욕에 불타는 이들도 빼놓지 말자. 인정욕구로 다 퉁칠 수도.

시가 시들고 소설이 시들며 다음 차례는 뭘까. 에세이는 흥미로운 틈새시장이 됐다. 에세이는 주인공, 화자같이 복잡한 장치 거치지 않고 작가를 통해 더 가깝게 대리 체험하겠다는 직접성이 강점이다. 다음 수순은 내가 말해보겠다는 자기 충족의 에세이스트가 되는 것. 그러므로 에세이는 계속 잘 팔릴 거다.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실패도 팔 수 있다)라는 자기 계발의 성화 봉송 같은 형국.

에세이를 버라이어티 쇼로 만들어라.

"모든 비평은 일종의 자서전이다"(데이비드 실즈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같은 문장(내 것이 아닌 타인의 문장이라도) 잘 쓸 줄 안다면 만사 형통.

정지돈 『영화와 시』, 금정연 『담배와 영화』는 위의 문장을 같이 인용했다.

 

 

 

 

 

 

 

 

 

 

 

§ 걸으며 듣고 읽고 생각하기 - 더

너무 애타게 찾아서 본질을 잊는 아이러니를 우리는 만난 적 있다. 때론 '사랑'이라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유독하게 붉은 가로등을 흘끔 보고서 여름이라 더 붉고 살아 있음의 악취(미)는 더 정당해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사를 지나치게 애호하는 사람. '조금'이 '더'보다 겸손할까. 그렇다면 '조금 더'는 어떤가. 나는 좋아하는 것에 '굉장히'를 많이 쓰는 사람. 한 번 의식하게 되자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았다. 어떤 단어를 쓰고 혼자 경악하는 순간들이 나를 이루고 명사와 동사에 대한 혐오가 센서등처럼 깜빡일 때 언어의 존재감에 대한 혐오는 갈 곳을 더 잃게 만든다. 침묵은 인간적인 언어적인 것을 버려야만 갈 수 있는 특별한 시공간이다. '나'를 애타게 찾은 것도 잊고서야 가능한.

※ 금정연은 '실패'라는 단어를 굉장히(지나치게) 좋아-집착하는 사람.

 

 

 

 

 

 

 

 

 

 

 

 

§ 대체로 복잡한

 

금정연 『담배와 영화』가 이탈로 스베보 『제노의 의식』에 기반해 앞뒤 서술을 구축해서 이제 이 소설을 읽을 때도 되었구나 했는데 슬라보예 지젝 『용기의 정치학』 시작부터 또 『제노의 의식』이 언급돼 당장! 안 읽고는 못 배기게 되었다. 『제노의 의식』을 다 읽고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를 읽으면 좋겠지만 내게 시작되고 있는 건 전혀 다른 것이다.

 

"≪Diary per la fanzata≫라는 제목을 달고 그의 유작으로 발간된 이 일기장을 통해, 우리는 스베보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그의 허구적 분신이었던 제노의 성격에 대한 많은 흥미로운 통찰을 해볼 수 있다. ‘이 일기의 작가’는 매일매일의 사건들을 기록하는 대신 주로 자신의 의식을 고찰했다. 또한 약혼녀에 대한 사랑의 정도를 분석했고, 자기 자신의 엉뚱한 공상들을 세세히 묘사했다. 1월 3일 자 일기. 게오르그 에버스의 감상적인 시 한 구절이 꽃무늬와 함께 인쇄된 아래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딱 두 종류의 행운이 있다. 아주 숭고하게 사랑을 하거나, 인생이란 전쟁터에서 싸워 승리를 얻어내는 그것이다. 둘 중 어느 쪽이든 사람은 행복을 느끼지만, 운명이 이 두 가지 행복을 다 허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행복이란 사랑을 포기하거나 인생의 전장에서 물러서는 것이다."

"조이스는 스베보의 두 번째 작품 ≪노년≫에서 그가 기억하는 몇몇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그렇다. 스베보는 이 젊은 아일랜드 청년이 훗날 작품의 일부를 구상하는 데 ‘도움’을 준 여러 출처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조이스는 스베보와 함께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더욱 자유롭게 토론하게 되었다. ≪율리시스 Ulysses ≫를 쓰려고 계획했을 때, 그는 종종 자신의 제자인 스베보에게 유대인의 신앙과 관행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이렇게 해서 스베보는 레오폴드 블룸이라는 인물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 <작품 해설과 배경> , 이탈로 스베보 『제노의 의식』(2009, 느낌이 있는 책)

 

 

 

 

 

 

 

 

 

 

 

 

 

§ 대체로 미미한

 

어떤 창작도 출발점은(종착점마저도) '나'이다. 많은 글쟁이들에게 실망하는 건 자신의 글이 좋은 사람이면서 훌륭한 작가의 징표라고 알아봐 주길 바란다는 것. 그 괴리를 내보이고 깨부수고 연결하면서도 (고통을 감수하며) 존재하려는 사람이 '진정한'(염오스러우면서도 대체할 단어를 아직 찾지 못해 쓴다) 작가이다. 빛의 산발로 가득한 빙산으로 덮을 능력이라도 있나. 문학이라는 간판 뒤에서 정탐하고 이용하고 훔치는 자들을 그만 보고 싶지. 스스로 부역하며 파는 짓도 그만하도록 해. 그걸 걷어낸 문학은 과연 얼마나 남을까. '진정한 문학'이란 것이 없다는 게 핵심일까.

앙투안 볼로딘 『미미한 천사들』(2018, 워크룸프레스)은 역시 내 취향이었다. 내가 향하는 동굴의 입구와 흡사하다.

『Bardo or not Bardo』가 가장 보고 싶지만 『찬란한 종착역』이 출간된다는 건 기쁜 소식이다. 『메블리도의 꿈』도 곧 입수할 것이다. 포스트엑조티시즘 같은 건 몰라도 괜찮다. Just read.

머릿속이 너무 엉망이다. 매일이 나만의 맞춤 지옥이다.

 

 

 

 

 

 

 

 

 

 

 

 

 

 

바질 3주 차

 

§ 문체에 대해서

 

작가가 되길 정말 원하는 이들이 질투하는 것은 등단이나 성공이 아니(어야 한)다. 누구와도 구별되는 문체(스타일)야말로 탐나는 보물이고, 필사는 문체에 대한 찬미다. 좋은 글을 재밌는 스토리와 구성, 인물의 하모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가 생각하는 강력한 기준은 '문체'다. 문체야말로 잉태와 출산의 모태다. 존 맥피는 구조를 강조하지만 문체가 부실한 건축물은 다세대 주택 같은 구조물이 될 뿐이다. 이런 주택도 살만하다고 만족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 편집증적인 구조 강박과 작법 프로 선수 문체까지 지닌 존 맥피는 문체보다 구조를 짜는 게 글쓰기 방법으로 더 쉬워 구조를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다. 형식과 내용이 같이 나오듯 문체의 달인은 구조도 잘 짜기 마련인데, 구조를 짤 수 없는 문체는 자산 없는 허풍선이 부자다. 구조냐 문체냐. 사람을 세포에서 외피까지 완성된 생명체로 보는 추적과, 우주적 연결 속에 위치한 인간이 행하는 모든 평행우주적 결과를 가늠해보고 기어이 실현된 인격체로서의 자아를 보는 시각 차라고 할 수도 있겠다. 작가의 성격이나 취향과 문체를 혼동하면 안 된다. 이 문제는 신이나 영혼이 있느냐의 믿음의 여부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믿는다면 모든 것은 가능하고 이 잣대로 세계를 구성한다. '왜'를 떠넘기기에 적절했고 '어떻게'를 사육한다. 태초에 하나의 자아가 있었다라는 식이다.

더 간단히 말하면 수많은 씨앗 중에 굳이 바질을 선택하고, 존 맥피의 이론에 동의하며 입장을 펴느냐 마느냐는 문체가 결정한다는 소리다.

결국 아스퍼거 증후군의 독특한 기억 방식이나 반드시 변하고 마는 불 위의 음식처럼 겪고 쓰고 사라지는 결과만이 기이한 유적처럼 남는다.

 

 

 

 

 

 

 

 

 

 

§ 베른하르트 풍으로

 

베른하르트 소설은 거처에 처박혀 있거나 정처 없이 산책하는 인물이 많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처럼 노골적으로 죽느냐 사느냐 말하지 않는다. 베른하르트의 인물들은 오른쪽 길이냐 왼쪽 길이냐이지만 불길함의 우위에선 베른하르트가 승자다. 이런 글을 읽다 보면 참을 수없이 뛰쳐나가고 싶다. 집안에서 몇 번을 서성이다 어두컴컴할 때 결국 나왔다. 빗속에서 좋아하는 페이지를 읽었더니 우글쭈글 해져 버렸다. 의도와 비의도가 섞인 채 좋아하는 책은 늘 이런 수난이다. 좋아하는 책은 자주 펼치니까 사고 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지만 다른 경우에도 역시 수난이 따랐다. 책을 무척 아낀다고 자부하는 이라서 빌려줬는데도 음료수를 쏟아 미안하다며 돌려줬다. 오, 나의 파스칼 키냐르를! 사람들은 책을 빌릴 때 은근히 선물로 주길 바라는데 스스로 실현할 때가 있다. 베른하르트 책 중 구하기 힘든 『벌목꾼』은 아예 돌려받지 못했다. 리뷰라도 써놔서 다행이지.( https://blog.aladin.co.kr/durepos/9024478 )

이후 좋아하는 책은 새로 살 수 있는 경우 그냥 주고 말지 절대 빌려주지 않는다. 어지간하면 타인에게서 책을 빌리지 않는 게 예의다. 비가 본격적으로 쏟아져서 공원 차양 아래로 잠시 피했다. 책을 읽어야 하므로 가로등이 환한 곳으로. 책이 얇고 작아 가방도 없이 주머니에 넣어 나온 게 잘못이다. 쌓아두고 있는 북 커버도 이럴 땐 꼭 없지. 아무래도 이 책은 비를 맞을 운명이었나 보다. 다행히 이 책의 주인은 나라서 모자를 잃어버리지 않았냐고 한밤에 푸줏간 남자들의 문을 두드리며 모욕 받지 않아도 된다. 내 앞에는 경찰차가 오래 정차해 있고, 내 옆에는 유령처럼 한 여자가 앉아 있다. 내가 일어서면 이 풍경은 무너질 것이다. 비가 오거나 오지 않는 날이 있듯이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

 

 

 

 

 

 

 

 

 

 

§ 의지와 무기력

한병철 『폭력의 위상학』 읽다가 이 내용을 소설로 완벽히 쓴 미셸 우엘벡의 이 소설이 생각나 다시 읽었다. 우엘벡 소설만큼 공감과 더불어 반감도 일으키는 작가도 드물다. 한국에선 이런 소설 나오기 참 힘들지. 역시 프랑스 문학 내 취향.

글도 그렇지만 정신승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문학을 마니차나 자위행위같이 쓰더라도 그게 죄는 아니지. 오히려 스스로 만든 감옥에서 구도하겠다는 건 대단한 일. 맹목적인 신념이나 기도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으면 그걸로 먹고 살 수도 있고.

 

1.

자책과 자기비하는 사실은 자아의 일부가 되어버린 타자를 향한 것이다. 우울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자아의 분열이다. 자아의 일부가 역시 자아의 일부가 된 타자에 맞서 그를 비난하고 비하하는 것이다."

 

2.

내 속의 타자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일관되게 조직하는 부정성의 공식이다 .

- 한병철 『폭력의 위상학』(김영사)

 

 

 

 

 

 

 

 

 1.

어려운 점은 바로 규칙에 따라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치 않다는 데 있다. 결국 당신은 규칙에 따라 살게 된다(이따금, 정확하게, 그것도 지나치리만큼 정확하게 그러면서도 총괄적으로 그렇게 된다). 납세 고지서들은 납입 기한 안에 내야 한다. 청구서들도 제날짜에 맞춰서 지불해야 한다. 당신은 신분증 없이는 감히 나돌아다니지도 못한다(그뿐인가, 신용 카드 전용의 작은 주머니까지 마련해 가지고 다닌다……!).

그렇지만 당신은 친구가 없다.

규칙은 복잡하고 형태도 다양하다. 직장 근무 외에 꼭 필요한 일은 구매 행위와 자동 인출기에서 돈을 빼내는 일이다(그리고 인출기 앞에서는 줄을 서야 한다). 특히 당신 삶의 다양한 측면을 관리하는 기관들이 요구하는 온갖 규칙들이 있다. 게다가 당신은 병이 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비용이 들고 새로운 수속 절차가 필요해진다.

한편, 자유 시간이 남아 있다. 무엇을 할까? 자유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타인을 위한 봉사 활동에 쓸 것인가? 하지만 타인은 당신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다. 음악을 들을까? 그것도 한 방법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음악을 들어도 별반 감동을 못 느낀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DIY 제품을 사다가 만드는 취미를 갖는 것도 자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것도 점점 더 자주 나타나는 이런 순간들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말하자면 당신의 절대 고독, 우주적 공허감, 당신의 존재가 고통스럽고 결정적인 재앙에 다가가고 있다는 예감이 현실의 고통 속으로 당신을 몰아넣으려고 몰려오고 있는 순간을.

그렇지만 당신은 여전히 죽을 생각은 없다.

 

2.

우리 문명은 생명의 고갈로 고통받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루이 14세가 살았던 세기는 삶에 대한 욕망이 컸고, 공인된 문화가 육체적 쾌락의 거부에 역점을 두었으며, 사교 생활은 불완전한 즐거움밖에 줄 수 없었기 때문에, 진정하고 유일한 환희는 신에 대한 믿음 속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런 말이 오늘날에는 더 이상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연애와 섹스를 원한다. 왜냐하면 인생은 경이롭고 신나는 것이라고 우리 자신에게 반복해서 들려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그것을 의심하면서도 말이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생명의 고갈의 표본이 바로 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성욕도 없고, 야망도 없고, 별다른 기분 전환 거리도 없는 상태. 나는 그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른다. 내 생각에는 사람들이 대체로 다 그렇지 않나 싶다. 나는 나 자신이 가장 정상적이고 평범한 소시민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확히는 그렇지 않을지 몰라도 거의 정확한 판단이 아닐까? 적어도 80퍼센트 정도는 정상이다.

 

3.

몇 마디 덧붙이자면, 나는 오늘날의 모든 사람들이 인생의 어느 한때 자신이 낙오자 내지는 패배자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본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4.

무제한적인 경제 자유주의와 마찬가지로 섹스의 자유주의는 〈절대 빈곤〉 현상을 낳는다. 어떤 이들은 매일 사랑을 하는데, 어떤 이들은 평생에 대여섯 번뿐이다. 어떤 이들은 열댓 명의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는데, 어떤 이들에게는 여자가 한 명도 없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시장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해고가 금지되어 있는 어떤 경제 체계에서는, 각자 어느 정도 자기 자리를 찾는 데 성공한다. 간통이 금지된 섹스 체계에서, 각자는 어느 정도 자기 침실 파트너를 찾는 데 성공한다. 완전히 자유로운 경제 체계에서, 어떤 이들은 상당한 부를 축적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이들은 실업과 가난에 허덕인다. 완전 자유 섹스 체계에서 어떤 이들은 정말로 다양하고 짜릿한 성생활을 즐기지만, 다른 이들은 자위행위와 외로움 속에 늙어 간다. 자유주의 경제는 투쟁 영역의 확장이다. 그 사회의 모든 연령층, 각계각층으로의 확장이다. 마찬가지로 자유주의 섹스는 투쟁 영역의 확장이다. 그 사회의 모든 연령층과 각계각층으로 자신의 투쟁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5.

「물론. 오래전부터, 태초부터 그래 왔어. 라파엘, 너는 젊은 여자하고 사랑하는 것은 꿈도 못 꿀 거야. 결심을 해야 해. 그런 식으로 지내는 건 네게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아. 아무튼 벌써 너무 늦은 거야. 라파엘, 네가 젊은 시절부터 계속 경험해 온 성생활의 실패, 열세 살부터 너를 따라다니던 좌절감은 너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거야. 이제부터라도 네가 여자들을 가질 수 있다고 치자 ─ 솔직히 말해서 내가 보기에는 힘들 것 같지만 ─ 그래도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아. 앞으로 어떤 일도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없어. 네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젊은 날의 사랑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아로 남게 되는 거야. 네 가슴속에서 그 상처는 벌써 고통이 되고 있어. 점점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 그 고통은 가차 없이 너의 심장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고. 너에게는 이제 구원도 해방도 없어. 말하자면 그런 식이야. 하지만 네게 복수의 기회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야. 네가 원하는 여자들을 너도 소유할 수 있어. 너는 그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들도 소유할 수 있을 거야. 그 여자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 줄 알아, 라파엘?」

「아름다움……?」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름다움 따위는 문제가 아니야. 그 점에서 내가 네 착각을 깨우쳐 주지. 그들의 질도, 그들의 사랑도 더 이상 문제가 안 돼. 그런 것들은 결국 인생과 더불어 다 사라지거든. 너는 이제부터 그들의 인생을 소유할 수 있어. 오늘 저녁부터 살인자가 되는 거야. 날 믿어, 이 친구야. 너한테 남은 기회는 그것뿐이야. 네 칼끝에서 여자들은 떨면서 자신의 젊음을 구걸하겠지. 그때 너는 진정으로 주인이 되는 거야. 그들의 영혼과 육체를 모두 소유하게 되는 거지. 그들을 희생시키기 전에 그들에게서 달콤한 것들을 얻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 자, 칼은 이제 중요한 친구가 되는 거야, 라파엘.」

 

6.

12월 31일 밤은 힘들었다. 마치 유리 벽이 부서지듯이 내 속에 있는 무언가가 부서져 버리는 것을 느낀다. 분노에 사로잡혀서,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곳저곳을 걸어 다닌다.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게는 이 모든 시도들이 이미 실패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패, 사방에 실패만이 널려 있다. 오직 하나 자살만이, 닿을 수 없는 채로 저 건너편에서, 반짝거리며 내 마음을 끈다.

 

7.

 평범한 개인도 가끔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 의학적인 사고를 한다.

 

-  미셸 우엘벡 『투쟁 영역의 확장』

 

 

 

 

 

 

 

 

 

 

우리를 설명할 문장을 찾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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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질문을 해댔다. 이건 보이스카우트 제복이야, 똑바로 들어, 이건 제복이라고, 숲을 산책하던 그 부부가 보이스카우트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게 될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니? 아뇨, 죄송합니다, 그 생각은 못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봐, 이 연극이 그래도 재미있었지? 안 그래? 거짓말하지 마, 재미를 느끼지 않았다고 말하진 말라고! 넌 그걸 즐겼던 거야, 그렇지? 이 질문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당시엔 이 일기를쓰고 있지 않았으니까. 그때 이후 평생 써온 이 일기의 목표는 이랬다. 몸과 정신을 구별하고, 내 상상력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을 보호하고, 또 내 몸이 보내는 부적절한 신호에 대항해 내 상상력을 보호하는 것, 너의 어머니는 뭐라고 하실까? 어머니가 뭐라고 하실지 생각해봤니? 아뇨, 아뇨. 난 엄마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다. 신부님이 그 질문을 한 순간 난 깨달았다. 그렇게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내가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유일한 사람은 바로 엄마였다는 것을.
난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엄마가 날 데리러 왔다. 그다음 날, 난 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첫 문장은 이랬다.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절대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 「1. 첫날(1936년 9월) : 64세 2개월 18일(1987년 12월 28일 월요일)」




「전 결혼 안 할 것 같아요.」 모리스가 말했다.
「10년 뒤 오늘, 우리 부부가 너와 네 아내를 저녁식사에 초대하마, 어떠냐?」
「선생님도 참!」 모리스는 환하게 웃었다.
「그럼, 약속한 거다!」 어쨌거나 대화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농담이었다. 모리스는 우쭐해져서 결혼에 대해 곰곰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거운 주제에서 벗어나 편하게 산책을 하는 도중, 갑자기 듀시 선생이 걸음을 멈추고 온 입 안의 이가 다 쑤시는 듯 볼을 감싸 쥐었다. 그러고는 뒤로 돌아서서 길게 뻗은 모래밭을 바라보았다.
「그 흉측한 그림을 안 지웠구나. 그가 천천히 말했다.
만(灣) 저쪽 끝에서 몇몇 사람이 그들이 지나친 바닷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대로 오면 이제 곧 듀시 선생이 그림으로 성을 설명한 장소에 이르게 될 터였다. 그런데 그중에는 부인도 있었다. 듀시 선생은 식은땀을 흘리며 그곳으로 뛰어갔다.
「선생님, 괜찮을 것 같은데요. 모리스가 소리쳤다. 지금쯤이면 밀물에 지워졌을 거예요.」
「다행이구나…… 아아, 큰일 날 뻔했어…… 밀물이 들고 있구나.」
순간, 소년은 선생을 경멸했다. <거짓말쟁이.> 아이는 생각했다. <거짓말쟁이, 겁쟁이, 다 헛소리였어......> 그 후 어둠이 피어올랐다. 시원부터 있었지만 영원하지는 않은 어둠, 고통스러운 여명 앞에 스러질 어둠이.
- E. M. 포스터『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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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13살인 리종의 아버지, 14살 9개월의 모리스.
그 이후로도 우리는 경멸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많은 것들 속에서 살았다.
내 일기나 잘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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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되지 않은 채 더 많은 것들 속으로 들어가는 삶의 연속입니다. 여행을 가려던 발길을 돌려 이 글을 씁니다. 여행에서의 아쉬움처럼 이 글도 분명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간과한 무엇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시작합니다.

