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 셜록 (원액) - 500ml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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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콜드브루 중 제일 정이 가는 맛. 커피에게 왜 이런 느낌을 가지게 되는지. 스탬프 많이 주는 신상 콜드브루 먹다가 다시 돌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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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문학과지성 시인선 542
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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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특징적인 페르소나를 가지는데, 허연 시인은 ‘소년‘이겠다. 덧붙인다면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같은 반항적이고 애잔한 소년? 등단 첫 시집 이후 오랜 침묵 끝에 낸 시집 제목 『나쁜 소년이 서 있다』가 보여주듯이 그가 잘 쓰는 ‘나쁘다‘라는 형용사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궁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반항‘ 이미지가 아니라 ‘푸른‘ 이미지라고 반박하는 친구 박형준 시인 발문이 허연 시인을 잘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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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 문학동네 시인선 136
조연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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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륭 선생 소설을 시로 쓴다면 이런 느낌? 왕가위 감독 영화 중 호불호가 극명한 『동사서독』을 시로 쓴다면 이런 느낌? 조연호 시인만의 독보적 시 세계(非文의 미학 포함)는 이로써 완성일까. 나는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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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드 수국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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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맛 없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네요. 신맛 싫어하는 분이 좋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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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질 땜에 바지런

좀 늦은 분갈이였다. 모자란 화분을 사기 위해 퇴근길에 마트를 들렀다. 계산을 마치고 나와 50미터쯤 걸었을 때 작고 얇은 봉투였던 바질 씨앗 챙기는 걸 깜빡한 게 떠올라 서둘러 갔는데 없....🙉🙊🙉💦 고객센터 가서 분실물로 씨앗 들어온 거 없는지 물어보는데 이런 말 하는 것도 웃기고, cctv 확인을 기다리면서 셀프 계산대였으니 못 챙긴 내 책임이지, 휴... 씨앗은 왜 사고 싶어 가지고. 그냥 가자 싶었다. 내 뒤에 온 다른 고객 짐에 딸려간 것만 확인하면 깔끔하게 포기할 텐데 그게 또 확인이 안 된다고 하고. 그런데 씨앗을 계산 없이 다시 주겠다는 통보를!

오늘도 감사한 하루🙏

바질이 싹 틔우고 먹을 만하게 키우려면 40~50일은 키워야 되는데 잘 키울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헛똑똑이, 채소 잘 키울 수 있겠나.

바질 때문에 바지런 떨며 돌아다녀 오늘 밤은 숙면을 취하겠다. 꿈속에서는 그렇게 사라지지 마ㅜㅜ

사라진 바질 씨앗들은 정말 어디로 간 걸까. 너희들, 잘 살아야 돼🌱

김영사에는 가끔 뜬금없는 책이 있다. 그런 책이 또 내게 있고-,,-)a

『채소 가꾸기』(잘 먹고 잘 사는 법 시리즈 23)

초보자용 채소엔 바질이 없었다-,.-) 췟

꽃 핀 후 10일 만에 딸 수 있는 오이를 키웠어야 했나...

이 책의 저자 서명훈 님은 고려대에서 '상추'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다고... 웃으면 (안 돼) 앎의 세계는 무궁무진.

 

 

 

바질 심은 지 1주일 🌱

싹 난다~ 씐난다. 시시때때로 가서 본다. 싹이 나면서부터는 더.

아이 때보다 더 신기하다. 귀여운 녀석들. 아이 키우는 분들은 더 그렇겠지.

식물에 빠져 식물 책을 더 사게 되고.

.

.

.

결국 잡아먹을 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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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나의 이성이 밉더라😑

그러므로 끊임없이 괴리와 모순을 논박하는 철학 하기는 정말 피곤한 일이다.

 

 

 

 

 

● 2020년 6월 내가 산 책(종이책)

이 달은 종이책과 e book 중 뭘 더 많이 사나 배틀 중이다.

 

 

 

📚 존 맥피 『네 번째 원고』(글항아리)

- 여기저기 보여서 넘 궁금한 책이었다. 사은품으로 준 네 번째 원고 글쓰기 노트는 무지 노트, 1200원,

고급스러운 양장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이럴 땐 독서가 더 즐겁게 시작된다.

