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하루키가 제일 좋다. 요즘 신작 소식도 없지만, 그러면서 계속 개정판이 나오길래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구매했다. 이미 가지고 있지만... 나같은 사람 때문에 개정판이 계속 나오나보다. 최근에 내가 산 하루키 개정판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그리고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이다. 다시 읽어도 여전히 좋았다. 재독을 계속해도 질리지 않는다. 기분전환이 필요할때 역시 하루키 책이 최고다.



1.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N25073

하루키의 첫 작품. 특별한 줄거리도 없지만 정말 재미있다. 누군가는 이런걸 문학이라고 할 수 있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하루키 특유의 문체와, 텅 비어 있지만 허무로 가득찬 분위기가 좋더라. 나와 쥐의 특별할건 없지만 특별한 이야기 속에는 청춘의 불안과 우울이 잘 그려져 있다.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 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건 스쳐 지나간다. 누구도 그걸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2. 1973년의 핀볼   N25074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연작 느낌의 작품으로, 첫 작품에 비해 다소 덜 인정받는 작품이지만 나쁘지 않다. <바람의...>에서는 나와 쥐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 작품에서 나와 쥐는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인물의 우울함과 허무함이 닮아 있어서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소울메이트라고나 할까? 이제는 사라져 버린 핀볼 기계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인 이 작품은 다음 작품인 <양을 쫓는 모험>과도 연결된다.

˝우리는 다시 입을 다물있다.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건 아주 오래전에 죽어버린 시간의 단편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얼마 안되는 그 따스한 추익은 낡은 빛처럼 내 마음속을 지금도 여전허 방항하고 있다. 그리고 죽음이 나를 사로집아서 다시금 무의 도가니에 던져 넣을 때까지의 짧은 한때를 나는 그 빛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3.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N25075

1995년 고배 대지진 이후를 배경으로 한 여섯편의 단편이 실린 연작소설로, 하루키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집이다. 지진 이후 편지한장만 남기고 떠난 아내, 모닥불에 빠진 쓸쓸한 사람들, 자식의 탄생을 부정하는 오른쪽 귓볼이 없다는 아버지, 지진으로부터 도쿄를 구한 개구리, 고베 대지진 이후 악몽을 꾸는 아이까지 모든 단편들이 좋았지만, 하루키의 작가로서의 다짐을 엿볼 수 있는 <벌꿀파이>가 가장 좋았다.

˝지금까지지와 다른 소설을 쓰자, 하고 준페이는 생각한다. 날이 새어 주위가 밝아지고, 그 빛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꼭 껴안고 누군가가 꿈꾸며 애타게 기다리고있는 것 같은 그런 소설을.˝




앞으로 하루키의 어떤 신작이 나올까에 대한 기대와 함께 걱정도 든다. 하루키의 연세를 생각하면 쉽지 않을거 같지만 그래도 하루키니까 가능할거라 믿는다. 하루키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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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 에디션 읽기 시작


리는 좌절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있다. 욕망의 한계를 새장의 철창처럼, 목줄과 쇠사슬처럼 느껴왔다. 더 나아가지 못하게 막는 쇠사슬과 단단한 철창을 수많은 세월동안 경험하면서 동물적으로 학습된 한계였다. 리는 한 번도 순순히 체념한 적이 없었다. 보이지 않는 철창 사이로 밖을 내다보며, 간수가 잠그는 일을 잊기를, 목줄이 해어지기를, 철창이 느슨해지기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기다렸다. 단념도 없이 승낙도 없이 고통받아 왔다. - P49

앨러턴은 친한 친구를 사귄 적도 없었다. 이제 그는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리는 나에게서 뭘 바라는 걸까? 리가 퀴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퀴어라면 어느 정도 분명하게 여성스러운 면이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앨러턴은 리가 자신을 관객으로 여긴다고 결론지었다. - P51

리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침울했다. 웃음이 흐르는 다정한 토요일 밤이 사라졌는데 리는 그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사랑이나 우정에서 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직감으로 알수 있는 관계, 무언속에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연계를 만를려고 늘 애써 왔다. 이제 앨러턴이 갑지기 문을 닫았고, 리는 몸으로 아픔을 느꼈다. 자기 몸의 일부를 다른 사람을 향해 망설이며 내밀었다가 그 내민 곳이 잘린 듯했다. 리는 절단되고 남은 곳에서 흐르는 피를 믿기지 않는 듯 충격에 싸여 바라보았다. - P79