◆ 무엇보다 극복의 1월

 

 

 

[문학 & 에세이]

1. 기혁 『소피아 로렌의 시간』(2010. 11. 28, ★★★★)

그의 첫 시집『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를 읽고 같이 정리하고 싶었는데 어느새…….

다른 시보다 지나치게 더 기억할 만한 시 두 편 「이상견빙지」, 「입속의 검은 잎」 중 「입속의 검은 잎」 은 장시라 옮기기 좀 무리라 「이상견빙지」를 가져와 봅니다.

 

2.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합본 특별판(2018. 12. 10, ★★★★★)

이 책을 두 권 샀고 다 읽었을 때 한 권을 선물했던 이에 대한 충격적인 소식. 나는 이 책과 연결된 '그장소'를 잊지 못합니다. 살아 있을 땐 서로 웃기 바빴는데 지금은…… 당신이 이토록 시시때때로 울릴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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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이 생기면 나와 구미코는 서로에게 농담처럼 그 말을 하곤 했다. "물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하고. 그리고 우리는 웃었다. 우리는 젊었고, 예언은 필요하지 않았다.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예언 행위나 다름없었다."(p991)

 

 

3. 롤랑 바르트 『애도일기』(2012. 12.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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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는 그녀가 내게서 모든 것을 원한다, 완전한 슬픔을, 슬픔의 절대치를(그런데 그 상태에 이르게 되면 그 슬픔의 절대치를 원하는 건 그녀가 아니다. 그건 그녀가 그걸 내게 원한다고 상상하는 나다). 그런데 다른 한편 그녀는 내게 모든 일들을 가볍게 받아들이라고, 그렇게 살라고 충고한다(이럴 때 그녀는 정말 어머니가 된다). 예전에 내게 말하곤 하던 어머니가 된다: “얘야, 외출을 좀 해라, 밖으로 나가, 나가서 기분을 좀 풀도록 해······.”(1977. 11. 3)

이런 말이 있다(마담 팡제라가 내게 하는 말): 시간이 지나면 슬픔도 차츰 나아지지요 ― 아니, 시간은 아무것도 사라지게 만들지 못한다; 시간은 그저 슬픔을 받아들이는 예민함만을 차츰 사라지게 할 뿐이다. (1978. 3. 20)

 

4. 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2019.1.1, ★★★★★)

이 시집 읽으며 어디서 건 참 많이 울었습니다. 다시 펼쳐보니 여전히 그러합니다. 2019년 제게 이 시집은 완벽했습니다.

 「밤에 의한 불」

 

 

5. 데이비드 실즈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2014. 11. 28 ★★★★)

“모든 비평은 일종의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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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지적으로 엄격한 작가가 대처해야 할 핵심적인 과제는, 기술적으로 좀 더 세련되고 따라서 좀 더 본능에 가깝게 느껴지는 형식들 때문에 문학이 주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는 그런 형식들로 글을 써도 좋고, 그런 형식들에 대해서 써도 좋고, 그런 형식들을 통해서 써도 좋고, 그런 형식들의 전략을 전유해서 써도 좋다. 하지만 진공 상태에서 계속 써 나가는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소설은 내면에 접근하기 위해서 발명된 형식이었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소통한다. 내가 아는 서른 살 미만의 사람들은 다들 놀라울 정도로 프라이버시 개념이 없다. 소설은 공예품이다. 골동품 애호가들이 그토록 맹렬하게 소설에 집착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예술은, 과학처럼, 전진한다. 형식은 진화한다. 형식은 문화를 위해서 존재하고, 형식이 죽을 때는 다 이유가 있다. 아니면 내가 그렇게 믿어야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게는 소설이 음울한 것이 된 지 오래이므로……”

ㅡ 「5장 상처와 활」

“내가 아끼는 책은 작가를 벌거벗기는 책, 그런 방식으로나마 우리가 다들 궁지에 처한 처지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실감 나게 전달할 기회를 잡는 책뿐이다.”

 

“예이츠는 진리는 표현할 수 없고 체현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논점을 빗나갔다고 생각한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우리가 진리를 표현하려고 어떻게 노력하는가, 그 노력이 우리에 대해서 무엇을 말해주는가, 또한 ‘진리’에 대해서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를 구별하는 것은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겪는 일은 대부분 상당히 비슷하다. 출생, 사랑, 못생기게 찍힌 운전면허증 사진, 죽음. 우리를 구별하는 것은 우리가 각자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점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

ㅡ 「6장 모든 훌륭한 책은 결국 작가의 이가 깨지는 것으로 끝난다」

 

 

 

6. 제프 다이어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2014. 11.7, ★★★★)

‘폐허가 된 사람의 마음 상태’이던 내게 응급 처치 책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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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거야. 숨기고 싶었던 모든 실망과 후회, 모든 쓰라림과 분노가 이제 폭발하듯 튀어나와, 그나마 남아 있던 보기 좋은 면과 희망의 마지막 조각을 지워내고 있는 거라고. 몸이 끌리는 것들에 지나치게 가치를 두며 지냈던 사람들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 이제 너도 그런 사람들, 너와는 인상이 다르다며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 수백 명의 사람들 중 하나가 되는 거야.”

ㅡ 「렙티스 마그나 - 폐허의 초기 단계」

“마흔이 지나면 온 세상이 오리가 지나간 자리의 물결처럼 되는 거야. 마흔이 지나면 인생은 원래 낭비하기 위해 있는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 내가 말했다. 스스로 한 말에, 그 성숙함과 통찰, 그리고 거기에 담긴 지혜에 너무 도취한 나머지 나는 그 비슷한 말들을 계속 지껄여댔다."

ㅡ「호텔 오블리비언 - 암스테르담의 기억나지 않는 행복」

 

 

 

[인문]

7.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2018. 9. 22, ★★★★)

"전부인 하나를 지키기 위해 그 하나를 제외한 전부를 포기한 이들의 이야기"

 

8. 신영복 『담론』 (2015. 4. 20, ★★★★★)

사람 관계에 대해 맘이 심란해서 읽었던. 선생은 이 책이 사람에서 세상으로 뻗어가는 '관계'에 대한 것이라 여러 번 강조합니다. 선생의 말씀은 타인만이 아니라 내게도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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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탁오李卓吾는 사제師弟가 아니라 사우師友 정도가 좋다고 합니다. 친구가 될 수 없는 자는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귀곡자 연구자들에 의하면 소크라테스는 레토릭에서 실패했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의 전형인 ‘너 자신을 알라!’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대단히 불쾌하게 하는 어법입니다. 키 작고 머리도 벗어진 소크라테스는 1년 내내 같은 오버코트를 입고 다녔습니다. 그런 행색으로 던지는 “너 자신을 알라!”고 하는 도발적 언어는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크게 보면 ‘나 자신’에 대한 통절한 깨달음이 기쁨으로 승화하는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소크라테스의 대화는 결코 열悅하지 않습니다. 공자도 그런 점에서 정치 영역에서는 실패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14년간 여러 나라를 유랑했지만 자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실패가 공자로 하여금 사상가로 비약하게 하고 만세의 목탁木鐸으로 남게 했지만, 정치 영역에서는 실패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사상가로서도 비판받았습니다. 자신의 지식을 꾸며서 어리석은 사람들을 모욕하고(飾智而驚愚) 자기의 행실을 닦는 것은 좋지만 그것으로 다른 사람의 허물을 드러나게 했다는 것입니다(修身而明汚). 그리고 여러분이 잘 아시는 교언영색巧言令色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말씨와 외모를 꾸미는 것은 인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귀곡자는 반대로 그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와의 대화가 기쁜 것이어야 합니다. 자신의 지식과 도덕성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어서는 인간관계에서 실패하게 마련입니다. 귀곡자는 언어를 좋은 그릇에 담아서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성誠이라고 했습니다."

 

9. 에이버리 닐 『그 남자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2018. 12. 24, ★★★★)

아주 교묘하게 학대를 당하고 있는데도 인지하지 못하고 가끔 그것을 인지하더라도 상대와의 유대를 끊지 못해 더 큰 불행에 빠지는 수많은 사례를 안타까워하며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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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상담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상대방이 자신을 통제하고 학대하는 행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그래도 자기 동반자는 언어 학대나 감정 학대, 심리 학대, 육체 학대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대자 때문에 두렵다거나 학대자가 자신을 비하하거나 모욕한다는 말을 하다가도 내 입에서 '학대'라는 말이 나오면 그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심각하게 하고 있는 오해는 바로 육체 폭력만이 학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이 동반자가 육체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한 자기를 어떻게 대하든지 참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남자들은 육체적으로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이 같은 오해 때문에 결과나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육체 폭력과 달리 미묘해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언어 학대, 감정 학대, 심리 학대, 성적 학대는 학대라는 인식을 하지 못한 채 사실은 허용하면 안 되는 행동인데도 용인해주고 만다.

세간에는 학대 가정에서 학대를 받고 자란 여성은 자신에게 익숙한 상황을 만들기 마련이라는 오해도 있다. 학대 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학대를 당하는 관계로 되돌아가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학대를 당하는 것은 여자 잘못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이 같은 오해는 또한 다른 여성들에게는 자신은 한 번도 학대를 받지 않았고, 학대 관계가 어떤지를 잘 알기 때문에 결코 학대를 받는 피해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릇된 생각을 심어주고 안심하게 만든다. …(중략)…‘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위장이 뒤틀리는 것 같다. 또 ‘저 여자가 내 화를 돋우었다’라는 말은 그 어떤 이유로도 허용될 수 없는 학대를 합리화하고 학대자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드는 구실이다. 안타깝게도 학대를 합리화하는 그런 ‘놀라운’ 변명들을 피해자들도 대부분 옳다고 믿는다.”

“나는 학대자가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고 있는지, 의도적으로 학대를 하는지, 자기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작가인 런디 밴크로프트Lundy Bancroft 는 15년 동안 학대하는 남성들과 함께하면서 학대 패턴을 연구했다. 그에 따르면 학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경찰이 오자마자 자기가 하던 행동(육체 학대)을 멈춘다는 사실이 스스로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또 학대자들에게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하면 "그 여자한테 교훈을 알려줄 필요가 있어서"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학대라는 수단을 자기 목표를 위해 쓰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누군가가 자동차로 당신을 치면 당신은 죽는다. 그 사람이 당신을 자동차로 칠 생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어쨌거나 당신이 죽는다는 사실이다.”

 

10. 지그문트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 (2004. 2.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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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의 특징은 심각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낙심,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의 중단,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상실, 모든 행동의 억제,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고 자신에게 욕설을 퍼부을 정도로 자기 비하감을 느끼면서 급기야는 자신을 누가 처벌해 주었으면 하는 징벌에 대한 망상적 기대를 갖는 것 등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우울증의 상황은 우리가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특징들이 다 슬픔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 한 가지 예외란 바로 슬픔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자애심(自愛心)의 추락이다. 이것을 제외하고는 사실 모두 동일한 특징들이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었다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나오는 깊은 슬픔에도 우울증과 똑같은 고통스러운 마음,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의 상실(외부 세계가 사랑하는 사람을 상기시키지 않는 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상실로 사랑하던 사람을 대신할 새로운 사랑의 대상을 찾지 못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던 이를 생각나게 하는 어떤 행동도 금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이와 같은 자아의 억제와 제한이 오로지 슬픔의 감정에 빠져 버린, 따라서 다른 목적이나 관심을 가질 수 없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가 있다. 이런 슬픔의 태도가 우리에게 병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실은 우리가 그 슬픔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중략)... 그렇다면 슬픔은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 것일까? 슬픔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것이 무리는 아닐 듯싶다. 현실성 검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사랑하는 대상이 이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그 대상에 부과되었던 모든 리비도를 다 철회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물론 이런 요구는 당연히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또 그런 반발을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랑하던 대상을 대신할 대체물이 보장되더라도 리비도적 입장을 포기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반발심이 너무 강하다 보면 현실에 등을 돌리는 일이 일어나게 되고, 환각적인 소원 성취의 정신병을 매개로 하여 예전의 그 대상에 대한 집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그래도 현실에 대한 존중이 우세하게 나타나지만, 그렇다고 그 현실의 명령을 그 즉시 따르지는 않게 된다. 말하자면 현실의 요구와 명령은 조금씩 조금씩, 많은 시간이 경과되고, 많은 에너지의 소비가 있고 난 뒤에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러는 동안에도 잃어버린 대상은 마음속에 계속 존재하게 된다. 결국 사랑하던 대상에 리비도를 집중시켰던 때의 어떤 기억과 기대가 각기 되살아날 때마다 리비도가 과잉 집중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현실을 존중하는 가운데 리비도의 이탈도 이루어진다."

 

[과학]

11. 김상욱 『떨림과 울림』 (2018.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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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울림이다. 우리는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떨림에 울림으로 반응한다."

"우리가 허무함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에도 이 모든 일은 사실 원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이루어진다."

“물리학에는 세상을 보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의 원인이 그다음 순간의 결과를 만들어가는 식으로 우주가 굴러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용량을 최소로 만들려는 경향으로 우주가 굴러간다는 거다. 두 방법은 수학적으로 동일하다. 동일한 결과를 주는 두 개의 사고방식인 것이다. 후자에 대해 우주의 ‘의도’라고 부르고 싶은 것은 신의 존재를 믿는 인간의 본성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일어난 일을 인간이 해석하는 방법일 뿐이다. 두 경우 모두 세상은 수학으로 굴러간다. 수학에 의도 따위는 없다.”

“일상용어로서의 확률은 불확실하다는 느낌을 강조하지만, 양자역학의 확률은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결정되는 실체와 비슷하다. 측정할 때마다 전자는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같지만 결과를 모아보면 슈뢰딩거 방정식이 예측하는 확률분포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뜻이다. 주사위 던지기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매번 무작위로 숫자가 나오지만 모아보면 각 면이 나올 확률은 정확히 6분의 1이다. 이런 의미에서 양자역학은 완전히 모른다는 의미의 불가지론이 아니다.”

 

 

 

 

12. 칼 짐머 『진화』(2018. 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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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세 가지 기본 개념, 그러니까 복제, 변화, 경쟁을 통한 보상이 작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자연선택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몸은 자연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진 면역계를 이용해 질병과 싸운다. 바이러스나 병원체가 침입하면 우리의 면역계는 공격을 시작한다. 그런데 침입자와 싸우려면 면역계는 먼저 적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면역계는 우리의 몸 자체를 포함해서 마주치는 모든 것을 공격해버린다. 면역계가 마구잡이 공격을 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적만을 공격하는 것은 진화의 힘 덕분이다."

13.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40주년 기념판』 (2018. 10. 20, ★★★★★)

이 책을 읽는 내내 씁쓸했던 건 인간도 생물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은 생물학적이든 사회적이든 이익을 바라는 심리가 본능으로 탑재되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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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적인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

"가정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의 가장 단순한 예를 생각해 보자. 암컷이 수컷을 훑어보며 성실함과 가정적인 성격을 미리 따져 보는 것이다. 수컷 개체군 내에서는 성실성 면에서 틀림없이 변이가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성질을 사전에 식별하는 능력이 암컷에게 있다면 이런 성질을 가진 수컷을 고르는 것이 암컷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암컷이 이것을 달성하는 하나의 방법은 오랫동안 접촉을 거부하고 수줍어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암컷이 최종적으로 교미에 동의하기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수컷은 성실한 남편이 될 가망이 없다. 긴 약혼 기간을 강요함으로써 암컷은 변덕스러운 구혼자를 솎아 내고 성실함과 인내를 인정받은 수컷과만 최종적으로 교미한다. 연약한 여자의 수줍어하는 성질은 사실 동물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일이며, 긴 구애 행동 또는 약혼 기간도 마찬가지다. 이미 이야기한 대로 수컷이 속아서 다른 수컷의 자식을 양육하게 될 위험이 있을 경우 긴 약혼 기간은 수컷에게도 유리하다."

 

[잡지 & 만화]

14. 이창현(글) / 유희(그림) 『익명의 독서중독자들』(2018. 12.14, ★★★)

 

 

15. 『배트맨 - 가스등 아래의 고담』( 『A Tale of the Batman』 , 2014. 10. 8, ★★★☆)

자신의 어두움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나 영웅 배트맨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린 일상에서도 이미 양면적 아니 다면적입니다. 책에 브루스 웨인이 1889년 빈에서 프로이트와 상담하는 장면도 잠깐 나오는데,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 을 보면 프로이트는 인간 심리의 이원론을 끝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생 충동과 죽음 충동의 이원성은 진화론에서 유전자와 자연 선택의 결합처럼 간단명료한 정리 같기도 하지만 더 나은 종합은 없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리처드 도킨스는 사회 문화적인 힘인 '밈'까지 추가한 거겠지만요.

 

 

 

16. 《Axt》 no 22 (2019. 1.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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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드 모파상은 생애 말년 ‘파라노이아’에 시달렸고, 마흔세 살에 죽었다. ‘물’에 편집증적 공포와 황홀경을 느꼈던 모파상에게 집요하게 나타나는 편집증을 정신적 질병의 징후로 읽어야 할 것인가? 아니다, 이런 편집증적 구성을 작품 속에 끝없이 투영하며 이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려는 처절한 노력을 했고, 그렇게 떠오른 순수 형태가 그의 ‘환상’ 소설일 수 있다. 작가가 되는 길은 두 가지 길이 있을 수 있다. 분리선 혹은 경계에서 유유자적하거나 한쪽으로 배가 기울어져 익사하듯 두 세계의 분리를 거부하고 한 세계로 영원히 들어가거나."

류재화 「물, idem의 공포여, 황홀경이여! - 기 드 모파상 「물 위에서」, 「황홀경이여」」

 

"사진이란, 결국 바라보려는 의지의 목록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싱거운 기분이 된다. 그러나 글쓰기가 때로 일단 쓰고 난 뒤에 생각을 확인하는 일이 되는 것처럼, 어쩌면 찍고 난 뒤 자신이 바라본 것의 목록을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사진의 몫일지도 모르겠다."

