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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 달이네집 ㅣ 낮은산 어린이 1
권정생 지음, 김동성 그림 / 낮은산 / 2001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26.
그림책시렁 1507
《비나리 달이네 집》
권정생 글
김동성 그림
낮은산
2001.6.20.
눈이 하나이면 ‘외눈’입니다. 낱말책에 올림말이 있습니다. 눈이 둘이면 ‘두눈’일 텐데, ‘두눈’은 올림말이 아닙니다. 갸우뚱할 일입니다. 외눈·두눈이 나란히 올림말일 노릇 아닐까요? 발이나 다리가 하나이면 ‘외발·외다리’입니다. 발이나 다리가 둘이라면 ‘두발·두다리’라 하면 됩니다. 눈이나 발이나 손은 둘일 수 있고, 하나일 수 있습니다. 눈과 발과 손이 없는 몸도 있습니다. 몸은 누구나 달라요. 크기도 부피도 다릅니다. 그런데 누구나 똑같은 하나가 있으니 마음이에요. 누구나 마음은 똑같이 있으며, 크기나 부피가 어느 만큼인지 헤아릴 길이 없도록 똑같습니다. 《비나리 달이네 집》에 나오는 개는 다리가 하나 없습니다. 다리가 없어도 개는 개입니다. 네다리 아닌 세다리로 걷는 개도 들을 누비고 꿈을 그리고 하루를 마주합니다. 얼핏 보면 네다리인 개라 해도 다 달라요. 두다리인 사람도 모두 다릅니다. 다 다른 숨결이 똑같이 살아가야 할 까닭이 없고, 똑같이 뭘 외워야 하지 않습니다. “다 다르”기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저 똑같다면 만나지도 사귀지도 어울리지도 않으면서, 사랑이 피어날 틈이 없어요. 사람과 숲이 어울리며 사랑이 깨어나는 뜻도, 다른 몸인 순이랑 돌이가 어울리면서 사랑을 지펴서 아기를 낳는 뜻도, 가없이 넓고 깊다는 대목에서만 똑같되, 서로 다르게 걷는 삶인 줄 받아들이고 바라보면서 바람으로 피어나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