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656 : 싹이 나서 새순



싹이 나서 새순이 올라오면

→ 싹이 나면

→ 싹이 새로 나면

→ 새싹이 올라오면

→ 싹눈이 올라오면


싹 : 1. 씨, 줄기, 뿌리 따위에서 처음 돋아나는 어린잎이나 줄기 2. 움트기 시작하는 현상 따위의 시초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새싹 : 1. 새로 돋아나는 싹 2. 사물의 근원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시초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싹눈 : = 싹

새순(-筍) : 새로 돋아나는 순

순(筍) : 나무의 가지나 풀의 줄기에서 새로 돋아 나온 연한 싹



  ‘새순’은 “새로 돋는 순”이라고 한답니다. ‘순’은 “새로 돋는 싹”이라고 한답니다. 그러면 ‘새순 = 새로 돋는 새로 돋는 싹’인 셈일까요? 아무튼 한자말 ‘순(筍)’은 한국말로 ‘싹’을 가리켜요. ‘새순 = 새싹’이라 할 만합니다. 보기글처럼 “싹이 나서 새순이 올라오면”이라 하면 “싹이 나서 새싹이 올라오면”이라는 말이 되니 겹말이에요. “싹이 나면”이나 “새싹이 나면”이나 “싹이 올라오면”이나 “새싹이 올라오면”으로 손질해 줍니다. 2016.10.15.흙.ㅅㄴㄹ



싹이 나서 새순이 올라오면 세 마디가 될 때까지 키운다

→ 싹이 나면 세 마디가 될 때까지 키운다

→ 새싹이 올라오면 세 마디가 될 때까지 키운다

《안철환-호미 한 자루 농법》(들녘,2016) 17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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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연로 年老


 어머니는 연로하셔서 → 어머니는 늙으셔서

 연로한 조부모님은 → 늙은 할머니 할아버지는


  ‘연로(年老)’는 “나이가 들어서 늙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은 “≒ 연고(年高)·연만하다”처럼 비슷한말을 두 가지 싣는데, ‘연고(年高)’는 “= 연로(年老)”로 풀이하고, ‘연만(年晩/年滿)하다’는 “나이가 아주 많다”로 풀이합니다. 그러나 ‘연고·연만’은 쓰임새가 아주 없다고 느껴요. 이런 한자말은 털어내야겠습니다. 그리고 ‘연로하다’라고 쓸 까닭이 없이 ‘늙다·늙으시다’라 하면 되고, “나이 들다”를 쓰면 돼요. ‘나이들다’를 아예 새로운 낱말로 삼아서 써 볼 수 있을 테고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엔 ‘연로’라는 한자말을 더 싣지만, 이 다섯 가지 한자말도 쓰임새가 없는 만큼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2016.10.14.쇠.ㅅㄴㄹ


연로(年勞) : 여러 해 동안 쌓은 공로

연로(沿路) : = 연도(沿道)

연로(涓露) : 이슬 정도의 매우 적은 물

연로(輦路) : = 거둥길

연로(燃爐) : 담뱃불을 붙이는 데에 쓰는 주발만 한 크기의 화로



연로하신 부모, 일반적으로 가정 밖으로 나가려는 여성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배우자

→ 늙으신 어버이, 흔히 집 밖으로 나가려는 여성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곁님

→ 나이 든 어버이, 아무래도 집 밖으로 나가려는 여성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곁님

《마거릿 D.로우먼/유시주 옮김-나무 위 나의 인생》(눌와,2002) 137쪽


평범한 사람들도 집에서 아이들과 연로한 부모님을 돌볼 시간이 있었다

→ 수수한 사람들도 집에서 아이들과 늙은 어버이를 돌볼 겨를이 있었다

→ 여느 사람들도 집에서 아이들과 나이 든 어버이를 돌볼 틈이 있었다

《스콧 새비지/강경이 옮김-그들이 사는 마을》(느린걸음,2015) 232쪽


고향의 부모님들이 하나둘씩 연로해지시고 돌아가시니

→ 고향 부모님들이 하나둘 늙으시고 돌아가시니

→ 고향 부모님들이 하나씩 둘씩 나이가 들고 돌아가시니

《안철환-호미 한 자루 농법》(들녘,2016) 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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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55 : 찌개, 국, 탕