ㅡ  박지수, Axt + Vostok 「허밍 같은 순간」

 

 

 

 

 

 

 

 

 

 

 

 

 

 

 

 

 

 

 

 

 

 

 

 

 

 

 

 

 

 

◆ 리뷰를 꼭 써야 될 책은 다 빼먹은; 2월

 

 

[문학 & 에세이]

17. 강화길 외 『멜랑콜리 해피엔딩』(2019.1.17, ★★★)

41년간 문학 생활을 하며 복잡다단한 인간사를 담백하면서도 명민하게 보여준 박완서 선생의 문학정신(‘사람다운 삶에 대한 추구’)을 기리며 박완서 작가의 8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한국작가 29명의 단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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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주무르다 까매진 손톱 밑을 며칠 방치하면 거기서 푸릇한 싹이 돋아나지 않을까, 언젠가 박완서 선생님의 이 고백에 홀딱 넘어간 적이 있다. 활자 몇 알이 내 안의 후미진 곳마다 들어와서 수상한 발아를 시작했으니, 이제 나는 맨손으로 책을 펼칠 때도 맨손으로 흙을 만질 때만큼이나 다부진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윤고은)

“박완서 문학이 묘사해내는 생활 감각은 탁월해서, 이웃의 갈망이 낳는 소소한 내면적 불편과 갈등이 잘 그려진 선생님의 소설을 읽고 나면 ”왜 이렇게 사나“하고 흔들리고는 했다.”(전성태)

 

18. 라이너 슈타흐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 (2017. 4.1,★★★☆)

기본적으로는 전기지만 서술 형식이 카프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같다고나 할까요. 카프카 신화로 잘못 부풀려진 일화(카프카가 「유형지에서」 낭독할 때 여성 청중이 실신했다는 둥)의 정확한 내막도 알게 되고, 카프카에게 더 정이 가고 그랬어요.

 

[인문]

19. 테리 이글턴 『유물론』 (2018. 9.15, ★★★★)

재독 후 정리하려고 했는데 까맣게 잊고 …….

 

20. 마르쿠스 가브리엘 『나는 뇌가 아니다』( 2018. 8.25, ★★★★)

2017년 3월에 한 번 읽었고 재독.

 

 

21. 대니얼 리처드슨 『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2018.11.9, ★★★★)

리처드슨은 편견에 좌지우지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상식’, ‘생각’은 오류로 가득하다고 말하지요. 사실 이걸 우리가 모르는 게 아니죠. 이 책이 인간을 너무 신경과학으로만 분석하는 것 아니냐 지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정도 논증이라면 신뢰하며 읽어봄직합니다. 개인적으로 『넛지』보다 이 책이 더 탄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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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머릿속에 존재한다고 믿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사람들의 대답은 대개 몇 개의 범주로 나뉜다. 첫째, 문화적·언어적 습관에 따른 믿음이다. 평소 “비밀을 지켜라keeping things under your hat”나 “냉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keeping your head”와 같은 표현을 자주 씀으로써 머리가 생각의 중심이라는 믿음을 계속 주변에 전파해왔기 때문이다. 둘째, 실제로 느끼는 감각에 따른 믿음이다. 눈과 귀가 머리를 에워싸고 있으니, 머리가 우리 경험의 지각적 중심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셋째, 생물학적 구조에서 유래된 믿음이다. 단단한 뼈가 뇌를 에워싸서 보호하는 모습에서 ‘이 기관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개 설득이 행동을 바꾸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학은 순서가 그 반대라고 말한다. 믿음과 사고방식은 행동의 근본 원인이 아니다. 인지 부조화 현상은 우리의 믿음이 변할 수 있고, 어떤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나중에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사람에게 실험을 즐겼다는 거짓말을 하게 하면, 그는 결국 실험이 재미있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동아리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하면, 그들은 그 고통 때문에 클럽 가입을 더 원하게 된다. 보상을 적게 할수록 더 좋아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 중 어떤 것도 경제학자나 마케팅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순한 인간 행동 모델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가 보상을 얻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심리학적으로는 타당한 가정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 심리의 이런 이상한 특징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면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과학]

22. 카를로 로벨리 『보이는 것은 실재가 아니다』(2018. 4.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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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건들의 모음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맹목의 결과, 즉 우리가 작은 시간적 간격들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갖게 된 단정일 뿐입니다."

"'시공은 장이다. 세계는 장과 입자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공간과 시간은 또 다른 장일 뿐 그것들과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도약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없습니다."

"양자역학 덕분에 사물의 본성에 관한 세 가지 측면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입자성, 비결정성, 관계성입니다."

23. 제임스 R. 핸슨 『퍼스트맨』(2018.10. 1, ★★★★)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기 이토록 어려운 것은 앎의 문제가 아니라 無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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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구 자체가 일종의 우주선입니다.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사람들을 태우기 때문에 상당히 독특한 우주선입니다. 그 우주선은 꽤 작고, 태양 주위를 비행합니다. 태양 또한 은하 중심의 주위를 어마어마한 속도로 공전하고 있지만 어떤 궤도로 어떤 방향과 속도로 공전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닐 암스트롱)

 

 

 24. 플로리안 아이그너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2018. 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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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해내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만 집중하다 보면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런 현상을 ‘생존자 편향(survivor bias)’이라고 하는데 다양한 사례가 있다. 이 개념의 유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비행기 엔지니어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전투기 투입 후에 귀환한 전투기들을 조사하다가 총탄 자국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행기 몸체의 특정한 부분들이 적군의 공격을 훨씬 더 집중적으로 받은 듯 보였다. 따라서 비행기 몸체 중 총탄을 집중적으로 맞은 부분들을 더욱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연은 견해의 문제다. 우리의 기대, 불안 그리고 희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또 우연은 우리가 더 이상 캐묻고 싶지 않거나 설명하기 힘든 것들의 이름이다. 뭔가를 우연이라고 부를 때, 우리는 더 이상 그 원인을 파헤치려고 하지 않는다. 어쩌면 근본적인 자연의 법칙들은 우리가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조차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예측할 수 없는 양자 입자의 붕괴처럼 말이다. 어쩌면 단지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자세한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게으른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내가 주사위를 던졌을 때 왜 세 번 연속으로 6이 나왔을까? 바람은 왜 지물라크 부인의 허브 화분을 넘어트렸을까? 내가 지난주에 읽었던 책 6페이지에 있는 제목 바로 아래쪽에 왜 아주 작은 검은색 점이 있었을까? 나는 그 이유를 모르고, 이유를 알아낼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우연이라 부른다."

 

[경제 경영]

25. 김난도 外 『트렌드 코리아 2019』(2018. 10. 24, ★★★★)

한국 트렌드를 집중 분석한 책이라 더 쏙쏙 들어오는 건지 모르지만 세계미래 보고서 책 보다 더 알차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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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개인화된 SNS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1인가구화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우리 사회는 시간이 갈수록 원자화하고 있다. 그 결과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자기만의 기준으로 소비하고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나나랜드 소비자가 되어간다.

개성을 키우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미디어에 의존해 소통해온 젊은 소비자들은 감정을 타인과 나누기 어려워하고 종국에는 감정대리인을 통해 자기 느낌을 표현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감정을 나누기 어렵고 사람 간의 소통이 소원해질 때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자기인식은 ‘고객’이라는 지위다."

 

[글쓰기]

26. 나탈리 골드버그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2018. 10. 27, ★★★☆)

37년간 글쓰기와 문학을 가르쳐온 글쓰기 강사였던 골드버그가 1986년 禪 체험과 글쓰기를 접목시켜 쓴 글쓰기 책. 글쓰기 책 10번 보는 것보다 자기 작품 하나 완성이 더 보배라는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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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글감 노트 만들기

1.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 써 내려가 보기

2. ‘기억이 난다’라는 문장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모두 적어보기

3.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주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골라서 아주 사랑하는 것처럼 or 아주 싫어하는 것처럼 or 중립적으로 여러 번 써 보기

4. 한 가지만 생각하며 산책하면서 그것과 관련된 것을 관찰하고 그 경험을 써 보기

5. 당신의 아침을 구성했던 모든 세부 사항을 하나씩 묘사해보기

6.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장소를 시각화해보기

7. 이혼, 외출, 전학, 실종, 친구의 죽음, …… 어떤 것이든 떠남의 소재로 써 보기

8. 어린 시절의 기억을 써 보기

9.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해 써 보기

10.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써 보기

11. 추상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써 보기

12. 시집의 아무 쪽이나 펼쳐 마음에 드는 한 줄을 골라 적은 다음, 거기서부터 계속 이어서 글 써 보기

13. 동물이 되었다고 상상하며 써 보기

 

[자기 계발]

27. 모니카 비트블룸, 산드라 뤼프케스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2014. 6.30, ★★★)

'이 세상은 오직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해!'(히스테리성 인격 장애=연극성 인격 장애), '온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자기애성 인격 장애), '타인, 규칙, 법 그런 거 신경 쓰지 않는다'(반사회적 인격 장애) 등 인격 장애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많은 종류의 이상한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직관이 없습니다. 실제 자신을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사람들을 대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타인에게 끊임없이 피해를 줍니다. 저자들은 12가지 유형의 이상한 사람들(‘남의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 뭐든지 아는 체하는 사람, 화를 잘 내는 사람, 치근덕거리는 사람,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 남의 성공을 시기하는 사람, 까다로운 척하는 사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그때그때 인격이 달라지는 사람, 거저먹으려는 사람, 불행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 긍정을 강요하는 사람’)의 에피소드를 꾸며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데, 저자들이 제시하는 대처법이 두루뭉술해서 막상 현실에 적용하면 얼마나 성공할지 미지수입니다.

 

 

28. 류쉬안 『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2018. 9.10, ★★★☆)

‘후회’는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자 집착이지요.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과 나쁜 생활 습관이 쌓이면 우리는 결코 자신이 원했던 모습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책은 그런 것들을 해소하며 좋은 습관과 매너를 가지는 ‘긍정심리학’을 전합니다. 특히 인간관계, 사회생활에 대한 조언이 많습니다. 제가 가장 공감한 챕터는 미루기 버릇 극복법’이었습니다. 페르트 루드비크 『미루는 습관을 이기는 작은 책』과 비슷한 내용인데 좀 더 다이제스트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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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투 두 리스트To-Do List를 작성하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가장 완벽한 기능을 탑재한 투 두 리스트라고 자칭하는 앱과 소프트웨어가 넘쳐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엄청난 시스템이 있고, 또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일을 미룰 사람은 여전히 미룬다.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해야 할 일들을 나열하는 행동 자체에 이미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갔다 착각을 하고, 이로써 압박감의 해소와 함께 약간의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감은 사람을 해이하게 만들어 오히려 본격적인 행동을 시작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그래서 일부 미루기 환자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기가 막히게 정리하지만 정작 그들이 하루 종일 한 일은 리스트 작성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한편, 투 두 리스트가 너무 길어져도 문제였다. ‘어차피 당장 해결하지 못할 일, 걱정해 무엇하랴’ 하는 생각에 오히려 태평해져 리스트에 적힌 일 자체를 외면하거나 쉬운 일들만 골라서 하려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복잡한 일이든 단순한 일이든 어차피 모두 해야 할 일이라면 쉬운 일부터 완료해 일단 투 두 리스트의 항목부터 줄이는 게 상책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투 두 리스트를 작성할 때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빅3 법칙The Rule of Three’이다.

빅3 법칙’이란 투 두 리스트 중, 매일 세 가지 항목을 골라 우선적으로 완료하는 방법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하루에 세 가지 이상의 일을 하려고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할까?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메일 회신하기처럼 하기 쉬운 일을 선택해 이를 우선적으로 완료한다. 요점은 ‘쉽고 간단한 일’로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다.”

 

“난도가 낮은 일을 완료하는 것으로 워밍업을 해줘야 착실히 다음 단계를 밟아갈 수 있다.

심리학 용어 중에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는 말이 있다. 매듭지지 못한 일을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어떤 일을 미룰 때마다 사실은 그 일을 가슴에 담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쉽게 완료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 약간의 성취감을 얻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줄여 계속 앞으로 나아갈 힘을 부여하라. 그런 다음 이 힘을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일’에 쏟아 어느 정도 진도를 뺀 후 ‘오늘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처리하면 미루기 병을 잠재울 수 있다.”

“25분간 일하고 5분간 휴식 취하기를 4세트에서 5세트 반복한 다음 다시 15분간의 휴식을 취한다. 이것이 포모도로 테크닉의 전부다! 정말 간단한 방법이지만 그 효과는 실로 대단하다. 확실한 시간 제한과 고정적인 휴식이 주어질 때 우리는 다른 유혹을 이겨내고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접속해 ‘타이머’를 검색하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앱이 많을 테니 지금 바로 포모도로 테크닉을 활용해보라.”

 

“하루 전날 밤 미리 운동복을 준비해 침대 맡에 두고 자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즉시 운동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기 때문에 비몽사몽으로 옷장 서랍을 뒤지다 포기하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이처럼 한눈을 팔게 만드는 장애물을 되도록 모두 배제하는 행동을 일명 ‘길 닦기Clear The Path’라고 부른다.

 예전에 한창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할 때 실제로 내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던 작은 습관이 있다. 바로 잠자리 들기 전 물을 한 컵 떠다가 침대 옆 탁자에 놓아두는 것이다. 다음 날 아침에 알람이 울리면 바로 손을 뻗어 그 물을 마심으로써 자연스레 잠을 쫓는 효과를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행동 절차를 한결 수월하게 만드는 작은 습관을 나는 ‘추진행동Enablers’이라고 부른다.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사람은 강한 의지력과 함께 좀 더 쉽게 습관을 기를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모든 과정을 단숨에 완료할 줄 안다.

우리가 길을 닦고 추진행동을 계획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실, 나는 당신의 의지력이 나보다 못할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일을 하루하루 반복하다 보면 흥미가 떨어지게 마련임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잠시 멈춰 생각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바로 그 잠깐의 순간에 한눈을 팔아 동력을 잃기 쉽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길을 닦고 추진행동을 계획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저항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잡지 & 만화]

29~32. 김은성 『내 어머니 이야기』(1~4권. 2019. 1. 11, ★★★★☆)

우리가 함께 할 시간은 많지 않다는 걸 깨알 같은 생활 유머와 폭풍 눈물로 일깨우는 책.

 

 

 

 

 

 

 

 

 

 

 

 

 

 

 

 

 

 

 

 

 

◆ 뭔가 독서 목록이 화려해 보이는 3월

 

[문학 & 에세이]

33. 박상수 『후르츠 캔디버스』(2006.2.25, ★★★☆)

십 년 만에 다시 펼쳐 보았던. 2000년 대 키치적인 한국시의 특징이 이 시집에도 가득 담겨 있지요.

 

34. 조해주 『우리 다른 이야기하자』(2019.1.30, ★★★★)

박준, 황인찬 등 최근 주목되는 신인 시인들의 특성은 '간결한 정서'입니다. 어디에도 머물 수 없는 한계벽의 반동을 그들은 그렇게 풀어내는가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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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를 견디는 나무가 다 뽑혀 나가지 않은 것을 일종의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면,

우리를 견디는 어둠이 다 휩쓸려 나가지 않은 것을 언어라고 할 수도 있다.

ㅡ「낭독회」

 

35. ​앨리스 먼로 『거지 소녀』(2019. 2. 25, ★★★☆)

1970년대부터 자립하는 여성이 되기 얼마나 어려웠나를 보여주지요.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808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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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그러하듯, 인생은 작은 효과를 위해 엄청난 소동을 피우는 법이다.”(「장난질」, p237)

 

 

36. 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2018. 12.18, 재독, ★★★★)

마음 상태에 따라 그의 사유와 문장은 격렬하게 와닿거나 잔잔하게 와닿거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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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을 향한 끊임없는 반발 속에서 나는 평생 동안 나 아닌 다른 사람이고 싶었다. 스페인 사람, 러시아 사람, 아니면 식인종이고 싶었다. 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이기를, 자신의 것 이외의 다른 모든 조건을 가져 보길 원한다는 것은 결국 망발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절대를 가리키는 모든 단어들을 읽어 본 날, 나는 내가 길을 잘못 들었음을, 조국과 언어를 잘못 택했음을 깨달았다."

ㅡ 4.「그저 그렇게 세월 따라가고 있죠」

 

"그가 쓴 모든 것에서 느껴지는 난파의 느낌 때문에 나는 그의 글을 읽는다. 처음엔 이해한다. 그리고 제자리에서 맴돌고,

이윽고 조용한 소용돌이 속에 아무 두려움 없이 휘말리며 내가 흘러가게 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면 정말로 나는 흘러간다. 그러나 진짜로 물에 빠지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너무 멋지겠지만! 나는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쉬며 다시 이해한다. 그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이 보이고, 그가 말하는 것을 내가 이해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고 나는 다시 제자리에서 맴돌고 그리고 흘러간다. ……. 이 모든 것은 심오해 보이길 원하고 있고 또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다시 정신을 차리자마자 나는 그것이 난해했을 뿐이라는 것, 진정한 심오함과 가장된 난해함 사이의 간극은 계시와 변덕스러운 기분 그 양자의 사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ㅡ 5.「비극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문]

37~38. 프로이트 『꿈의 해석』(2014. 12.20, ★★★) & 슈테판 클라인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 주는 것들-프로이트가 놓친 꿈에 관한 진실』(2016. 7.11, ★★★★)

두 책을 나란히 읽으면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는데 프로이트가 자신의 꿈 분석부터 해서 자의적 해석이 두드러진다면, 슈테판 클라인은 좀 더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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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단어는 세 가지 현상을 가리킨다. 첫째, 수면 중에 겪은 체험에 대한 기억. 둘째, 그 내면적인 체험 자체.

셋째, 그 체험에 동반되는 신체적 과정. 그리고 이 세 가지 현상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는지 알아낼 때, 우리는 꿈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꿈의 개념을 한 가지 의미로 환원하는 사람은 혼란을 유발한다. 바로 이 문제 때문에 20세기 과학자들의 대화는 끊임없이 엇갈렸다. 한편은 프로이트가 기반을 닦은 정신분석에 매달렸고, 다른 한편은 신경생물학을 고수했다.

정신분석가들은 개인의 기억을 꿈에 대한 유일한 접근로로 여겼다. 다시 말해 꿈을 방금 열거한 첫 번째 의미로 이해했다. 그들은 꿈을 유발했을 법한 무의식적 심리 과정을 읽어내려 애썼다. 그중에서도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에서 꿈은 ‘의미심장한 심리적 구조물’로 판명된다고 썼다. 어떤 세부 사항도 우연적이지 않으며, 꿈을 꾼 당사자의 인생사로부터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신분석가들은 오로지 개인의 기억에만 관심이 있었으므로 각각의 꿈 세계를 고유한 우주로 간주했으며, 체계적인 비교를 결코 시도하지 않았다.

반면 신경생물학자들은 꿈을 꾼 당사자의 기억을 신뢰할 수 없다며 (또한 정신분석 이론을 비과학적이라며) 배척했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측정 가능한 것만 의미가 있었다."

 

 

39. 리사 펠드먼 배럿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17. 9.22, ★★★★)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과 연계해 보면 재밌습니다. 카너먼은 우리의 사고 작용을 “제1형 사고 - 자동적이고 기계적이며 때로는 무의식적이고, 연상적인 일관성”을 띤 지각과 직관, “제2형 사고 - 통제되고 의식적인 노력이 더해지며 규칙에 지배받고, 논리적인 일관성”을 띤 종합적 사고가 얽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배럿의 분석이나 여러 책을 보면 감정은 일관되고 보편적 무엇이 아니고 복잡하고 깊게 우리 사고에 영향을 미칩니다. 즉 합리적 사고라는 경계도 매우 임의적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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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이 없다면 당신은 그저 감정적 짐승에 불과할 것이다.

감정에 대한 이런 견해는 수천 년 동안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플라톤도 이런 식의 견해를 가지고 있었으며, 히포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부처, 데카르트, 프로이트, 다윈 등도 마찬가지였다. 오늘날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폴 에크먼Paul Ekman, 달라이 라마Dalai Lama 같은 유명한 사상가들도 이런 고전적 견해에 뿌리를 둔 설명을 제시한다."

그러나

"우리의 감정은 내장된 것이 아니라 더 기초적인 부분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것이다. 감정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에 따라 다르다. 감정은 촉발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감정을 만들어낸다. 감정은 당신의 신체 특성, 환경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발달하는 유연한 뇌, 이 환경에 해당하는 당신의 문화와 양육 조건의 조합을 통해 출현한다. 감정은 실재하지만, 분자나 뉴런이 실재하는 것과 같은 객관적 의미에서 실재하지는 않다. 오히려 감정은 화폐가 실재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실재한다. 다시 말해 감정은 착각은 아니지만, 사람들 사이의 합의의 산물이다.

