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구하다 救


 극빈자를 구하다 → 극빈자를 돕다 / 몹시 가난한 이웃을 돕다

 수재민을 구하기 위한 → 수재민을 도우려는

 목숨을 구하다 → 목숨을 살리다

 인질을 구해 내다 → 인질을 살려 내다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하다 → 목숨을 바쳐 나라를 살리다


  ‘구(救)하다’는 “1. 물건 따위를 주어 어려운 생활 형편을 돕다 2. 위태롭거나 어려운 지경에서 벗어나게 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곧 한국말로 ‘돕다’나 ‘살리다’로 손질하면 되고, 흐름을 살펴서 ‘지키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2016.3.9.물.ㅅㄴㄹ



가난한 사람을 구하려고

→ 가난한 사람을 도우려고

→ 가난한 사람에게 먹을것을 주려고

→ 가난한 사람과 나누려고

《페스탈로찌/홍순명 옮김-린하르트와 겔트루드》(광개토,1987) 71쪽


이 건물을 구할 길

→ 이 건물을 살릴 길

→ 이 건물을 지킬 길

→ 이 건물을 되살릴 길

《요코가와 세쯔코/전홍규 옮김-토토로의 숲을 찾다》(이후,2000) 69쪽


상어를 구할 수가 없었다

→ 상어를 살릴 수가 없었다

→ 상어를 도울 수가 없었다

→ 상어를 지킬 수가 없었다

《팀 윈튼/이동욱 옮김-블루백》(눌와,2000)  97쪽


쿵쾅이는 후다닥 달려와 친구들을 구했어요

→ 쿵쾅이는 후다닥 달려와 동무들을 살렸어요

→ 쿵쾅이는 후다닥 달려와 동무들을 지켰어요

→ 쿵쾅이는 후다닥 달려와 동무들을 도왔어요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엄혜숙 옮김-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루스》(풀과바람,2016) 24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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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이해 理解


 이해가 깊다 → 생각이 깊다 / 깊게 헤아린다

 온전한 이해는 → 오롯이 알려면 / 제대로 알자면 / 속속들이 깨달으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 → 넉넉히 헤아릴 만한 일 / 넉넉히 알 만한 일

 도저히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도무지 모르겠다

 이해를 구하다 → 헤아려 주십사 하다 / 너그러이 살펴 달라고 하다

 이해되기 어려울 것이다 → 알아차리기 어려우리라 / 알아듣기 어려우리라

 언뜻 이해되지 않을 테지 → 언뜻 헤아리지 못할 테지 / 언뜻 알지 못할 테지

 친구들에게 이해될 수 있으면 → 동무들이 헤아려 줄 수 있으면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 글 줄거리를 헤아리고 / 글 줄거리를 알고

 새로운 각도로 이해한다 → 새로운 눈길로 안다 / 새로운 눈으로 살핀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다 → 서로 처지를 살피다 / 서로 처지를 헤아리다

 이웃을 이해한다면 → 이웃을 헤아린다면 / 이웃을 안다면


  ‘이해(理解)’는 “1.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2. 깨달아 앎 3. = 양해(諒解)”를 뜻한다고 합니다. ‘분별(分別)’은 “서로 다른 일이나 사물을 구별하여 가름”을 뜻하고, ‘해석(解釋)’은 “1. 문장이나 사물 따위로 표현된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함 2. 사물이나 행위 따위의 내용을 판단하고 이해하는 일”을 뜻하며, ‘양해’는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해 = 분별하여 해석함 = 구별하여 이해함’인 꼴이에요. ‘이해 = 이해’로 풀이하는 한국말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 = 양해’이기도 하며, ‘양해 = 너그러이 헤아림’입니다. 이 대목에서 ‘헤아리다’라는 낱말을 얻습니다. ‘헤아리다’는 ‘생각하다’나 ‘살피다’하고 한 갈래인 낱말이기에, 사람들이 한자말 ‘이해·이해하다’를 쓰는 자리에서 어떤 생각이나 마음인가를 엿볼 만하구나 싶어요. ‘헤아리다·생각하다·살피다’로 손질할 수 있고, ‘알다·알아차리다·알아듣다·깨닫다’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이해했니?” 하고 묻는 말은 “알았니?”나 “알아들었니?” 하고 묻는 셈이요, “이해했어요!” 하고 대꾸하는 말은 “알았어요!”나 “알아들었어요!” 하고 대꾸하는 셈입니다. 2016.3.9.물.ㅅㄴㄹ



이해가 안 간다고?