‘이곳을 떠나아지. 다른 곳으로 가자. 남아메리카 파나마.‘ 리가 결심했다. 역으로 가서 베라크루스로 가는 다음 열차 시각을 확인했다. 밤차가 있었지만 표를 사지는 않았다. 앨러턴과 멀리 떨어져서 홀로 다른 나라에 다다른다는 생각에 차가운 외로움이 밀려왔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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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5072 <그대의 차가운 손>

˝진실에는 용기가 필요한 거다.
남을 속일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수는 없는 거다.˝


가면을 안쓰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한강작가님의 <그대의 차가운 손>은 제목처럼 차가운 작품이었다.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어디에도 온기라는 것은 없었다. 껍데기 속에 감춰져 있는 감정과 아픔들. 왜 우리는 상처를 받고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걸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조각가 장운형이다. (한강 작가님의 작품에는 작가나 미술가 등 예술가가 자주 나오는데, 다 우울한 사람들이다. 이러다 특정 직업군에 대한 편견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액자식 소설이지만 장운형이 실종되기 전에 남긴 글이 이 소설의 뼈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부모님의 무관심과 위선 때문에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낸다.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사랑 보다는 주위 시선을 더 의식해서 타인에게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자식들에게는 차갑기만 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 였다. 돈을보고 어머니와 결혼했으면서도 타인들에게는 언제나 존경받고 위엄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으며, 타인들 앞에서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사랑이 없었다. 여기에 외삼촌이란 사람도 그에게 영향을 미친다. 외삼촌은 이런 위선적인 아버지를 뱀 같은 놈이라고 알아보고 아버지를 증오한다.

[나는 용기 있는 아이가 된건가, 비겁한 아이가 된건가? 끝까지 결백을 주장하는 것이 더 용기 있는 행동이었을까? 그리나 그것이 오직 나만 알고 있는 진실이리면, 나 말고는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진실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가령 내가 오늘 밤 죽기라도 한다면 흔적도 없어져 버리는 것이 진실 아닌가?]  P.59



특이한건 외삼촌의 외향이었다. 외삼촌은 군대시절 오발사고로 손가락을 잃고 이후 망나니로 살아가는데, 주인공인 장운형은 단 한번도 외삼촌의 오른손을 본적이 없었다. 가면속에 진실을 감추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언제나 오른손을 감추는 삼촌을 보고 자라면서 그는 진실의 추함을 알게 된다. 결코 보여질 수 없는 진실, 내가 속이고자 하면 속일 수 있는 진실. 그는 껍데기가 결국은 진실이라는 삐뚤어진 시선을 갖게 된다.

[애정이란 그렇게 쓸쓸한 것이다. 한순간 강렬하게 찾아들지만, 의지할 만한 물건은 못 된다. 곧 변형되고 때로는 퇴색되며 영영 휘발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때까지 나는 한번도 어떤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적 없었다. 다만 애정을 느낀다고 했다. 그것만이 나에게 정직했기 때문이다.]  P.85



장운형은 성인이 되면서 조각가가 된다. 그의 분야는 석고를 부어 만드는 라이프캐스팅. 어린 시절 가면을 쓰고 위선적인 삶을 살아간 부모와 외삼촌 때문이었을까? 그는 내면 보다는 껍데기, 특히 손에 집착한다. 그러다가 첫 전시회에서 L이라는 여자를 보게 된다. 100킬로그램의 거구에다가 타인에게 비호감을 주는 외모였지만 그는 그녀에게, 특히 그녀의 손에 끌린다. 그리고 그녀에게 자신의 라이프캐스팅 모델이 되달라고 한다. 언제나 타인으로부터 격멸의 시선을 받던 L은 그의 호감을 받아들이고 모델이 된다. 이후 그녀는 손 뿐만 아니라 몸까지 석고를 뜨게 된다.