내가 구성된 감정 이론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이라고 부르는 견해에 따르면 멀로이 주지사의 연설 중 일어난 사태를 매우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멀로이 주지사의 목이 메었을 때, 이것이 내 안의 슬픔 회로를 촉발해 일련의 전형적인 신체 변화를 일으킨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순간 내가 슬픔을 느낀 까닭은 특정 문화 속에서 성장한 나의 입장에서 볼 때 특정한 신체 감각이 끔찍한 인명 피해와 동시에 일어날 경우 ‘슬픔’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오래전에 배웠기 때문이다. 총기 사고에 대한 나의 지식, 그 피해자들과 관련된 나의 예전 슬픔 같은 과거 경험의 조각들을 사용해 나의 뇌는 내 몸이 이런 비극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신속히 예측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세대의 과학자들은 감정을 이해하고 감정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심리적 구성을 바탕으로 여러 이론을 발전시켜 왔다. 이런 이론들의 가정이 모두 똑같지는 않지만, 이것들의 공통된 출발점은 감정이 촉발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점, 감정이 매우 가변적이며 지문이 없다는 점, 감정이 원칙적으로 인지나 지각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40. 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2019. 1. 21,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796669

 

41.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2015.12.28, 재독, ★★★★☆)

유발 하라리가 저자로 참여한 신간 『초예측』을 읽기 전에 재독. 사피엔스 처음 읽었을 때 '행복 계발서'라고 본 내 첫인상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랑 분석 스펙트럼이나 임팩트가 비슷하다 느꼈는데 다시 읽으니 역시 하라리는 도킨스의 '밈 이론'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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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천상의 천국이나 공산주의자의 지상낙원에 대한 믿음 같은 문화적 아이디어는 인간으로 하여금 그것의 전파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걸고서 헌신하게 만든다. 해당 인간은 죽지만, 아이디어는 퍼져나간다.

이런 접근법에 따르면, 문화는 다른 사람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 사람들이 꾸며낸 음모(마르크스주의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가 아니다. 그렇다기보다는 우연히 출현해서 자신이 감염시킨 모든 사람을 이용하는 정신의 기생충에 더 가깝다. 이런 접근법은 때로 문화 구성요소학, 혹은 밈 연구라고 불린다. 유기체의 진화가 ‘유전자gene’라 불리는 유기체 정보 단위의 복제에 기반을 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적 진화는 ‘밈meme’이라 불리는 문화적 정보 단위의 복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성공적인 문화란 그 숙주가 되는 인간의 희생이나 혜택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밈을 증식시키는 데 뛰어난 문화다.

대부분의 인문학자들은 밈 연구를 멸시한다. 문화적 과정을 조악한 생물학적 유추를 통해 설명하려는 아마추어적 시도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학자 중 많은 이가 밈 연구의 쌍둥이 자매 격인 포스트모더니즘을 고수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사상가는 문화를 건축하는 벽돌로서 밈이 아니라 ‘담론discourse’를 들먹이지만 이들 역시 문화는 인간의 이익과 무관하게 스스로 퍼져나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가령 민족주의를 19세기와 20세기에 퍼져서 전쟁, 압제, 증오, 인종청소를 일으킨 치명적 전염병으로 묘사한다."

현재 전망을 말하는 아래 글은 앨빈 토플러 『제3의 물결』이 생각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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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인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1의 물결 다음에는 농부들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2의 물결이 왔고, 이 사실은 오늘날 산업활동이 일으키고 있는 멸종의 제3의 물결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았다는 급진적 환경보호운동가의 말은 믿지 마라."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세 책에서 다 그는 기술과 생물학의 합체는 불가피할 거라고 말하며 하나의 해법으로 명상을 추천했지요.『사피엔스』를 다시 읽으니 역시 불교에 호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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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밀레니엄의 여명기인 지금, 진화적 인본주의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히틀러와의 전쟁이 끝난 후 60년간, 인본주의를 진화와 연관시키는 것은 금기였다. 생물학적 방법에 의한 호모 사피엔스의 ‘업그레이드’를 옹호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프로젝트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하급 인종이나 열등한 집단을 멸절시키자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사람이 인간 생물학에 대한 우리의 해박한 지식을 이용해 초인간을 만드는 문제를 심사숙고하고 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보편적 원리를 찾는 습성과 맹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아래는 미국 독립선언문과 함무라비 법전이 동일 선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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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선언문은 함무라비 법전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 그 시대의 문서만이 아니었고, 후손들에 의해서도 받아들여졌다. 미국의 학생들은 2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것을 베끼고 암송해왔다.

 이 두 문서는 우리에게 명백한 딜레마를 제시한다. 둘 다 스스로 보편적이고 영원한 정의의 원리를 약속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인들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평등한 반면 바빌론인들에 따르면 사람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물론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옳고 바빌론 사람들이 틀렸다고 말할 것이다. 함무라비는 당연히 자신이 옳고 미국인들이 틀렸다고 받아칠 것이다. 사실은 모두가 틀렸다. 함무라비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모두 평등이나 위계질서 같은 보편적이고 변치 않는 정의의 원리가 지배하는 현실을 상상했지만, 그런 보편적 원리가 존재하는 장소는 오직 한 곳, 사피엔스의 풍부한 상상력과 그들이 지어내어 서로 들려주는 신화 속뿐이다. 이런 원리들에 객관적 타당성은 없다."

요즘 끓고 있는 미투 운동, 페미니즘에 대해 유발 하라리가 뭔가 더 말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사피엔스』에서 '젠더' 문제에 대해서는 다 말한 것 같습니다. 인종 차별보다 더 오랜 역사인 성차별은 인종 차별에서 그랬듯 여성이 더 열등한 것이 아니라 차별받는 '악순환'의 결과였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해결이 어려운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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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의 지위까지 올라간 여성이 한 줌 있기는 했다.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중국의 측천무후(기원후 700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하지만 이들은 규칙의 존재를 증명하는 예외에 해당한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치세였던 45년 내내 모든 의원들은 남자였고, 육군과 해군의 모든 장교는 남자였고, 모든 판사와 변호사, 주교와 대주교, 신학자와 사제는 남자였으며, 모든 의사와 외과의사, 모든 대학과 칼리지의 학생과 교수도 남자였고, 모든 시장과 주 장관, 거의 모든 작가, 건축가, 시인, 철학자, 화가, 음악가, 과학자도 남자였다."

그는 모든 가치 신념이 상상 질서이며 종교와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만큼 페미니즘 지지도 일절 하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처음 읽었을 땐 몰랐는데 『사피엔스』에서 아내와 주택 담보 대출받으러 갔다는 얘길 하고 있어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는 커밍아웃했잖아요. 하라리를 응원합니다/ 

 

 

42.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2017. 5. 15, 재독, ★★★★)

『사피엔스』가 인류의 물리적 혁명 과정(인류세) 개괄이었다면 『호모 데우스』는 『사피엔스』와 많이 겹쳐서 큰 임팩트는 없지만 인지 혁명의 새로운 세기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화학적 기제로 신체 자체를 바꾸는 것. 우리는 점점 '자아'나 '나'라고 부르기 애매한 지경으로 가고 있습니다. 자신뿐 아니라 상황을 개조할 수 있다면 신을 찾는 일도 아주 줄어들 것입니다. 이미 우리가 만든 '자본주의(돈)'가 종교 권력을 많이 가져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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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는 끊임없이 쾌락을 경험하는 데 알맞도록 적응되지 않았으므로, 그것을 원한다면 아이스크림과 스마트폰 게임만으로는 안 될 것이다. 생화학적 기제를 바꾸고 몸과 마음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21세기 두 번째 과제인 행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쾌락이 영원히 지속되도록 호모 사피엔스를 재설계하는 것이 필수이다"

 

43. 마이클 셔머 『천국의 발명』(2019. 2. 20, ★★★★★)

살아있는 이를 위한 천국을 만들자는 셔머의 꼼꼼한 논증의 책. 흔히 생각하듯 사후 세계와 영생에 대한 믿음이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되었다는 통념을 셔머는 반박합니다. 그가 제시한 자료들은 그 믿음이 삶에 더 집중하기 위한 기술에 가깝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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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천국에 대한 비전은 사실 인생의 가장 어려운 질문에 대답하고, 당근과 채찍이라는 일차원적이고 이분법적인 도덕 제도로 대중을 통제하기 위해 버전 1.0의 운영체제를 설치하던 고대 사막 거주민에게 기대할 법한 내용이다. 지금부터 수천 년 후에 나올 컴퓨터에 윈도우98을 깔아서 운용한다고 상상해 보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하드웨어 장비와 함께 진화해야 한다. 과학과 이성이 지배하고, 권리와 정의의 가치관도 그에 맞게 세속적으로 변한 현대사회와 고대 종교의 관계는 인터넷이 가능한 현대컴퓨터와 톱니바퀴, 기어, 종이 펀치 카드로 돌아가던 찰스 배비지Charles Babbage의 19세기 해석 기관Analytical Engine과의 관계와 비슷하다. 과학과 기술이 진보하면 도덕 기준도 그에 맞게 진보해야 한다."

 

 

 

 

[경제 경영]

44. 유발 하라리 외 『초예측』(2019. 2.8,  ★★★)

한국이 일본의 사회 현상과 유사한 경향이 있지만 일본에 초점이 되어 있는 책이라 실망스러웠던 미래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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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종교와 달리 과학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그래서 연구를 계속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학의 세계에서는 무지를 감추기 위해 이야기를 날조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런 태도가 중세와 근대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이며 그렇기에 근대에 이르러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기도 합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또 하나는 인간으로서의 다양성입니다. 민주주의 선진국 중에서도 일본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균일한 인종을 가진 나라일 것입니다. 그로 인해 개개인의 다양성은 낮지만, 대신 집단 간 대립이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면 인종 다양성이 높은 미국에서는 다양한 집단 간 대립이 빈번합니다. 대신 인종 다양성은 문화의 다양성과 창조성으로 이어집니다. 미국에서 예술이 발달한 것도 이 때문이죠."

 

(린다 그랜튼) "인생을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로 설계하는 기존의 발상은 이제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풀타임 근무나 정년퇴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사람들은 더욱 세분화된 인생 단계에 따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살게 될 거예요."

 

(다니엘 코엔) "일본이 다른 선진국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이민자의 결여입니다. 여타 선진국에서는 이민자들이 세계 각지로부터 들어와 기존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지요."

 

(넬 페인터) "정체성 정치는 젠더, 인종, 민족 등의 정체성 때문에 차별과 억압을 받아온 집단이 스스로의 권리와 이익을 주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2016년까지 정체성 정치에서 정체성의 주체는 여성, 흑인, 소수 민족, 장애인, 동성애자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백인까지 그 주체가 되었습니다."

 

45.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안티 프래질』(2013. 10. 1, ★★★★☆)

유발 하라리 외 『초예측』이 실망스러워 읽게 된. 탈레브 책 내용은 심각한데 ㅋㅋㅋ이 안 나올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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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이 왜 이처럼 자명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지 몹시 궁금하다. 사람들은 인과관계를 단순하게 연상시키는 오류, 즉 무작위성에 속아 넘어가는 오류를 저지른다. 부자 나라의 교육 수준이 높으면, 확인도 하지 않고 교육이 국가를 부유하게 만든다고 생각해버린다. 여기에서도 부수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추론이 갖는 오류는 교육이란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희망적 관측에서 비롯된다. 나는 사람들이 국가의 부를 퇴폐처럼 나쁜 것과 부수적 연상을 시키지 못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리고 퇴폐나 높은 자살률처럼 부가 낳은 다른 질병이 부를 창출한다고 추론할 수도 있지 않은가?"

ㅡ 「14장. 두 가지가 서로 같은 대상이 아닐 때」

 

"가장 커다란 실패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상상해보라는 주문을 받으면 현재를 기준으로 하여 여기에 새로운 기술과 제품, 그리고 이치에 맞는 그럴듯한 무엇인가를 더하는 방식으로 과거의 발전의 연장선에서 이론적으로 숙명이라 여겨질 만한 것을 이끌어내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소수의 비관론자들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생각하는 유토피아에 따라 주로 자신의 소망에 이끌려 미래를 표현하려고 한다. 결국 미래에는 우리들의 소망이 녹아 들어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를 지나치게 기술화하고 앞으로 1000년 동안 우리가 마주하게 될, 여행용 가방의 작은 바퀴와 같은 기술의 위력을 과소평가한다."

ㅡ 「20장. 시간과 프래질」

 

 

 

[과학]

46. 마이클 셔머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2007. 11.12,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787647

 

47. 스티븐 호킹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2019. 1.7,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787681

 

48.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2018.7.30, ★★★★★)

제목처럼 스케일이 남다른 책입니다. 물리학, 경제 경영, 사회과학, 환경학까지 총망라한 멋진 책. 제가 올해 읽은 과학 책 중에 최고였습니다. 재독하고 리뷰로도 꼭 남겨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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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회 관계망 구조가 사회적 압력이든 환경적 압력이든, 진화적 압력에서 기원했다는 일반적인 관점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백해야겠다. 그것은 사회 관계망의 자기 유사적 프랙털 특성이 우리 DNA에, 따라서 우리 뇌의 신경계에 새겨져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의 모든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 회로를 형성하는 우리 뇌의 백색질과 회색질의 기하학 자체가 프랙털형 계층 구조 망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는 사회 관계망의 숨겨진 프랙털 특성이 사실상 우리 뇌의 물리 구조의 한 표현임을 시사한다. 도시의 구조와 조직이 사회 관계망의 구조와 동역학에 따라 결정된다는, 즉 도시의 보편적인 프랙털성이 사회 관계망의 보편적인 프랙털성을 투영한 것이라는 생각과 연결지으면, 이 추측을 한 단계 더 밀고 나갈 수 있다."

 

 

[잡지]

49. 《Axt》 no 23 (2019. 3. 4, ★★★★)

윤이형 작가 인터뷰도 좋았고, 진이정 특집, 김종옥 작가 하루키론도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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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랩의 언어, 불량 청년의 넋두리에 가깝다. 진이정이 내뱉은 저항과 반역의 언어들, 내면의 파열을 드러내는 요설의 시는, 기본적으로 사바세계와 한판 싸움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부터 발원한다. 진이정의 시는 자기를 욕보이는 자기모멸을 앞세운다는 점에서 김수영과 닮아 있고, 시대의 추문을 사인화(私人化)한다는 점에서는 이성복이나 황지우의 시적 언술과 가깝다.

1990년대 대중문화의 자양분을 빨아들이고 대중적 전위주의를 표방한 진이정의 시는 일종의 방언이다.....(중략)....“우린, 애욕의 싸움에선 백전노장이다”(「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8」)라고 짐짓 의연함을 가장하지만 시적 자아를 지배한 것은 모호한 두려움이다.“나는 무서웠던 거야”라고 실토하는 무의식에 도사린 두려움은 어디에서 시작한 것일까? 이 두려움은 사랑의 불모성과 마주하고 선 자의 공포다. “창포로 머리 감은 처녀와 하루만 살고 싶다”는 순결한 사랑에의 의지는 사랑이 포르노로 대체된다."

ㅡ장석주 : 디스토피아를 건너오기 「focus 진이정 특집」

 

 

 

 

 

 

 

 

 

 

 

 

 

 

 

 

 

 

 

 

 

 

◆ 잔인한 재독으로 힘 빠진 4월

 

[문학 & 에세이]

50. 앨리스 먼로『거지 소녀』 (재독)

 

51. 엠마뉘엘 카레르『콧수염』(2001. 1. 20, ★★★★)

카레르 소설은 실망시키는 게 없어요! 1권 빼고 번역된 그의 책은 다 읽은 셈이에요.

52. 김상혁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2019. 3. 25, ★★★★)

그의 시집을 다 가지고 있는데 다 좋아요.

 

53. ​『2019 제10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2019. 4. 5,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829280

 

54. 김나연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2018. 11. 15, ★★★)

언젠가 그장소 님이 같이 읽자고 했는데 왠지 뻔할 거 같아서 슬며시 거절했었지요. 당신을 잃고 당신의 흔적을 쫓는 여러 날. 진심은 우리 생각과 달리 반만 보일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도 우리는 닮았고 언제나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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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이 된다는 게 정확히 어떤 사람이 되는 건지는 몰라도 무엇이 ‘현명하지 않은 행동’인지는 알고 있다.

그걸 지워나가면 되겠지.

 

때론, 기쁨은 나누면 반이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배가 된다.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 위로를 듣고 고마워해야 한다는 건 힘든 마음 자체보다 더 소모적이다

 

요청한 적도 없는 배려와 선의를 베풀고 나서

넌 왜 제대로 보답을 하지 않느냐고 호통치는 사람들.

 

해맑고 순수한 사람들은

때로 그 선의로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

 

왜, 보통 내가 누구한테 상처를 줬을 땐 나도 모르게 그러는 경우가 많잖아. 물론 작심하고 할퀴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나는 사람들이 언제나 타인을 찢어발길 준비를 하고 산다고 생각하지 않거든?

그렇다고 해도 내가 부지불식간에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 게 무죄가 되진 않아. 상처를 받은 사람이 과민한 게 아니라, 거기까지 미처 배려하지 못한 내가 무심했던 거라고 생각하는 게 현대 지성인의 자세 아닐까?

그러니까 모르는 건 죄야.

늘 죄인의 마음으로 살아.

 

감사는 내게 넘치는 걸 주는 게 아니라

상대가 필요로 하는 걸 주는 것.

위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는 것.

 

사람들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지 않는 것과 아무런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는 것은 책임감이고

‘그러니 난 아무 약속도 하지 않겠다’는 무책임함이다.

어디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있어.

ㅡ 「어른이 되려다 보니」

 

 

 

[인문]

55. 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재독)

 

56. 롤랑 바르트 『카메라 루시다』(1998. 6. 10, 재독, ★★★★)

오래된 책인데도 동문선에서 나온 『밝은 방』(2006. 9.30)보다 사진 질이 더 낫죠. 그 외 내용은 다른 걸 모르겠던데요.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824432

 

 

 

 

[자기계발]

57. 제현주 『일하는 마음』(2018. 11. 19, ★★★★)

팟캐스트에서 듣던 거보다 훨씬 유능하고 전문가라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알았지요. 도움받을 팁이 있으니 일하는 게 잘 안 풀리는 분께 추천합니다. 마음 다스리는 에세이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인에게도 추천했는데 도움이 됐으려나 모르겠어요.

 

 

[역사]

58. 설혜심 『소비의 역사』(2017. 8. 30, ★★★★)

이런 시시콜콜 탐사 저술 좋아합니다.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오스카 드레스에 그런 비밀이 있었다니ㅋㅋ 이케다 리요코 고증 능력 정말ㅎㅎ

 

 

[과학]

59. 마이클 셔머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재독)

 

60. 스티븐 호킹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 (재독)

 

61. 조너선 실버타운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2019. 1. 21, ★★★★)

이 책 제목이 좀 에러라고 생각되는데 흥미 위주 과학 교양서가 아니었습니다. 음식과 관련한 과학 내용을 개괄하는 내용이지만 알찬 알맹이도 많아요.

 

 

[그림책]

62. 조앤 슈워츠(글) / 시드니 스미스(그림) 『바닷가 탄광 마을』(2017. 12. 29, ★★★★)

표지를 본 순간 반해서 산 책.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내가 본 풍경을 한 장 한 장 정말 잘 표현했지요.

리뷰 신경 안 쓰고 오로지 쉬고 싶은 마음에 본 책.

 

 

[잡지]

63. 《스켑틱》 vol. 17(2019. 3.4,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796590

 

 

 

 

 

 

 

 

 

 

 

 

 

 

 

 

 

 

◆ 무료한 혹은 무력한 5월

 

[문학 & 에세이]

64. 김영하 『여행의 이유』(2019. 4. 17, ★★★★)

이 책이 서점 '올해의 책'을 석권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ㅎㅎ;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835286

 

65. 권여선 외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8』(2018. 10. 10, ★★★☆)

대상 수상작보다 저는 자선작 「전갱이의 맛」이 더 좋았습니다. 다음으로 좋았던 작품은 최옥정 「고독 공포를 줄여주는 전기의자」. 죽음을 눈앞에 둔 작가의 스완송 같았던. 최옥정 작가 작품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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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람은, 사람이란 존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혀로 맛보고, 그렇게 감각하는 자체만으로는 도저히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더라고. 내가 지금 이걸 느낀다, 하는 걸 나에게 알려주지 못하면 못 견디는 거지. 어떤 식으로든 내 느낌과 생각을 내게 전달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감각이나 사고 자체도 그 자리에서 질식해버리고 마는 것 같았어.”

