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647 : 이름 쓰는 서명



이름 밑에다 서명을 하세요 … 이름도 쓸 줄

→ 이 자리에다 이름을 쓰세요 … 이름도 쓸 줄

→ 이름 밑에다 손글을 쓰세요 … 이름도 쓸 줄


서명(署名) : 1. 자기의 이름을 써넣음. 또는 써넣은 것 2. [법률] 본인 고유의 필체로 자신의 이름을 제3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씀

사인(sign) : 1.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자신의 이름을 적음. 또는 그렇게 적은 문자. ‘서명’, ‘수결’로 순화 2. 몸짓이나 눈짓 따위로 어떤 의사를 전달하는 일. 또는 그런 동작. ‘신호’, ‘암호’로 순화



  영어로는 ‘사인’이라 하고, 한자말로는 ‘서명’이라 합니다. 사인이나 서명은 “이름을 쓰는” 일을 가리켜요. 법률 낱말로는 ‘서명’을 쓴다고 하는데, 한국말로도 얼마든지 새로운 전문 낱말을 지어서 써 볼 만하지 싶습니다. 먼저 ‘이름쓰기’라 할 수 있어요. 가장 쉬운 말이지요. 이름을 쓰는 일이니 ‘이름쓰기’라 하면 됩니다. 그리고 ‘손글’이나 ‘손글씨’라 해 볼 만합니다. 손으로 쓰는 글이나 글씨라는 뜻이에요. ‘손이름’이라 해 볼 수 있어요. 손수 이름을 쓴다는 뜻입니다. “이름 밑에다 서명을 하세요”라 하면 “이름 밑에다 이름을 쓰세요”라 말하는 꼴이에요. 겹말이지요. 이런 말투를 법률 낱말이라고만 여기지 말고, 우리가 앞으로 새롭게 가다듬을 말투로 바라볼 수 있기를 빕니다. 2016.10.12.물.ㅅㄴㄹ



“여기 이름 밑에다 서명을 하세요.” “나는 무식해서 이름도 쓸 줄 모른다니까요.”

→ “여기 이 자리에다 이름을 쓰세요.” “나는 배운 게 없어서 이름도 쓸 줄 모른다니까요.”

→ “여기 이름 밑에다 손글을 쓰세요.” “나는 배운 게 없어서 이름도 쓸 줄 모른다니까요.”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35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646 : 모진 세파



모진 세파를

→ 모진 물결을

→ 모진 어려움을


모질다 : 1. 마음씨가 몹시 매섭고 독하다 2. 기세가 몹시 매섭고 사납다 3. 참고 견디기 힘든 일을 능히 배기어 낼 만큼 억세다 4. 괴로움이나 아픔 따위의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다

세파(世波) : 모질고 거센 세상의 어려움



  ‘모질’거나 거센 어려움을 가리키는 ‘세파’이니, “모진 세파”라 하면 겹말입니다. 한자말 ‘세파’를 쓰고 싶다면 그냥 ‘세파’만 쓸 노릇이고, 한국말로 쉽게 쓰고 싶다면 “모진 어려움”이나 “모진 물결”이나 “모진 바람”이나 “모진 일”로 손질해 줍니다. 2016.10.12.물.ㅅㄴㄹ



이들 앞에 놓여 있는 모진 세파를 이겨 나가야 했다

→ 이들 앞에 놓인 모진 물결을 이겨 나가야 했다

→ 이들 앞에 놓인 모진 어려움을 이겨 나가야 했다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14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량한 말 바로잡기

 허기 虛飢


 허기가 지다 → 배가 고프다 / 배가 허전하다

 허기를 느끼다 → 배고픔을 느끼다

 허기를 채우다 → 빈속을 채우다 / 고픈 배를 채우다

 주먹밥으로 허기를 때우다 → 주먹밥으로 빈석을 때우다

 죽 한 사발로 허기를 달래던 시절 → 죽 한 사발로 배고픔을 달래던 때


  ‘허기(虛飢)’는 “몹시 굶어서 배고픈 느낌”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런 모습을 가리키는 한국말로 ‘굶주리다’하고 ‘배곯다’가 있어요. “허기를 느끼다”는 “배고픔을 느끼다”로 손볼 만한데, “배곯이를 느끼다”처럼 ‘배곯이’라는 낱말을 새롭게 써 볼 수 있습니다. 또는 ‘빈속’이라는 낱말이 있어요. ‘빈속’만으로는 느낌이 옅다 싶으면 ‘텅빈속’처럼 꾸밈말을 붙이는 새 낱말을 지을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허기(虛氣)’라는 한자말을 “1. 기운을 가라앉힘 2. 속이 비어 허전한 기운”을 가리킨다면서 싣고, ‘허기(虛器)’라는 한자말을 “1. 쓸모없는 기구 2. 유명무실한 것 3.실권이 없는 벼슬자리”를 가리킨다면서 싣지만, 이러한 한자말은 쓰임새가 없지 싶습니다. 2016.10.11.불.ㅅㄴㄹ



