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566 : 심플하고 단순한



심플해지고 작아지려는 … 작고 단순함에서

→ 단순해지고 작아지려는 … 작고 단순함에서

→ 수수해지고 작아지려는 … 작고 수수함에서

→ 깔끔해지고 작아지려는 … 작고 깔끔함에서


simple : 1. 간단한 2. 단순한, 소박한, 간소한 3. 순전한

단순하다(單純-) : 1.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다 2. 외곬으로 순진하고 어수룩하다

간단하다(簡單-) : 1. 단순하고 간략하다 2. 간편하고 단출하다 3. 단순하고 손쉽다

간소하다(簡素-) : 간략하고 소박하다

간략하다(簡略-) : 간단하고 짤막하다



  영어 ‘심플’은 ‘간단한’이나 ‘단순한’ 같은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한자말 ‘단순하다’는 ‘간단하다’로 풀이하고, ‘간단하다’는 ‘단순하다’로 풀이해요. 이런 한자말을 살펴보노라면 ‘간소하다·간략하다’도 나오는데, 이 모든 한자말은 서로 돌림풀이입니다. 그래서 ‘심플’이나 ‘단순한’ 같은 낱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참 흐리멍덩하지요. 이러니 겹말로 쓸밖에 없구나 싶기도 합니다. 말뜻이 제대로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뜻을 헤아린다면 “수수해지고 작아지려는”이나 “깔끔해지고 작아지려는”으로 손보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이밖에 보기글을 살피면 “화사(華奢)함과 아름다움” 같은 말마디가 보이는데 한자말 ‘화사하다’는 ‘곱다’를 가리켜요. 이 대목도 겹말입니다. 2016.9.30.쇠.ㅅㄴㄹ



심플해지고 작아지려는 흐름이 문명의 새 패러다임이다. 작고 단순함에서 화사함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려는

→ 수수해지고 작아지려는 흐름이 문명에서 새 줄기이다. 작고 수수함에서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아내려는

→ 깔끔해지고 작아지려는 흐름이 문명에서 새 길

이다. 작고 깔끔함에서 아름다움을 새롭게 찾아내려는

《장석주-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문학세계사,2016) 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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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235 : 장서藏書



장서(藏書) : 책을 간직하여 둠. 또는 그 책


무수한 장서藏書들이다

→ 헤아릴 수 없는 책들이다

→ 수많은 책들이다

→ 숱한 책들이다



  간직한 책을 가리켜 한자말로 ‘장서’라 한답니다. 이 같은 한자말을 써서 “장서가 많군요”라 할 수 있을 테고, 손쉽게 “책을 많이 간직하셨군요”나 “책을 많이 두셨군요”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장서’라고만 해서 헷갈릴까 걱정하며 ‘장서藏書’로 적는다면 이 한자말을 더 잘 알아볼 만할까요? 이럴 바에는 그냥 ‘책’이라고만 할 때가 한결 나으리라 봅니다. 2016.9.30.쇠.ㅅㄴㄹ



내 안이 도서관이라면 고독은 무수한 장서藏書들이다

→ 내 안이 도서관이라면 외로움은 숱한 책들이다

→ 내 안이 도서관이라면 쓸쓸함은 수많은 책들이다

《장석주-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문학세계사,2016) 14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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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5 : 사나운 폭풍우



사나운 폭풍우

→ 사나운 비바람

→ 폭풍우


사납다 : 1. 성질이나 행동이 모질고 억세다 2. 생김새가 험하고 무섭다 3. 비, 바람 따위가 몹시 거칠고 심하다 4. 상황이나 사정 따위가 순탄하지 못하고 나쁘다 5. 음식물 따위가 거칠고 나쁘