나는 잠깐 멍한 상태가 되었다. 그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말이란 게, 하고 그가 말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 위한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 나와 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니까 그동안 난 쉴 새 없이 누군가에게 말을 해왔는데, 그 말을 사실 나도 듣고 있었던 거지. 그런 의미에서 말은 순수히 타인만 향한 게 아니라 나를 향한 것이기도 했던 거야. 그런데 말을 못하게 되면서 타인을 향한 말은 그럭저럭 포기가 됐는데 나를 향한 말은, 그건 절대 포기가 안 되더라고.”

나만의 말은, 그는 힘주어 말했다.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기억되거나 발견되는 거야. 내가 어떤 언어를 간절히 원했던 순간을 기억하거나, 그 간절함이 생겨나는 그 순간을 발견해서 내 말로 삼는 거지. 그러니까 내 말들은 어원을 잃는 법이 없어. 최초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그 위에 다른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말 속에 삶이 깃드는 방식이라고나 할까. 때로는 뜻을 알 수 없는, 그저 표현으로 먼저 생겨난 말도 있고, 가끔 아주 외설적인 말도 튀어나와.”

ㅡ 「전갱이의 맛」 

 

 

66.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말테의 수기』(2013. 4. 10, ★★★★★)

『말테의 수기』(1910)를 읽으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리지 않긴 힘듭니다.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906년부터 1922년까지 씌어 1913년부터 1927년까지 출판)만큼 주목되어야 할 소설이지요. 수기(手技)라는 새로운 형식과 각종 몽타주 기법은 릴케가 더 앞섰다고 봐야 합니다. 거의 동시에 '전화'가 발명된 현상 같다고나 할까요.

그렇더라도 문장의 아름다움에서 나는 시인 릴케에게 더 점수를. '감긴 눈처럼 조용해진 상처'라니! 릴케의 비유는 얼마나 자연스럽게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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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발명과 발전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종교와 철학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삶의 표면에만 머물 수 있었을까? 그렇더라도 전혀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닌 이 표면조차 믿을 수 없을 만큼 따분한 천으로 덮어씌워 그것이 마치 여름 휴가철의 거실 가구처럼 보이게 할 수 있었을까?

그렇다, 그럴 수 있다.

세계사 전체가 오해되었다는 것이 가능한가? 마치 어떤 낯선 사람이 죽어서 사람들이 그 주위에 둘러서 있을 때, 그 한 사람에 대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한곳으로 몰려간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언제나 군중에 대해서만 말했기 때문에 과거가 잘못되었을 수 있는가?

그렇다, 그럴 수 있다.

자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난 일을 만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능할까? 누구나 모든 조상들로부터 태어났고,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을 테니, 다르게 알고 있는 사람들의 말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것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상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렇다, 그럴 수 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이제까지 결코 없었던 과거의 일을 아주 정확하게 아는 게 가능할까? 모든 현실들이 그들에게는 의미가 없어 그들의 삶이, 그 어느 것과도 연관되지 않고, 텅 빈 방 안의 시계처럼 흘러갈 수 있을까?

그렇다, 그럴 수 있다."

 

 

 

67.  피에르 르메트르 『사흘 그리고 한 인생』(2018. 4. 15, ★★★)

흡입력이 대단한 소설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킬링 타임용 소설이었다는 아쉬움이 남아요.

📎​

"앙투안을 극도로 힘들게 하는 것은 더 이상 죄책감도 아니요, 붙잡힌다는 두려움도 아니라, 기다림이었다. 불확실성이었다. 여기서 멀리 떠나지 못하는 한,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그의 삶이 몇 초 만에 파멸해 버릴 수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몇 초면 모든 게 끝날 수 있었다. 장거리 달리기 경주에서처럼 마지막 몇 킬로미터가 그에게는 가장 힘겹게 느껴졌다."

 

68. 알랭 로브그리예 『엿보는 자』(2011. 7. 25, ★★★)

로브그리예 소설에 늘 격찬 가득한데 집중하지 않아선지 그의 문체가 나랑 잘 안 맞았던지 남는 게 없어서 다시 읽어봐야 할.

 

69. 김혜진 『딸에 대하여』(2017. 9. 15, ★★★☆)

레즈비언 커플 소설은 여성적 특성으로 꼽히는 '돌봄'의 정서로 서로를 치유하려는 마무리가 많고, 게이 커플 소설은 뜨겁게 사랑하고 대차게 헤어지는 서사 구조가 많습니다. 영화 서사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건 여성, 남성 간의 근본적 차이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취하기 쉬운 구조적 소통 방식 차가 드러나는 거라고 봅니다. 겉으로는 편견과 차별이 나쁘다고 말하고 있지만 소설 속 인물이나 우리의 갈등은 눈앞의 상대가 아니라 우리 안에 깊게 자리 잡은 사회 인식 전체와의 전쟁입니다.

 

70. 정영수 『애호가들』(2017. 4. 24, ★★★☆)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인상 깊게 본 작가라 더 파보고 싶었지요.

최정화 소설가의 평이 꽤 적확한 듯.

📎

 "언젠가 작가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만일 정영수의 소설 쓰기가 '연기'라면, 그것은 아마 자신을 살리기도 하고 상하게도 하는 메소드 연기일 것이다. 나는 가끔 그가 그것을 썼는지, 아니면 그가 쓴 것이 그인지 헛갈린다."

 

71.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2019. 5.3, ★★★★★)

울고, 울고, 또 울고.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스킨 인 더 게임』에서 자신의 가장 중요한 걸 걸지 않고 무언가 하는 사람들을 믿지 말라고 했습니다. 책임지지 않는 사람은 어떤 자리에도 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지요. 노무현 대통령은 책임을 너무 많이 짊어지셨죠. 굳이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될 일에도.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아쉬워서 이즈음 상영한《시민 노무현》도 보러 갔지요.

 

72. 빔 벤더스『한 번은』(2015. 2. 2, ★★★★)

[인문]

73. 질 들뢰즈 『베르그송주의』(1996. 12. 05, ★★★★☆)

전주 영화제 다녀오며 읽었던 책.

바깥을 통해서는 사건을, 머릿속에서는 베르그송과 들뢰즈의 단어들을 따라가며 '지속', '차이', '존재론' 같은 개념들을 정리했지요. 하지만 이 모든 걸 실재로서 작동시켜야 할 이유는? 어떤 이에게는 깨어 있음과 깨어 있음 사이, (내게는) 잠과 잠 사이, 하루는 많은 임의의 경계로 작동하지만 내 생에서 이것들은 차이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채 읽고 보고 듣고 걷고 방황하다 다시 돌아왔지요. 이것도 잠의 연장이라 해야 하지 않을지. 다른 관점으로는 삶의 지속?

📎

"직관은 이 세(또는 다섯) 가지 규칙들을 갖고서 하나의 훌륭한 방법을 이룬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문제화하고(거짓 문제의 비판과 참된 문제의 창조), 분화하고(재단[자르기] découpage과 마주침[음미] recoupage), 시간화하는(지속의 견지에서 생각하기) 방법이다. 그러나 어떻게 직관이 지속을 상정하는지, 그리고 반면에 존재와 인식의 관점에서 어떻게 직관이 지속에 새로운 확장을 부여하는지, 이것은 결정해야 할 것으로 남겨져 있다."

 

 

[경제 경영]

74.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스킨 인 더 게임』 (2019. 4.29, ★★★★☆)

우리의 모두까기 선생ㅋㅋ

1)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은 장황한 데이터를 제시할 뿐 정확하지도 정밀하지도 않다고ㅋㅜ 경제학자가 제인 오스틴, 발자크 좀 언급했다고 오오~ 호들갑이라고😂 아, 찔려. 나도 그랬거든요ㅋ;;

2)『넛지』의 저자들 리처드 H.탈러 / 캐스 R. 선스타인의 주장은 행동 경제학의 논리일 뿐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고ㅋㅜ

3) 스티븐 핑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도 확증편향에 의한 자료 조사와 과장된 주장이라고ㅋㅜ

4) 수전 손택도 판권으로 돈을 번 속물 지식인이라고ㅋㅜ

이 외에도 버락 오바마, 리처드 도킨스 등 무수한 이들이 까이고 있지요ㅋㅠ

 

75. 박영숙, 제롬 글렌 『세계미래보고서 2019』(2018. 11. 24, ★★★★)

가시화된 기술 혁신이 많아서인지 『세계미래보고서 2018』보다 훨씬 구체적이었던『세계미래보고서 2019』를 읽는 중에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 대통령에게 묻는다]를 시청했습니다. 기술이 있어도 현실 장벽 때문에 실용화가 더딘 경우처럼 현 정부의 노력도 지금 상황에서 최선인지도 모르겠지만 미래 대비에 대한 한국인의 총체적 인식 부족이라면 더 우려스러웠습니다.

 

 

 

 

 

 

 

 

 

 

 

 

 

 

 

 

 

 

 

 

 

◆ 다시 기운을 내, 6월

 

[문학 & 에세이]

76. 도스토옙스키 『지하로부터의 수기』(2010. 5. 30, 재독, ★★★★)

봉준호 《기생충》 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었던.

 

 

77. 무라카미 하루키(글), 안자이 미즈마루(그림) 『장수고양이의 비밀』(2019. 5.27, ★★★)

"형체 없는 것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남는 것은 기억 뿐이다"(「말보로 맨의 기억」)라고 했지만 이 책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 내가 안 읽었나 놀라 살펴보았죠. 포스트 잇 플래그까지 촥촥 붙어 있는데-,-)a 하루키 에세이를 읽고 난 뒤의 휘발성은 재미만큼 대단한지도요. 그래서 또 보고 또 재밌어하고 그런 걸까요-,.-

 

78. 유계영『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2019.4.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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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마다 자신만의 미봉책을 마련해야 한다" ㅡ 「다이얼」

"아직 다 떨어지지 않았지만 일단은 나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떨어지는 나를 지켜보는 중인 내가 나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이미 누군가 떨어진 적이 있다면 그것도 나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이미 떨어진 사람이 파다하다면 내가 파다하다고 해야 하는 것인가 과거에 떨어진 나를 수습하기 위해 떨어지고 있는 나를 그만둬야 하는 것인가 이렇게 오래 떨어지고 있는 중인 나를 사람이라 불러도 괜찮은 것인가" ㅡ 「나는 미사일의 탄두에다 꽃이나 대일밴드, 혹은 관용, 이해 같은 단어를 적어 쏘아올릴 것이다」

 

79. 트루먼 카포티『인 콜드 블러드』(2013. 6. 24, ★★★★)

명문장이라고 할 것이 별로 없는데도 재밌으면서 이미지와 잔상이 오래 기억에 남는 논픽션 소설입니다.

 

80~81. 베르나르 베르베르『죽음』 (1~2권, 2019. 5. 30, ★★★)

베르베르는 이 소설에서 사실과 허구를 맛있게 버무려 요리하고, 프랑스 문학계뿐 아니라 문학 판의 부조리함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하며, 가상의 캐릭터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르나르 베르베르의 과학 에세이와 동명 제목)을 삽입해 과거의 역사와 비교하며 최근 주목되고 있는 인공지능과 과학 기술이 우리 삶에 접목될 여러 가정들을 구현해보고, 죽음 뒤가 어떨지ㅡ육신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비교, 궁금한 인물(나폴레옹, 코난 도일, 토마스 에디슨, 짐 모리슨 등)과의 조우, 성별 바꾸기, 여러 모험, 원수에게 복수하는 계획 등ㅡ 마음껏 추리해가며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이 삶의 소중함을 반추하라고 말하고 있죠.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문단에서는 평가 절하되는 작가인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가 꼭 베르베르 같았어요.

 

 

82.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창백한 불꽃』(2019. 2.28, ★★★★★)

제가 올해 읽은 장편소설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책. 즐거운 미로 지옥을 만드는 나보코프는 정말 문학 천재!

 

83. 앤드루 솔로몬『경험 수집가의 여행』(2019. 1. 25, ★★★★)

책이 두꺼워서 그런지(저도 e book으로 겨우 완독) 큰 호응은 없었던 거 같은데요. 저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스타일의 에세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솔로몬의 에세이는 사변적 에세이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 자신의 체험을 두루 녹이는 빼어난 글입니다. 하루키처럼 재미난 그림과 곁들였다면 좋았으려나 싶긴 합니다.

 

84. 김정운『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2019. 5. 15, ★★★)

책 자체가 슈필라움(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공간)이라 리뷰 쓸 생각 안 하고 저자의 그림과 여수 사진 보며 쉬어가는 기분으로 읽었어요.

 

 

[인문]

85. 제임스 팰런『괴물의 심연』(2013.3.23, ★★★)

신경과학자이자 의대 교수인 제임스 팰런이 자신의 사이코패스 특성을 발견하고 사이코패스 뇌 구조를 파헤쳐 보려 했다길래 읽었으나 기존의 뇌 과학서나 사이코패스 분석서들과 큰 변별력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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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은 여러 정신장애와 관련이 있다. 도파민 전달을 증대시키는 약물은 우울증을 완화할 수 있고, 도파민 전달을 감소시키는 약물은 조현병에 효과가 있다. 도파민은 대부분 중뇌에서 생산된다. 도파민은 정확히 무엇이 일어날지가 아니라, 무언가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강하게 그리고 얼마나 오래 일어나느냐를 결정한다. 자동차에 달린 가속 페달과 같다."

 

"자유의지론자의 뇌에서는 위쪽 즉 배측의 피질 영역들이 비자유의지론자의 경우보다 더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 보통 사람보다 더 이성적이고 차가운 자유의지론자의 특징과 연관 있을 것이다. 또한 자유의지론자의 뇌는 뇌섬엽 피질의 활동이 평균보다 저조할지도 모르며, 이는 많은 자유의지론자에게서 보이는 다소 낮은 수준의 공감 능력과 상응한다. 즉, 자유의지론자는 개인이나 집단에 관해 감정적으로 어떻게 느끼느냐보다는 어느 편이 공평하고 정의로운지를 더 중시한다. 자유의지론자들을 연구해온 뉴욕대학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가 동료들과 함께 2012년에 보고한 바로는, 자유의지론자들은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들보다 더 이성적이고, 덜 감정적이고, 덜 공감한다.

자유의지론자들 가령 불가지론자나 무신론자들은 범죄율이 낮은 경향이 있어서, 윤리의식과 가장 많이 연관되는 신경기관인 안와 및 복내측 전전두피질은 활동이 평균 이상으로 활발하리라고 예상되는 반면, 편도체와 변연피질을 포함하는 동물적 충동의 계통은 비자유의지론자보다 활동이 활동이 저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자제력을 강하게 만들고 동물적 충동을 약화시킬 것이다."

 

86. 제프리 웨스트『스케일』(재독)

리뷰 쓰려고 재독했는데 또 좌절ㅜㅜ... 삼독으로.

 

87. 재레드 다이아몬드『대변동』(2019. 6.10, ★★★☆)

일본 얘기가 여전히 많은 가운데 『초예측』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재독 후 종합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일본의 한국 무역 제재는 화를 자초하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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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과도한 국내 부채로도 주목을 끌지만 세계에서 손꼽히는 채권국이기도 하다. 또 일본은 세계에서 외환 보유고가 두 번째로 많고, 중국에 필적할 정도로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국가이다.

이런 경제적 강점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연구 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다. 연간 절대 액수에서 일본의 연구 개발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훨씬 많은 중국과 미국만이 앞서 있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말하면 일본이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강점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연구 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다. 연간 절대 액수에서 일본의 연구 개발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훨씬 많은 중국과 미국만이 앞서 있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말하면 일본이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5%로 1.8%에 불과한 미국의 거의 두 배이고, 연구 개발로 유명한 두 국가 독일(2.9%)과 중국(2.0%)보다도 훨씬 더 높다.

매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각국의 경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12개 부문을 통합한 세계 경쟁력 지수Global Competitiveness Index를 보고한다. 일본은 이 지수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세계 10위권 내에 속했다. 서유럽과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은 10위권 내에 포함되는 유일한 세 국가이다. 일본이 항상 최상위권에 포함되는 이유 중 두 가지는 평범한 관광객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나는 세계 최고의 철도를 비롯한 교통망과 탁월한 기반 시설이고, 다른 하나는 건강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노동력이다. 특히 일본 노동자는 수학과 과학에 능숙하다. 다른 많은 이유는 일반인에게 명확히 다가오지 않지만 일본과 사업하는 외국인에게는 친숙하다. 중요성을 따지지 않고 그 이유를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면 인플레이션 관리 능력, 협력적 노사 관계, 경쟁력 높은 지역 시장, 뛰어난 과학자와 공학자를 양산해내는 연구소, 거대한 국내시장, 낮은 실업률, 어떤 국가보다 높은 인구 대비 특허 신청률, 재산권과 지적재산권의 보호,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신속한 흡수, 세련되고 교양 있는 소비자와 기업가, 제대로 훈련받은 영업 직원 등이다. 여기에서 그 이유를 한도 끝도 없이 나열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 기업인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이유가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일본 경제의 특징이 지금은 일본에 막대한 재무적 이익을 안겨주지만, 미래에는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제 규모에서 일본을 앞서는 두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지만 이들 국가는 상당한 예산을 국방비에 할애한다. 미국이 강요했지만 지금도 일본 경제의 특징이 지금은 일본에 막대한 재무적 이익을 안겨주지만, 미래에는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제 규모에서 일본을 앞서는 두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지만 이들 국가는 상당한 예산을 국방비에 할애한다. 미국이 강요했지만 지금도 일본의 많은 국민이 동의하는 1947년 헌법 중 한 조항, 즉 일본은 군대를 최소한의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 덕분에 일본은 군비를 절약하고 있다."

 

88. 한스 로슬링 외『팩트풀니스』(2019. 3. 8, ★★★★☆)

좀 더 비가시적인 것을 주목하는 미래 대비서.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스킨 인 더 게임』, 재레드 다이아몬드 『대변동』보다 더 좋았습니다. 이 책도 재독 후 종합해 보려고요. 올해 인문학 책 중 가장 좋았던 걸로 이 책을 꼽을까 생각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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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집단의 운명을 지지하는 태도는 결코 바뀌지 말아야 할 목표를 중심으로 그 집단을 결속하고, 어쩌면 다른 집단에 비해 우월감도 느끼게 할 수 있으리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는 부족, 족장, 국가, 제국의 힘을 강화하는 데 중요했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어떤 대상을 불변의 것으로 보는 이런 본능, 지식을 업데이트하지 않는 이런 본능이 오늘날에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모든 혁신적 변화를 보지 못하게 만든다.

사회와 문화는 변하지도 않고, 변할 수도 없는 바위가 아니다. 사회와 문화는 계속 움직인다. 서양의 사회와 문화는 움직이고, 비서양의 사회와 문화는…… 역시 움직인다. 어쩌면 훨씬 빠르게. 다만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처럼 빠르게 확산하는 문화가 아니면 눈에 띄거나 뉴스에 나올 정도로 빠르게 변하지 않을 뿐이다.

운명 본능이 나타나는 가장 흔한 사례는 앞의 에든버러 강연에 참석한 신사가 그랬듯, 아프리카는 항상 무기력하고 절대 유럽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이슬람 사회는 기독교 사회와 근본부터 다르다는 생각이다. 이 종교 또는 저 종교는, 그리고 이 대륙은, 저 문화는, 그 국가는 전통적인 불변의 ‘가치’가 있어서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또는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모두 겉모습만 다를 뿐 근본은 같다. 언뜻 그럴듯한 분석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능이 우리를 속인 것일 때가 많다. 고상하게 들려도 사실로 위장한 느낌일 뿐이다."

 

 

[잡지]

89. 《Axt》no 24 (2019. 5.9, ★★★)

김금희 작가가 악전고투하며 창작하는 스트레스만 기억에 남고 다른 칼럼들은 기억에 남을 만한 게 없었어요. 

