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좋아해요
뻬뜨르 호라체크 지음 / 시공주니어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80



섬돌맡에서 잠든 마을고양이

― 고양이가 좋아해요

 뻬뜨르 호라체크 글·그림

 편집부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2005.9.1. 6500원



  뻬뜨르 호라체크 님은 작고 가벼우면서 알록달록 눈부신 그림책을 선보입니다. 《작은 새야 안녕》이라든지 《꼬마 생쥐의 새 집 찾기》라든지 《나비가 팔랑팔랑》이라든지 《딸기는 빨개요》라든지 무척 예쁘장한 그림책이 많습니다. 《자동차가 부릉부릉》이나 《기차가 칙칙폭폭》 같은 그림책은 자동차와 기차 같은 탈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손에서 떼지 못하리라 느낍니다.


  그림책 《고양이가 좋아해요》는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집에서 기르는 아이들이라면 참으로 손에서 뗄 수 없을 만하리라 느낍니다. 저마다 빛깔도 모습도 크기도 다른 고양이를 한 마리씩 가만히 보여주면서, 이 고양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살몃살몃 곁들입니다.



하얀 고양이는 생선 먹기를 좋아해요.



  우리 집에는 마을고양이가 늘 오갑니다. 마을고양이 여러 마리가 마당 한쪽에서 살고, 뒤꼍이랑 텃밭에도 여러 마을고양이가 삽니다. 어느 아이는 모과나무 옆에서 잠들고, 어느 아이는 감나무 밑에서 잠듭니다. 어느 아이는 광에서 잠들고, 어느 아이는 마당에 놓은 평상 밑에서 잠듭니다. 어느 아이는 텃밭 풀숲에 서로 엉켜서 잠들고, 어느 아이는 우리 집 자전거 밑에서 새근새근 잠드는데, 어느 아이는 배짱도 좋아서 섬돌에 척 앉아서 잠듭니다.



이 커다란 고양이는 여러분을 잡아먹을지도 몰라요!



  고양이는 무엇을 좋아할까요? 고양이도 여느 들짐승처럼 제 먹이를 좋아하지요. 그리고, 놀이를 무척 좋아합니다. 게다가, 햇볕을 아주 좋아해요. 볕이 바른 곳이라면, 울타리이든 담벼락이든 지붕이든 가리지 않습니다. 몸을 동그랗게 말고서 햇볕을 듬뿍 받으면서 살짝 눈을 감지요. 때로는 게슴츠레 눈을 뜨거나 느릿느릿 검벅이다가 꼬르륵 잠들어요.


  우리 집에서 사는 마을고양이는 겨울에 햇볕이 더 그리우니 섬돌맡을 늘 알짱거리는데, 때때로 내 발에 밟힙니다. 드르륵 마루문을 열고 내려설 적에 미처 일어나지 않고 깊이 잠든 마을고양이는 물컹 밟히지요.


  여러 차례 밟히고도 꼭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마을고양이를 보면, 어쩌면 이 아이들은 이렇게 ‘밟히기’도 새삼스럽거나 재미난 놀이로 여길는지 모릅니다. 고양이는 고양이 스스로 싫어하는 몸짓이나 일은 안 하니까요.


  아이들도 고양이도 저마다 스스로 좋아하는 대로 놀거나 하루를 보냅니다. 스스로 좋아하는 길을 찾고, 스스로 좋아하는 삶을 사랑하면서, 다 함께 이 지구별에서 사이좋게 어우러집니다. 4348.11.14.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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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세 알의 비밀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7
제럴드 맥더멋 글.그림, 노계순 옮김 / 현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72



이 땅에 겨울이 생긴 까닭은?

― 석류 세 알의 비밀

 제럴드 맥더멋 글·그림

 노계순 옮김

 현북스 펴냄, 2012.10.15. 11000원



  아이들은 어버이가 들려주는 말을 모두 받아먹습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말을 받아들여서 익히고 싶기에 어버이가 읊는 말을 찬찬히 살피면서 받아먹습니다. 어버이가 고운 말을 쓰면 아이는 저절로 고운 말을 씁니다. 어버이가 미운 말을 쓰면 아이도 저절로 미운 말을 써요.


