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563 : 읽고 독파하다



책도 다 안 읽고 … 한 권 한 권 독파해

→ 책도 다 안 읽고 … 한 권 한 권 읽어

→ 책도 다 안 읽고 … 한 권 한 권 다 읽어

→ 책도 다 안 읽고 … 한 권 한 권 끝까지 읽어


독파(讀破) : 많은 분량의 책이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음



  ‘독파’는 ‘읽는’ 몸짓을 가리킵니다. “읽고 독파하다” 얼거리로 쓰면 겹말이 되어요. 앞뒤를 다른 낱말로 쓰고 싶다든지, 뒤쪽에서는 좀 힘주어 말하고 싶다면, “끝까지 읽어 나가자”나 “다 읽어 나가자”로 손볼 만하고, “읽어 치우자”나 “읽어 내자”나 “모조리 읽어 내자”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9.29.나무.ㅅㄴㄹ



여기 있는 책도 다 안 읽고 불평만 했으니 오만했구나. 처음부터 한 권 한 권 독파해 나가자

→ 여기 있는 책도 다 안 읽고 투덜대기만 했으니 건방졌구나. 처음부터 한 권 한 권 다 읽어 나가자

→ 여기 있는 책도 다 안 읽고 투덜대기만 했으니 건방졌구나. 처음부터 한 권 한 권 읽어 치우자

《신현림-아! 인생찬란 유구무언》(문학동네,2004) 1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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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2 : 동거하면서 함께 살다



동거하면서 함께 살아가더라도

→ 동거하더라도

→ 함께 살아가더라도

→ 한집에서 함께 살아가더라도

→ 한식구가 되어 함께 살아가더라도


동거(同居) : 1. 한집이나 한방에서 같이 삶 2. 부부가 아닌 남녀가 부부 관계를 가지며 한집에서 삶



  함께 살기에 ‘동거’를 한다고 해요. “동거하면서 함께 살아가더라도”라 하면 “함께 살면서 함께 살아가더라도”라 말하는 셈이니 겹말입니다. 한자말을 쓰고 싶으면 ‘동거하더라도’라 하면 되고, 한자말을 안 쓰려 한다면 “함께 살아가더라도”라 하면 됩니다. 법률을 따지는 자리에서는 으레 ‘동거’라는 한자말만 쓰는데, 한국말로 ‘함께살기·같이살기’처럼 새롭게 써 볼 수 있습니다. 2016.9.29.나무.ㅅㄴㄹ



성소수자들은 동거하면서 함께 살아가더라도 제도적으로 그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성소수자들은 함께 살아가더라도 제도로 이 관계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 성소수자들은 한집에서 함께 살더라도 제도로 이 살림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황윤과 열 사람-숨통이 트인다》(포도밭,2015) 12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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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1 : 백지장처럼 하얗게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 하얗게 질려


백지장(白紙張) : 1. 하얀 종이의 낱장 2. 핏기가 없이 창백한 얼굴빛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백지장’은 하얀 종이를 가리키고, 또는 파리한 낯빛을 가리킵니다. “하얗게 질린” 모습을 가리킬 적에 쓰니,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하얗게 질려”라고만 쓰면 돼요. “새하얗게 질려”라든지 “허옇게 질려”로 써 볼 수도 있습니다. 2016.9.29.나무.ㅅㄴㄹ



그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 그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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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익명의


 익명의 편지가 날아오다 → 이름 숨긴 편지가 날아오다

 익명의 기부자 → 이름 숨긴 기부자 / 남몰래 기부하는 이

 익명의 시민 → 이름 숨긴 시민


  ‘익명(匿名)’은 “이름을 숨김. 또는 숨긴 이름이나 그 대신 쓰는 이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뜻처럼 “이름을 숨긴”으로 손보면 되고, “이름을 감춘”으로 손볼 수 있어요. 때로는 ‘남몰래·남모르는’으로 손볼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익명의 기부를 했다”나 “익명의 지원을 했다”나 “익명의 제보를 했다”에서는 ‘남몰래·남모르게’가 잘 어울립니다. 2016.9.29.나무.ㅅㄴㄹ



이름없는 다수의 익명의 독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 이름없는 수많은 독자들 힘으로 이루어졌다는 대목은

→ 이름없는 숱한 독자들 손으로 이루어졌다는 대목은

《서정윤-홀로 서기》(청하,1987) 머리말


사진은 그림과는 다르게 익명의 사람을 남겼고 하찮은 것들을 기념했다

→ 사진은 그림과는 다르게 이름을 숨긴 사람을 남겼고 하찮은 것들을 기렸다

→ 사진은 그림과는 다르게 이름을 감춘 사람을 남겼고 하찮은 것들을 기렸다

《박태희-사진과 책》(안목,2011) 54쪽


익명의 고을에서 먹었더라도

→ 이름 숨긴 고을에서 먹었더라도

→ 남모르는 고을에서 먹었더라도

《전영관-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실천문학사,2016) 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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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0 : 여명의 빛



여명의 빛

→ 새벽빛

→ 새벽을 여는 빛

→ 먼동이 트는 빛

→ 날이 밝는 빛



여명(黎明) : 1. 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는 빛. 또는 그런 무렵 2. 희망의 빛



  날이 밝아 오는 빛을 가리키는 ‘여명’이니 “여명의 빛”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새벽빛’이나 ‘먼동빛’처럼 손질할 수 있고, “새벽을 여는 빛”이나 “먼동이 트는 빛”처럼 손질할 만합니다. 새로운 하루를 여는 빛을 가리킨다고 할 테니 “새로운 빛”이라 해 보아도 잘 어울려요. 2016.9.28.물.ㅅㄴㄹ



나의 인식이 여명의 빛으로 눈떴을 때

→ 내 인식이 새벽빛으로 눈떴을 때

→ 내 생각이 새벽을 여는 빛으로 눈떴을 때

《김완하-허공이 키우는 나무》(천년의시작,2007) 10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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