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질문을 해댔다. 이건 보이스카우트 제복이야, 똑바로 들어, 이건 제복이라고, 숲을 산책하던 그 부부가 보이스카우트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게 될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니? 아뇨, 죄송합니다, 그 생각은 못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봐, 이 연극이 그래도 재미있었지? 안 그래? 거짓말하지 마, 재미를 느끼지 않았다고 말하진 말라고! 넌 그걸 즐겼던 거야, 그렇지? 이 질문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당시엔 이 일기를쓰고 있지 않았으니까. 그때 이후 평생 써온 이 일기의 목표는 이랬다. 몸과 정신을 구별하고, 내 상상력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을 보호하고, 또 내 몸이 보내는 부적절한 신호에 대항해 내 상상력을 보호하는 것, 너의 어머니는 뭐라고 하실까? 어머니가 뭐라고 하실지 생각해봤니? 아뇨, 아뇨. 난 엄마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다. 신부님이 그 질문을 한 순간 난 깨달았다. 그렇게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내가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유일한 사람은 바로 엄마였다는 것을.
난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엄마가 날 데리러 왔다. 그다음 날, 난 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첫 문장은 이랬다.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젠 절대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 「1. 첫날(1936년 9월) : 64세 2개월 18일(1987년 12월 28일 월요일)」
「다행이구나…… 아아, 큰일 날 뻔했어…… 밀물이 들고 있구나.」 
순간, 소년은 선생을 경멸했다. <거짓말쟁이.> 아이는 생각했다. <거짓말쟁이, 겁쟁이, 다 헛소리였어......> 그 후 어둠이 피어올랐다. 시원부터 있었지만 영원하지는 않은 어둠, 고통스러운 여명 앞에 스러질 어둠이.- E. M. 포스터『모리스』...당시13살인 리종의 아버지, 14살 9개월의 모리스.그 이후로도 우리는 경멸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많은 것들 속에서 살았다.내 일기나 잘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