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당최 當初


 무슨 말인지 당최 모르겠다 → 무슨 말인지 영 모르겠다

 당최 떠오르는 이가 없다 → 영 떠오르는 이가 없다

 당최 알 수가 없어 →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당최 어디에 있는지 →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당최 늙지 않는 사람 → 도무지 늙지 않는 사람


  ‘당최(當初+에)’는 “‘도무지’, ‘영’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도무지’나 ‘영’이라는 한국말을 써야 한다는 뜻풀이입니다. 그리고 한자말 ‘당초’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은 ‘처음’인데, 이를 한자로 옮기니 ‘당초’라는 낱말인 셈입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말은 처음부터 안 쓰면 될 노릇입니다. 2016.3.4.쇠.ㅅㄴㄹ



당최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 도무지 볼 수도 없을 노릇이었다

→ 영 볼 수도 없을 노릇이었다

→ 하나도 볼 수 없었다

→ 조금도 볼 수 없었다

→ 무엇 하나 볼 수도 없었다

→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황선미-나온의 숨어 있는 방》(창비,2006) 20쪽


당최 입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 도무지 입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 영 입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 조금도 입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 아예 입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287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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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3-04 08:04   좋아요 0 | URL
당췌 ㅡ 당최 ㅡ 어느 쪽이죠? 당 췌 ㅡ는 사투리 (방언)의 영역인가..ㅎㅎㅎ

숲노래 2016-03-04 08:49   좋아요 1 | URL
`당초 + 에`이니 `당최`이지만, 쓸 일이 없는 말이지요.
`도무지`라 하면 되니까요

[그장소] 2016-03-04 08:53   좋아요 0 | URL
음 ㅡ그래도 아주 안쓸 수...있다면..그러도록 애쓰겠습니다.^^
도무지 ㅡ가 종이 에서 나온 말 맞나요?
그 말은 좀 잔인한 내력이 있던데...
고문기술 ㅡ중 하나였다고 읽어서

숲노래 2016-03-04 10:43   좋아요 1 | URL
어떤 말이든
쓰거나 안 쓰는 일은 대수롭지 않아요.
`도무지`에 그런 어원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훨씬 더 오래된 어원이 있을 수도 있어서
어느 하나라고 잘라 말할 수 없어요.

그러면 `영`이라는 한국말 어원은 무엇일까요? ^__^

즐거운 마음으로 쓰되
어린이하고 함께 나누면서 알아듣는 말이 되면
넉넉하리라 생각합니다.

[그장소] 2016-03-04 20:50   좋아요 0 | URL
으헉 ㅡ숲노래님도 서니데이님버전으로ㅡ퀴즈 입니까?^^
영 ㅡ의 어원을 찾아서....뒤져봐도 되는 오픈 테스트 ㅡ괜찮죠?
 

겹말 손질 385 : 아름답고 화려한



아름답고 화려한

→ 아름답고 아름다운

→ 아름답고 환한

→ 아름답게 빛나는


화려(華麗)하다 : 환하게 빛나며 곱고 아름답다



  한자말 ‘화려하다’는 ‘아름답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니 “곱고 아름답다”로 풀이하는군요. ‘곱다’와 ‘아름답다’를 풀이말로 함께 쓸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빛나다’를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빛이 환하게 비치다”를 뜻한다고 나와요. “환하게 빛나다”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곱고 아름답다” 같은 풀이말도 겹말이고요. 2016.3.2.물.ㅅㄴㄹ



아름답고 화려한 문장이다

→ 아름답고 환한 글이다

→ 아름답디아름다운 글이다

→ 아름답고 훌륭한 글이다

→ 아름답게 빛나는 글이다

《윤희진-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책과함께어린이,2009) 70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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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77 : 미친 듯 폭주하여 달려가는



미친 듯 폭주하여 달려가는

→ 미친 듯 달려가는

→ 미친 듯 마구 달려가는


폭주(暴走) : 매우 빠른 속도로 난폭하게 달림

난폭(亂暴) : 행동이 몹시 거칠고 사나움



  “미친 듯 달려가는”이라고 할 적에는 너무 지나치도록 빠르게 달리거나 거칠게 달린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미친 듯 폭주하여”는 겹말이 됩니다. 한자말 ‘폭주’는 거칠게 달린다거나 미친 듯이 달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폭주하여 달려가는”은 겹말이 돼요. 이 보기글은 앞뒤로 겹말이 겹으로 쓰였습니다. 사이에 들어간 ‘폭주하여’를 덜고 “미친 듯 달려가는”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4349.1.12.불.ㅅㄴㄹ



미친 듯 폭주하여 달려가는 우리의 삶을 멈추게 하기를 기대하면서

→ 미친 듯 달려가는 우리 삶을 멈추게 하기를 바라면서

《김경희-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공명,2015) 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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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정치적