[내가 만들어준 고통 속에서 그녀는 울고 있었다. 나에게는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기껏 할 수 있는 일은, 오히려 석고가 잘 굳을 때까지 고통을 연장시켜주는 것 뿐이었다. 석고에 파묻힌 그녀의 몸 위로, 마치 그 거대한 흰 더미에 잘못 얹혀진 것처럼 그녀의 조그만 얼굴이 솟아 있었다. 그녀가 입술을 질경거릴 때마다 그녀의 처진 뺨이 흔들거렸다.]  P.106



그의 애정을 통해 눈을 뜬 L은 다른 사람의 사랑을 갈구하게 된다. 그리고 살을 빼겠다는 결심을 하고 그를 떠난다. 그는 L의 흔적이 담겨있는 석고상을 보면서 L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감정은 무뎌져가고, 다른 여자들을 대상으로 석고를 뜨면서 그렇게 작품활동을 계속해나간다. 여전히 그는 껍데기만을 만들 뿐이었다.

[짐짓 실연당한 사내의 쓸쓸한 얼굴을 지으며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녀는 스물한 살이었다. 커다란 몸에 갸날픈 마음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의 사랑이란 뭘까. 자신을 향해 혐오의 눈길을 쏘아 보냈던 남자애.  그 소년의 껍데기를 사랑하는가.] P.122



그러다가 우연히 길에서 L과 재회한다. 하지만 그녀는 예전의 L이 아니었고 살이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예전보다  더 망가져 있었다. 그녀는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이 여전했고, 몰래 먹고 토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껍데기에 불과한 외형 때문에 그녀는 매일 매일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작업실에서 살게된 L은 자신의 과거이자 거대한 껍데기였던 석고상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느낀다. 장운형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몇일 집을 비운 사이 그녀는 그녀의 껍데기를 깨부수고 그의 집을 떠난다.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녀의 무엇인가가 내 내부의 무엇인가를 영원히, 돌이킬 수 없이 변화시켰다. 그러나 그것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나는 결코 알아낼 수 없었다.]  P.187



이후 장운형은 E라는 여자를 알게 된다. L과 대조적으로 아름다운 외모의 E, 하지만 그는 그녀의 외모 뒤에 숨겨진 진실이 있음을 어렴풋이 느낀다. E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차가움을 느끼지만, 자신에게 호감을 보여주는 그와 가까워진다. 결국 하룻밤을 자게 되지만 그는 그녀에게 왠지 모를 거리감을 느낀다. 그가 안은 그녀 역시 껍데기였기 때문일까?

[이따금 나는 만년필을 내려놓고 생각했다. 왜? 라는 단말마의 물음을 들이댔을 때 꺼내 보여줄 수 있는, 진짜 이유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진짜를 보고 싶다면 결국, 심연 앞에 서는 일만이 남는 것 아닐까. 그 텅 빈 심연 속에서 대체 어떤 대답을 건져낼 수 있다는 것일까. ]  P.271



그는 E에게 그녀의 얼굴을 뜨고 싶다고 한다. 지금까지 단한번도 그가 떠보지 않았던 부위인 얼굴. E는 그에게 왜 자신을 뜨고 싶어하는지 묻는다. 그는 E에게 뭔가 숨겨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그래서 진실을 알고 싶어 뜨고 싶다고 말한다. E는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그는 E의 얼굴을 석고로 뜬다.

[네가 날 뜨고 싶다고 했을 때. 마치 내 가죽을 벗겨내고 싶다는 말처럼 들렸지. 네가 만든 껍데기들.... 지루하고 야비하더군. 그런데도 내가 허락한 건 왜였을까? 아마도 난 증명하고 싶었던 모양이야.내 껍데기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는 걸.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껍데기라면, 그게 껍데기인들 무슨 상관이겠어?]  P.302



이후 그는 그녀의 석고상을 완성하고 E에게 보러 와달라고 요청하지만 그녀는 예전과 다르게 냉담한 태도를 보이며 보러 오지 않으려 한다. 자신의 진실이 드러날까봐 두려워서 그랬던 걸까. 하지만 그의 끈질긴 구애 끝에 E는 그의 작업실로가고 그곳에서 자신의 얼굴 껍데기들을 본다. 그의 제안으로 이번에는 전신 석고를 뜨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석고를 뜨면서 주먹을 펴지 않는다. 그는 그녀의 주먹을 피려고 하지만 그녀는 완강이 거부한다. 결국 그녀는 석고 뜨는걸 완강히 거부한다. 그는 당황한다. 뭐가 문제였던걸까? 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손을 보여준다. 그는 그녀의 손이 몹시 차갑다는 것을, 예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자신의 손에 대한 비밀을 그에게 털어놓는다. 진실을 털어놓는다. 이후 두사람은 함께 사라진다. 껍데기로 살아가지 않아도 되는 어딘가로...

