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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나무
강혜숙 그림, 이효담 글 / 벌레구멍 / 2016년 1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26.
그림책시렁 1511
《오냐나무》
이효담 글
강혜숙 그림
벌레구멍
2016.1.5.
애타게 바라면 이룬다고 여기지만, 애타게 바라거나 애끓게 바랄 적에는 오히려 ‘바랜다’고 느낍니다. 한끗이 다른 낱말 ‘바라다·바래다’입니다. 빛으로 나아가려고 바라보는 결이기에 ‘바라다’이고, 빛을 잊고 잃는 결인 ‘바래다’입니다. 둘레를 보면 두 낱말을 못 가리는 사람이 수두룩할 뿐 아니라, 이렇게 쉬운 우리말부터 안 가리는 사람이 대단히 많기까지 합니다. 《오냐나무》는 누가 바라는 대로 이루는 길을 펴는 나무를 둘러싼 줄거리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나무 한 그루가 누구 바람을 다 들어주지 않습니다. 풀 한 포기나 꽃 한 송이도 누구 바람을 다 들어주지 않아요. 다만 ‘듣기’는 하되 ‘들어주기’는 안 합니다. ‘들어주’는 몫은 바로, 마음으로 바라는 씨앗을 심어서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한테 있거든요. 바라는 사람이 스스로 바라보려는 길로 밝게 눈을 뜨고서 걸어갈 때라야만 비로소 바람대로 이룹니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니 죽도록 못 이룹니다. 누가 ‘해주기’를 바라려는 매무새가 ‘이루어지기’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그저 스스로 ‘이루기’를 하면 될 뿐입니다. 남한테 바라기에 바랩니다. 내가 나로 일어서서 한 걸음씩 나아가려고 바라보니, 어느새 바람을 타고서 이룹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