 정치적 망명 → 정치 망명

 정치적 문제 → 정치 문제

 정치적 인물 → 정치 인물 / 정치꾼 / 정치를 아는 사람 / 정치를 하는 사람

 정치적인 사건 → 정치 사건 / 정치일 / 정치를 보여주는 일

 그는 매우 정치적이다 → 그는 정치에 매우 밝다 / 그는 정치를 매우 따진


  ‘정치적(政治的)’은 “1. 정치와 관련된 2. 정치의 수법으로 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정치(政治)’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뜻한다고 해요. 이러한 뜻처럼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가리킨다는 ‘정치’라면 그대로 쓸 만하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너는 너무 정치적이다”라든지 “정치적인 발언을 하다” 같은 자리에서는 ‘나라 다스리기’하고 동떨어지기도 합니다. 나라 다스리기하고 동떨어진 자리에서 쓰는 ‘정치·정치적’은 ‘내 한몸 살펴서 내 자리 넓히기’하고 잇닿지 싶습니다. 흔히 일컫는 ‘알랑방귀’처럼 ‘알랑대다’라는 뜻으로 쓰기도 하고, 여러 곳에 줄을 댄다는 뜻으로 쓰기도 하거든요. 2016.3.2.물.ㅅㄴㄹ



정치적 해방만을 바라는 사람들에겐 영혼의 해방을 되새기고

→ 정치 해방만을 바라는 사람들에겐 영혼 해방을 되새기고

→ 정치 사슬에서 풀려나기만을 바라는 사람들한텐 마음이 풀리도록 되새기고

→ 나라가 해방되기를 바라는 사람들한테는 넋부터 해방되도록 되새기고

→ 나라가 좋아지기를 바라는 사람들한테는 마음을 좋게 가꾸라고 되새기고

→ 나라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한테는 마음을 바꾸라고 되새기고

《김규항-비급 좌파》(야간비행,2001) 187쪽


정치적으로 옮바른 삶을 살게 하소서

→ 올바르게 살도록 하소서

→ 올바른 길을 걷도록 하소서

→ 올바른 길을 걸어가게 하소서

《에드워드 코렌/강현석 옮김-인생, 별 거 있나요?》(이소출판사,2003) 40쪽


정치적 판단은 별개로 하고 성격만은 그렇다는 것이다

→ 정치 판단은 따로 하고 성격만은 그렇다는 것이다

→ 정치는 어떠하든 마음결만은 그렇다는 말이다

→ 정치는 둘째치고 마음결만은 그렇다는 소리이다

→ 정치를 잘하건 못하건 아무튼 마음만은 그렇다는 말이다

→ 정치야 어떠하든 마음만은 그렇다는 소리이다

《남재희-언론·정치 풍속사》(민음사,2004) 143쪽


정치적 상황이 아무리 불안하다 해도

→ 정치 상황이 아무리 불안하다 해도

→ 정치가 돌아가는 모습이 아무리 술렁거린다 해도

→ 정치가 돌아가는 흐름이 아무리 뒤숭숭하다 해도

→ 정치가 아무리 어지럽다 해도

《오드리 설킬드/허진 옮김-레니 리펜슈탈 : 금지된 열정》(마티,2006) 435쪽


당시는 정치적으로 좀 혼란스러웠거든

→ 그무렵은 정치가 좀 어지러웠거든

→ 그때는 정치가 좀 어수선했거든

《윤희진-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책과함께어린이,2009) 6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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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모욕적


 모욕적 주장 → 깔보는 말 / 업신여기는 말 / 깎아내리는 말

 모욕적 발언을 → 깔아뭉개는 말을 / 깔보는 말을

 모욕적 언동으로 → 헐뜯는 말로 / 깔보는 말로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다 → 업신여김으로 받아들이다

 모욕적으로 말하다 → 깎아내리며 말하다 / 깔보며 말하다

 모욕적으로 들렸다면 → 깔보는 말로 들렸다면 / 업신여긴다고 들렸다면


  ‘모욕적(侮辱的)’은 “깔보고 욕되게 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욕(辱)되다’는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럽다”를 뜻한다 하고, ‘치욕적(恥辱的)’은 “욕되고 수치스러운”을 뜻한다 하며, ‘수치(羞恥)’는 “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을 뜻한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욕되다·치욕적’은 서로 돌림풀이인 셈입니다. 그래도 이모저모 살피면 ‘모욕적’이라는 한자말은 ‘깔보는’이나 ‘부끄러운’이나 ‘떳떳하지 못한’을 가리키는 자리에 쓰는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뜻이나 느낌을 살려서 ‘깔보는’으로 손보면 되고, ‘깎아내리는’이나 ‘업신여기는’이나 ‘헐뜯는’이나 ‘깔아뭉개는’ 같은 말마디로 손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부끄러운’이나 ‘창피한’으로 손볼 만합니다. 2016.3.1.불.ㅅㄴㄹ



자신들이 겪은 모욕적인 대우

→ 자신들을 업신여겼던 일

→ 저희들을 깔보던 일

→ 저희들이 겪은 푸대접

→ 저희들이 겪은 창피

→ 저희들이 겪은 끔찍한 일

《하워드 진/유강은 옮김-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이후,2002) 58쪽


모욕적인 일이라고

→ 깔보는 일이라고

→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 창피한 일이라고

→ 부끄러운 일이라고

→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 말이 안 된다고

《자케스 음다/윤철희 옮김-곡쟁이 톨로키》(검둥소,2008) 216쪽


더이상 이 모욕적인 세상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 더는 이 부끄러운 세상을 놓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 더는 이 창피한 세상을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 더는 이 창피스러운 세상을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송경동-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창비,2016) 73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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