 

박찬국『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 반 정도 읽었는데 완독 못하고 넘어가다니 분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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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는 감성이나 이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현존재의 삶의 모습이 제대로 파악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따라서 전통철학이 감성이나 이성에 대한 반성을 통해서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하는 반면에, 하이데거는 현존재가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한다.

그런데 각각의 현존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자기 자신이라는 말은 현존재가 이기적인 존재라는 말이 아니다. 이기적인 삶과 태도는 오히려 자기 자신을 망치는 것일 수 있다. 이타적인 사람에게도 가장 최대의 문제는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이며 자신의 삶을 어떻게 형성해갈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자신이 긍정할 수 있는 삶으로 형성하고 싶다는 절박한 관심 때문에 온몸을 바쳐서 타인들에게 봉사할 수도 있으며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현존재가 갖는 이러한 성격, 즉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이냐를 문제 삼으면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자신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만들려는 근본적인 성격을 ‘실존’이라고 부르면서, ‘현존재의 본질은 실존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광대하고 게으르게 7월

 

[문학 & 에세이]

90~91.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재독)

 

92. 테드 창 『숨 : EXHALATION』(2019. 5. 20, ★★★★★)

긴 말이 필요 없는 테드 창^^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33816

 

93. 욘 포세 『아침 그리고 저녁』(2019. 7. 26,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02832

 

94. 김중식 『울지도 못했다』 (2018. 7.11,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0968842

 

95. 권여선 『레몬』(2019. 4.30,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02820

 

96.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2005. 6.30, 재독, ★★★★★)

과도한 애도도 세상을 향한 비난도 없이 조용히 그를 생각하는 사람 하나쯤 있어도 좋겠지. 그런 사람이 더 많을지도.

『트랙과 들판의 별』 시집은 선물도 했고 내 시집으로도 한 권 샀다가 다 읽고 중고로 팔았다가 중고로 다시 샀다. 전 주인이 귀퉁이를 잔뜩 접은 표시를 보고 접었던 데를 두 번 접기까지 했으면서 밑줄은 하나도 안 그었네 신기해했다. 그 사람은 나처럼 이 시집을 다시 사진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그의 재능에 비해 시집의 권수는 참 단출하다.

그의 초기 시에서 눈에 띄던 '어린이'.

우리 문제의 깊이에 있는 건 늘 '어린이'고자 했던 점이 아닐까. 죽고 싶다는 생각도 어린이 때부터 했지. 수많은 불협과 불화 속에 성장하지만 그만큼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되는 인간의 삶.

 

 

97. 커크 월리스 존슨 『깃털 도둑』(2019. 5. 7, ★★★★★)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소설보다 재밌는 구성이지요. 난민 도우는 곤욕에 시달리다 머리 식히려고 한 일에 이 정도 결과물을 만들다니 대단! 이 에세이의 강점은 재미도 있으면서 공부의 확장을 자연스레 돕는다는 데 있어요. 이 책 읽고 생물학과 진화론을 공부하고 싶어지는 사람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이 책 읽고 사 놓고 안 읽고 있던 리처드 프럼 『아름다움의 진화』 펼쳐볼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마침 장대익 번역의 『종의 기원』도 나온 터라 분위기 더 좋았죠.

 

98. 알베르토 망구엘 『밤의 도서관』(2011. 5.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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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는 언젠가부터 내 책상의 한 귀퉁이를 슬그머니 차지한 부적들도 있다. 나는 글을 쓸 때 단어가 선뜻 생각나지 않으면 무심결에 그 부적들을 만지작거리며 다음 단어를 생각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학자들은 서재에 다양한 물건들을 두는 걸 권장했다. 공간에 변화와 조화를 동시에 주는 악기와 천문 관측기구, 이상하게 생긴 돌이나 형형색색의 조개껍질 등과 같은 자연물, 독서가의 수호성자인 히에로니무스의 초상화 등이 그러한 물건이었다. 내 책상에는 브라질 콩고냐스두캄푸에서 구한 말 모양의 활석, 부다페스트에서 구한 두개골 모양으로 조각된 뼈, 쿠마이 근처 시빌의 동굴에서 구한 조약돌이 놓여 있으니, 나는 그들의 권고를 부분적으로 따르고 있는 셈이다. 내 도서관이 내 삶의 일대기라면, 내 서재는 내 정체성을 결정짓는 곳이다."

 

99.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2018. 10. 5, ★★★)

롤랑 바르트는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에서 ˝단장들을 통한 글쓰기: 단장들은 이 경우 원의 가장자리 위에 위치한 작은 돌들이다. 나의 소우주를 잘게 부수며 나는 둥글게 자신을 펼쳐놓는다. 그 중심에는 무엇이 있지?˝라는 말을 했습니다.

김진영 저자의 이 책은 인기에 비해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롤랑 바르트 책을 안 읽어본 분들에겐 신선할 수도 있었겠지요. 본문에도 언급되고 있지만 롤랑 바르트가 많이 연상되는 단장 속에서 한 사람의 마지막 기록이라는 의미 이상은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롤랑 바르트 문체에 너무 동화되었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100. 유시민『유럽 도시 기행 1』(2019. 7. 9, ★★★★)

유시민 작가나 유발 하라리 글의 장점은 '억지가 없다'는 것.

 

 

[자기 계발]

101. 나카무라 구니오『고양이처럼』(2019. 3. 15, ★★)

고양이 사진에 혹해서 봤는데 고양이 사진 외에 크게 건질 건 없던^^; 낚였네 낚였어ㅎ

 

 

[인문]

102. 머레이 스타인『융의 영혼의 지도』(2015. 8. 14, ★★★★)

방탄 소년단 입김에 다시 떠오른 역주행 책 중 하나죠ㅎ 머레이 스타인 박사가 영혼을 믿는 등 종교적 성향을 드러내는 대목이 있어 알아서 걸러 듣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융의 사상과 변천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죠.

 

103. 로널드 랭『분열된 자기 : 온전한 정신과 광기에 대한 연구』(2018. 11. 20, ★★★)

심리학 책 보는 김에 관련 책 보기. 야마구치 슈가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독서가들의 흔한 독서 방식이죠^^ 랭의 연구 진행은 프로이트 이론에 많이 기대고 있습니다. 뒷부분에 조현병 환자 임상 부분은 좀 지루했지만 전체적으로 개인의 의식이 관계 상호성 영향이 상당히 많다는 걸 보여 줍니다. 자아의식은 개인의 독보적 무엇이 아니라 관계 속에 방어책으로 더 작용하는 것이라는.

 

104. 마야자키 마사카츠『물건으로 읽는 세계사』(2018. 12. 5, ★★★)

경제 경영서나 물건에 관한 책 많이 읽어본 분에겐 큰 변별 없을 겁니다. 이런 류 책을 별로 안 읽어본 분에겐 기초 상식도 되고 재밌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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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음식점에서는 통에 넣은 위스키를 잔으로 판매하고 있었으나, 술 취한 손님이 가게 주인의 눈을 피해 멋대로 통에서 술을 가져다 먹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래서 업자는 튼튼한 막대, 바bar를 놓아 손님이 멋대로 술통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해야 했다. 경계였던 막대는 곧 가로판, 카운터counter로 바뀌었고, 술집은 카운터를 사이에 둔 대면식 주점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것이 미국에서 탄생한 술집 ‘바’의 유래이다.˝

 

 

[경제 경영]

105. 최재붕『포노 사피엔스』(2019. 3.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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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프라맹스의 뜻은 이렇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너무나 미세한 차이, 그러나 본질을 바꾸는 결정적 차이.’ 뒤샹은 기존 기성품과 물리적으로는 전혀 차이가 없는 변기를 선택한 후, 거기에 앵프라맹스를 더해 엄청나게 많은 의미를 담은 예술품으로 탄생시켰습니다"

 

"큰길은 베이비붐세대가 열어놓았고, X세대가 2차선 도로로 포장까지 해주었으니, 4차선 고속도로 만드는 건 일도 아니라는 게 우리 사회 기성세대의 시각인 거죠. 그래서 정부의 정책, 일자리 창출, 사회 복지, 교육 등 대부분의 사회질서에 아직까지도 ‘제조’ 중심의 일관된 시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창업을 하겠다는 청년들에게 제조업으로 성공하는 비결을 교육시키기 바쁩니다. 일자리 창출은 당연히 공장을 짓고 해외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기술만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성공한 경험이 기술 혁신에 의한 것이니 기성세대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일 테죠.

기성세대의 정치 성향은 다소 분명하게 대립되는 양측으로 갈려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의 기업으로 이루어진 사회는 경영자와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산업혁명 때처럼 신기술 도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시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가장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인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자발적으로 소비 행동을 바꿨습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급격한 행동 변화는 연쇄적으로 시장 생태계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변화가 원인이 되어 제조업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것이 슈밥이 언급한 4차산업혁명입니다."

"‘게임은 마약, SNS는 인생의 낭비.’ 대체로 이런 게 어른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시대의 세계 투자 자본이 선택한 기업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리더 기업들입니다. 앞서 언급한 세계 7대 플랫폼기업들(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의 시가총액 합계는 무려 4조 4천억 달러(약 5천조 원)를 넘었습니다. 불과 1년 전 3조 5천억 달러(4천조 원)이 채 안 되었는데, 1년 사이 무려 1조 달러(약 1천조 원) 이상이 이 기업들에게 추가 투자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코스피, 코스닥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모두 합해야 2천조 원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기업 전체 가치의 2배가 넘는, 무려 4조 4천억 달러의 자본이 오직 이 7개의 포노 사피엔스 중심 기업들에 집중된 것입니다."

 

 

 

 

[과학]

106. 모토가타 다쓰오『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2018. 4. 16, ★★★★★)

사놓고 오래 묵혀놓고 있었는데 생물학 공부에 관심이 쏠린 차에 읽어보기로 했죠.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에서 소개되는 ‘4분의 1제곱 스케일링 법칙‘이 생물계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생존을 위해 생물이 어떻게 몸체의 진화 방식을 선택하고 갈라지게 됐는지, 쉽고 자세히 소개합니다. 이 책을 먼저 읽고 『스케일』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듯.

부록에는 여러 수식을 설명하는데 그건 어렵ㅜㅜ

 

107. 제임스 글릭『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2019. 5. 29, ★★★★★)

글릭의 책은 분야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르네상스적 글쓰기라 지식과 재미 가득한 종합 선물세트 같습니다. 이번 책도 만족스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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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가 히메나 카날레스Jimena Canales가 말한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우주의 시간’과 베르그송이 말하는 ‘삶의 시간’은 위태로이 상충하는 나선형의 길을 따라 내려가 20세기를 두 문화로 갈랐다.” 우리는 단순성과 진리를 찾을 때는 아인슈타인주의자요, 불확실성과 유동성을 끌어안을 때는 베르그송주의자다. 베르그송이 인간 의식을 시간의 중심에 놓은 반면에, 시계와 빛에 의존하는 아인슈타인의 과학에는 정신이 있을 자리가 없었다. 베르그송은 이렇게 썼다. “내게 시간은 가장 실질적이고 필요한 것이자 행위의 필요조건이다. 즉, 시간은 행위 자체다.” 1922년 4월 프랑스철학회Société Française de Philosophie의 지식인 청중 앞에서 아인슈타인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철학자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승자는 아인슈타인이었다.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2019. 6.14)

살인 사건이라는 배면을 깔고 가난의 고난 속에 살던 소녀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제겐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가 너무 진부했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는 분들 많던데 저는 읽다가 중단했습니다.

 

 

 

 

 

 

 

 

 

 

 

 

 

 

 

 

 

 

 

 

 

 

 

◆ 은근히 치열하고 느슨했던 8월

 

[문학 & 에세이]

108. 문소영『광대하고 게으르게』(2019. 6. 15, ★★★☆)

첫 챕터 「게으르게」 '늦게 꽃 핀 대가들'을 읽으며 꽃피우지 못한 그장소 님의 재능이 생각나 또 눈물이 왈칵. 이 책 읽으며 그장소 님이 계속 생각나서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15953

 

109.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998. 8. 1, ★★★★★)

감옥살이에서 어디로 피할 수 있었겠는가마는 '피서(避書)로 피서(避暑)' 했다는 신영복 선생의 여름 회고에 살짝 웃기도 하며, 선생이 『담론』을 썼던 사연도 짐작하면서.

 

110.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2015. 10.12, ★★★☆)

한국의 특화된 소재를 잘 다루는 작가.

111. 황정은 『양의 미래』(2015. 4.17, ★★★★★)

한국의 특화된 소재와 정서까지 잘 다루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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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웠어도 대수롭지 않다고 여길 수 있는 부끄러움이었다. 그런 부끄러움은 겪고 나면 잊었다. 잊을 수 있었다."

"오후에, 유리를 통해 노랗게 달아오르고 있는 계단을 바라보다가 저 햇빛을 내 피부로 받을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중에 채 삼십 분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햇빛이 가장 좋은 순간에도 나는 여기 머물고 시간은 그런 방식으로 다 갈 것이다. 다시는 연애를 못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기회를 더는 상상할 수 없었다."

"재오는 서점을 떠나면서 퇴직금을 요구했다. 아르바이트에게 무슨 퇴직금이냐고 반박하는 사장에게 그건 법으로 보장된 권리이고 끝끝내 주지 않겠다고 할 경우 서점의 탈법적 장부 관리와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고용 형태에 관해 할 말이 많다고 주장한 모양이었다. 서점 주인은 재오에게 당했다고 말했고 이즈음부터 내 눈치를 보며 거래에 관해 비밀을 만들기 시작했다. 내게 맡겨두었던 장부도 도로 가져가서 직접 관리했고 고용 문제로 기분이 좋지 않을 때마다 배은망덕, 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인문 & 자기 계발]

112. 로버트 그린 『유혹의 기술』(2012. 11. 20, ★★★☆)

어찌 보면 픽업아티스트 최고급 교본이라 볼 수 있죠ㅎ;; 이 책의 기술 나쁘게 쓰면 꽤 위험할. 분류가 재밌고 논리적이기도 해 두꺼웠지만 끝까지 읽게 되더군요.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28499

 

113. 로버트 그린 & 주스트 엘퍼스 『권력의 법칙』(2009. 3. 2,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28501

 

114. 로버트 그린 『인간 본성의 법칙』(2019. 7. 29, ★★★★)

자기 계발서가 대체로 그렇듯 들으면 솔깃하게 옳은 소리죠. 많은 것들을 쏟아냈지만 종합적 통찰로 모이지는 못했다는 인상입니다. 장황하게 느껴지는 것도 많았고요. 자기만의 개념을 세운 게 아니라서 철학이 아니고 자기 계발서로 분류되는 것이겠지만요^^;

 

115. 야마구치 슈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2019. 7.23, ★★★☆)

체계적 독서 계획 없이 내키는 대로 읽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테지만 철학, 인문, 과학, 사회, 심리학, 경제, 예술, 문학 분야별로 고전 5~10권 이상 독파하고 1년 독서량 100권 이상인(에세이, 시집, 만화 등 얇은 책 제외) 중상급 독서가라면 이미 습관이 되어 있을 지침이 많아 쓸만한 정보는 없을 겁니다. 각 분야별 추천도서가 국내 미출간 일본 도서가 많고, 제 기준에는 흡족하지도 않았습니다. 제 독서 방식이랑 비슷해서 내가 잘 하고 있었군 확인하는 정도. 그러나 독서 길잡이가 필요하신 분에겐 도움이 될.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73870

 

 

[사회학]

116. 토즈 로즈 『평균의 종말』(2018. 3. 27, ★★★★)

한국 사회에도 꼭 필요한 인식 전환을 말하는 책.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60407

 

 

[과학]

117. 대니얼 J. 레비틴 『정리하는 뇌』(2015. 6.22, ★★★★★)

저는 일상 꾸림과 지식이 조화로운 앎을 좋아합니다. 이 책이 그런 책이었습니다. 뒤늦게 읽었지만 읽기 잘한 책^^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41859

 

 

[예술]

118. 비비안 마이어 『비비안 마이어 : 나는 카메라다』(2015. 3. 30, ★★★★)

한 사람이 평생 다 전하지 못할 이야기를 사진에 담은 비비안 마이어.

 

 

[잡지]

119. 《Axt》 no 25 (2019. 7. 9, ★★★★)

김혜순 시인의 인터뷰는 역대 《Axt》 인터뷰 중 최고.

 

 

 

 

 

 

 

 

 

 

 

 

 

 

 

 

 

 

◆ netflix 때문에 독서 가뭄의 9월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netflix 멀리했는데 결국 피할 수 없었어요.ㅋ

《루머의 루머의 루머》(시즌 1,2,3) ★★★★

마인드 헌터》(시즌 1, 2) ★★★★

기묘한 이야기》(시즌 1, 2, 3) ★★★☆

외 한 편짜리 영화들 시청까지 합하면 100편~

애증의 시간……

 

[문학 & 에세이]

120. 커크 월리스 존슨 『깃털 도둑』(재독)

깃털을 훔쳤던 에드윈 리스트라는 이 박물관 침입자를 추적하는 과정은 지적 탐구, 탐미, 유행 등 각종 연유를 대며 자연의 정복자였던 인간과 욕망의 모든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121. 에밀 졸라 『테레즈 라캥』(2003. 2.10, ★★★)

이 작품을 《박쥐》로 색다르게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솜씨에 더 놀라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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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의지를 박탈당하고 육체의 필연에 의해 자신의 행위를 이끌어가는, 신경과 피에 극단적으로 지배받는 인물들을 선택했다. 테레즈와 로랑은 인간이라는 동물들이다.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다. 나의 두 주인공들에게 사랑은 필요의 만족이다. 바라건대 나의 목적이 무엇보다 과학적인 것이었음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중략)…… 나는 신경질적인 기질에 접한 다혈질적 기질의 깊은 혼란을 보여주었다. ……(중략)…… 그들을 난폭한 드라마 속으로 내던지고 그 두 존재들의 느낌과 행동들을 면밀히 기록한다. 나는 해부학자가 시체에 대하여 행하는 것과 같은 분석적인 작업을 살아 있는 두 육체에 대하여 행한 것뿐이다. 내가 보기에 테레즈와 로랑의 잔인한 사랑 속에 부도덕한 점이나 잘못된 열정으로 내몰릴 소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ㅡ 에밀 졸라의 서문

 

 

122. 조르주 페렉 『공간의 종류들』(2019. 8. 30, ★★★★)

글은 우리의 파편 속을 돌아다니는 여행.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089825

 

123.  조이스 캐럴 오츠 『카시지』(2019. 7. 15, ★★★★)

외골수적인 소녀의 이기적 망상, 그에 휩쓸린 가족의 붕괴, 외로움과 성적 욕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근본적 딜레마, 전쟁에 참여한 남성을 통해 본 인간의 집단 광기와 폭력 등의 소재가 이언 매큐언 『속죄』(2001)와 무척 유사하지만, 『카시지』의 원조는 오츠 자신의 1996년작 『멀베이니 가족』입니다. 그 소설은 1970년대 이상적 가정이었던 멀베이니 가족이 강간 범죄로 이십여 년 동안 해체와 고립을 거쳐 용서와 화해를 위해 다시 모이는 과정을 그린 것인데, 『카시지』는 다른 시대 다른 변주라고 하겠습니다. 감옥의 열악한 환경, 사형제도, 이라크 전쟁의 폐해, 페미니즘적 인권 문제 등이 이 소설에서 또 다른 감상 포인트입니다.

 

124. 조연호 『죽음에 이르는 계절』(2013. 5.31, 재독,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22943

 

 

 

[인문 & 자기 계발]

125.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2013. 8. 21, ★★★★★)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은근히 느끼고만 있던 심리ㅡ상호성, 일관성, 사회적 증거, 호감, 권위, 희귀성이라는 요소ㅡ를 얼마나 자주 자동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도 상황 파악이 잘 되었습니다. 바쁘고 압박감이 심하며 불확실하고 무관심하고 정신이 산만하고 피곤한 경우가 많은 개개인이 상황을 철저히 분석할 시간, 의지, 인지적 능력이 모두 갖춰진 것도 아니라서 또다시 ‘상호성, 일관성, 사회적 증거, 호감, 권위, 희귀성’이라는 간편한 정보로 의사 결정을 쉽게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그러나 이런 책의 안내, 각종 사회적 행동, 의사를 표현할 소통구가 많다는 건 다행한 일입니다.

