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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형태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88
오나리 유코 지음, 허은 옮김 / 봄봄출판사 / 2020년 5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27.
그림책시렁 1525
《말의 형태》
오나리 유코
허은 옮김
봄봄
2020.5.8.
아무 말이나 한다면 아무렇게 흐릅니다. 낱말을 하나하나 가려서 말을 한다면 찬찬히 가리는 눈썰미로 나아갑니다. 어떤 말에든 스스로 마음을 담을 적에는 어떤 곳이나 일을 마주하더라도 스스로 즐거이 풀거나 헤쳐갑니다. 남이 시키는 말을 그저 받아서 외우는 하루라면 으레 심부름만 하면서 쳇바퀴에 갇힙니다. 문득 멈춰서 우리 스스로 어떤 말을 하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참말로 마음을 담은 소리인 말인지, 아니면 나라나 둘레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지 헤아려야 합니다. 비록 우리 입과 손을 움직인다지만, 정작 우리 마음에 따라서 흐르는 말이 아닐 적에는, 누구나 허수아비로 바뀝니다. “ことばのかたち”를 《말의 형태》로 옮겼구나 싶은데 온통 일본말씨입니다. 일본사람이라면 일본말로 생각하고 마음을 나눌 테지요. 우리는 우리말로 생각하고 마음을 나눌 노릇입니다. ‘말꼴·말결’이란 ‘말빛·말씨’입니다. 우리가 쓰는 낱말 하나는 모두 마음이면서 씨앗입니다. 마음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음을 잊거나 빼앗기거나 팔아치운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을 가꾸거나 돌보거나 추스르는 사람이 있어요. 사람은 틀(기계)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 다르게 말합니다. 사람을 틀에 가두어 길들려는 나라는 여러 글바치(지식인·작가·기자)를 내세워서 사람들 말을 꽁꽁 옭매거나 틀어막을 뿐 아니라 ‘익숙한 말씨에 갇히’는 담벼락을 짭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다운’ 마음으로 ‘우리말’을 쓸 때입니다.
#おなり由子 #ことばのかたち
ㅅㄴㄹ
《말의 형태》(오나리 유코/허은 옮김, 봄봄, 2020)
말로 잘 표현이 안 되고 답답할 때
→ 말로 잘 안 되고 답답할 때
1쪽
마음의 아주 조금만
→ 마음을 아주 조금만
1쪽
그럴 때 나는 그 말의 형태를 느끼고 있는 것이겠지요
→ 그럴 때 나는 이 말빛을 느끼지요
→ 그럴 때 나는 이 말결을 느끼지요
→ 그럴 때 나는 이 말을 느끼지요
1쪽
중요한 것은 그 말 자체가 아니라
→ 무엇보다 이 말이 아니라
1쪽
마음을 주고받고 있었다는 기분이 듭니다
→ 마음을 주고받았구나 싶습니다
→ 마음을 주고받았다고 느낍니다
1쪽
만약 말이 눈에 보인다면
→ 말이 눈에 보인다면
3쪽
혹시 아름다운 말은 꽃이 아닐까
→ 아름다운 말은 꽃이 아닐까
5쪽
형형색색 꽃잎이 되어 입술에서 팔랑팔랑 떨어져 내릴 거야
→ 알록달록 꽃잎이 되어 입술에서 팔랑팔랑 떨어져 내려
5쪽
목소리에 따라 색이 변할까
→ 목소리에 따라 빛이 바뀔까
9쪽
단호한 목소리라면 주황색
→ 단단한 목소리라면 짙붉게
9쪽
상냥한 목소리라면 분홍색
→ 상냥한 목소리라면 발갛게
9쪽
누군가를 상처 주는 말이
→ 누구를 할퀴는 말이
→ 누구를 갉는 말이
11쪽
예를 들어 그런 말은 나무 열매 모양을 하고 있다면
→ 이를테면 이 말이 나무 열매처럼 생겼다면
→ 그리고 이 말이 나무 열매 모습이라면
15쪽
사랑하는 사람이 속삭이는 사랑의 말은 어떤 색과 모양을 하고 있을까
→ 사랑하는 사람이 속삭이는 말은 어떤 빛깔과 모습일까
→ 사랑으로 속삭이는 말은 어떤 빛이며 모습일까
→ 사랑말은 어떻게 빛나는 모습일까
17쪽
숨막히게 하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몰라
→ 숨막히는 모습을 볼지도 몰라
26쪽
말이 눈에 보여서 기쁜 점은 무엇일까
→ 말이 눈에 보여서 무엇이 기쁠까
32쪽
밝게 소용돌이쳐 비를 내리고 무지개를 만들 거야
→ 밝게 소용돌이쳐 비를 내리고 무지개가 떠
→ 밝게 소용돌이쳐 비를 내리고 무지개가 드리워
37쪽
매일 사라져 가는 이야기 저편에 마음의 형태를 찾는다
→ 날마다 사라져 가는 이야기 저쪽에서 마음빛을 찾는다
→ 나날이 사라져 가는 이야기 끝에서 마음결을 찾는다
4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