찌개, 국, 탕을 해 먹을 때

→ 찌개, 국을 해 먹을 때

→ 찌개나 국을 해 먹을 때


찌개 :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채소·두부 따위를 넣고, 간장·된장·고추장·젓국 따위를 쳐서 갖은양념을 하여 끓인 반찬

국 : 1. 고기, 생선, 채소 따위에 물을 많이 붓고 간을 맞추어 끓인 음식 2. = 국물

탕(湯) : 1. ‘국’의 높임말 2. 제사에 쓰는, 건더기가 많고 국물이 적은 국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한자말 ‘탕’은 ‘국’을 높이는 낱말이거나 “건더기가 많고 국물이 적은 국”을 가리킨다고 나옵니다. 이는 올바른 뜻풀이일까요? 아무튼 이 뜻풀이대로라면 “찌개, 국, 탕”이라고 할 적에는 겹말인 셈이에요. “찌개, 국, 국”이라 말한 꼴이니까요. 그런데 ‘국’은 물을 많이 붓고 끓인 먹을거리입니다. ‘찌개’는 물을 적게 하고 건더기를 많이 넣고 끓인 먹을거리예요. 다시 말해서 ‘탕’이라는 한자말은 ‘국’을 가리킨다고도 하고 ‘찌개’를 가리킨다고도 할 만한 얼거리입니다. 이러한 뜻풀이 때문인지 ‘감자탕·조개탕·연포탕·매운탕·곰탕·닭도리탕’처럼 아무 자리에나 아무렇게나 쓰이곤 해요.


  ‘탕’은 높임말이 아니라 한자말입니다. 한자로 적기 때문에 높임말이 되지 않습니다. 한자로 적으면 그저 한자말입니다. 여러 가지 ‘탕’은 ‘감자찌개·감자볶음·감자섞어찌개·돼지고기감자찌개’나 ‘조개국’이나 ‘연폿국’이나 ‘매운찌개·매운국’이나 ‘곰국’이나 ‘닭볶음찌개’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2016.10.13.나무.ㅅㄴㄹ



각종 찌개, 국, 탕을 해 먹을 때 넣어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고

→ 여러 찌개, 국을 해 먹을 때 넣어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고

→ 찌개나 국을 해 먹을 때 넣어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고

《안철환-호미 한 자루 농법》(들녘,2016) 15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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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54 : 클럽과 모임



축구 클럽 등 몇몇 동호인 모임

→ 축구 모임 같은 몇몇 모임

→ 축구 모임 같은 몇몇 동아리


클럽(club) : 취미나 친목 따위의 공통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한 단체

모임 : 어떤 목적 아래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

단체(團體) : 1.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모인 사람들의 일정한 조직체 2.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루어진 집단

조직체(組織體) : 체계 있게 짜여 있는 체제나 단체

집단(集團) : 여럿이 모여 이룬 모임



  ‘클럽’은 ‘단체’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단체’는 ‘모인’ 사람들이 이룬 ‘조직체’나 ‘집단’이라고 합니다. ‘조직체’는 ‘단체’라 하고, ‘집단’은 ‘모임’이라고 합니다. 낱말이 돍고 돌아서 ‘모임’으로 마무리를 지어요. ‘클럽·단체·조직체·집단’은 모두 ‘모임’을 나타내는 셈이에요. 그러니까 “축구 클럽 등 몇몇 동호인 모임”이라 하면 겹말인 얼거리예요. 그냥 모두 ‘모임’이라 하면 됩니다. 때로는 ‘동아리’라 해 볼 수 있어요. 2016.10.13.나무.ㅅㄴㄹ



우리는 취주악과 축구 클럽 등 몇몇 동호인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 우리는 취주악과 축구 모임 같은 몇몇 모임을 바지런히 다닌다

