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영어] 엠M



엠(M) : 의류 따위의 치수에서, 크기가 표준임을 표시하는 기호

엠(M/m) : [언어] 영어 알파벳의 열세 번째 자모 이름

M : 1. 엠(영어 알파벳의 열셋째 글자) 2. (특히 옷의 치수에서) 중간 치수 3. (번호와 함께 쓰여 영국의) 고속도로 4. (로마 숫자에서) 1000

エム(M) : 1. 돈 (= ゲル, お金), [어원]money 2. 남성(적 요소) (↔W) 3. 남근(男根), 음경(陰莖) 4. 지진의 규모를 나타내는 기호 5. 중형의 크기[사이즈]



우리 낱말책에 ‘엠’을 올림말로 실을 까닭이란 없습니다. 그냥 영어인걸요. 옷크기를 잴 적에는 ‘큰·가운·작은’으로 가를 노릇입니다. 어느 이름을 앞글씨만 딸 적에는 ‘M’이 아닌 ‘ㅁ’을 쓸 일입니다. ㅅㄴㄹ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처음 알려준 사람은 M이모다

→ 오늘 내가 사는 마을을 처음 알려준 사람은 ㅁ님이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백수린, 창비, 2022) 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적응 適應


 시차 적응 → 때맞춤

 적응 훈련 → 맞춤길

 적응 방식 → 맞춤새

 바뀐 환경에 적응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 바뀐 터에 맞추려면 틈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직장에 잘 적응하다 → 새로운 일터에 잘 녹아들다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 새로운 판에 스며드느라 어려웠다


  ‘적응(適應)’은 “1. 일정한 조건이나 환경 따위에 맞추어 응하거나 알맞게 됨 2. [생명] 생물이 주위 환경에 적합하도록 형태적·생리학적으로 변화함. 또는 그런 과정 3. [심리] 주위 환경과 생활이 조화를 이룸. 또는 그런 상태”를 가리킨다고 하는군요. ‘길들다·길들이다’나 ‘낯익다·낯익히다·익다·익숙하다’로 손봅니다. ‘녹다·녹아들다·맞추다·보내다’나 ‘머금다·물들다·물들이다·스미다·스며들다·젖다·젖어들다’로 손볼 만합니다. ‘버릇·버릇하다·일삼다’나 ‘있다·지내다·하다·해보다’로 손보고, ‘잔뼈가 굵다·잘 있다·견디다·참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적응(敵應)’을 “적으로서 서로 대항함”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자연이 인간의 습관에 적응한 슬픈 이야기들이다

→ 숲이 사람한테 맞춘 슬픈 이야기이다

→ 숲이 사람한테 길든 슬픈 이야기이다

《나무 위 나의 인생》(마거릿 D.로우먼/유시주 옮김, 눌와, 2002) 82쪽


스스로 적응하면서 살아가야 하기에

→ 스스로 맞추면서 살아가야 하기에

→ 스스로 녹아들어 살아가야 하기에

《동네 숲은 깊다》(강우근, 철수와영희, 2011) 18쪽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혹한에 견디며 적응하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 예전에 맛보지 못한 추위에 견디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 예전에 없던 추위에 견디며 지내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풀꽃편지》(유상준·박소영, 그물코, 2013) 149쪽


씩씩하달까, 적응력이 대단하달까

→ 씩씩하달까, 잘 맞춘달까

→ 씩씩하달까, 대단히 잘 산달까

《버섯 강아지 2》(아오보시 키마마/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4) 73쪽


말로는 마치에게 현대사회에 적응해라고 하면서

→ 말로는 마치한테 이곳에 익숙하라고 하면서

→ 말로는 마치한테 요즘터에 맞추라고 하면서

《쿠마미코 3》(요시모토 마스메/이병건 옮김, 노블엔진, 2016) 140쪽


이곳에 얼른 적응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구나

→ 이곳에 얼른 젖어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구나

→ 이곳에 얼른 스며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구나

《신부 이야기 9》(모리 카오루/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7) 105쪽


이 시간은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 이때는 아직도 몸에 맞지 않는다

→ 이때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고사리 가방》(김성라, 사계절, 2018) 45쪽