  어버이가 바쁘고 힘들다면서 미운 말을 자꾸 쓰면, 아이는 ‘어버이가 바쁘고 힘들다’는 대목은 살피지 않고 ‘미운 말’만 받아들입니다. 아이로서는 ‘어버이가 새로 하는 말’이나 ‘어버이가 늘 쓰는 말’에 눈길이 갑니다.


  이를테면, 아이가 가게에 어버이 손을 잡고 나들이를 간다면, 아이는 ‘아이 스스로 갖고 싶은 장난감’에 손을 뻗습니다. 아이는 값을 따지거나 바라보지 않습니다. 아이는 아이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살펴서 고릅니다. 이때에 어버이는 어떻게 마주할까요? 아이가 고른 장난감을 기꺼이 장만할까요, 아니면 ‘값’을 따질까요? 값을 아예 안 볼 수 없을 터이나, 값을 먼저 보느냐, 아니면 아이가 바라는 곳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집니다.



그 날도 데메테르는 여느 때처럼 대지를 가꾸었어요. 데메테르 옷이 닿는 곳마다 밀이 솟아오르고, 발길이 닿는 곳마다 예쁜 꽃들이 피어났어요. 일을 다 마친 데메테르는 페르세포네에게 말했어요. “다른 신들을 만나고 올 테니 멀리 가지 말고 여기서 퀴아네와 놀고 있으렴.” (8쪽)



  제럴드 맥더멋 님이 빚은 그림책 《석류 세 알의 비밀》(현북스,2012)을 읽습니다. 석류 한 알도 아니고 왜 석 알일까 하고 궁금해 하면서 이 그림책을 읽습니다. 그림책에는 ‘여신’이 나오고, ‘여신이 낳은 딸’이 나옵니다. 딸도 여신이니, 지구별은 두 여신이 따사롭게 보듬는 손길을 받아서 풀이 돋고 꽃이 피며 나무가 자랍니다. 두 여신은 이 지구별에 아름다운 숲을 사랑스레 가꾸어 줍니다. 이리하여 사람들은 이 지구별에서 언제나 기쁨이 넘치는 삶을 짓습니다.




페르세포네는 퀴아네가 말릴 틈도 없이 연못에서 멀리 떨어진 들판으로 가 버렸어요. 한 팔 가득 꽃을 꺾은 페르세포네가 돌아가려고 할 때였어요. “어머나! 이렇게 예쁜 꽃은 처음 보는걸.” 페르세포네는 마지막으로 한 송이만 더 꺾으려고 수선화 줄기를 힘껏 잡아당겼어요. 그러자 갑자기 땅이 흔들리더니 ‘쩌억!’ 하고 갈라졌어요. (10쪽)



  그런데, 두 여신 가운데 ‘딸아이 여신’은 어머니 말을 듣지 않습니다. 아니 귓등으로 넘겼지요. 어머니 여신이 살짝 자리를 비운들 무슨 큰일이 있으랴 여겼고, 그저 새로운 놀이나 즐거움을 찾아서 ‘어머니가 가지 말라고 하던 곳’으로 갑니다. 어쩌면, 어머니가 ‘가지 말라’고 했기에 더 가고 싶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아이한테 ‘가지 말라는 곳’을 말했기 때문에, 아이 마음에는 ‘가지 말라는 곳’이 오히려 마음에 남습니다. 이를테면, ‘먹지 마’ 하고 말하면 더 먹고 싶은 마음이 들 듯 말이지요.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거친 말 쓰지 마’라든지 ‘동무나 동생을 괴롭히지 마’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아이들한테 들려준다고 해서 아이들은 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오히려 ‘왜?’ 하고 고개를 갸우뚱해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무엇을 하지 마’ 하고 말해서는 ‘무엇을 해’라는 뜻밖에 안 돼요. 하지 말라고 말하지 말고, 아이들이 즐겁게 할 일과 놀이를 보여주거나 함께할 노릇입니다. ‘자, 우리 이것을 해 볼까’ 하고 말한다든지 ‘이것을 해 보렴’ 하고 나긋나긋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할 노릇이에요.




