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한번 -番
한번은 그런 일도 있었지 → 그런 일도 있었지
언젠가 한번은 길에서 → 언젠가 길에서
한번은 네거리에서 → 네거리에서
한번 해 보다 → 해보다 / 그저 해보다
한번 먹어 보다 → 먹어 보다
한번 놀러 오세요 → 놀러오세요
낚시나 한번 갑시다 → 낚시나 갑시다
춤 한번 잘 춘다 → 춤 잘 춘다
말 한번 잘했다 → 말 잘했다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 → 물면 놓지 않는다
한번 먹으면 멈출 수 없는 맛 → 먹으면 멈출 수 없는 맛
‘한번(-番)’은 “1. 지난 어느 때나 기회 2.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을 나타내는 말 3. 기회 있는 어떤 때에 4.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5. 일단 한 차례”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웬만한 자리에서는 통째로 덜어낼 만합니다. 굳이 손볼 자리라면 ‘그나저나·그러나저러나’나 ‘그냥·그냥그냥·그냥저냥’이나 ‘그러면·그럼·고러면·고럼’이라 하면 됩니다. ‘그야말로·이야말로·그저·다만·다문’이나 ‘먼저·뭐·-부터·-에서·이제·이제는’이라 할 만하고, ‘아무튼·암튼·어쨌든·어쨌거나’라 하면 되어요. ‘어찌어찌·어찌저찌·얼핏·얼핏설핏’이나 ‘어디·어디서·어영부영’이라 할 수 있지요. ‘요새·요사이·요즈막·요즈음·요즘’이나 ‘좀·조금·참·참말·참말로’나 ‘한바탕·한탕·한벌·한판’이라 할 자리도 있고요. ㅅㄴㄹ
이러한 설문 조사의 결과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 이렇게 알아본 얘기를 다시 새기면서
→ 이렇게 살펴보고 되새기면서
→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다시 새기면서
《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이케가와 아키라/김경옥 옮김, 샨티, 2003) 25쪽
의욕이 떨어지고 피로하시다면 건강검진을 한 번 받아보시지요
→ 기운이 떨어지고 고단하다면 몸을 살펴보시지요
→ 힘이 떨어지고 지친다면 몸보기를 해보시지요
《우리말에 빠지다》(김상규, 젠북, 2007) 212쪽
난 한 번도 혼난 적이 없다
→ 난 꾸중 들은 적이 없다
→ 난 꾸지람 받은 적이 없다
《미카코 1》(쿄우 마치코/한나리 옮김, 미우, 2011) 100쪽
아래 그림을 한번 살펴볼까요
→ 다음 그림을 살펴볼까요
→ 이 그림을 좀 살펴볼까요
《교토대 과학수업》(우에스기 모토나리/김문정 옮김, 리오북스, 2016) 229쪽
한번 돈 버는 요령을 터득한 사람이 그것을 버리고
→ 돈버는 일머리를 익힌 사람이 이를 버리고
→ 돈버는 재주를 배운 사람이 이를 버리고
《소태산 평전》(김형수, 문학동네, 2016) 177쪽
“저는 글을 쓸 줄 몰라요.” 내가 말했다. “한번 시도해 보시죠?”
→ “저는 글을 쓸 줄 몰라요.” 내가 말했다. “그럼 해보시죠?”
→ “저는 글을 쓸 줄 몰라요.” 내가 말했다. “뭐 부딪혀 보시죠?”
→ “저는 글을 쓸 줄 몰라요.” 내가 말했다. “그냥 써 보시죠?”
→ “저는 글을 쓸 줄 몰라요.” 내가 말했다. “그래도 써 보시죠?”
→ “저는 글을 쓸 줄 몰라요.” 내가 말했다. “아무튼 쓰시지요?”
《그림으로 글쓰기》(유리 슐레비츠/김난령 옮김, 다산기획, 2017) 7쪽
달리면 얼마나 신나는데! 한번 해 봐
→ 달리면 얼마나 신나는데! 너도 해봐
→ 달리면 얼마나 신나는데! 해봐
《울타리 너머》(마리아 굴레메토바/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9) 11쪽
한번 야심작으로 나의 역량을 발휘해 보고 싶고
→ 당차게 내 힘을 뽐내 보고 싶고
→ 배짱으로 나를 드러내 보고 싶고
→ 나를 힘차게 펼쳐 보고 싶고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윤이상, 남해의봄날, 2019) 43쪽
나는 한 번도 작문을 쓰지 않았다
→ 나는 글을 아예 안 썼다
→ 나는 글쓰기를 그냥 안 했다
《두 개의 여름》(사노 요코·다니카와 슌타로/정수윤 옮김, 창비, 2020) 67쪽
잠깐의 즐거움을 멈추고 이제 세상을 한번 보도록 해요
→ 가벼운 재미를 멈추고 이제 둘레를 봐요
→ 얕은 재미를 멈추고 이제 온누리를 봐요
《선생님, 채식이 뭐예요?》(이유미, 철수와영희, 2022) 5쪽
정말 멋진 날이야. 숨을 크게 한번 마셔 봐
→ 멋진 날이야. 숨을 크게 마셔 봐
→ 참말 멋진 날이야. 숨을 들이켜 봐
《가고 싶은 대로》(장 이브 카스테르만/하리라 옮김, 파랑서재, 2023) 2쪽
어린이날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어린이날 발자취를 다시 생각해 보기를 빕니다
→ 어린이날 발걸음을 다시 돌아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방정환이 누구예요?》(배성호, 철수와영희, 2024) 61쪽
설명문을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래
→ 풀이글을 생각해 보지 않을래
→ 이야기를 생각해 보지 않을래
→ 알림글을 생각해 보지 않을래
《마그멜 심해수족관 9》(스기시타 키요미/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4) 1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