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허기 虛飢


 허기가 지다 → 배가 고프다 / 배가 허전하다

 허기를 느끼다 → 배고픔을 느끼다

 허기를 채우다 → 빈속을 채우다 / 고픈 배를 채우다

 주먹밥으로 허기를 때우다 → 주먹밥으로 빈석을 때우다

 죽 한 사발로 허기를 달래던 시절 → 죽 한 사발로 배고픔을 달래던 때


  ‘허기(虛飢)’는 “몹시 굶어서 배고픈 느낌”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런 모습을 가리키는 한국말로 ‘굶주리다’하고 ‘배곯다’가 있어요. “허기를 느끼다”는 “배고픔을 느끼다”로 손볼 만한데, “배곯이를 느끼다”처럼 ‘배곯이’라는 낱말을 새롭게 써 볼 수 있습니다. 또는 ‘빈속’이라는 낱말이 있어요. ‘빈속’만으로는 느낌이 옅다 싶으면 ‘텅빈속’처럼 꾸밈말을 붙이는 새 낱말을 지을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허기(虛氣)’라는 한자말을 “1. 기운을 가라앉힘 2. 속이 비어 허전한 기운”을 가리킨다면서 싣고, ‘허기(虛器)’라는 한자말을 “1. 쓸모없는 기구 2. 유명무실한 것 3.실권이 없는 벼슬자리”를 가리킨다면서 싣지만, 이러한 한자말은 쓰임새가 없지 싶습니다. 2016.10.11.불.ㅅㄴㄹ



거리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5원의 동전을 받기 위해

→ 거리에서 빈 배를 움켜쥐고 5원 동전을 받으려고

→ 거리에서 고픈 배를 움켜쥐고 5원짜리 동전을 받으려고

《최호철-태일이 2》(돌베개,2007) 33쪽


빵 몇 개로는 허기가 나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 빵 몇 조각으로는 배고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 빵 몇 조각으로는 빈속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오덕-종달새 우는 아침》(굴렁쇠,2007) 152쪽


갑자기 허기가 밀려왔다

→ 갑자기 배고픔이 밀려왔다

→ 갑자기 뱃속이 허전했다

《박채란-까매서 안 더워?》(파란자전거,2007) 47쪽


허기진 배를 채우려 먹이통 구석구석을 핥지만

→ 고픈 배를 채우려 먹이통 구석구석을 핥지만

→ 빈 배를 채우려 먹이통 구석구석을 핥지만

→ 꼬르륵거리는 배를 채우려 먹이통 구석구석을 핥지만

《박찬원-꿀젖잠》(고려원북스,2016) 77쪽


떡장수로부터 이삼십 원어치의 떡을 사서 점심으로 허기를 달랜다

→ 떡장수한테서 이삼십 원어치 떡을 사서 점심으로 배고픔을 달랜다

→ 떡장수한테서 이삼십 원어치 떡을 사서 낮밥으로 빈속을 달랜다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18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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