데메테르는 페르세포네를 찾아 곳곳을 헤맸어요. 슬픔에 잠긴 데메테르가 지나가자 새들은 노래를 멈추었고, 나무와 풀은 시들어 검게 바뀌어 버렸어요. (17쪽)



  그림책 《석류 세 알의 비밀》은 지구별 어느 곳에서 고이 흐르는 옛이야기를 되살립니다. 이 지구별 ‘땅 위쪽 나라’에서 사랑스레 살던 사람들이 누리던 ‘언제나 따스하고 아름다운 철’이 왜 바뀌었는가를 들려주려는 옛이야기입니다.


  땅 위쪽 나라를 보듬던 두 여신 가운데 딸아이 여신은 땅 아래쪽 나라 남신(남자 신)한테 사로잡혔고, 딸아이 여신은 땅 아래쪽 나라에서 배고픔을 꿋꿋하게 참다가 그만 석류 세 알을 먹습니다. 이 모습을 들켰어요. 땅 아래쪽 나라에 있는 밥을 한 숟갈이라도 먹으면 땅 위쪽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데, 그만 석류 세 알을 먹었다는군요.


  그러나 ‘세 덩이’가 아니라, 석류 한 덩이에 있는 아주 조그마한 알갱이 셋만 먹었기에, 딸아이 여신은 땅 위쪽 나라에서는 아홉 달을 살고, 땅 아래쪽 나라에서는 석 달을 살아야 하는 몸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그러니, 딸아이 여신이 땅 아래쪽 나라로 떠나야 하는 석 달 동안, 땅 위쪽 나라에서는 어머니 여신이 슬픔에 겨워 풀도 꽃도 나무도 돋지 않는 추운 겨울이 되었다고 해요.




다시 만난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는 뛸 듯이 기뻐했어요. 둘은 예전처럼 정성스럽게 대지를 돌보고 가꾸었어요. 그렇지만 한 해에 한 번, 페르세포네는 하데스 지하 왕국으로 가야만 했어요. 그러면 땅 위는 춥고 어두운 겨울이 되었어요. 그러다 다시 페르세포네가 땅 위로 나오면 온 세상은 봄을 맞는 기쁨으로 가득 찼답니다. (31쪽)



  언뜻 보기에 그림책 《석류 세 알의 비밀》에서 딸아이 여신이 참 바보스럽네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참말 그렇지요. 고작 석류 석 알이라면 조금 더 참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딸아이 여신이 땅 아래쪽 나라로 끌려가서 지내야 하는 석 달 동안 땅 위쪽 나라에 겨울이 흐른다면, 이 겨울도 어느 모로 보면 재미있는 삶자락입니다. 이 땅에는 겨울이 있어서 풀이 시들어 흙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 땅에는 겨울이 있어서 온갖 벌레가 겨울에 죽거나 겨울잠을 잡니다. 이를테면, 겨울에는 모기가 몽땅 얼어죽거나 잠들지요. 겨울은 그야말로 ‘쉬는 철’이라고 할까요. 겨울이 있기에 살그마니 한숨을 돌리면서 쉴 만하고, 겨울이 있기에 아이들은 새롭게 ‘눈놀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좋고 나쁨이라는 대목이 아니라, 잘하고 못하고를 가르는 대목이 아니라, 삶을 새롭게 가꾸려는 이야기로 바라본다면 《석류 세 알의 비밀》은 앞으로 아이와 어른이 함께 어떤 삶을 지을 때에 아름답고 즐거운가 하는 대목을 들려주려는구나 싶습니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시 찾아올 적에 기쁜 그 마음처럼, 여름을 북돋우고 가을에 거두는 즐거운 그 땀방울처럼, 이러면서 다시 맞이하는 겨울에 차분히 쉬는 그 몸짓처럼, 삶을 어떻게 지을까 하고 돌아볼 일이지 싶어요.


  노래하고 꿈꾸며 춤출 수 있는 삶을 생각합니다. 아이한테 새롭고 즐거운 말을 들려줄 줄 아는 어버이로 살자고 생각합니다. 오순도순 기쁜 웃음으로 아침을 열고, 도란도란 보드라운 자장노래로 저녁을 마무리하자고 생각합니다. 4348.11.12.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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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 신나는 새싹 15
길상효 글, 안병현 그림 / 씨드북(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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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78



아파트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한테 골목이란

― 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

 길상효 글

 안병현 그림

 씨드북 펴냄, 2015.9.18. 11000원



  내 어릴 적을 떠올리면, 그무렵에는 누구나 목소리로 서로 부르며 살았습니다. 대문을 두드린다든지 단추를 눌러서 사람을 부르지 않았어요. 목소리를 높여서 서로서로 불렀어요. 놀자고 할 적에도 소리를 내어 부르고, 심부름을 할 적에도 소리를 내어 부릅니다.


