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15.


《남자가 울고 싶을 땐》

 존티 홀리 글·그림/김보람 옮김, 불의여우, 2019.9.16.



새벽 일찍 길을 나선다. 옆마을로 걸어갔고, 읍내에서 순천으로 넘어갔고,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사상나루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보수동 책골목에 내린다. 〈온달서점〉에 살짝 들른다. 책집 앞에 서서 책을 읽으니, 이 앞을 지나치려다가 문득 ‘책읽는 나’를 보고는 “우리도 여기서 책 좀 볼까?” 하면서 자그마치 열 몇 사람이 책손으로 드나들며 책을 산다. 어쩌다가 ‘책바람잡이’롤 한 셈이다. ‘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간다. 《우리말꽃》을 놓고서 책수다를 편다. 어린이하고 어른이 고루 앉은 자리에서 글빛·글씨·글결·글길이 삶빛·삶씨·삶결·삶길로 피어나면 시나브로 살림빛·살림씨뿐 아니라 사랑결·사랑길로 번지는 수수께끼를 짚고 들려준다. ‘이레일(주7일노동)’을 하는 삶이기에 오늘이 무슨 날인 줄 몰랐는데 스승날이라고 한다. 《남자가 울고 싶을 땐》을 돌아본다. 울고 싶은 마음이란 무엇인지 부드러이 풀어내면서, 서로 즐겁게 어울리면서 사랑으로 깨어나는 하루를 어떤 눈빛으로 일굴 만한지 다룬다. 다만, 책이름은 워낙 “Big Boys Cry”이다. “큰아이가 울다”쯤으로 붙이면 한결 나았겠지. 어른도 아버지도 아저씨도, 얼마든지 울음을 지으면서 환하게 피어나고 사랑을 노래하며 반짝인다.


#BigBoysCry #JontyHowley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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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14.


《모험 에레키테 섬 2》

 츠루타 겐지 글·그림/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8.7.15.



‘학교밖 청소년센터’에 다녀오는 날이다. 집에서 스스로 배움길을 나아가는 어린이·푸름이는 꼬박꼬박 ‘입학유예신청서’를 쓰고 ‘가정 내 아동학대가 없음’을 밝히려고 나들이를 해야 한다. 이른바 ‘감시’일 텐데, 나라(정부·교육부)에서는 ‘감시’만 할 뿐, 이 아이들한테 배움이바지를 하나도 안 한다. 세 사람이 고흥읍 ‘고흥청소년센터’에 찾아오는데, 시골 아이들이 ‘군립도서관’이며 여기저기에서 손전화로 누리놀이를 하며 허벌나게 시끄럽고 막짓을 하고, 말리는 어른은 아무도 없고, 무엇보다 시골 아이들 스스로 ‘도서관’이라는 데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도 살피지 않는다. 《모험 에레키테 섬 2》을 읽어 보았다. 첫걸음과 매한가지로 따분하다. 츠루타 겐지라는 분은 ‘가는 끈 두벌옷(투피스)’을 그리고 싶은 셈인가 한참 갸웃했다. 어떤 붓질이건 그림님 마음이요, 군립도서관 안팎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도 아이들 마음이요, 떠드는 아이를 달래거나 가르치지 않는 벼슬꾼(공무원)도 그들 마음이겠지. 우리는 서로 무엇을 보여주거나 밝히면서 살아가는 하루일까? 배움돈(교육예산)은 어디에 어떻게 쓰는가? 새길(모험)이 무엇인지 잊고 잃은 마당에서는 붓도 종이도 집도 길도 어지럽기만 하다.


#つるたけんじ #鶴田謙二 #冒?エレキテ島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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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13.