꽝철이 현대에 적응 완료

→ 꽝철이 이곳에 다 맞춤

→ 꽝철이 여기에 녹아듦

→ 꽝철이 이제 물듦

《소녀 신선 1》(효미, 애니북스, 2018) 246쪽


토끼도 조금씩 적응할 거야

→ 토끼도 조금씩 스며들어

→ 토끼도 조금씩 녹아들어

《오늘 참 예쁜 것을 보았네》(모리야마 이야코·타카하시 카즈에/박영아 옮김, 북극곰, 2018) 59쪽


적응력이 뛰어난 귀화식물들이 자꾸만 부정적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 맞춤힘이 뛰어난 들온풀을 자꾸만 나쁘게 바라보지만

→ 맞춰서 잘 사는 바깥풀을 자꾸만 안 좋게 여기지만

《식물의 책》(이소영, 책읽는수요일, 2019) 19쪽


남북의 교류와 통일까지를 염두에 둔다면 적응은 상호적인 것이 되어야 마땅하다

→ 남북이 어울리고 한몸까지를 생각한다면 마땅히 서로 스며들어야 한다

→ 남북이 손잡고 한나라까지를 헤아린다면 마땅히 서로 녹아들어야 한다

《북한 여행 회화》(김준연·채유담, 온다프레스, 2019) 71쪽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다

→ 사람은 길든다고 했다

→ 삼은 맞춘다고 했다

《어떤 실험》(최하나, KONG, 2020) 18쪽


어떻게 적응할지 가르치려 하면서 위계질서에는 신경을 덜 쓰는 여자들과 함께 시작될지 몰라요

→ 어떻게 맞출지 가르치려 하면서 틀에는 마음을 덜 쓰는 순이와 함께 열지 몰라요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어슐러 K.르 귄/이수현 옮김, 황금가지, 2021) 151쪽


기후위기에 비교적 잘 적응할 수 있지만

→ 바뀐날씨에 제법 맞춰 갈 수 있지만

→ 궂은날씨에 여러모로 맞출 수 있지만

《10대와 통하는 기후정의 이야기》(권희중·신승철, 철수와영희, 2021) 5쪽


특유의 유머 감각을 생존전략으로 삼아 나름 잘 적응하였습니다

→ 남달리 웃기면서 제 나름대로 잘 살아남았습니다

→ 유난히 웃기면서 제 나름대로 잘 살아왔습니다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지구별 가이드》(멜 콜린스/이강혜 옮김, 샨티, 2021) 17쪽


물론 처음부터 이 동네에서의 생활에 내가 쉽게 적응한 것은 아니다

→ 다만 처음부터 이 마을에 쉽게 몸을 붙이지는 않았다

→ 그러나 처음부터 이곳에서 쉽게 살아내지는 않았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백수린, 창비, 2022) 1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결품 缺品


 수량이 부족하여 결품이 발생했다 → 얼마 없어서 모자라다

 결품을 방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다 → 빠지지 않도록 온힘을 다하다

 금일은 결품되었습니다 → 오늘은 없습니다 / 오늘은 동났습니다 / 오늘은 다 팔았습니다

 결품이 없게 넉넉히 발주한다 → 빠지지 않게 넉넉히 시킨다


  ‘결품(缺品)’은 낱말책에 없습니다. 일본말이지 싶습니다. 일본에서는 한자를 ‘欠品’으로 적습니다. ‘모자라다·없다·떨어지다’로 고쳐쓰고, ‘빠지다·빠뜨리다’로 고쳐씁니다. ‘비다·빈자리·빈곳·빈구멍·빈구석’이나 ‘적다·줄다’로 고쳐쓰고, “다 팔다·모두 팔다·몽땅 팔다”나 ‘동나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이를 결품이라고 하는데

→ 이를 모자라다고 하는데

→ 이를 빠진다고 하는데

→ 이를 없다고 하는데

《유기농을 누가 망치는가》(백승우와 네 사람, 시금치, 2013) 4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3.

