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지경 地境
사마리아 지경 바로 앞에서 → 사마리아 테두리 바로 앞에서
지경을 다지다 → 터전을 다지다
지경을 닦다 → 터전을 닦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 이 꼴이 될 때까지 / 이 모습이 될 때까지
죽을 지경이었다 → 죽을 노릇이었다 / 죽을 판이었다
손을 쓸 수 없는 지경 → 손을 쓸 수 없는 노릇
그러한 지경에 처하게 된 데에는 → 그러한 꼴에 놓인 데에는
나라 꼴이 그 지경까지 가다 → 나라가 그 꼴까지 가다
더 부러울 것이 없을 지경이다 → 더 부러울 것이 없을 노릇이다
‘지경(地境)’은 “1. 나라나 지역 따위의 구간을 가르는 경계 2. 일정한 테두리 안의 땅 3. ‘경우’나 ‘형편’, ‘정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하며, 한국말사전은 “≒ 경(境)·역경(域境)·지계(地界)·지두(地頭)” 같은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그런데 경계를 가리킨다면서 ‘지경’을 쓰는 일이 있는지 아리송해요. ‘경계’라는 낱말만 써도 넉넉하리라 봅니다. ‘경·역경·지계·지두’ 같은 한자말도 거의 쓸 일이 없다고 느껴요. 이런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도 되리라 봅니다. ‘지경’은 셋째 뜻풀이로 가장 흔히 쓴다고 느끼는데, 이때에는 ‘노릇’이나 ‘판’이나 ‘꼴’로 손볼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네 가지 다른 ‘지경’을 싣는데, 이 한자말도 쓰임새가 없구나 싶어요. 2016.10.13.나무.ㅅㄴㄹ
지경(地鏡) : [지리] 지면 위에서 일어나는 거울 현상
지경(枝莖) : 가지와 줄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지경(持經) : [불교] 경전을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읽고 욈
지경(祗敬) : 매우 공경함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지경이었지요
→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노릇이었지요
→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판이었지요
《예수스 발라즈·프란시스꼬 인판떼/유동환 옮김-이자벨》(푸른나무,2000) 16쪽
보물이 든 상자를 열자 은행장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죠
→ 보물이 든 상자를 열자 은행장은 숨이 막힐 노릇이었죠
→ 보물이 든 상자를 열자 은행장은 숨이 막히려 했지요
《헬린 옥슨버리/김서정 옮김-행복한 돼지》(웅진닷컴,2001) 13쪽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지경이라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노릇이라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히려 한다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듯하다니까
《나카노 시즈카/나기호 옮김-별을 새기다》(애니북스,2006) 101쪽
지금은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라니
→ 이제는 심심해서 죽을 노릇이라니
→ 이제는 심심해서 죽으려 한다니
→ 이제는 심심해서 죽을 판이라니
《미타 노리후사/김완 옮김-꼴지, 동경대 가다! 19》(랜덤하우스코리아,2010) 40쪽
귀에 딱지가 생길 지경이다
→ 귀에 딱지가 생길 노릇이다
→ 귀에 딱지가 생기려 한다
→ 귀에 딱지가 생길 듯하다
《김성희-몹쓸 년》(수다,2010) 13쪽
참 기가 막혀 숨이 넘어갈 지경이지 뭐야
→ 참 기가 막혀 숨이 넘어갈 노릇이지 뭐야
→ 참 기가 막혀 숨이 넘어갈 꼴이지 뭐야
《홍영우-옹고집》(보리,2011) 1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