  이 집에 누군가 있으면 이 집에서 고개를 내밀고, 이 집에 아무도 없으면 이웃집에서 고개를 내밀면서 ‘그 집에 아무도 없는데’ 하고 알려줍니다. 손전화가 없고 집전화가 없어도 몸소 찾아가서 만났고,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웃집이 건너건너 얘기를 들려주었어요.


  오늘날에는 집 주소를 놓고 무슨무슨 길이라거나 번지 숫자가 빼곡하지만, 목소리로 이웃집을 부르던 지난날에는 주소나 번지 숫자가 아니라 ‘집에 사는 사람’ 이름으로 서로 알았습니다. 아무개네 집이 어딘가 하고 찾았지, 몇 번지 몇 통 몇 반으로 집을 찾지 않았어요. 그리고, 감나무가 있는 집이라든지, 대문이 무슨 빛깔인 집이라든지, 집마다 다른 모습과 숨결을 살펴서 서로 알음알음했습니다.



골목은 누구의 것도 아니에요. 누구나 지나다닐 수 있어요. 그런데도 눈이 오거나 가랑잎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자기 집 앞 골목을 쓸어요. (5쪽)



  길상효 님이 글을 쓰고, 안병현 님이 그림을 빚은 《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씨드북,2015)는 오늘날 어린이한테 골목마을이 어떤 삶터인가를 들려주려고 하는 그림책입니다. 오늘날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골목이나 골목마을을 모르는 사람이 많고, 더구나 무척 많은 아이들은 아파트에서 태어나서 자랍니다. 통계청 자료를 살피면 2005년에 41.7퍼센트가 아파트에서 살고, 2010년에 47.1퍼센트가 아파트에서 산다고 해요. 2015년 통계는 2016년에 나올 텐데 50퍼센트를 웃돌리라 느낍니다.


  그런데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50퍼센트가 넘는다 하더라도 아파트와 비슷하다고 할 만한 건물에서 사는 사람이 무척 많지요. 다세대 주택에 사는 사람도 많고요. 골목마을에도 2층이나 3층짜리 낮은 집이 꽤 있습니다만, 이 그림책에서 다루는 골목마을 같은 골목집에서 사는 사람은 무척 적어요. 더욱이 골목마을에서 사는 아이들은 아주 빠르게 줄어듭니다.




골목을 지나가면 많은 이야기가 들려와요. 귀가 어두운 어느 집 할아버지가 크게 켜 놓으신 텔레비전 뉴스 소리도 들리고. (10쪽)



  골목마을에서 사는 사람은 골목마실을 따로 다니지 않습니다. 골목길을 늘 지나다니기는 하되 굳이 이 골목이나 저 골목을 빙글빙글 돌면서 다니지 않아요. 골목마을에서 살지 않는 사람이 골목마실을 다니기 마련이고, 이들은 이 골목과 저 골목 사이에서 흐르는 곱고 따순 숨결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아무래도 아파트와 골목집은 사뭇 다르기 때문일 텐데, 아파트는 이웃집이 어떠한 숨결인지 알기 어렵고, 알 수 없기도 합니다. 골목집은 담벼락이 있어도 까치발을 하면 들여다보이기도 할 뿐 아니라, 골목길을 따라서 골목밭이 있기도 하고, 골목집 마당에서 자라는 나무는 골목집보다 높이 솟아서 어디에서나 잘 보입니다.


  골목마실을 하는 ‘골목 밖 사람’은 골목길을 거닐면서 꽃도 보고 나무도 봅니다. 수수한 사람들이 정갈하게 보듬는 골목길을 거니는 동안 수수한 이야기를 느끼고, 수수한 살림을 마주하며, 수수한 사랑이 어떻게 마을을 가꾸는가를 바라볼 만합니다.