 

 

📚 이소영 『식물의 책』(책 읽는 수요일)

- 스티커를 붙이는 self 커버인데 어떻게 붙여야 잘 붙였다고 소문이... 내가 그릴까도 하다가.

가지고 있는 여러 식물 책의 야생화 그림이랑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거 같다.

야생화 그림 예쁘네요😊 때가 잘 탈 거 같아 살짝 걱정도 되고.

 

사은품인 식물의 책 봄 에디션 손수건_귤(2,500원)

- 토끼풀 디자인이 내 취향이지만 귤 손수건이 모든 면이 달라 접으면 더 예쁠 거 같아서 이걸로 선택했다. 예상대로 무척 예쁘다😊💯 식물의 책 굿즈는 다 갖고 싶네요. 참 예쁘게 잘 만드신 듯.

 

 

 

 

 

 

 

 

📚 니콜 크라우스 『어두운 숲』

- '위태로운 결혼생활 속에서 소설 집필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년의 작가가 삶과 죽음, 자아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소재(한트케 단골 소재)가 눈에 띄어 페터 한트케 『어느 작가의 오후』(열린책들)와 비교해볼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표지도 비슷ㅎ 그래서 『사랑의 역사』 이후 5년 만에 낸 『위대한 집』부터 읽지 않고 필립 로스가 격찬한 이 책부터 읽어보기로. 역시 좋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와의 이혼과 그 여파는 『위대한 집』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두운 숲』 집필 중 이혼.

니콜 크라우스를 안 읽어봤다면 민음사에서 나와 오래 절판이었던 『사랑의 역사』는 꼭 읽어봐야 한다👍

 

 

 

 

 

 

 

 

 

 

 

 

 

가위눌림에 10분도 못 자고 일어나 오늘도 제대로 자긴 글렀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를 읽기 시작했다.

오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제가 바람이라는 건지 빗방울이 툭툭 페이지를 건드렸다.

왜가리는 정녕 뒷산에서 살기로 작정했는지 이젠 하늘에서 자주 보인다. 새라고 하기엔 너무 커서 볼 때마다 비현실적이다.

우리는 자신만의 어두운 숲이 있고 그 세계에서 태양과 비를 기다린다. 우리가 추구하는 현실이야말로 그에 대한 은유이자 헌신이다.

카프카라...

200페이지부터는 카프카 때문에 전력 질주로 읽게 된다. 카프카 이야기는 강력한 스포라 리뷰 쓰는 분들은 조심해야 할.

이 책을 다 읽었을 땐 비가 쏟아졌다.

『사랑의 역사』만큼 좋았다. 유대인 문화와 그것을 둘러싼 역사, 종교성, 갈등을 다루는 시대의식도 있어 노벨문학상 대열에 곧 진입하실 역량.

 

 

 

 

 

 

 

 

2주 된 바질은 1cm 정도 자랐다.

 

 

📚 에세이

금정연 『담배와 영화』

정지돈 『영화와 시』

- 일상 잡문보다 이런 주제가 있는 산문이 더 좋다. 한국 에세이는 당분간 안 사야지 하다가 시간의 흐름 출판사에서 끝말잇기로 진행하는 '말들의 흐름' 시리즈는 재밌을 거 같아서 맛보기로 두 권 구매. 재밌다. 5권 유진목 시인 『산책과 연애』, 10권 이제니 시인 『새벽과 음악』도 기대된다.

양장본인데 탄력성이 있어서 오래 두면 휠까 봐 걱정되지만 가벼워 휴대성이 좋다. 두 권 들고 나와도 전혀 무겁지 않다. 두 권을 번갈아 읽는 재미도 쏠쏠^^

 

 

 

 

 

 

● 2020년 6월 내가 산 책(e book)

 

 

 

e book이냐 종이책이냐? 소모적인 논쟁이다. 둘 다 보면 된다. 독서엔 왕도가 없다. 목표(책) 정하고 어떻게든 읽으려는 노력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읽겠지 하기보다 e book까지 활용해 지금, 전투적으로 읽어보자.

 

📚

슬라보예 지젝 『용기의 정치학』(다산북스)

- 지젝😉

알랭 드 보통 『불안』(은행나무출판사)

- 갑자기 읽고 싶어진 보통. 보통은 보통 그러했다. 생각보다는 평이했다.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 왕이 되려 한 남자 외 24편 』(현대문학 세계문학단편선 )

- 없는 건 읽기 편한 e book으로 채우는 중.

