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저녁이 저물 때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길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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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단편은 대체로 선호하지 않고 아얘 구입 자체를 하지않는데,아니 감정을 몰입할 즈음 느닷없이 막간극이라며 죽은 사람을 살려내 전혀 다른 상황극을 만드는데 그것도 무려 다섯번이다.한권의 장편이 아니라 각기 다른 단편 5편이라 해도 되겠다.


그렇지만 문장은 부럽고 질투가 날만큼 유려하다

1권중의 내용이다


유대인 가문에서 어머니는 딸과 기독교인과의 결혼을 허락하고 딸 부부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사망하자 사위는 종적을 감춰버리고 딸이 식음을 전폐하다시피하자 어머니와 딸은 이런 대화를 나눈다

"네 남편이 너를 이용해서 빚을 갚았다는 걸 잊으면 안돼"

"나 때문에 승진을 못하는 부담을 짊어지기도 했어요,나 때문에 영원히 11등급으로 살아야 했을 거야"

"영원히 그렇지는 않아"

"이건 아이 때문이에요"

"너와의 결혼이 자신에게 전혀 유리하지 않았다는 걸,예전에는 깨닫지 못했던거야"

"그게 위로라고 하는 말인가요"

"맞다"

그나마 행복했던 시절마저 빼앗아 버리려하는군요"

"내 말은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만큼 예전의 네가 많이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지"

"그렇게 생각하면 내 마음이 더 편할 거라는 거죠?"


2권중의 내용이다

사람들은 유대인을 이렇게 취급한다

"화재,메뚜기떼,거머리.페스트,곰,여우,뱀,빈대,이"

상점마다 팻말을 걸어놓는다 "손으로 물건을 절대 건드리지 마시오"라고


3권중의 내용이다

11등급 말단 공무원의 딸로 태어났다,그러므로 부르주아이다,그녀는 피아노 교습을 받은 적이 없으며 여동생도 바이올린을 배우지 못했다,아버지가 공장 노동자가 아니었을 뿐 가족들은 거의 굶주리다시피했다 하녀를 고용한 적도 없다,생각이 잘못되었다면 맘을 고쳐 먹으면 되는데 출신성분은 영구하다.

"노동계급은 잃을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그녀는 잃을 것이 많다는 말인가?


"열여덟이라는 나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단지 살아남는데만 급급한 차원에서 한단계 상승할 수단,소수의 부자들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기 위해? 식민지를 정복하여 새로운 시장과 값싼 생산지를 얻기 위해?지하자원을 재분배하겠다는 욕심으로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교육이란 가능한가? 희망이란 제한적이 아닌 무한한가? 


혁명작가 모임에 참석한다,

문학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이길 원했다,밀가루 한봉지이고 구두 한켤레이길 바랬다.말조차 손에 잡힐듯했고 문학과 현실이 간격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기존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위해""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의 대열에 합류한다,그들은 유쾌했고 노래를 부르며,커피를 마셨다,

그랬던 그들이 스스로 자아 비판을 해야하고,여기서 떠벌이고 저기서 헐뜯고 고발과 폭로가 발생하고 어느날 불쑥 누군가 찾아오게되고 그 이후로 그들의 행방은 아무도 모르게 되고 사상검증 등의 혐의를 씌워 대부분 숙청되고만다.그녀의 남편도체포되어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 모른다.


4권의 내용이다

4권에서는 그녀가 소련 체제에 철저히 순응 및 성공적으로 살다가  

"일생동안 모든 능력을 다해 노동 계급과 당에 헌신했습니다"는 화환과 조의 속에 사소한 부주의에의한 사고로 생을 마감한다


막간극의 내용이다

1989년 가을,동독과 서독 사이의 장벽이 무너진다,무너뜨린 대량의 인민들은 자신의 나라를 탈출하여 자본주의 형제자매의 품으로 달려가 안겼고 환희에 도취되어 제 정신을 잃고,한나라 전체가 텅텅 비어 완전히 항복해버리는데 통치권과 국권을 넘겨준 다음 꺼져 버렸다, 러시아인들은 막사를 닫고 모피모자,군복,위대한 조국 수호 전쟁에서 받은 훈장을 벼룩시장에 내다 판다


5권의 내용이다

사고로 죽지 않고 90세 생일까지 살다 생일 다음날 요양원에서 죽는 설정이다 90세 생일날의 모습이다

그녀는 노환으로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간호사에게 이렇게 말한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왜 여기에 모여있는가? 이 모임의 목적과 의미가 무엇인가? 반드시 무슨 이유가 있어 모인 것이 분명한데,,"

"부인,수천명이 아니고요 그냥 아침 드셔야지요"

"이 빈약한 음식을 먹을 수가 없네"

"빵집에서 방금 가져온 신선한 빵이에요"

"아니 나는 이런 것을 먹을 수 없어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동기는 무엇이고 무엇에 설득 당했고 무엇에 설득 당하지 않았는지 그걸 알아내야겠어"


요양원 입소자중 한명에게 이렇게도 말한다

"우리는 그룹을 결성해야해요,그들을 잘 조직하면서 지도부의 명령을 기디려야해요"

입소자는 아얘 쳐다보지도 않는다,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는 다른 행동을 하면 절대 안돼요"

"나는 지금 남편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저녁 여덟시가 다가오면 눈을 감고 초를 센다,여덟시가 되면 총살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는 여러번 "한사람이 죽은 하루가 저문다고해서.세상의 모든 저녁이 저무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다,현실이 그렇다해도 한 사람이 죽으면 모든 세상이 저물어야 하는 세상이 와야한다고,꼭, 그래야만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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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저녁이 저물 때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길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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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배수아의 해설에 전적으로 공감했다,읽는 중간 중간 먹먹하고 답답하기도 했다,역사 속에서 개개인은 한갓 한줌도 아닌 것에 불과한 것에 대하여,,이념 속에서 속절없이 스러져간 인생은 또 얼마나
기하인가에 대하여,,그래서 작가는 만약 이랬더라면을 가상하여 5개의 인생을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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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볼트의 선물 - 1976 퓰리처상 수상작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44
솔 벨로 지음, 전수용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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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명성이 자자해서 읽었던 "오늘을 잡아라"의 평이함에 실망했었는데 혹시나하고 읽은 무려 800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에 질렸다 뭐,부분 부분 좋기도 했지만 자기가 아는 온갖 유,무명 인간들,잡다한 지식 자랑 말고는 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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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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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 주말의 명화에서의 인상 깊었던 한 장면이 생각난다,경매에서 계속 상대가 부르는 금액에 6펜스를 더하여 구매 금액을 부르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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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픽처스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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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임파서블 포트리스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신선,유쾌,상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영 아니다,닳고 닳도록 써먹은 내용으로 전혀 신선하지 않았고 불쾌함 잔뜩이다,이 분야를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작가를 비롯한 재미있다고 평을 하는 독자 모두에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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