골목은 그냥 지나만 다녀도 놀이터가 돼요. 언제 어디서 친구들이 나타날지 몰라요. 꺾인 모퉁이 뒤에서 갑자기 ‘왁!’ 하고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할 수도 있어요. (14쪽)



  그림책 《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는 아직 아파트 바람이 휭휭 불기 앞서까지 골목마을이면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던 조촐한 재미와 기쁨을 새록새록 보여주려고 합니다. 골목을 뛰노는 아이들을 보여주고, 골목 한쪽에서 해바라기를 하면서 어우러지는 이웃들을 보여줍니다. 허물이 없는 삶을 보여주고, 도란도란 어깨동무하는 살림을 보여주지요.


  가만히 보면, 골목집은 햇볕을 골고루 나누어 받습니다. 햇볕을 더 잘 받는 집은 따로 없습니다. 올망졸망 담벼락을 맞대고 이어지는 작은 집들은 해가 흐르는 결에 따라 찬찬히 따스한 손길을 받습니다. 작은 집이 서로 모여서 시끄러운 소리가 골목마을로 스며들지 못하고, 작은 집이 나란히 붙은 터라 한겨울에도 한결 따스한 기운이 감돕니다.




나를 등지고 반대쪽으로 뛰어가던 친구가 어느새 내 앞에서 뛰고 있기도 해요. 꺾이고 갈라지는 골목에는 숨을 곳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숨바꼭질은 매일 해도 재미있어요. (17쪽)



  집과 집 사이에 난 길을 골목이라고 합니다. 길게 맞붙은 집 사이로 흐르는 길이 골목입니다. 이 골목은 이 집 것도 저 집 것도 아닙니다. 함께 나누어 쓰는 길이고, 함께 걷는 길입니다. 함께 오가는 길이요, 함께 누리는 길이에요.


  골목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골목을 쓸고 치웁니다. 함께 누리는 삶자리이니까요. 골목마을에서는 누구나 이웃입니다. 아이들은 서로 언니 오빠 누나 동생이 됩니다. 그러고 보면, 시골마을은 들과 숲과 냇물을 함께 누리는 삶자리이고, 골목마을은 도시에서 사람들이 어깨동무를 하는 삶자리입니다.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나누고, 큰 것은 큰 것대로 나눕니다. 웃음은 웃음대로 나누며, 눈물은 눈물대로 나누어요.


  그림책 《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는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한테 이웃이 누구인가를 보여주면서, 바로 우리 누구나 서로 이웃이 되고 동무가 되면서 오순도순 삶을 짓는다는 이야기를 알려주려고 하지 싶습니다. 어깨를 겯는 동무가 되고, 손을 맞잡는 이웃이 되어, 우리 삶터를 우리 사랑으로 곱게 가꾸자는 꿈을 넌지시 들려주려고 하지 싶습니다. 4348.11.8.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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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
존 버닝햄 글.그림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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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79



놀면서 심부름을 즐기는 아이들

― 장바구니

 존 버닝햄 글·그림

 김원석 옮김

 보림 펴냄, 1996.7.10. 9000원



  밤에 별을 보려고 마당에 나옵니다. 아이들은 모두 새근새근 잡니다. 아이들이 잠든 이 밤은 나한테 아주 홀가분한 한때입니다. 아버지도 호젓하게 별바라기를 하거나 달춤을 추고 싶단 말이지, 하고 생각합니다. 마당에 서서 달도 별도 함께 바라보면서 별자리를 그리고 미리내를 헤아리다가 대문을 열고 고샅에 서 봅니다. 요즈음은 시골에도 곳곳에 전등불을 밝히느라, 전등불 없는 곳을 찾자면 좀 걸어야 합니다. 시골사람이라면 누구나 밤눈이 밝고, 전등불이 없어도 밤길을 잘 다닙니다만, 이렇게 밤새 전등불을 켜면 논밭에서 자라는 곡식이나 남새도 밤새 못 쉬지요.