거리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5원의 동전을 받기 위해

→ 거리에서 빈 배를 움켜쥐고 5원 동전을 받으려고

→ 거리에서 고픈 배를 움켜쥐고 5원짜리 동전을 받으려고

《최호철-태일이 2》(돌베개,2007) 33쪽


빵 몇 개로는 허기가 나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 빵 몇 조각으로는 배고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 빵 몇 조각으로는 빈속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오덕-종달새 우는 아침》(굴렁쇠,2007) 152쪽


갑자기 허기가 밀려왔다

→ 갑자기 배고픔이 밀려왔다

→ 갑자기 뱃속이 허전했다

《박채란-까매서 안 더워?》(파란자전거,2007) 47쪽


허기진 배를 채우려 먹이통 구석구석을 핥지만

→ 고픈 배를 채우려 먹이통 구석구석을 핥지만

→ 빈 배를 채우려 먹이통 구석구석을 핥지만

→ 꼬르륵거리는 배를 채우려 먹이통 구석구석을 핥지만

《박찬원-꿀젖잠》(고려원북스,2016) 77쪽


떡장수로부터 이삼십 원어치의 떡을 사서 점심으로 허기를 달랜다

→ 떡장수한테서 이삼십 원어치 떡을 사서 점심으로 배고픔을 달랜다

→ 떡장수한테서 이삼십 원어치 떡을 사서 낮밥으로 빈속을 달랜다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18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별의별


 별의별 고생을 다 하다 → 온갖 고생을 다 하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들어 → 온갖 생각이 다 들어

 별의별 이야기 → 온갖 이야기 / 갖가지 이야기

 별의별 사람 → 온갖 사람 / 갖가지 사람

 별의별 일 → 온갖 일 / 갖은 일 / 이런 일 저런 일

 별의별 물건 → 온갖 물건 / 갖은 물건


  ‘별의별(別-別)’은 “보통과 다른 갖가지의. ≒ 별별”을 뜻한다고 합니다. ‘별별(別別)’은 “= 별의별”이라고 해요. 이 같은 한자말을 굳이 쓸 수도 있을 터이나 한국말에 ‘갖가지’나 ‘온갖’이나 ‘갖은’이 있습니다. 쉽고 부드러이 쓸 수 있는 한국말을 알맞게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6.10.11.불.ㅅㄴㄹ



별의별 곤충이 다 있네

→ 온갖 곤충이 다 있네

→ 갖가지 벌레가 다 있네

《황경택-꼬마 애벌레 말캉이 2》(소나무,2010) 32쪽


뉴턴은 빛을 가지고 별의별 실험을 다 했다

→ 뉴턴은 빛으로 온갖 실험을 다 했다

→ 뉴턴은 빛으로 갖은 실험을 다 했다

《정인경-과학을 읽다》(여문책,2016) 187쪽


관짝같이 좁은 방 안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니 별의별 생각이 다 났다

→ 관짝같이 좁은 방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니 온갖 생각이 다 났다

→ 관짝같이 좁은 방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니 이 생각 저 생각이 다 났다

→ 관짝같이 좁은 방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니 수많은 생각이 다 났다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3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적' 없애야 말 된다

  국가적


 국가적 문제 → 나라 문제

 자국의 국가적인 이익을 위하여 →  제 나라한테 도움이 되도록

 국가적 사업 → 나라일(나랏일)

 국가적 행사 → 나라 행사

 국가적 차원 → 나라 테두리


  ‘국가적(國家的)’은 “1. 국가에 관련되거나 속하는 2. 국가 전체의 규모나 범위에서 하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국가(國家)’는 바로 ‘나라’를 가리키고요. ‘국가’라는 한자말을 꼭 쓰고 싶다면 “국가 기념일”처럼 써 볼 수 있을 텐데, 또 “국가적 문제”는 “국가 문제”로 손질할 수 있을 텐데, “나라 기념일”이나 “나라에서 기리는 날(나라기림날)”이나 “나라 문제”로도 손볼 수 있습니다. 2016.10.11.불.ㅅㄴㄹ



이건 국가적으로 매우 긴박한 상황이네

→ 이건 나라에 매우 진땀나는 상황이네

→ 이 나라로 보아 매우 아찔한 노릇이네

→ 이 나라에 매우 바쁜 일이네

《로알드 달/지혜연 옮김-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시공주니어,2000) 15쪽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 군의 공습이 시작되었을 때 국가적으로 ‘반전’운동을 하지 않는가

→ 유고슬라비아에 ‘북대서양조약기구’ 군이 공습을 했을때 나라 안팎으로 ‘반전’ 운동을 하지 않는가

→ 유고슬라비아에 ‘북대서양조약기구’ 군이 공습을 했을때 온나라가 ‘반전’ 운동을 하지 않는가

《오다 마코토/양현혜·이규태 옮김-전쟁인가 평화인가》(녹색평론사,2004) 97쪽


국가적 기념일을 제외하고

→ 국가 기념일을 빼고

→ 나라에서 기리는 날을 빼고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여성농업인의 삶과 전통문화》(심미안,2005) 13쪽


국가적으로 독이 되는

→ 나라에 도움이 안 되는

→ 나라에 나쁜

→ 한 나라에 좋지 않은

《이희진-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소나무,2008) 32쪽


국가적으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다

→ 나라에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다

→ 나라가 제대로 아껴 주지 못했다

《정경조·정수현-살맛 나는 한국인의 문화》(삼인,2016) 1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