《우리말의 신비 ㄹ 고침판》

 정재도 글, 지식산업사, 2005.4.25.첫/2008.7.10.고침



집에서 폭 쉬면서 ‘까칠읽기’를 생각한다. 갈수록 둘레에서 ‘까칠읽기’를 하는 이웃이 사라진다. 고분고분 이쁜말(주례사)로 추키는 ‘주례사읽기’만 넘친다. “좋은 게 좋다”면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이 나라에서 굳이 까칠하게 읽고 말하면서 일해야 하는지 되새겨 본다. 한참 되새겨 보니, 나는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까칠해야겠다고 본다. 싸움터(군대)에서 얼뜬 중대장이나 윗내기(선임병)가 두들겨패거나 노리개질(성폭력)을 일삼았어도 까칠하게 스스로 달랬기에 살아남았고, 어린배움터(국민학교)에서도 주먹질(학교폭력)에 시달리는 동안 까칠하게 스스로 다독였기에 살아남았다고 느낀다. 《우리말의 신비 ㄹ 고침판》은 첫머리는 알뜰살뜰 여는 듯싶었으나 이내 줄거리가 엉키고 마침내 엉뚱하게 끝맺고 만다. 우리말을 사랑하려는 뜻을 펴는 분들부터 “우리말의 신비”라면서 “-의 + 신비” 같은 일본말씨를 붙잡는다면, 삿대는 바다가 아닌 멧자락으로 가겠지. ㄹ을 알려면 ㄹ뿐 아니라 ㄱ과 ㄴ과 ㄷ과 ㅁ을 보고, ㅅ과 ㅇ과 ㅈ도 나란히 보아야 한다. 그냥 ㄹ에서 멈추면 죽도 밥도 아니다. 돌나물을 훑는다. 풀노래를 듣고 밤별을 헤아린다. 우리말 수수께끼를 찾아보려는 이웃이나 동무를 만나기는 참 까마득하구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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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12.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

 권정생 글·김용철 그림, 산하, 2010.3.10.



어젯밤부터 쏟아지는 비는 잦아든다. 새벽에 문득 떠올라서 ‘가입’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을 놓고서 노래꽃(동시)을 한 자락 쓴다. 오늘은 〈책과 아이들〉에서 ‘바보눈, 이오덕 읽기 모임’ 첫걸음을 편다. ‘바보눈’은 “바라보고 보살피는 눈”을 줄인 이름이다. 떠난 어른을 바라보면서 오늘 나를 보살필 줄 아는 눈빛을 새롭게 가꾸려는 길에 ‘이오덕과 살림씨앗과 책’을 나란히 놓고서 생각을 이어 보자는 자리이다.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를 오랜만에 되읽었는데 살짝 숨이 막혔다. 줄거리하고 목소리를 너무 앞세운 나머지 그만 ‘위에서 내리누르는 가르침’ 같은 얼거리이다. 사람들이 잘 모르기 일쑤인데, ‘이오덕·권정생’ 두 분을 곰곰이 보면, 이오덕 어른은 타이르는 글빗이요, 권정생 할배는 나무라는 채짝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글빗(비평)’이 사라졌다. ‘추킴질(주례사)’만 넘친다. ‘주례사비평’ 같은 말을 으레 쓰는데, 주례사는 비평일 수 없다. 주례사는 허울이요 허물이다. 우리는 허물을 벗어야 비로소 살림눈을 뜰 수 있다. 권정생 할배가 아직 붓을 쥘 힘이 있을 무렵에 “할배요, 이 글은 목소리가 너무 앞서네요. 나무랑 나무 이야기인데 나무 마음을 더 담아야 하지 않을까요?” 하고 여쭌 이가 없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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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11.


《천막의 자두가르 2》

 토마토수프 글·그림/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7.30.



아침에 새소리를 듣는다. 부산이더라도 새가 사람 곁에 있다. 귀를 기울이면 새를 만나고, 눈을 뜨면 나무와 들꽃을 만난다. 전철을 타고서 〈책방 감〉에 찾아간다. 지난해에 연 마을책집이다. 이렇게 알뜰하면서 아늑하게 여민 책집이 부산교대 건너켠에 있네. 게다가 이곳하고 아주 가까이 〈책과 아이들〉이 있다. “부산사람들 참 멋지네!” 하고 혼잣말을 한다. 책을 다 읽고서 부산교대에 들어가 본다. 어귀에 큰나무가 꽤 있더니, 안쪽으로도 나무가 우거진다. 아름답구나. 어린이 길잡이를 가르치는 배움터가 조촐하게 숲이니, 이곳을 다닌 젊은이는 듬직한 일꾼으로 크겠구나. 오늘은 20시부터 연산동 〈카프카의 밤〉에서 ‘이옹모임, 이오덕 읽기 모임’ 두걸음을 꾸린다. ‘이오덕·권정생’ 두 분이 다르면서 닮은 매무새와 살림결로 어떻게 마음빛을 일구어 생각꽃을 피웠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는 03시까지 신나게 이었다. 《천막의 자두가르 2》을 돌아본다. 매우 잘 나왔고, 잘 여미었고, 잘 풀어냈다. ‘만화 그리는 청소년’인 우리 집 두 아이도 이 만화책이 훌륭하다고 얘기한다. ‘보는 눈’을 가꾸려면 ‘돌보는 손’부터 열어야 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일굴 노릇이다. 붓부터 쥐면 으레 다들 망가진다.


ㅅㄴㄹ


#天幕のジャードゥーガル

#トマトスー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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