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3.
《집으로 가는 길》
홍은전 외 글, 오월의봄, 2022.4.20.
볕이 나는 아침에 이불을 넌다. 가을볕도 이불을 털고 말리기에 즐겁다. 해바라기를 하고, 말똥가리 울음소리를 듣고, 어느새 숨죽이는 작은새 날갯짓을 지켜본다. 말똥가리가 울기 앞서는 신나게 놀던 작은새떼인데, 말똥가리가 하늘을 가르며 울자마자 조용하다. 오늘밤도 별잔치이다. 《집으로 가는 길》을 돌아본다. 태어난 집은 있으나 살아갈 집이 사라진 사람을 돌보겠다고 나선 이들이 어떻게 돈을 빼돌리면서 몹쓸짓을 일삼았는지 차근차근 풀어내고 밝히는 줄거리이다. 함께 나아가는 새길이 아니라, 사람 머리만큼 돈이 떨어지는 틀을 쥐어짠 우두머리가 있고, 이 우두머리 곁에서 일을 거들며 일삯을 번 사람들이 있다. 언제나 그러한데, 우리나라에는 돈이 많다. 이 많은 돈을 제곳에 제대로 안 쓰면서 자리지키기를 일삼는 사람이 너무 많다. 사람이 사람다운 빛을 스스로 등지면서 돈을 좀 만진들, 얼마 못 살고 죽는다. 스스로 빛을 내팽개치는데 몇 살이나 살겠나. 기껏 여든 살조차 못 살 테지. 사랑으로 낳아서 사랑으로 돌보고 사랑으로 살림하는 사람한테는 끝이 없다. 사랑으로 하루를 살아가기에 사랑이 있다. 우리는 굴레살이에 스스로 갇혀서 돈만 벌 셈인지, 아니면 어깨동무하는 사랑길을 가려는지, 이제는 생각할 때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