→ 잘 모르겠다고?

→ 모르겠다고?

→ 못 알아듣겠다고?

→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참여연대 기획/김진아와 아홉 사람-열정시대》(양철북,2009) 13쪽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습니다

→ 생각을 못 하시는 듯합니다

→ 못 헤아리시는 듯합니다

→ 알차라지지 못하시는 듯합니다

→ 알지 못하시는 듯합니다

《리타 얄로넨/전혜진 옮김-소녀와 까마귀나무》(박물관,2008) 44쪽


이 차이를 따져 보고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이 다름을 따져 보고 알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 어떻게 다른가를 따져 보고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 어떻게 다른지를 따지고 살피기는 쉽지 않다

《이반 일리치/노승영 옮김-그림자 노동》(사월의책,2015) 79쪽


난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들을 찾을 거야

→ 난 나를 헤아려 주는 동무들을 찾을 테야

→ 난 나를 생각해 주는 동무들을 찾겠어

→ 난 나를 살펴 주는 동무들을 찾으려 해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엄혜숙 옮김-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루스》(풀과바람,2016) 13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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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충분 充分


 10분이면 충분하겠지 → 10분이면 넉넉하겠지 / 10분이면 되겠지

 자격이 충분하다 → 자격이 있다 / 자격이 넉넉하다 / 자격이 되다

 충분한 재산 → 넉넉한 재산 / 많은 재산

 한 그릇으로 충분합니다 → 한 그릇으로 됩니다 / 한 그릇으로 넉넉합니다


  ‘충분(充分)하다’는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충분하다 = 넉넉하다’라는 소리입니다. 한국말 ‘넉넉하다’는 “1. 크기나 수량 따위가 기준에 차고도 남음이 있다 2. 살림살이가 모자라지 않고 여유가 있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넉넉하다 = 모자라지 않다’를 가리키는 셈이니, 한국말사전에 나오는 ‘충분하다’ 뜻풀이는 겹말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6.3.9.물.ㅅㄴㄹ



저 녀석은 충분히 정상이잖아요

→ 저 녀석은 참말 정상이잖아요

→ 저 녀석은 어디로 보나 정상이잖아요

→ 저 녀석은 틀림없이 정상이잖아요

《하나가타 미쓰루/고향옥 옮김-용과 함께》(사계절,2006) 88쪽


충분히 활동하지 않습니다

→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 그다지 움직이지 않습니다

→ 제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요시다 도시미찌/홍순명 옮김-잘 먹겠습니다》(그물코,2007) 54쪽


아이가 충분히 사랑받았고

→ 아이가 넉넉히 사랑받았고

→ 아이가 따스히 사랑받았고

→ 아이가 포근히 사랑받았고

→ 아이가 제대로 사랑받았고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37쪽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잎끼리 엇갈려 자라지요

→ 햇볕을 넉넉히 받을 수 있도록 잎끼리 엇갈려 자라지요

→ 햇볕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잎끼리 엇갈려 자라지요

《아라이 마키/사과나무 옮김-해바라기》(크레용하우스 펴냄,2015) 12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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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흥미 興味