 

김상욱 & 유지원 『뉴턴의 아틀리에』(민음사)

- 궁금해서 급 구매.

B.W. 힉맨 『평면의 역사』(소소의 책)

-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완독 못하고 반납하고 참고할 거리가 꽤 있어서 e book으로 사버렸다.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김영사)

- 『타인의 해석』 읽고 역주행. 알라딘에서 김영사 90일 대여 이벤트 하길래 저렴하게 구매.

 

 

 

 

 

 

 

 

 

 

 

🎁 그 외 이 달의 굿즈들

🎀 본투리드 폰지 3단 우산 빨강 머리 앤 (4,500원)

- 빨강 머리 앤인데 빨강이 아니고 녹색ㅎ? 안이 밝은 녹색이어서 화사하다.

저번에 산 양면 우산 살이 자꾸 망가져서 속상했는데 이번엔 양면이 아니라 더 오래가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 본투리드티셔츠 Vol.4 어린왕자 카키(xs, 5,000원)

 

🎀 알라딘 양말 - 본투리드 긴목 양말 Vol.2(나는 고양이로소이다, 1,000원)

 

🎀 색색의 지식 교양 미니 노트_ 레인보우(2,900원)

 

🎀 문학동네 시인선 사면 주는 사은품인 미니엘홀더는 실망스러웠다. 시집이 들어가다 마니 참 어정쩡한 물건이라는 생각이😟 내 실망 값은 300원...

 

🎀 알라딘 에코백 - 피너츠 깅엄체크 백(베이지, 3,800원)

- 이 에코백은 들었을 때 훨씬 예쁘다. 여름엔 린넨 옷이 많으니 베이지 체크무늬로 선택.

알라딘 원두로 알라딘 리유저블 컵(기형도 -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해먹으며ㅎㅎ

머리에서 발끝까지 알라딘 굿즈로 살림살이-,.-)

aladdin, 신발도 만들지 그래요ㅎㅎ💦

실내화는 만드셨으니 휴대용 플랫슈즈나 캔버스화... 정 안 되면 플립 플랍? 여름용으로 딱이지요.

 

 

 

 

 

 

 

 

● 안의 책

 

세 권을 한꺼번에 보면 어느새 아침이 된다.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끈이론』

- 언제 읽나 하다가 e book이 나와서 드디어 완독했다. 아름다운 종이책으로 함께 못한 건 아쉽지만 e book이면 어디서 건 아무 때나 볼 수 있다는 장점도♡ 내 사랑 월리스😍  노승영 번역가 고생 많으셨어요ㅎㅎ

 

"마침 월리스의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바다출판사, 2018)을 재미있게 읽고 있었고 매슈 크로퍼드의 《당신의 머리 밖 세상》(문학동네, 2019)과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동아시아, 2019)을 작업하면서 그 속에 인용된 월리스의 글을 번역해본 적이 있었기에 두 번 생각하지 않고… 거절했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을 읽으면서 나는 김명남 번역가에게 한편으로는 고마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한국어로만 읽어도 저자의 배배 꼬인 문장과 제멋대로 신조어와 적응하기 힘든 악취미를 실감할 수 있었으니까. 난해한 원문을 이렇게 깔끔한 문장으로 번역하느라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월리스 번역이야말로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이니까.

이 책의 문장 중에서 아무거나 하나 골라보자.

*

안티토이를 향해 후려친 공이 좌에서 우로 급격히 휘어지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방금 친 공을 뒤쫓아 달려가려고 했지만 내가 친 공을 뒤쫓아 달려가려고 했을 리는 없었던 광경이 기억나는 듯도 하지만, 허벅지가 묵직하고 부드럽게 밀어 올려지고 공이 반대로 휘어 내게 다가오고 내가 공을 지나쳤다가 수평의 네트 위로 공중의 공을 때리고 땅을 한 번도 디디지 않은 채 12미터 위로 만화처럼 치솟아 허공에 검불과 오물이 널려 있는데 안티토이와 나는 둘 다 맹세컨대 15미터를 날았거나 빙글빙글 날려 한 코트 너머 동쪽 끝 펜스에 하도 세게 부딪혀서 펜스를 반쯤 쓰러뜨려 45도로 기울이고, 안티토이는 망막이 떨어져 나가 여름내 카림 압둘 자바풍의 근사한 고글을 써야 했고, 펜스는 냄비에 맞은 남자의 얼굴 자국이 냄비에 찍히는 만화에서처럼 몸뚱이 모양으로 두 군데가 파여 포수 마스크 두 개가 되고, 우리는 둘 다 얼굴과 몸통과 다리 앞쪽에 펜스 자국이 사각형으로 깊게 파이고 여동생은 우리가 와플처럼 보인다고 말했으나 우리 둘 다 중상을 입지는 않았고 누구의 집도 파손되지 않았다.