세차다 : 1. 기세나 형세 따위가 힘 있고 억세다 2. 성미가 사납고 날카롭다. 또는 드세고 억척스럽다

폭풍우(暴風雨) : 1. 몹시 세찬 바람이 불면서 쏟아지는 큰비 2. 생활이나 사업 따위에서의 몹시 어려운 고통이나 난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한자말 ‘폭풍우’는 “세찬 바람과 쏟아지는 큰비”를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세차다’를 풀이할 적에 ‘사납다’라는 낱말을 써요. ‘사납다’ 말뜻을 살피면 비나 바람이 몹시 거칠고 센 모습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폭풍우 = 사나운 비바람’인 얼거리요, “사나운 폭풍우”처럼 쓰면 “사나운 사나운 비바람” 꼴이 되어 겹말입니다. 한자말로는 ‘폭풍우’라고만 쓰거나, 한국말로는 “사나운 비바람”이나 “세찬 비바람”으로 손볼 노릇입니다. 2016.9.30.쇠.ㅅㄴㄹ



이제 사나운 폭풍우가 몰려 오는 거야

→ 이제 사나운 비바람이 몰려 오는 거야

→ 이제 세찬 비바람이 몰려 오지

《에리히 캐스트너/이희재 옮김-핑크트헨과 안톤》(시공주니어,1995) 19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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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564 : 시골 촌닭



시골 촌닭이라

→ 시골닭이라

→ 시골스러운 닭이라


촌닭(村-) : 1. 시골의 닭 2. 촌스럽고 어릿어릿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촌스럽다(村-) :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

시골스럽다 : 보기에 시골의 분위기와 같은 데가 있다



  시골에 있는 닭이라 ‘촌닭’이요, 촌스러운 사람이라 ‘촌닭’이라 한답니다. “시골 촌닭”은 겹말입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니 ‘촌스럽다’는 “시골에 사는 사람답다”라든지 ‘시골스럽다’로 풀이하지 않아요. 어수룩한 데가 있는 사람을 가리켜 ‘촌스럽다’라 한다네요. 시골이라는 터전을 얕보거나 낮보거나 깔보려는 생각이 ‘촌닭·촌스럽다’ 같은 낱말에 스미는구나 싶습니다. 2016.9.30.쇠.ㅅㄴㄹ



제가 시골 촌닭이라 이거지유?

→ 제가 시골닭이라 이거지유?

→ 제가 시골스럽다 이거지유?

《이진주-달려라 하니 2》(바다그림판,2001) 11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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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작별 作別


 작별을 아쉬워하다 → 헤어져서 아쉬워하다

 작별을 고하다 → 헤어지자고 말하다

 작별의 말을 나누다 → 마지막 말을 나누다 / 헤어지는 말을 나누다

 식구들과 작별하고  → 식구들과 헤어지고

 우리 여기서 작별하세 → 우리 여기서 헤어지세


  ‘작별(作別)’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또는 그 인사”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런데 서로 헤어진다고 하면 ‘헤어지다’라는 낱말을 쓰면 되고, 헤어지면서 인사를 나눈다면 “헤어지는 인사”나 “헤어지는 말”이라 하면 됩니다. 헤어지면서 나누는 인사나 말이라면 때때로 “마지막 인사”나 “마지막 말”이 되기도 해요. 2016.9.29.나무.ㅅㄴㄹ



나무가 까마귀에게 작별 인사를 하자

→ 나무가 까마귀에게 헤어지는 인사를 하자

→ 나무가 까마귀한테 마지막 인사를 하자

→ 나무가 까마귀한테 잘 가라고 인사를 하자

→ 나무가 까마귀한테 잘 가라고 하자

《리타 얄로넨/전혜진 옮김-소녀와 까마귀나무》(박물관,2008) 21쪽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려는데

→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와 헤어지는 인사를 나누려는데

→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와 잘 가라는 인사를 나누려는데

《천종호-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우리학교,2013) 288쪽


작별 인사는 할 수 없었지만

→ 마지막 인사는 할 수 없었지만

→ 끝 인사는 할 수 없었지만

→ 헤어지는 인사는 할 수 없었지만

《테일러 존스/최지현 옮김-잘 있었니, 사진아》(혜화동,2013) 122쪽


작별 선물처럼 느껴졌다

→ 헤어지는 선물처럼 느껴졌다

→ 마지막 선물처럼 느껴졌다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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