 흥미 위주의 오락물 → 재미 위주 오락물 / 재미만 따지는 오락물

 흥미가 나다 → 재미가 나다 / 신이 나다

 흥미를 더하다 → 재미를 더하다 / 즐거움을 더하다

 흥미를 불러일으키다 → 재미를 불러일으키다 /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다

 바둑에 흥미를 붙이다 → 바둑에 재미를 붙이다 / 바둑에 즐거움을 붙이다

 별 흥미를 못 느낀다 → 그리 재미를 못 느낀다 / 그리 즐거움을 못 느낀다

 흥미가 반감되는 → 재미가 줄어드는 / 즐거움이 깎이는


  ‘흥미(興味)’는 “흥을 느끼는 재미”라 하는데, ‘흥(興)’은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흥’은 ‘재미’나 ‘즐거움’으로 이어진다는 뜻이요, ‘흥미 = 재미를 느끼는 재미’인 셈이 됩니다. 이러한 느낌을 가리키는 다른 한국말로 ‘신’이 있고, 한국말사전은 “어떤 일에 흥미나 열성이 생겨 매우 좋아진 기분”으로 풀이합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말 ‘신’과 ‘재미’는 뜻이 같고 말아, 저마다 어느 자리에 어떻게 써야 알맞은가를 도무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말사전은 한국말 ‘신’하고 ‘재미’를 어떻게 달리 쓰는가를 제대로 밝힐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아무튼 ‘재미·즐거움·기쁨·신’을 알맞게 쓰면 넉넉합니다. 2016.3.9.물.ㅅㄴㄹ



아이들이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고 집중하고

→ 아이들이 무언가에 재미를 느끼고 마음을 쏟고

→ 아이들이 무언가에 즐거움을 느끼고 힘을 쏟고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53쪽


농부가 비슷한 노동요로 바뀌는 것이 흥미롭다

→ 농부가 비슷한 일노래로 바뀌는 대목이 재미있다

→ 농부가 비슷한 일노래로 바뀌는 대목이 눈에 띈다

→ 농부가 비슷한 일노래로 바뀌는 대목이 돋보인다

《황현산-우물에서 하늘 보기》(삼인,2015) 55쪽


이것은 흥미로운 점이었다

→ 이것은 재미있는 점이었다

→ 이는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 이는 재미있었다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109쪽


그 이틀은 흥미로웠다

→ 그 이틀은 재미있었다

→ 그 이틀은 재미났다

→ 그 이틀은 신났다

《배리 존스버그/정철우 옮김-내 인생의 알파벳》(분홍고래,2015) 119쪽


민담은 이야기가 재미있고 흥미가 있어야

→ 민담은 줄거리가 재미있어야

→ 민담은 재미있고 눈길을 끌어야

→ 민담은 재미있어야

→ 민담은 재미있고 신이 나야

《정숙영·조선영-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5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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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차이 差異


 성격 차이 때문에 →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 성격이 달라서

 능력에 차이가 있다 → 재주가 다르다 / 솜씨가 벌어지다

 차이가 나다 → 다르다 / 벌어지다

 견해 차이가 크다 → 생각이 크게 다르다 / 생각이 크게 벌어지다

 큰 차이가 없었다 → 크게 다르지 않았다 /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 서로 다른 문화를 이겨내고

 세대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다

→ 벌어진 나이대를 넘어서지 못하다

→ 다른 나이대를 딛고 서지 못하다


  ‘차이(差異)’는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리고, 한국말 ‘같다’는 “서로 다르지 않고 하나이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다르다 = 같지 않다’인 셈이고, ‘같다 = 다르지 않다’인 셈이라고 풀이하는 한국말사전입니다. 이리하여 한자말 ‘차이’를 “같지 아니하고 다름”으로 풀이하면 똑같은 말을 잇달아 적은 겹말풀이인 셈이지요. 2016.3.8.불.ㅅㄴㄹ



집계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 집계와 크게 다르다

→ 집계와 크게 벌어진다

《송건호-현실과 이상》(정우사,1979) 259쪽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차이는

→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서로 다른 모습은

→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다른 모습은

《사기사와 메구무/김석희 옮김-그대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가》(자유포럼,1999) 154쪽


하늘과 땅 차이다

→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 하늘과 땅처럼 벌어진다

《신숙옥-재일조선인의 가슴속》(십년후,2003) 36쪽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 고장에 따라 다르다

→ 고장에 따라 다른 모습이다

→ 고장에 따라 같지 않다

《한새암·최병두·조희범·박원석·문틈-전라도 우리 탯말》(소금나무,2006) 10쪽


흔히 생각하는 남녀 간의 사랑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 흔히 생각하는 남녀 사이 사랑과는 좀 다릅니다

→ 흔히 생각하는 남녀 사이 사랑과는 좀 벌어집니다

《정숙영·조선영-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37쪽


차이점을 좀더 확실히 설명해 보자

→ 다른 점을 좀더 뚜렷이 얘기해 보자

→ 다른 대목을 좀더 똑똑히 말해 보자

→ 다른 곳을 좀더 또렷이 밝혀 보자

《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진정성이라는 거짓말》(마티,2016) 247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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