[삶의 껍데기 위에서, 심연의 껍데기 위에서 우리들은 곡예하듯 탈을 쓰고 살아간다. 때로 증오하고 분노하며 사랑하고 울부짓는다. 이 모든 것이 곡예이며. 우리는 다만 병들어가고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잊은 채.]  P.313



껍데기가 진실같아 보여도 진실은 아니다. 껍데기일 뿐이다. 진실은 내면에, 자신이 감추고 있는 그곳에 있다. 손도 마찬가지다. 손이 차갑더라도 그 안에는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다. 나의 껍데기만을 아는 사람들은 타인일 뿐이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내면을 꺼내 보여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내면을 이해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Ps. 드디어 한강작가님의 소설을 모두 완독했다. 단 한작품도 빠지는 작품이 없었다. 감정이 너무 깊어 우울하긴 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평생 소장해서 계속 읽어야 겠다.

Ps. 모든 작품이 다 좋았지만 누군가에게 한강작가님의 첫 책으로 추천한다면 이렇게 하고 싶다.
장편 : 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
단편 : 노랑무늬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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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2025-08-23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완독하고 나면 뿌듯할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을 기다리면서 재독하면 되시겠네요? ㅎㅎ 한강 작가님 책 관심 있는 분들은 새파랑님 리뷰 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새파랑 2025-08-23 11:43   좋아요 1 | URL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수집 및 완독하는 욕망이 있어가지고 ㅎㅎ 다른 작가님을 찾고 있습니다!!

모나리자 2025-08-23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5-08-23 11:44   좋아요 1 | URL
다른 책은 안읽고 몰아서 읽어서 그렇습니다~!! 한강작가님 작품은 워낙 잘읽혀서 금방금방 읽게 되더라구요~@!

yamoo 2025-08-23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기분 압니다. 한 작가에 버닝해서 작품들을 개걸스럽게 읽어나가는 재미...
저에게는 움베르토 에코, 에리히 프롬, 안톤 체홈, 루이스 세풀베다, 앙리 베르그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등이 그랬습니다. 특히 베르그손 저작들은 우리말 번역이 개판이라 영어판도 구입했더랬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쭉~~ 완독하면 도취된 상태에 빠져버리는데, 그런 경험은 좀처럼 할 수가 없지요. 새파랑 님에게는 그게 한강 작가의 전집이었군요!ㅎㅎ

새파랑 2025-08-23 16:27   좋아요 0 | URL
오 yamoo님 전작 명단 체크했다가 따라 읽겠습니다~!
전 우리나라 작가님중에는 한강, 최진영, 김연수 작가님 전작 했습니다~!
외국아저씨들로는 하루키 소세키 도스토예프스키 등 키로 끝나는 작가들~!!

다락방 2025-08-23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역시 한 작가의 전작을 모아놓은 사진은 참 좋습니다. 후훗.
한강 작가 책은 읽기가 결코 쉽지 않은데 정말 강심장 이십니다, 새파랑 님!

새파랑 2025-08-23 16:28   좋아요 0 | URL
한강작가님 책은 읽고나서 좀 우울해지지만, 제가 우울한걸 좋아해서 ㅋ
다락방님의 전작은 진작에 끝냈습니다. 세번째 작품이 필요합니다~!!!

페넬로페 2025-08-23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한강 작가님 작품 완독 축하드려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작품 하나하나가 결코 쉽지 않잖아요.
그럼에도 읽으면 항상 좋다라는 느낌과
글 정말 잘 쓴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파랑 2025-08-23 21:07   좋아요 1 | URL
한강작가님이 우라나라 작가라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쉽지 않지만 읽다보면 감탄하게 되더라구요~!!!