  불빛이 없는 곳을 찾아서 고샅을 걷는데, 이웃집 개가 컹컹 짖습니다. 고양이라도 지나가는 줄 알았을까요. 개 한 마리가 짖으니 저 건너편 창고 앞에 있는 개도 짖습니다. 그리고 마을 안쪽에 있는 개도 짖습니다. 밤에 고요히 별바라기를 하려고 나오는데 너희가 짖으면 시끄럽잖니, 하고 생각하면서 마을을 벗어나도 개는 컹컹 소리를 자꾸 냅니다. 이래서야 호젓함도 고요함도 즐거움도 없구나 싶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대문을 닫고 마당에 서서 별바라기를 하는데도 이웃집 개는 컹컹 소리를 그치지 않습니다. 한동안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며 별을 보다가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스티븐은 아기에게 줄 달걀 여섯 개, 바나나 다섯 개, 사과 네 개, 오렌지 세 개, 자기가 먹을 도넛 두 개랑 과자 한 봉지를 샀어요. 그러고 나서 스티븐이 가게에서 나오는데 곰이 있지 뭐예요. (5쪽)



  존 버닝햄 님이 빚은 그림책 《장바구니》(보림,1996)를 읽습니다. 단출한 심부름을 하는 아이가 나오는 이야기를 찬찬히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그리 어렵지 않은 심부름을 합니다. 어머니는 어린 동생을 돌보느라 바쁘고, 여기에다가 온갖 집안일을 하셔야 합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나’는 스스럼없이 심부름을 하러 다녀오기로 합니다.


  그런데, ‘내’가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온갖 짐승이 나옵니다. 온갖 짐승은 내 장바구니에 담긴 것을 하나씩 달라고 으르렁거립니다. 내 장바구니에 있는 것을 안 주면 나를 괴롭힌다고 하는군요.


  이런. 나한테 으르렁거리는 온갖 짐승을 만나니, 나는 차츰 골이 납니다. 자꾸 짜증이 납니다. 처음에는 좀 부드럽게 말하지만, 나중에는 아주 지겨워서 거친 말을 내뱉습니다. 얼른 심부름을 마치고 ‘내 놀이’를 하고 싶다는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바나나 내놔. 안 주면, 머리카락을 잡아당길 거야.” “내가 바나나를 개집 위로 던지면, 넌 시끄러우니까 저 사나운 개가 깰 테고, 그러면 잡지도 못할걸.” “내가 시끄럽다고?” 원숭이가 말했어요. (11쪽)





  아이들은 심부름을 싫어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심부름을 대단히 즐거워 합니다. 아이 나름대로 무언가 거들 수 있어서 기뻐하고, 아이 힘으로 살림에 한손을 보탤 수 있어서 반깁니다.


  그림책 《장바구니》에 나오는 온갖 짐승은 ‘무엇’을 넌지시 빗대었을까요? 마을 개구쟁이일까요? 아니면, 마을에 있는 ‘짓궂은 형들’일까요? 온갖 짐승들은 심부름을 하지도 않고, ‘심부름하는 나’를 도울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내’ 곁에서 ‘나를 괴롭히는 재미’로 엉겨붙으려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어릴 적에도 내가 심부름을 하는 길에 ‘좀 있다가 집으로 가고, 같이 놀자’고 붙잡는 동무들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맡긴 심부름을 깜빡 잊고 놀이에 흠뻑 빠지는 일이 곧잘 있었습니다.



스티븐은 장바구니를 들고 서둘러 집으로 갔어요. 스티븐이 집에 다다랐을 때 문 앞에 엄마가 있었어요. (29쪽)




  그림책 《장바구니》에 나오는 아이는 온갖 짐승을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오느라 바쁩니다. 그런데, 막상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는 뭔 그런 심부름을 하는데 왜 이리 늦느냐고 나무랍니다.


  아이는 이제 어떤 마음이 될까요? 애써 심부름을 마쳤는데, 저를 괴롭히는 온갖 짐승을 물리치며 집으로 씩씩하게 돌아왔는데, 어머니가 나한테 들려주는 말은 칭찬조차 아닌 나무람입니다. 힘들게 심부름을 했는데 따사로운 말을 못 듣습니다.


  이래서야 다음에 또 심부름을 할 마음이 들까요? 아마 다음에 다시 심부름을 해야 하더라도 웃는 낯으로 기쁘게 하기는 어렵겠지요. 살림을 거드는 일이란 지겹거나 재미없다고 여길 만하겠지요.