→ 우리는 취주악과 축구 모임처럼 몇몇 모임을 즐겁게 한다

→ 우리는 취주악과 축구 모임처럼 몇몇 동아리를 신나게 나간다

《산드라 크라우트바슐/류동수 옮김-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양철북,2016) 1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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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지경 地境


 사마리아 지경 바로 앞에서 → 사마리아 테두리 바로 앞에서

 지경을 다지다 → 터전을 다지다

 지경을 닦다 → 터전을 닦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 이 꼴이 될 때까지 / 이 모습이 될 때까지

 죽을 지경이었다 → 죽을 노릇이었다 / 죽을 판이었다

 손을 쓸 수 없는 지경 → 손을 쓸 수 없는 노릇

 그러한 지경에 처하게 된 데에는 → 그러한 꼴에 놓인 데에는

 나라 꼴이 그 지경까지 가다 → 나라가 그 꼴까지 가다

 더 부러울 것이 없을 지경이다 → 더 부러울 것이 없을 노릇이다


  ‘지경(地境)’은 “1. 나라나 지역 따위의 구간을 가르는 경계 2. 일정한 테두리 안의 땅 3. ‘경우’나 ‘형편’, ‘정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하며, 한국말사전은 “≒ 경(境)·역경(域境)·지계(地界)·지두(地頭)” 같은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그런데 경계를 가리킨다면서 ‘지경’을 쓰는 일이 있는지 아리송해요. ‘경계’라는 낱말만 써도 넉넉하리라 봅니다. ‘경·역경·지계·지두’ 같은 한자말도 거의 쓸 일이 없다고 느껴요. 이런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도 되리라 봅니다. ‘지경’은 셋째 뜻풀이로 가장 흔히 쓴다고 느끼는데, 이때에는 ‘노릇’이나 ‘판’이나 ‘꼴’로 손볼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네 가지 다른 ‘지경’을 싣는데, 이 한자말도 쓰임새가 없구나 싶어요. 2016.10.13.나무.ㅅㄴㄹ



지경(地鏡) : [지리] 지면 위에서 일어나는 거울 현상

지경(枝莖) : 가지와 줄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지경(持經) : [불교] 경전을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읽고 욈

지경(祗敬) : 매우 공경함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지경이었지요

→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노릇이었지요

→ 이자벨은 손톱을 물어뜯어 속살이 다 나올 판이었지요

《예수스 발라즈·프란시스꼬 인판떼/유동환 옮김-이자벨》(푸른나무,2000) 16쪽


보물이 든 상자를 열자 은행장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죠

→ 보물이 든 상자를 열자 은행장은 숨이 막힐 노릇이었죠

→ 보물이 든 상자를 열자 은행장은 숨이 막히려 했지요

《헬린 옥슨버리/김서정 옮김-행복한 돼지》(웅진닷컴,2001) 13쪽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지경이라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노릇이라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히려 한다니까

→ 어찌나 눈이 많이 오는지 파묻힐 듯하다니까

《나카노 시즈카/나기호 옮김-별을 새기다》(애니북스,2006) 101쪽


지금은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라니

→ 이제는 심심해서 죽을 노릇이라니

→ 이제는 심심해서 죽으려 한다니

→ 이제는 심심해서 죽을 판이라니

《미타 노리후사/김완 옮김-꼴지, 동경대 가다! 19》(랜덤하우스코리아,2010) 40쪽


귀에 딱지가 생길 지경이다

→ 귀에 딱지가 생길 노릇이다

→ 귀에 딱지가 생기려 한다

→ 귀에 딱지가 생길 듯하다

《김성희-몹쓸 년》(수다,2010) 13쪽


참 기가 막혀 숨이 넘어갈 지경이지 뭐야

→ 참 기가 막혀 숨이 넘어갈 노릇이지 뭐야

→ 참 기가 막혀 숨이 넘어갈 꼴이지 뭐야

《홍영우-옹고집》(보리,2011) 1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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