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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5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최종술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평점 :
글을 읽고 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꼭 일독,재독이 아니라 필사를 권하고 싶을 정도로 비상한 글쓰기의 장인의 솜씨이다,요즘 UFC로 대표되는 실전 싸움에 가장 근접한 종합 격투기 시장을 주름잡는 선수들이 바로 크림 반도 인근 지역 사람들인 것을 보면 혹,이 지역 근방을 지날 때에는 주먹자랑 또는 예술 자랑 말고 조용히 옷깃을 여밀 일인 것 같다.
작품은 러시아령 크림반도에(이 지역은 그리스인,카자크족,타타르인,유대인,러시아인 등등이 혼재하고 있듯 지,정학적,역사적 고난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도(--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중--) 끊임 없이 진행중인 곳이다) 살고 있는 그리스계 일족의 1900년대 전반부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첫 페이지에 시노폴리 가계도가 나오는데 그 숫자만 50명 가까이이고 그 사람들과 이런 저런 관계에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훨씬 그 숫자가 많아 그냥 한번 읽는 것으로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 가는지 몰라 헤매게 마련이다.
요약하자면,1800년대말에서 1900년대 전반부에 시대적 상황이 녹록치 않았던 시기에( 언제는 그렇지 않았겠냐만) 이 일족들 남녀들이 성장하며 어떻게 먹고 살았고 가장 중요한 것-- 남녀간의 짝짓기--라 할 것이다.
그냥 누가 누구랑 만나서 아들,딸 낳고 살았다라고하면 작품이 아니겠지,,재미도 없을테고,그런면에서 재미는 끝내준다,재미는 있지만 영 찜찜하다,불쾌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왜냐하면 이것이다,, 일가 근친간에 촌수를 정하지 못할 정도로 상간이나 오입질이 대를 이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그걸 또,그러려니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여긴다는 것,
정사에 기록되지 않는 야사에 해당되는 얘기 하나,,우리 부모님들은 6,25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들이다 그 분들에게서,어릴적 자주 들었던 말-쏘련군(범 러시아 군)들은 팔뚝에 약탈한 시계를 주렁주렁 차고 다녔고,부녀자를 밝혀서 우리나라 여자들은 온 얼굴에 숯 등으로 검정칠을 하고 숨어 지냈다한다,
아니,만인은 일인을 위하고 일인은 만인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인민 해방을 위해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의 군대가 이래도 되는가?
원래 그렇다는 것은 답이 되지 않는다,시대적 또는 관행적이라는 말도 이해는 되지만 그러니 그래도 되는 것은 아니다,그러면 바뀌지 않는다,모든 폭력-군대,교단,가족,성-은 근절돼야한다
작가는 차고 넘치는 역량으로 불후의 명작이라 불릴만한 작품을 썼다 박수를 보낸다,개인적으로 바램이 있다면 이런 훌륭한 문학 작품이 나오지 않아도 좋으니 이 작품의 소재,아니 주제가 되는 상황은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문학이 문학으로서만 존재해서는 않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