그레이스 2025-08-24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합니다
그대의 차가운 손은 사놓고 읽진 않았는데,,, 자극 받고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5-08-24 12:22   좋아요 1 | URL
그대의 차가운 손이 좀 소외된 느낌이 드는 작품인데, 가독성도 좋고 재미있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북프리쿠키 2025-08-24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의 책을 전작 읽는다는 것은 창작의 고통을 함께 겪는 만큼이나 어려웠을텐데..전 아직 멀었습니다. ㅎㅎ
<채식주의자>,<소년이온다>,<작별하지않는다> <여수의사랑>까지는 그냥 읽었는데 <희랍어시간>에서 서서히 힘들어지더군요.
대단하십니다. 역시 새파랑님 !!

새파랑 2025-08-24 12:2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한강작가님 작품은 읽기전에 뭔가 마음가짐이 필요하긴 하더라구요. 읽으면 우울해진다는... 그래도 읽고나면 생각해볼게 많더라구요. 한국문학의 자랑~!! 북프리쿠키님도 꼭 전작하세요~!!
 

역시 한강작가님~! 말로 설명할수 없을 정도로 좋다.

나는 용기 있는 아이가 된건가, 비겁한 아이가 된건가? 끝까지 결백을 주장하는 것이 더 용기 있는 행동이었을까? 그리나 그것이 오직 나만 알고 있는 진실이리면, 나 말고는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진실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가령 내가 오늘 밤 죽기라도 한다면 흔적도 없어져 버리는 것이 진실 아닌가? - P59

진실에는 용기가 필요한 거다.
남을 속일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수는 없는 거다.
- P67

애정이란 그렇게 쓸쓸한 것이다. 한순간 강렬하게 찾아들지만, 의지할 만한 물건은 못 된다. 곧 변형되고 때로는 퇴색되며 영영 휘발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때까지 나는 한번도 어떤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적 없었다. 다만 애정을 느낀다고 했다. 그것만이 나에게 정직했기 때문이다. - P85

내가 만들어준 고통 속에서 그녀는 울고 있었다. 나에게는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기껏 할 수 있는 일은, 오히려 석고가 잘 굳을 때까지 고통을 연장시켜주는 것 뿐이었다. 석고에 파묻힌 그녀의 몸 위로, 마치 그 거대한 흰 더미에 잘못 얹혀진 것처럼 그녀의 조그만 얼굴이 솟아 있었다. 그녀가 입술을 질경거릴 때마다 그녀의 처진 뺨이 흔들거렸다. - P106

짐짓 실연당한 사내의 쓸쓸한 얼굴을 지으며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녀는 스물한 살이었다. 커다란 몸에 갸날픈 마음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의 사랑이란 뭘까. 자신을 향해 혐오의 눈길을 쏘아 보냈던 남자애. 그 소년의 껍데기를 사랑하는가. - P122

시간이란 그런 것이다. 기억의 살과 내장은 조금씩 조금씩 썩게 만들고, 흔적을 없에며, 마침내 흰 뼈 몇개만 남게 만든다. 그렇게 내 안에서 L의 기억이 쓱쓱 그린 밑그림처럼 단순해졌을 무렵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났다. - P126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녀의 무엇인가가 내 내부의 무엇인가를 영원히, 돌이킬 수 없이 변화시켰다. 그러나 그것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나는 결코 알아낼 수 없었다. - P187

그러나 어쨌든 E 자신이 말했듯이 모든 것은 사라진다. 사라진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살아갈 수도 없는 것이다. - P233

이따금 나는 만년필을 내려놓고 생각했다. 왜? 라는 단말마의 물음을 들이댔을 때 꺼내 보여줄 수 있는, 진짜 이유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진짜를 보고 싶다면 결국, 심연 앞에 서는 일만이 남는 것 이닐까. 그 텅 빈 심연 속에서 대체 어떤 대답을 건져낼 수 있다는 것일까. 언젠가 H를 다시 만난다면 그녀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다.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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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으로 다시 읽은 작품. 오래전에 읽어서 그런지 처음 읽는 기분이었다. 단편들이 다 좋았다.