한 문단이 아니라 한 ‘문장’이다. 저런 문장이 한둘이 아니다. 위에서 보듯 월리스의 전략은 여러분 두뇌의 처리 용량을 초과하는 문장을 써서 과부하를 일으킴으로써 비판적 독해에 필요한 연산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배배 꼬인 문장을 해독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한 여러분의 두뇌는 달콤한 것을 갈구하기에 (곁에 마카롱과 흑당밀크티가 없다면) 월리스의 달짝지근한 다음 문장을 게걸스럽게 흡입한다. 월리스의 불순한 의도를 뻔히 아는 나로서는 한국 독자들에게 정신 바짝 차리라고 경고하고 싶지만, 그의 문장을 번역하다 보면 나도 그만 몽롱해져 번역자의 본분을 잊고 만다. (그의 기나긴 영어 문장을 기나긴 한국어 문장으로 번역하면서 사디스트적 쾌감을 느꼈다는 말까지는 차마 못 하겠지만.) 세상에 정의라는 게 있다면, 번역자가 힘들었던 만큼 독자도 힘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 김상욱, 유지원 『뉴턴의 아틀리에』

- 2020 민음북클럽 온라인 패밀리데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전자책으로 사 버렸다. 김상욱 부분은 유명 작품의 해석이라 좀 심심하고 유지원 저자는 새롭다. 이미지가 많고 이 책의 폰트 미학을 음미하려면 종이책이 더 낫지만 빨리 읽으려면 어쩔 수 없던 선택😅 반 정도 읽었다.

 

 

 

📖 오스틴 라이트 『토니와 수잔』

- 톰 포드 《녹터널 애니멀스》영화 못 봤는데, 최근 본 소설 중 가장 흡입력 있다. 이런 몰입감은 최근 조이스 캐롤 오츠 『카시지』(2019, 문학동네)에서 느꼈는데 그보다 더 빨려 들 듯 읽었다. 기분 처질 땐 역시 스릴러 소설! 결국 밤새우고ᅮᅮ...

 

"그녀는 원고를 내려놓았다. 이제 와서 독서를 중단하는 건 너무 힘들 것 같지만 그만 읽고 자야 할 시간이다. 독서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다르니 인생에 불쑥 끼어든 이혼처럼 독서도 또다시 고통스럽게 중단됐다. 수잔같이 할 일이 많은 사람은 밤새 책을 읽을 수 없다. 그리고 결말을 보기 전에 독서를 멈춰야 한다면 여기서 멈추는 편이 낫다."

 

 

 

 

📖 버트런드 러셀 『러셀 서양철학사』(2019, 을유문화사)

- 러셀의 이 책이 e book으로도 나와 완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루 다섯 시간 이상 읽어도 20% 정도 읽는다. 러셀의 명쾌한 분석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내가 말하려는 철학은 신학과 과학의 중간에 위치한다."

이 책을 읽고 철학의 계보를 따라 읽어 나간다면 자기만의 비판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철학자들의 장단점을 꼼꼼히 짚는 이 책이 더 돋보이는 건 철학사 책 중 가장 현대적인 문체라는 점이다. (이 학문에 흥미를 느낀다는 전제 하에서) 고루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분량과의 싸움이 관건.

 

 

 📖  유홍준 『喪家에 모인 구두들』(2004, 실천문학) : 절판.