오늘말. 하얗다


“하얗게 밤을 새운다”는 말을 처음 들은 날을 곧잘 떠올립니다. 퍽 어릴 적인데, “어떻게 밤에 잠도 안 들고서 새우나?” 싶어 갸웃했습니다. 드디어 처음으로 밤을 새운 어느 날 왜 ‘하얗다’를 말하는지 온몸으로 알아챘어요. “까맣게 속을 태운다”는 말을 처음 들은 어릴 적에도 갸우뚱했습니다. 어른들은 말을 어리둥절하게 한다고 여겼습니다. 이러다가 비로소 속이 타는 고비를 겪은 어느 날 왜 ‘까맣다’를 말하는지 온마음으로 느꼈어요. 바쁘게 매듭지을 일을 붙잡다가 어느덧 날이 새하얗게 밝습니다. 캄캄한 밤에는 없던 빛살과 소리가 새벽과 함께 퍼져요. 밤새랑 낮새가 갈마드는 때가 있고, 밤개구리가 훅 노래를 꺾는 때가 있습니다. 따로 콕 집기는 어렵습니다만, 흐릿하게 트다가 조용히 번지는 때가 있더군요. 뜬금없는 허울질이 넘치면서 덧없고 어이없이 불거지는 빈수레가 보일 적에는 소리없이 지켜보다가 털레털레 떠납니다. 번들번들 빈그릇잔치를 더 구경할 일은 없거든요. 넋을 놓을 뜻이 없으니 이름뿐인 곳을 손사래칩니다. 혼자는 값없고 허전할까요? 얼핏 초라하고 보람없다지만, 넋을 차리는 사람은 빈손이 외려 빛납니다.


ㅅㄴㄹ


하염없다·덧없다·부질없다·어이없다·터무니없다·허전하다·쓸쓸하다·초라하다·싫다·넋나가다·넋놓다·얼나가다·어리둥절·어리벙벙·없다·있지 않다·보람없다·값없다·뜻없다·비다·속없다·붕뜨다·뜬구름·허울·그냥·그저·반드레·반들반들·번지레·번지르르·빈그릇·빈손·빈몸·빈수레·빈이름·우두커니·물끄러미·멀거니·멍하다·조용하다·소리없다·힘없다·어둠·이름만·이름뿐·이름치레·이름허울·털레털레·헐렐레·텅·텅텅·뻥·뻥하다·하얗다·새하얗다·흐리다·흐릿하다·흐리멍덩 ← 허망, 허무, 허무적, 허무주의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3.

오늘말. 하느작


보금자리를 짓는 동안 스스로 푸르게 피어나면서 환하게 일어서는 하루를 누리는구나 싶습니다. 어느 날 심어서 돋아난 꽃에 나비가 팔랑거리며 내려앉습니다. 꽃이 지고서 열매가 맺을 즈음에 새가 나부끼면서 찾아듭니다. 바야흐로 해가 낮은 겨울이면 휭휭 날리는 바람에 뭇나무가 앙상하지만, 늘푸른빛으로 우뚝서는 나무가 펄렁펄렁 춤추는군요. 아기는 첫 걸음이 꼭 하느작하느작 애벌레춤 같습니다. 아기도 애벌레도 어리니까요. 처음으로 나서는 길이니 벌써 콩콩 뛰지는 않습니다. 쉬엄쉬엄 첫발을 딛습니다. 이윽고 다릿심이 늘면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면서 와와 달음박질로 놀 수 있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곧잘 넘어집니다. 갑자기 걸려서 넘어지고, 안 걸렸어도 털썩 넘어져요. 넘어져서 다치면 아프거나 슬플 만하고, 넘어져서 다쳤으나 빙그레 웃고서 일어날 만합니다. 주저앉는 날이 있다면, 뒤앓이가 없는 날이 있어요. 멍울이 맺고 피가 나는 날이 있으면, 누구 탓도 없이 옹이를 뽑아내는 날이 있습니다. 쑤시거나 쓰리면 쉽니다. 뻐근하거나 앓을 적에는 더 쉽니다. 머리를 흩뜨리고 누워요. 하늘하늘 다 풀어놓고서 나풀나풀 나비를 떠올립니다.


ㅅㄴㄹ


나뒹굴다·나부끼다·나풀거리다·나풀나풀·나불나불·날다·날림·날리다·날려가다·팔랑거리다·팔랑·팔랑팔랑·펄렁·펄렁펄렁·어수선하다·어지럽다·추다·춤·헤치다·풀어헤치다·풀다·풀리다·흐트러지다·흩다·흩날리다·흩어지다·흩뜨리다·하늘하늘·하늘거리다·하느작·흐늘흐늘·흐늘거리다·흐느적·텁수룩·헙수룩·쑥대머리·쑥대강이·쑥밭머리 ← 난분분(亂紛紛)


깜짝·화들짝·놀라다·갑작스럽다·갑자기·콩콩·털썩·헉·헉헉·난데없다·뜬금없다·슬프다·아프다·주저앉다·소스라치다·생채기·시리다·쑤시다·쓰리다·뻐근하다·마음앓이·속앓이·옹이·울다·멍·멍울·멍꽃·빨갛다·피나다·피멍·피고름·탓·때문·맺다·뒤끝·뒤앓이·뒷멀미 ← 쇼크, 쇼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