"두번다시 여기로 돌아올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 P71

"문제는 당신이 나한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는거예요. 좀더 정확히 말하면, 당신의 내부에는 나한테 주어야 할 게 아무것도 없단 말이에요. 당신은 다정하고 친절하고 멋있지만 당신과의 생활은 마치 공기덩어리와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건 당신만의 책임만은 아니에요. 당신을 좋아하게 될 여성은 많이 있을거에요. 전화도 걸지 마세요. 남아 있는 내 짐은 모두 처분해 주세요." - P17

"하지만 그런 일들은 어딘가 서로 연관되어 있는게 아닐 까?" - P29

"어쨌든 모닥불이 모두 꺼질 때까지 다다리자. 애써 피운 모닥불이잖아. 최후까지 같이 있고 싶어. 이 불이 꺼지고 칠흑같이 어두워지면, 같이 죽자." - P72

오른쪽 귓볼이 없었는데, 어릴 때 개한테 물어뜯겼기 때문이라고 했어.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본 적도 없는 커다란 검은 개가 넘벼들어 귀를 물어뜯었다는 거야. 그래도 귓볼만 뜯긴 게 다행이라고 그 사람은 밀하더구나. 귓볼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은 없다고. 코라면 그렇게는 안 되겠지. 확실히 그말이 맞는다고 나도 생각했지. - P87

신이 인간을 시험할 수 있다면 왜 인간은 신을 시험해선 안 되는 거지? - P100

내가 뒤쫓고 있었던 건 아마도 내가 안고있는 암흑의 꼬리 같은 것이었다. 나는 우연히 그걸 봤고, 추적했고, 매달리려 했고, 최후에는 더욱 깊은 암흑 속에 팽개쳐져버린 것이다. 내가 그것을 보게 되는 일은 이제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 P101

가슴속에 있는 상념을 상대방의 손에 전달하려고 했다. 우리의 마음은 돌이 아닙니다. 돌은 언젠가 부너져 내릴지 모릅니다. 모습과 형태를 잃어버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마음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형태가 없는 것을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어디까지고 서로 전할 수 있습니다.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을 추는 겁니다. - P107

지금까지지와 다른 소설을 쓰자, 하고 준페이는 생각한다. 날이 새어 주위가 밝아지고, 그 빛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꼭 껴안고 누군가가 꿈꾸며 애타게 기다리고있는 것 같은 그런 소설을. 하지만 지금은 우선 여기에 있으면서 두 여자를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상대 가누구든, 영문 모를 상자속에 넣어지게 해선 안된다. 설사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 해도, 대지가 소리를 내며 갈라진다 해도.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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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2025-08-12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은 한 번도 못 읽어봤는데, 새파랑님이 남겨주신 글을 읽으니, 관심이 가네요? 기웃기웃

새파랑 2025-08-12 14:22   좋아요 1 | URL
저는 곰돌이님 글 보고 박솔뫼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하루키 팬으로써 모든 작품이 다 좋습니다~! 아직 한번도 안읽으셨다니 부럽네요~!! 하루키 소설은 장편 단편 다 좋습니다~!!

곰돌이 2025-08-12 15:05   좋아요 1 | URL
박솔뫼 작가님 작품 중에서 <미래 산책 연습>을 가장 좋아해요. 처음에는 조금 갈 길을 잃은 사람처럼 막막해했었거든요? 그러다가 빠져버렸어요. 새파랑님에게는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지 궁금하네요. 자신의 결과 맞든 잘 안 맞든 여러 작품을 접한다는 그 자체가 좋은 것 같아요. ㅎㅎㅎ

새파랑 2025-08-12 15:12   좋아요 1 | URL
곰돌이님 평이 좋아서 미래산책을 우선 구매했습니다 ㅋ 땡투도 했어요~! 이제 50장 정도 읽었습니다~!!!

곰돌이 2025-08-12 15:29   좋아요 1 | URL
저 같은 사람을 믿고 구매를 하신 게 뒤에서 자꾸 누가 옷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불편은 하지만 좋은 시간 되시길요. ㅎㅎㅎ 땡투는 감사합니다. 그런 일이 거의 없는데 말이죠. 제가 즐겨 쓰는 표현은 아니지만 호불호가 있는 박솔뫼 작가님의 작품은 확실히 독특한 편이어서 처음엔 친해지려고 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말이 점점 길어지네요. 늦었지만 저 이만 가볼게요.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