 

126. 개리 마커스 『클루지kluge』(2008. 11. 24, ★★★★☆)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이란 뜻의 ‘클루지kluge‘ 개념을 통해 진화, 언어, 마음, 정신병 등이 클루지의 산물이라 추측하는 설득력 있으면서 도발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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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명백하게 논리를 사용하는 추론 자체는 진화의 산물이 아닐 것이다. 인간이 때때로 형식 논리학적인 의미에서 합리적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진화를 통해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논리의 규칙들을 배울 수 있을 만큼 (그리고 일단 설명을 들으면 그것의 타당성을 인식할 수 있을 만큼) 영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언어는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습득할 수 있지만, 형식 논리를 습득해 사용하고 신념에 관해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은 진화의 산물이라기보다 문화의 산물일 것이다. 진화는 인간에게 이런 능력을 가능케 해주었지만, 이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형식적 추론은 기본적으로 문자를 사용하는 문화에서는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자를 모르는 문화에서는 좀처럼 확인하기 어렵다. 예컨대 러시아의 심리학자 알렉산더 루리아Alexander Luria는 1930년대 후반에 중앙아시아의 산악 지방에 가서 토착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시베리아의 어느 마을에 사는 곰들은 모두 흰색이다. 당신의 이웃이 그 마을에 가서 곰 한 마리를 보았다. 그 곰은 무슨 색이었을까?” 그러자 토착민들은 이 물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반문했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아요? 왜 교수님이 직접 가서 그 사람한테 물어보지 않나요?” 이런 식의 반응은 그 뒤에 이루어진 또 다른 연구들을 통해 본질적으로 확증되었다. 문자를 모르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삼단논법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일반적으로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근거해 대답할 뿐,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는 추상적인 논리적 관계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처럼 반응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런 사회의 사람들이 형식 논리를 학습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적어도 이런 사회의 어린이들은 형식 논리를 학습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추상적 논리를 습득하는 것이 언어를 습득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자동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것은 신념에 대한 형식적 도구들이 적어도 학습의 산물이며, (인간의 합리성이 선천적이라는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가정하듯이) 인간의 표준 능력이 아님을 시사한다.”

 

 

 

[과학]

127. 카를로 로벨리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2019. 6. 10, ★★★★★)

예쁘고 알차기까지 한 책.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82160

 

 

 

 

 

 

 

 

 

 

 

 

◆ 내가 노벨문학상 탄 것도 아닌데 바쁜 10월

 

여전히 드라마 중독에서 헤매다 중반부터 정신 차리기 시작. 북플 [독보적] 활동으로 '오늘의 문장'도 활발히 남기면서 손댄 책이 꽤 많아요.

 

[문학 & 에세이]

128. 테드 창 『숨 : EXHALATION』(재독)

 

129. 프란츠 카프카 『소송』(2011.12.20, ★★★★)

기묘함이 진지한 상황과 함께 인물의 우스꽝스러움을 유발하는 것은 도스토옙스키와 참 유사한데 결과적으로는 부조리한 우화가 되는 게 카프카의 변별점이자 주 특징이지요.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73478

 

130.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2013.7.24, ★★★)

김영하 작가 소설은 스토리보다 작가의 위트를 보는 맛.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04485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04496

 

131. 페터 한트케 『관객모독』(2012.11.30,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13496

 

132. 페터 한트케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2009.12.11,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25646

 

133. 페터 한트케 『소망 없는 불행』(2002. 6. 15, ★★★★)

[소망 없는 불행] 밑줄긋기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31269  

[아이 이야기] 밑줄 긋기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31301

전체 단상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31496

리뷰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43012

 

134. 파스칼 키냐르 『세상의 모든 아침』(2013. 8. 27,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40957

 

135. 줄리언 반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2016. 5. 27, ★★★★)

죽음에 관한 에세이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데이비드 실즈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보다 줄리언 반스의 이 책이 훨씬 풍부하고 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줄리언 반스에게 더 호감을 갖게 되고요. 신랄하기론 둘다 막상막하겠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무신론 책보다 대중에겐 불가지론자 줄리언 반스의 이 책이 더 호응이 높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는 이 책이 자서전이 아니라고 했지만 예순둘 나이에 죽음에 대한 책을 쓴다면 그 의미가 없을 수 없습니다. 그가 처음 본 (닭의) 죽음, 가족과 주변인의 죽음, 많은 철학자와 문인의 죽음, 자신에게 닥칠 죽음을 살펴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반스는 서머싯 몸의 박학다식에 매우 존경을 표했는데, 이 책을 읽는 우리로서는 반스에게 그와 같다 하겠습니다. 삶과 죽음, 문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위트 넘치는 강의 같으니까요. 아, 이 책 읽고 나면 서머싯 몸 『서밍 업』을 또 안 볼 수가 없습니다. 미뤄뒀던 그 책도 이제 읽을 때가 도래했습니다. 몽테뉴가 키케로를 인용하고, 키케로가 소크라테스를 이야기하고, 줄리언 반스가 그들을 인용하고, 그렇게 한없이 우리는 삶과 이야기와 죽음의 공동체.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91472

 

 

 

[인문]

136. 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2016. 8. 8,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09388

 

137. 롤란트 슐츠 『죽음의 에티켓』(2019. 9. 26,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16279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16256

 

 

 

[만화 & 잡지]

138~147. 강경옥 《노말 시티》(1~10권, ★★★★★)

다시 봐도 감동!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04512

 

 

148. 《Axt》 no 26(2019. 9. 6,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88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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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훈 : 저는 기본적으로 소설뿐 아니라 모든 창작의 세계에서는 가급적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미적가치는 어디서 싹을 틔울지 모르는 건데 밭 자체를 폐쇄해버리면 그만큼 세계의 인식 가능성이 줄어드는 셈이니까요. 극단적인 생각일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무엇을 허용하고 허용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중의 판단력 자체가 떨어질 수도 있고, 결국 필터를 자처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세계만 읽으면서 살게 될 수도 있는 거겠죠."

 

 

 

[그 외 완독 못한 책]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https://blog.aladin.co.kr/durepos/11150459

 

리 골드먼 『진화의 배신』

저자가 의학 전문의라 그런지 기존의 진화론 서술과 조금 다릅니다. 저자는 인류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굶주림, 탈수, 폭력, 출혈을 주목했는데, 구체적 신진대사 과정과 함께 역사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설명합니다. 이론보다 몸의 기능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 흥미로울 책.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79861

 

에덤 벤포라도 『언페어』https://blog.aladin.co.kr/durepos/11153458

 

제임스 M.러셀 『방구석 박물관』https://blog.aladin.co.kr/durepos/11182180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오블리비언』https://blog.aladin.co.kr/durepos/11183257

 

마틴 게이퍼드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83260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19551

 

프리드리히 키틀러 『축음기, 영화, 타자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94675

 

프란스 드 발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98390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198336

 

한병철 『투명 사회』https://blog.aladin.co.kr/durepos/11188356

 

 

 

 

 

 

 

 

 

 

 

 

 

 

 

 

 

 

 

 

 

 

 

 

 

 

 

◆연말이 다가오니 마음 바쁜 11월

 

[문학 & 에세이]

149.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1권(2011.12.30, ★★★)

소설보다 톨스토이와 씨름하기 바빴던.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47850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49933

 

150.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2권(2011.12.30, ★★★)

톨스토이의 이야기 전개는 소설보다  대하드라마를 시청하는 기분.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52631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55577

 

151.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3권 (2011.12.30, ★★★★)

레빈이 투 탑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톨스토이가 이 소설의 제목을 '안나 카레니나'로 지은 것은 잘못을 반복하며 삶을 뜻깊게 영위하지 못하고 마감하는 '안나 카레니나'의 운명이 바로 우리 삶이라는 성찰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64642

 

152~153. 페터 한트케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2011. 2. 25, e book & 종이책 재독, ★★★★) 

한트케에게 현실과 환상의 요소들은 ‘나’에서 ‘우리’로 넘어갈 정도로 치유와 극복의 재료들.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71563

 

154. 올가 토카르추크 『태고의 시간들』(2019. 1. 25,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84581

 

155~156. 올가 토카르추크 『방랑자들』(2019. 10. 21, 재독,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327202

 

157.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2019. 6. 24, ★★★★)

김초엽 작가는 먼 미래나 관념적 주제보다 근 미래, 현재의 사회문제에 더 집중합니다. 청소년, 여성, 장애인, 이주민, 비혼모 등 약자이자 소수자들과 그들이 겪는 차별, 억압, 소외, 고통이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역사에서 사라질 수 없는 포커스였습니다.

 

사인 귀여우심 :)

 

158. 황인찬 『사랑을 위한 되풀이』(2019. 11.30,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328349

 

 

[인문 & 종교]

159~160.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 샘 해리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신 없음의 과학』(2019.11.8, 재독,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304887

 

161. 노엄 촘스키 & 미셸 푸코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2015. 12. 21, ★★★★☆)

인간 사회는 인간성의 작용만으로 진보하는 것은 아니고 사회의 진보는 인간성과 환경의 상호 작용입니다. 촘스키는 인간의 정신의 내재적 특성mind, 푸코는 사회·정치적 조건들에 더 집중하는 양상입니다.

https://blog.aladin.co.kr/durepos/11296774

 

162. 미르치아 엘리아데 『이미지와 상징』(1998. 1. 12, ★★★★)

엘리아데는 상징을 인간이 지닌 본유관념처럼 설명하는데 어떤 건 역사 속에서 학습되고 전승되었다고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163. 존 버거 『벤투의 스케치북』(2011.11.20,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301719

 

164.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2012.8.1, ★★★★)

https://blog.aladin.co.kr/durepos/11304302

 

 

[과학]

165. 송민령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2019.11.5, ★★★★)

제일 궁금해할 것을 알려 드리면, 많은 연구에서 ‘수학 능력, 언어 능력, 공격성, 리더십, 인성, 도덕적 추론 등’ 남녀 간에 차이가 없거나 작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 외에는 책에서^^ 친절하고 꼼꼼한 신경과학서입니다.

 

 

 

 

 

 

 

 

 

 

 

 

 

 

 

 

 

 

 

 

 

 

 

◆ 정리의 카오스 12월

 

[문학 & 에세이]

166.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2004.4.25, ★★★☆)

167. 김영하 『여행의 이유』(재독)

168. 유시민 『유럽 도시 기행』(재독)

169. 이병률 『혼자가 혼자에게』(2019. 9.19, ★★★)

170. 서머싯 몸 『서밍 업』(2018.7.5, ★★★☆)

인기 많은 에세이들을 두루 살펴보는 시간이었는데 각각의 개성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171. 이연주 『이연주 시전집』(2016. 11.2, ★★★★)

 

172. 김소연 『i에게』(재독)

다시 읽으며 내가 너무 별점을 야박하게 줬나 싶었으나 초반을 지나면 시의 밀도가 떨어지는 게 여전히 아쉬웠습니다.

「편향나무」 시는 다시 읽어도 좋았던.

 

 

173. 프랑시스 잠 『새벽의 삼종에서 저녁의 삼종까지』(1995. 11.1, ★★★★)

민음사 세계시인선의 구판과 리뉴얼판은 순서도 작품도 다른데요. 이 시집은 리뉴얼판으로 다시 나올 가치가 있어요.

 

이제 며칠 후엔……

ㅡ 레오폴드 보비에게.」

 

이제 며칠 후엔 눈이 오겠지. 지난해를

회상한다. 불 옆에서 내 슬픔을 회상한다.

그때 무슨 일이냐고 누가 내게

물었다면 난 대답했으리라ㅡ날 그냥 내버려둬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난해 내 방에서 난 깊이 생각했었지.

그때 밖에선 무겁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쓸데없이 생각만 했었지. 그때처럼

지금 난 호박(琥珀) 빨부리의 나무 파이프를 피운다.

 

 

내 오래된 참나무 옷장은 언제나

향긋한 냄새가 난다. 그러나 난 바보였었지.

그런 일들은 그때 변할 수는 없었으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일들을 내쫓으려는 것은 허세이니까.

 

 

도대체 우린 왜 생각하는 걸까, 왜 말하는 걸까? 그건

우스운 일이다. 우리의 눈물은, 우리의 입맞춤은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린 그걸 이해하는 법. 친구의

발자국 소린 다정한 말보다 더 다정한 것.

 

 

사람들은 별들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 별들은

이름이 필요 없다는 걸 생각지도 않고,

어둠 속을 지나가는 아름다운 혜성들을 증명하는

수치들이 그것들을 지나가게 하는 것은 아닌 것을.

 

 

바로 지금도, 지난해의 옛 슬픔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았는가? 거의 회상하지도 못하는 것을.

지금 이 방에서 무슨 일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하리라ㅡ날 그냥 내버려둬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174. 알베르 카뮈 『페스트』(2017. 9.29, 리커버 특별판, ★★★★★)

이제사 읽은 걸 탓하면서도 이제라도 읽은 걸 기쁘게 생각도 하는^^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사형선고라는 기반 위에 서 있으니, 그것과 투쟁함으로써 살인 행위와 싸우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그렇게 믿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말했으며, 또 대체로 그것은 진실이었습니다. …(중략)… 물론 우리들도 역시 때에 따라서는 사형선고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그런 몇몇 사람의 죽음은 더 이상 아무도 사람을 죽이지 않는 세계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도 진실이었으나, 어쨌든 나로서는 그런 종류의 진실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내가 주저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 올빼미 씨 생각을 했고, 언제나 계속할 것 같았어요. 내가 사형집행을 구경한 그날(그것이 헝가리에서의 일이었어요)이 될 때까지는 말입니다. 그날, 어린애였던 나를 휘어잡았던 바로 그 현기증이 어른이 된 나의 눈을 캄캄하게 만들었어요. …(중략)… 그 이후로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나는 부끄러워했어요. 아무리 간접적이라 하더라도, 또 아무리 선의에서 나온 것이었다 하더라도 나 역시 살인자 측에 끼어들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내가 깨달은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사람들조차도, 오늘날의 모든 논리 자체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을 죽게 하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는 이 세상에서 몸 한 번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여전히 부끄러웠고, 우리들 모두가 페스트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오늘날도 그 평화를 되찾아서, 모든 사람을 이해하고 그 누구에게도 치명적인 원수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나는 다만, 이제 다시는 페스트에 전염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것만이 우리들로 하여금 평화를 되찾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평화가 아니라면 적어도 떳떳한 죽음을 바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며, 비록 인간을 구원해 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들에게 되도록 해를 덜 끼치며, 때로는 약간의 선까지 행하도록 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좋은 이유에서건 나쁜 이유에서건 사람을 죽게 만들거나 또는 죽게 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모든 걸 거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이 유행병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있다면 당신들 편에 서서 그 병과 싸워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그렇습니다, 리유. 아시다시피 나는 인생 만사를 다 알고 있지요), 사람은 제각기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 피해를 입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스스로를 살펴야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병독을 옮겨 주고 맙니다. 자연스러운 것, 그것은 병균입니다. 그 외의 것들, 즉 건강, 청렴, 순결성 등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정직한 사람, 즉 거의 누구에게도 병독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결코 해이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한 의지와 긴장이 필요하단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리유. 페스트 환자가 된다는 것은 피곤한 일입니다. 그러나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더욱더 피곤한 일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피곤해 보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에는 누구나가 어느 정도는 페스트 환자니까요. 그러나 페스트 환자 노릇을 그만하려고 애쓰는 몇몇 사람들이, 죽음 이외에는 그들을 해방해 줄 것 같지 않은 극도의 피로를 체험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175. E. M. 포스터 『모리스』(2019. 10.30, ★★★☆)

예상 외로 열린 결말이어서 훈훈.

 

176. 김사과 『0 영 zero 零』(2019.11.28, ★★☆)

김사과 문체는 나랑 참 안 맞는다는 걸 또 확인;

 

 

[인문]

177. 질 들뢰즈 『시네마 1 : 운동-이미지』(2002.6.15, ★★★★)

『시네마 2 : 시간-이미지』는 절판이 안 됐는데 이 책이 절판인 애석한 상황^^;

 

178. 롤랑 바르트 『글쓰기의 영도』(2007.7.5, ★★★★☆)

 

 

 

 

[과학]

179. 조천호 『파란하늘 빨간지구』(2019.3.29,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356159

 

180. 김범준 『관계의 과학』(2019.12.10, ★★★★)

리뷰 https://blog.aladin.co.kr/durepos/11400192

 

 

 

[경제 경영]

181. 김난도 外 『트렌드 코리아 2020』 (2020. 10.24, ★★★★★)

한국의 소비 시장에 사업 포부가 있다면 필독서.

 

 

[예술]

182. 이동진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2019.9.27, ★★★☆)

기자 생활 오래한 분들에게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아쉬움인데, 이렇게 모아놓으니 기자 글쓰기가 확연하더군요. 그가 글을 잘 쓴다는 건 인정하지만 문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친구 / 품행제로 / 말죽거리 잔혹사」 세 영화를 비교한 평론은 인상적이었습니다.

📎

"이 세 가지 이야기 중에서 어떤 것에 가장 끌리는지는 당신이 어떤 과거를 지나왔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지금 당신이 건너온 과거를 어떤 시선으로 돌아보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는 경험하는 순간 휘발되어버리고,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은, 어차피 과거뿐이다."

 

 

[잡지]

183. 《Axt》 no 27(2019. 11.12, ★★★)

'자기반영성'이란 키워드로 잘 버무려졌나 하면 글쎄요. 거기 부합하는 한유주 작가 섭외는 적절했다고 보는데 한유주 작가가 11시간 이상 자려고 한다는 게 좀 충격이었습니다ㅎ; 그의 작품에서 느꼈던 인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인터뷰. 김초엽 작품 이해를 돕는 글도 좋았습니다. 류재화 번역가의 칼럼은 매번 좋아요. 칼럼 모아 책 내셔도 좋을 듯.

 

 

 

 

 

 

 

 

 

 

 

 

 

 

 

 

 

 

 

 

 

 

 

 

 

◆ 2019년 나만의 북어워드 ◆

예능 프로그램에서 상 받으려면 하반기에 집중하라는 말이 있듯이 상반기에 좋은 책을 읽었더라도 하반기에 읽은 책의 인상이 더 강해서 순위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신기한 건 1월에 읽은 책이 올해 북어워드 순위권에 들어간 책이 많았습니다. 새 출발 하는 1월에 읽는 책은 역시 중요! 좋은 책을 읽읍시다💕

사놓고 완독을 못해 순위에 넣지 못하는 책도 많아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음을 감안하며 총정리.

(2019년 신간 위주이지만 구간이더라도 독보적 가치가 있는 책은 포함)

 

[문학]

1.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창백한 불꽃』

2.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감는 새 연대기』 합본

3. 테드 창 『숨』

4. 이제니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5. 알베르 카뮈 『페스트』

 

※이제니 시집을 안 넣었다면 소설 5위는 조이스 캐롤 오츠 『카시지』, 너무 구간이라 릴케 『말테의 수기』는 안 넣었지만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에 내가 꼭 넣을 책입니다.

인기 많은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예전에 읽었는데 올해 읽었더라도 이 순위는 안 바뀔 겁니다. 아쉬운 건 황정은 『디디의 우산』을 완독 못한 것.

 

 

 

 

 

 

[에세이]

1. 커크 월리스 존슨 『깃털 도둑』

2. 신영복 『담론』

3. 데이비드 실즈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4. 제프 다이어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

5. 줄리언 반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제가 외국 소설, 에세이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결과이지요. 김영하, 유시민, 김연수라도 해외 저작과 비교하면 제겐 순위권 탈락.

줄리언 반스 등 많은 이들이 격찬한 서머싯 몸의 에세이 『서밍 업』은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웠습니다.

