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13.
《우리말의 신비 ㄹ 고침판》
정재도 글, 지식산업사, 2005.4.25.첫/2008.7.10.고침
집에서 폭 쉬면서 ‘까칠읽기’를 생각한다. 갈수록 둘레에서 ‘까칠읽기’를 하는 이웃이 사라진다. 고분고분 이쁜말(주례사)로 추키는 ‘주례사읽기’만 넘친다. “좋은 게 좋다”면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이 나라에서 굳이 까칠하게 읽고 말하면서 일해야 하는지 되새겨 본다. 한참 되새겨 보니, 나는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까칠해야겠다고 본다. 싸움터(군대)에서 얼뜬 중대장이나 윗내기(선임병)가 두들겨패거나 노리개질(성폭력)을 일삼았어도 까칠하게 스스로 달랬기에 살아남았고, 어린배움터(국민학교)에서도 주먹질(학교폭력)에 시달리는 동안 까칠하게 스스로 다독였기에 살아남았다고 느낀다. 《우리말의 신비 ㄹ 고침판》은 첫머리는 알뜰살뜰 여는 듯싶었으나 이내 줄거리가 엉키고 마침내 엉뚱하게 끝맺고 만다. 우리말을 사랑하려는 뜻을 펴는 분들부터 “우리말의 신비”라면서 “-의 + 신비” 같은 일본말씨를 붙잡는다면, 삿대는 바다가 아닌 멧자락으로 가겠지. ㄹ을 알려면 ㄹ뿐 아니라 ㄱ과 ㄴ과 ㄷ과 ㅁ을 보고, ㅅ과 ㅇ과 ㅈ도 나란히 보아야 한다. 그냥 ㄹ에서 멈추면 죽도 밥도 아니다. 돌나물을 훑는다. 풀노래를 듣고 밤별을 헤아린다. 우리말 수수께끼를 찾아보려는 이웃이나 동무를 만나기는 참 까마득하구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