이성복 시인의 서정성과 비교된다. 긍정적인 뜻에서. 유홍준 시인의 데뷔 시집인데 이 시집은 꼭 다시 나와야 하는 시집이다. 단어를 어렵게 배치하지 않아도 문장의 울림이 크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님 아님)

 

 

 

 

 

 

 

 

● 바깥의 책

 

 

📚 휴대폰 보며 걷기 vs 책 보며 걷기

우리는 혼자일 때 외로움과 불안만이 아니라 취향을 더 발산한다. 마주 오는 사람 3명 중 1명은 휴대폰을 보고 있다. 혼자라면 특히 그렇다. 눈치껏 전방을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마주 오는 사람의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다. 가끔 피하지 않고 끝까지 그 앞을 향해 간다. 그때의 표정들은 하나같이 똑같다. 이토록 비슷하고 은근히 파괴적인 인간이 관계를... 늘 의문이다.

 

그들은 늘 휴대폰을 보고 있다. 나는 늘 책을 보고 있다.

(음료 제외) 먹으며 걷는 사람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취향이 모이는 자리인 문화는 항상 이상했다.

※ 걸으면서 책을 볼 땐 30미터 앞으로 사람이 얼마나 있나 확인하고 장애물이 없는 직선 보도에서만 봅니다. 횡단보도 대기할 때가 가장 적당.

 

 

 📖 아미르 D. 악젤 『수학이 사랑한 예술』(2008, 알마) : 품절

『수학 미스터리, 니콜라 부르바키』(2015, 알마)로 개정판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절판이다. 니콜라 부르바키라는 수학자가 20세기에 미친 영향을 조명하는 이야기인데 이 책은 더 오래 살아남아야 하지 않을까. 알마출판사 간판 스타인 올리버 색스만큼은 아니더라도.

 

 

 

 

책을 만나고 떠나보내는 과정도 처음부터 끝까지 고생이다. 우리는 삶을 종종 그리 말하면서도 악착같이 산다. 단지 생존 본능이라고 말하기엔 이 과정엔 많은 秘義, 悲意들이 있다.

📚 유종인 『아껴 먹는 슬픔』(2001, 문학과 지성사)

-"슬픔에 비 맞아 가는 것도 / 다 구경인 세상이듯이"(「아껴 먹는 슬픔」)

 

 

 

 

 

 

 

 

 


공원에서 독서하기 어려운 점은 한산한 시간대를 골라 돗자리 같은 필수품을 챙기지 않으면 벤치에 앉을 수밖에 없고 이곳 특유의 소음 문제를 감수해야 하는 거다. 간간이 등장하는 인물이 트로트 음악, DMB 스포츠 방송을 틀어대기 때문에 예상외로 조용한 독서가 쉽지 않다. 하이톤으로 불분명하게 떠드는 아이들의 괴성, 중년 여성 특유의 괄괄한 목소리는 왜 새소리처럼 좋아할 수 없을까. 데시벨은 비슷한 거 같은데 미스터리. 내가 어머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나긋한 목소리 톤이다. 프랜시스 베이컨 목소리도 내용은 독설적이더라도 영국 특유의 나긋함이 있다. 미국 예술가의 나긋함 대표는 앤디 워홀ㅎ?

 

 

"베이컨은 예비 드로잉이나 스케치 없이 회화 작업에 착수한다. 이는 우연과 운에 천착했던 그의 기질과 관련이 있다. 베이컨은 우연이 작동하는 중에 더 깊은 개성이 전달된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가장 유익한 우연은 그림을 어떤 식으로 계속 진행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극도로 절망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베이컨은 절망으로 인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보다 과감한 방식으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절망이 유익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 베이컨은 도박을 좋아하지만, 삶이 러시안룰렛 게임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삶이란 가능하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ㅡ 미술평론가 유경희

데이비드 실베스터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2015, 디자인하우스)

 

 



📚 책 보며 걷기 - 읽는 건 분위기

오늘은 무슨 일이 있으려나 또 공원을 갔다.

트랙에서 책 읽기는 안정적이지만 앞지르려는 운동가들의 액션과 숨소리가 신경을 거스른다. 그들 입장에서는 왜 여기서 책을 읽고 난리야! 싶을 거다. 여기서도 휴대폰 보는 산책자와 조우한다. 결국 주제를 알고 500미터도 못 읽고 이탈했다.

공원에서 가장 조용하고 좋아하는 장소인 연못에서 어제 만난(?) 왜가리를 또 봤다. 어제 귓전을 스쳐가 얼마나 놀랐던지. 왜가리는 여름철 텃새다. 그들의 울음소리는 공룡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섬뜩함이 있다.