 

 

[인문 사회]

1. 한스 로슬링 外 『팩트풀니스』

2. 대니얼 J. 레비틴 『정리하는 뇌』

3. 마이클 셔머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4. 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5.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 아쉽게 탈락

슈테판 클라인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 주는 것들-프로이트가 놓친 꿈에 관한 진실』

※완독했다면 순위에 들어갔을 책

프리드리히 키틀러 『축음기, 영화, 타자기』

 

 

 

 

 

 

 

[과학]

1.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40주년 기념판』

2. 카를로 로벨리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3. 모토가타 다쓰오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4. 제임스 글릭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

5. 카를로 로벨리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아쉽게 탈락

송민령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

조천호 『파란하늘 빨간지구』

※완독했다면 순위에 들어갔을 책

리처드 프럼 『아름다움의 진화』, 장대익 교수가 옮긴 찰스 다윈 『종의 기원』

 

과학과 인문 분야는 넣고 싶은 책 많고 많았는데 너무 많이 열거하면 순위의 긴장도가 떨어지므로 어쩔 수 없ㅜㄱㅜ

 

 

[경제 경영]

1.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이 책은 여러 분야에 걸쳐 있어 분류하기 어려웠는데 과학 분야 1위를 리처드 도킨스로 정해서 어떻게든 1위를 주기 위해 여기에 배치ㅋ

2.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안티 프래질』

3.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스킨 인 더 게임』

4. 김난도 外 『트렌드 코리아 2020』

 

유발 하라리 外 『초예측』, 재레드 다이아몬드 『대변동』은 저자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래서 순위권에 안 넣고 말겠어요ㅎ

 

 

[예술] 완독을 많이 못 한 관계로 수량 미달^^;

1.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2. 마틴 게이퍼드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3. 김은성 『내 어머니 이야기』

 

이동진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완독했는데 순위에 넣을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로써 2019년 독서 정리가 끝나고 1월 독서로 또 바쁘게 달려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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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19-12-21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2편이 모두 완간되길 기대해 봅니다! 좋은 추천이 되었습니다!ㅎ

AgalmA 2019-12-23 03:25   좋아요 0 | URL
이제 12월 정리만 남았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ㅜㅜ!

blanca 2019-12-21 2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오늘 불현듯 그장소님 생각을 했었는데... 이 목록 중 저도 몇 권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해요...

AgalmA 2019-12-23 03:26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 이후 그리 되셔서 12월만 되면 생각이 더 나죠.
다들 열심히 읽으시는데 감사하실 게 있나요...
blanca님도 연말 따듯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9-12-21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3 0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1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9-12-23 03:30   좋아요 0 | URL
작년에 그 고생하고 제가 또 깜빡한 거 같아요ㅜㅜ;; 이거 정리하느라 올해도 주말 이틀이 홀랑 날아갔네요ㅠㅋㅠ;;
매달 정리글 올리기 귀찮아 연말에 몰아서 하자 했더니 이 무슨 생고생을;;
다들 귀찮으셔서 안 하시는 거지 알라디너면 이 정도 양은 다들 되리라 생각합니다ㅎㅎ;;

겨울호랑이 2019-12-22 0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년의 독서를 정리하는 작업이 쉽질 않은데, 그 작업들을 AgalmA님과 북다이제스터님께서 해내시네요! 저도 이처럼 한 해 정리를 해야 하는데... 게을러서 그냥 덮어두고 갑니다.ㅋ

AgalmA 2019-12-23 03:32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 정리하면 인기 대박일텐데ㅎㅎ!
이틀을 꼬박 투자하기(겨울호랑이님은 더 걸릴 수도) 좀 아까운 일 아닌가요ㅎ 이 시간에 책을 읽었으면 두 권은 읽었을텐데ㅜㅜ...
게으르신 게 아니라 현명하신 거예요-ㅅ-)b

DYDADDY 2019-12-22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언가 기록을 남기는 일은 유용성을 넘어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지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AgalmA 2019-12-23 05:13   좋아요 1 | URL
이틀을 하루종일 했더니 허리에 무리가 올 정도네요^^;
제 개인 블로그에 매달 정리하니까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는 건 아닌데요.
연말 정리는 분야별로 5권씩 추리는 좀 더 스마트한 정리법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ㅎ;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봐야지 내년엔 이런 무식한 정리 ...절대 안하려고요;;;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9-12-23 0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페이퍼를 놓칠 뻔...
정리맨으로 임명합니다!!!

AgalmA 2019-12-23 03:36   좋아요 0 | URL
이걸 좋은 정리라고 할 수 있을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12-24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2019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AgalmA 2019-12-30 21:0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몸이 하나라 여기저기 신경을 다 쓰기 어려워 소원한 것도 많았는데요.
늘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2019년 달인, 마니아 다 되셨죠^^ 축하드려요. 매일 글 쓰는 거 쉽지 않은데 정말 애 많이 쓰셨어요.

겨울호랑이 2019-12-28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12월을 마감하시느라 바쁠 AgalmA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게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내년에도 좋은 작품과 작가 소개 부탁드려요!

AgalmA 2019-12-30 20:17   좋아요 1 | URL
아니, 어떻게 매일 이렇게 쫓기면서 살 수 있는지. 사람은 정말 강인한 동물 아닙니까ㅎㅎ;
겨울호랑이님 내년 독서 정진 저도 기대되는데요.
먼저 인사 주셔서 감사하고 내년에 즐거운 맘으로 봬요^^

북다이제스터 2019-12-30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하루 하고 약 한 시간 남은 올해 입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더욱 행복하세요. ^^

AgalmA 2019-12-30 23:25   좋아요 0 | URL
참으로 씁쓸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가 어서 가길 바라면서도 내년은 또 어떤 고역을 견디며 살아갈까 싶은...
북다이제스터님은 강인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성인이시라 큰 걱정은 안 됩니다만 이렇게 말하면 서운하시려나요ㅎㅎ;

2020-01-07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07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울 2020-02-09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고많으셨습니다요^^

AgalmA 2020-02-29 03: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ㅁ^)>

2020-03-01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01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01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의 책상 풍경 - blue

더더더 블루여도 좋다.

노력해라.

내 돈으로 사는 책에 맨날 나만 굽신•́︿•̀ 。 )

책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

 

 

 

 

 

 

 

 

 

 

 

 

 

 

 

 

 

 

 

 

 

 

 

 

 

 

 

 

 

 

 

 

 

• 오늘의 책상 풍경 - 애쉬 브라운

 

노벨문학상 커피잔 세트 무사 도착 기념

비슷한 색조의 책으로 콜라보.

대부분 알라딘에서 산 책이다.

갈수록 절판도서가 많아진다.

오, 가을 분위기🍂 내가 봐도 멋지네😍

좋아하는 책으로 가득한 내 책상, 흐뭇하다.

 

지금 읽어야 할 책은

파스칼 키냐르  『세상의 모든 아침』(2013, 문학과 지성사)

 

 

 

 

 

 

 

 

 

 

 

 

 

 

 

 

 

 

 

 

 

 

 

 

 

 

 

 

 

 

 

 

 

 

 

 

 

 

 

• 1일 1사진 - 대체로 벽

 

낡은 창의 햇빛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 더 눈이 가고,

낡은 문은 나를 무조건적으로 반겨주는 것 같아 오래 멈춰 선다.

 

 

 

 

 

 

아마추어는 한두 개 놓친 뒤 영감을 잡게 된다. 어쩌면 더 많이. 결정적 순간의 주체는 자신이다. 놓친 뒤에 남아 있는 걸 잡았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누가 알까.

벽을 따라 오늘도 인간의 많은 흔적을 보며

단순함의 미학은 추구의 관점일 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단순함은 없다. 우리가 단순하게 보려는 것이다.

 

 

 *

(사진이 무언가 ‘말할 수 있다’는 것은 허구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하더라도 재구성하여 표현한다는 것은 결국 허구적인 것이 아닐까? 사건의 단순한 보고에 만족한다면 덜 허구적이겠지만, 자세히 표현하고자 하면 할수록 허구적인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야기 속에 허구를 많이 집어넣으면 넣을수록 다른 사람에게는 그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워질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단순히 보고되는 사실보다는 허구적 서술에 보다 쉽게 동일시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에 대한 욕망이 생기는 게 아닐까?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작품에 ‘강변에서 일어난 호흡곤란’이란 표현이 있다).

 

페터 한트케  『소망 없는 불행』

 

 

 

 

 

 

 

 

책은 분명 풍경을 달리 보게 만든다.

지금『세상의 모든 아침』을 읽는 이유는 키냐르의 신간『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때문.

키냐르는 생트 콜롱브에게 왜 관심을 가지게 된 걸까.

폐허 같은 야생과 침묵 속에서 비에브르 강이 내다뵈는 정원 딸린 집에 살았고 음악의 선율을 사랑했던 동질감?

 

 

 

 

 

 

 

 

 

 

 

 

 

어디선가 비올라 다 감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고.

 

*

비올라 다 감바는 오늘날에도 다시 부활되어 연주되고 있는데,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의 음악을 맡은 조르디 사발이 대표적인 명장으로 파스칼 키냐르의 친구이다.

파스칼 키냐르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옮긴이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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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10-30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는 만큼 보이는지 보는 만큼 아는지...
항상 궁금한 일입니다.

블루에 한표 합니다. ^^

AgalmA 2019-10-30 20:52   좋아요 1 | URL
아는 만큼 보인다면 이성주의겠고, 보는 만큼 안다면 직관주의 아닐지?
착각과 편견의 장벽이 있겠습니다만^^;

블루야 늘 인기가 많죠ㅎ

북다이제스터 2019-10-30 20:56   좋아요 1 | URL
요즘 읽고 있는 책의 결론을 명쾌하게 결론지어 주셨습니다. 인류의 이성과 직관의 끝없는 싸움...^^
 

책이 우리 집에 오겠다는 걸 말릴 수 없는 나날입니다. 


◆ 키냐르 마니아 출동


엌, 『파스칼 키냐르의 말이 가족 사진에서 빠졌네ㅜㅜ

Franz에서 『음악 혐오』 나왔었는데『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신간을 또 냈군요. 환영/ 

때 안 타게 비닐 래핑~ 칭찬합니다👏

키냐르는 특히 이런 대접받아도 마땅할!

파스칼 키냐르 컬렉션은 계속된다ㅎ


























◆ 민음북클럽 soul 국제 도서전




민음사에서 올해 서울 국제 도서전 못 온 민음북클럽 회원 대상 온라인 이벤트가 있었죠. 이름하야 soul 국제 도서전

저는 행사 때 갔지만 짐도 많고 온라인 서점 (굿즈) 구매에 주력하다 보니 민음사 코너에서 쏜살문고랑 굿즈만 사왔었죠ㅎ;

이번에 심혈을 기울여 책 4권 주문했는데💦

요한 페터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1권, 2권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에코백 받으려고 얼마 전 알라딘에서 삼ㅎ)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7~8권, 요즘 이 책 읽고 계신 분 자주 눈에 띄던데 저도 중단했던 거 슬슬 발동을 걸어야 할 듯^^)

이졸데 카림 『나와 타자들』






헉스@@;;;

내가 럭키박스를 산 건가ㅋ

사은품으로 책 5권이나 옴!!!!!

문보영 『책기둥』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초판본 디자인 특별판, 양장)

나혜석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한국의 페미니즘 고전 읽기)

안 읽은 책이 3권이나 되어서 더 기쁨😆⚘

특히 오르한 파묵! 넘 유명해서 안 읽은 책 중 하난데(베스트셀러 은근 기피자😅... 파묵 씨, 미안해요)

안 그래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 읽고 죽은 화자가 나오는 『내 이름은 빨강』 읽고 싶긴 했음. 내 맘을 들켰네 들켰어☺️

이거 도로 회수하시는 거 아니죵ㅋㅋ!

민음사가 내 soul을 책으로 감싸주네

오프라인 패밀리데이 때 못 갔던 거 엄청 속 쓰려 하며 온라인 패밀리데이까지 안 기다리고 지르길 잘했당🥰

오늘도 책이 9권이 생겨 버렸네😭 책이 책을 부르는ㅎㅎ















굿즈쟁이 제가 책만 샀겠어요^^;;?










제가 민음사에서만 샀겠어요^^;;?







빌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까치글방)

- 완독 안 되는 벽돌책은 e book이 진리.

테드 창 『숨』(엘리)

- 내가 이 책만 3권 산 사람😆😆😆

일이 바빠서 종이책 집중해 읽을 시간이 부족해 빨리 읽으려고 전자책 삼ㅋ 읽어 보니 여러 번 읽고 생각할 게 많아서 e book 사길 잘한 듯~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정말 좋네요~♡

진지하면서도 미래적이고 그러면서 현실적인 걸 건드리는 이런 소설 정말 좋아함.

100페이지 남았다. 흐흐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이갈리아의 딸들』(황금가지)

- 제가 이렇게 틈틈이 민음사 책을 사고 있다능~

페미니즘 공부 겸 메갈리아의 기원인 이 책 좀 읽어둬야 할 거 같아서 저렴한 90일 대여구매











☆ 알라딘굿즈 / 7월 알라딘굿즈

본투리드 구슬램프(LED. 모비딕)

- 앨리스, 모비딕 다 샀으니 목표 50% 성공.

두 개 중 결정 장애인 분은 앨리스를 추천. 굿즈 감별사(?) 제가 보기엔 앨리스가 디테일이 훨씬 예쁨.

침실 무드등으로 매우 멋짐😊😍

☆ 크레마파우치

크레마사운드업/사운드 젤리케이스 (반칙)

- 프린팅이 생각보다 고급스럽진 않아요/

아, 이제 실리콘 램프가 남았나😂😭



알베르토 망구엘은 『밤의 도서관』에서 이렇게 말했죠.


📎 중고책애로사항

"새 책이든 헌 책이든, 내가 책에서 항상 지워버리려고 애쓰는 유일한 표식이 있다면, 심술궂은 책 장수가 책의 뒷면에 단단히 붙여놓은 책값 스티커이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고약한 하얀 스티커는 잘 벗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꼭 문둥병처럼 끈적이는 흔적을 남겨 먼지와 보푸라기가 달라붙게 된다. 그런 스티커를 발명한 사람이 끈적거리는 지옥에 떨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다."



📎 마지막 책 구입은 없다

"네모 선장이 해저 2만리를 여행하는 동안에 “노틸러스 호가 처음 해저에 가라앉던 날 내게 세상은 끝났다. 그날 나는 마지막으로 책과 소책자와 잡지를 샀다. 그날 이후로 내게는 인간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한 문장 글도 쓰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나 나 같은 독서가에게는 이승의 ‘마지막’ 구입이란 없다."

📎 다 읽었요? 에 대한 적절한 답

"내 도서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내게 곧잘 모든 책을 읽었느냐고 묻는다. 그 질문에 나는 모든 책을 펼쳐본 것만은 확실하다고 대답한다. 규모가 어떻든 간에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앎과 무지, 기억과 망각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룰 때 독서가는 이익을 얻는다."


📎 모든 독서가는 굿즈 수집가

"서재에는 언젠가부터 내 책상의 한 귀퉁이를 슬그머니 차지한 부적들도 있다. 나는 글을 쓸 때 단어가 선뜻 생각나지 않으면 무심결에 그 부적들을 만지작거리며 다음 단어를 생각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학자들은 서재에 다양한 물건들을 두는 걸 권장했다. 공간에 변화와 조화를 동시에 주는 악기와 천문 관측기구, 이상하게 생긴 돌이나 형형색색의 조개껍질 등과 같은 자연물, 독서가의 수호성자인 히에로니무스의 초상화 등이 그러한 물건이었다. 내 책상에는 브라질 콩고냐스두캄푸에서 구한 말 모양의 활석, 부다페스트에서 구한 두개골 모양으로 조각된 뼈, 쿠마이 근처 시빌의 동굴에서 구한 조약돌이 놓여 있으니, 나는 그들의 권고를 부분적으로 따르고 있는 셈이다. 내 도서관이 내 삶의 일대기라면, 내 서재는 내 정체성을 결정짓는 곳이다."


르네상스 학자나 망구엘에 비할 바 아니겠지만 외로운 독서생활에 굿즈는 나의 책 친구~ 굿즈 죄책감 저는 안 가질랍니다😤

그러니 알라딘은 멋진 굿즈를 만들어 주시길^^/

장바구니 채울 책이 또 잔뜩 나왔던걸요ㅎㅎ;;

장바구니는 절대 비지 않는다😫

다 갖고 싶다 💦

☆ 이 달의 관심책

와우~ 기다리고 있던 장대익 교수가 옮긴 『종의 기원』!

자신감과 괴로움 뿜뿜하시던데 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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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7-1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닥스훈트가 내 영혼을 훔쳐갔어요

AgalmA 2019-07-18 06:41   좋아요 0 | URL
그러면 저는 수백 번 환생한 셈이 되는 걸요ㅋ 민음북클럽 회원만 살 수 있는 굿즈라ㅎ;;
제 거 보고 친구도 갖고 싶어 해서 이번에 사준 거예요ㅋㅋ

겨울호랑이 2019-07-18 0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율리시스>가 제 눈에 확 들어옵니다. 조만간 리뷰도 작성해야 하는데, 중간에 계속 곁가지고 샙니다.ㅋㅋ

AgalmA 2019-07-18 15:53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 능력이면 제임스 조이스도 거뜬히ㅎㅎ!
곁가지로 빠지는 독서쟁이에서는 제가 겨울호랑이 님에겐 뒤지지 않죠ㅠㄱㅠ);;;; 자학 개그)))
같이 힘내요. 내가 더 힘내야 할 거 같지만. 흑흑

겨울호랑이 2019-07-18 16:07   좋아요 1 | URL
^^:) 제임스 조이스를 거뜬히 비껴다니고 있습니다..ㅋㅋ 네 끈 하나 붙잡고 가는 심정으로 꾸준한 독서 해보겠습니다. 얼머나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요.ㅋ

단발머리 2019-07-18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으시는 분 겨울호랑이님 외 누구세요? 저 좀 읽게 해주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알라딘 램프 넘 이쁘옵니다. 배경이 피네간의 경야,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갈마님 이 페이퍼에 혹해서 <숨> 이북 사려는 사람,
누굽니꽈~~~~~~!!!!

AgalmA 2019-07-18 15:59   좋아요 0 | URL
인스타그램에서도 이거 순서대로 읽고 있는 분들이 있거든요^^ 북플처럼 관심책 읽는 사람들 독서 기록 보기 쉽죠.
<숨> 숨가쁘게 읽게 만드네요ㅎㅎ;; 제겐 <당신 인생의 이야기>보다 읽기가 쉽지 않아서 모든 방법을 총동원ㅎㅎ;
이 달 알라딘 램프 때문에 장바구니 채우고 비우고 난리도 아닙니다ㅜㅜ;;;

cyrus 2019-07-18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의 흥을 깬 것 같지만, 그래도 조심스럽게 말해봅니다. 리커버 판 <호밀밭의 파수꾼>을 럭키 박스에 담은 출판사의 태도가 실망스럽습니다. 리커버 판 <호밀밭의 파수꾼>은 커버 표지만 바꾼 구판이에요. 구판에 있는 오역은 고쳐지지 않았어요. 민음사가 양심이 있다면 리커버 판 <호밀밭의 파수꾼>을 팔면 안 되고, 이 책을 독자들에게 줘선 안 돼요. 만약 제가 사은품으로 리커버 판 <호밀밭의 파수꾼>을 받았으면, 오역 문제를 따지면서 반품을 요구했을 것입니다.

AgalmA 2019-07-18 16:06   좋아요 0 | URL
아니오,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문예출판사 버전으로 읽어서 민음사 책에 그런 문제가 있는지 몰랐네요. 오래된 세계문학전집은 오역이 있지만 그대로 내는 게 많아서 아쉽죠. 그래서 오래된 번역책은 품절이 아닌 이상 되도록 안 사려고 하고요^^;;
김종건 교수처럼 작품 번역에 총대를 메다시피 하는 번역가나 다른 출판사에서 새 번역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번역 감수 새로 하고 다시 내는 경우는 드물죠. 하지만 100주년 기념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리커버를 낸 <호밀밭의 파수꾼>이 그런 건 참 실망스러운 일이네요.
귀찮아서 반품 신청은 안할게요ㅠㅠ;;
아무튼 감사/

stella.K 2019-07-1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에 의하면 <피네간의 경야> 읽기가 보통이 아니라던데.
저는 감히 꿈도 꾸지않고 있고 있다능.ㅠ

2019-07-18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