너를 해칠 맘이 없다는 걸 전하는 건 더 이상 다가가지 않기. 모른 척 하기. 우리는 왜이리 이상하게 살아야 할까.

오늘은 '왜가리는 숲속에서 왜가리 놀이를 한다'는 이수명 시인 「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 같은 상황. 나는 왜가리도 아닌데 숲을 떠나지 못하고.

김성모 화백의 명대사 "왱알앵알"을 읊고도 싶고.

덥군.



 

 

 




난 이 시집의 리뷰를 이렇게 시작한다.

더 이상 슬프지 않아도 될 슬픔은 무엇인가. 존재하는 모든 것이 품는 슬픔은 그러므로 불멸이다. 꽃잎의 붉고 노란 경계가 그들의 세계를 확정하듯이 우리의 작은 입과 눈과 손은 저마다 기쁨의 경계였고 스스로 넘을 수 없는 슬픔의 결계였다.

 

 

 

 

 

 

 

 

 

 

 

 

 

 

모기에게 7방 물리고 공원에서 급 후퇴💦

공원에서의 독서는 늘 변수가 많고, 안팎으로 다가갈 것들은 너무나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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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6-13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_@;;; 존경스럽고도 경이로운@_@;;; 독서생활이십니다. 뱅글뱅글@_@;;;

정신차리고-_-

바질을 40~50일이나 키워야 하나요? 저는 백화점에서 에코 기프트로 받아서 한달키우고 잘라먹었어요ㅎㅎ 맛있는 바질비빔밥ㅎㅎ;;; 분갈이처럼 정성이 들어간 행위는 역시나 하지 않았어요ㅎㅎ;; 먹을 자격이 없었네요ㅜㅜ;;;

녹색우산이 예뻐서 부러워합니다. AgalmA님의 독서는 실로 어마어마^^ 따라할 엄두도 못 내고 존경만 합니당^^

AgalmA 2020-06-13 18:25   좋아요 0 | URL
모아놓으니 그리 보이는 거지 저도 하루하루 조금씩 읽어나가는 것뿐인 걸요^^;

바질을 씨앗부터 키운 건 이번이 처음인데 키운지 2주나 되어도 꼬꼬마라 2주는 더 키워야 될 거 같은데요.
바질 비빔밥 2주 뒤면 되려나요. 이렇게 아껴 키우고 먹을 생각하면....먹고 사는 건 언제나 만감이 교차합니다.

우산이 이젠 거의 품절이던데 나름 선택을 잘했다 싶습니다.
존경은요; 그러지 마세요^^;;

겨울호랑이 2020-06-13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셀의 서양철학사>가 철학사 중에서는 재밌게 쓰여진 책이지만, 가열찬 독서를 하기에는 은근 어려웠는데, AglmA님께서는 진정으로 즐기고 계셔서 부럽습니다. 그나저나 AgalmA님의 페이퍼의 분량이 점차 벽돌책 수준으로 두꺼워지고 있음을 절감하는 요즘읍니다.^^:)

AgalmA 2020-06-27 07:34   좋아요 1 | URL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책을 가열차게 읽으시는 분으로 저는 겨울호랑이님을 빼놓을 수 없는데 무슨 말씀이시죠?ㅋ?);; 저야말로 꾀부리며 이 책 저 책 요지경을 만들고 있는 중생놀이중인뎁쇼; 매일 기록을 남기는 건 즐겁지만 이렇게 모으는 일은 생고생입죠...에효;

파이버 2020-06-13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질 새싹 너무 귀여워요 부디 무럭무럭 자라길 기원합니다 왜가리는 늘 멀리서만 봤는데 생긴것도 참 공룡같군요! 더워지는 날씨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AgalmA 2020-06-27 07:38   좋아요 1 | URL
우리 동네에서 이 계절을 나기로 했는지 이 왜가리를 종종 보는데 날아가는 걸 보고 있으면 참 비현실적입니다. 먼 옛날 시조새 같은 게 지구의 하늘을 날아다녔다는 건 더 상상이 안 될 정도로요.
바질이 쑥쑥 자라서 이제 열심히 잡아먹고 있는데;;; 미안해하며 맛있어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6월 마지막 주말 평안히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