  그림책 《장바구니》에는 ‘심부름을 하는 사내 아이’가 나옵니다. 그런데, 사내 아이가 아닌 ‘아이 아버지’가 심부름을 한다면 어떨까요? 남자 어른은 집안일을 얼마나 잘 거들까요? 남자 어른은 장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 싱글벙글 웃는 낯으로 기꺼이 심부름을 할는지요?


  가벼운 심부름 하나를 놓고 기나긴 이야기 실타래를 풀어놓는 《장바구니》를 가만히 덮으면서 생각합니다. 나는 어릴 적에 어머니 아버지 심부름을 할 적마다 늘 즐겁게 했습니다. 집부터 가게까지 신나게 달리기를 하곤 했습니다. 어릴 적에 심부름을 마치면 어머니는 늘 ‘고마워’ 하고 말씀하셨고, 오늘 나는 우리 집 두 아이가 살림을 돕거나 심부름을 해 주면 ‘고마워’라든지 ‘고맙습니다’ 하고 똑똑히 말합니다. 참말 고마운 일이니까요. 아이들이 심부름을 하는데 무척 오래 걸리더라도 언제나 즐겁게 노느라 오래 걸릴 뿐이니,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을 상냥하게 바라보고 고마이 바라볼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4348.11.6.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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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늑대였을 때
필립 레셰르메이에 글, 사샤 폴리아포바 그림, 신선영 옮김 / 달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77



실컷 뛰놀며 자란 아이가 씩씩하다

― 내가 늑대였을 때

 필립 레셰르메이에 글

 사샤 폴리아코바 그림

 신선영 옮김

 달리 펴냄, 2007.7.30. 9000원



  작은아이는 졸리면 어느새 내 무릎으로 다가와서 기대거나 누우려 합니다. 큰아이도 졸릴 적에 이렇게 하고 싶으나, 이제 동생이 있기에 선뜻 내 무릎으로 다가와서 기대거나 눕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작은아이를 잠자리에 누이면 “나도 동생처럼 안아서 눕혀 줘.” 하고 말하곤 합니다. 때로는 업어서 잠자리에 누여 달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그야말로 제 어버이를 믿기 때문에 졸린 몸을 맡깁니다. 제 어버이가 저희를 따스한 이부자리에 누여 주리라 믿기 때문에 느긋하게 잠이 듭니다. 제 어버이가 이불을 여미어 주고, 토닥토닥 달래면서 자장노래를 불러 주리라 믿으니, 밤마다 고이 꿈나라로 갑니다.



내가 늑대였을 때에는, 통 잠을 안 잤어요. 밤이면 지붕들 위로 기어올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어요. 밑에 있는 사람들한테 “우우!” 하며 알은체도 했어요. (2쪽)



  필립 레셰르메이에 님이 글을 쓰고, 사샤 폴리아코바 님이 그림을 빚은 그림책 《내가 늑대였을 때》(달리,2007)를 빙그레 웃으면서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가 사회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빗대어 그렸다’고도 하는데, 어느 모로 보면 참말 그렇겠네 싶으면서도, 달리 보면 아이가 아이다움을 잃거나 잊는 모습을 그렸구나 싶기도 합니다.


  퍽 어린 아이는 밤에 잠을 자기보다는 밤에 말똥말똥 깨어서 놀려고 해요. 퍽 어린 아이는 밤에 잠을 안 자려 한 탓에 아침이랑 낮에 깊이 잠들기 일쑤예요. 낮이나 밤을 따로 가릴 줄 모르기에 이 아이들은 언제라도 실컷 놀고 싶지요. 밤마다 까르르 웃고 노는 아이를 키운 어버이라면, 이 그림책 첫머리에 나오는 ‘밤에 울부지는 늑대’ 모습에 허허 하고 웃음이 나오거나 아이고 하며 웃음이 나오거나 그저 빙긋빙긋 웃음이 나올 테지요.




내가 늑대였을 때에는, 달빛 없는 밤이면 할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럴 때면 나는 공처럼 몸을 둥글게 웅크렸어요. 정말로 마음이 우울하고 쓸쓸했어요. (6∼7쪽)



  갓 태어난 아기는 임금님하고 똑같다고 할 만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알뜰살뜰 모시지요. 아프랴 추우랴 더우랴 살피면서 알뜰히 모십니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뿐 아니라, 무척 늙은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도 알뜰살뜰 챙기고 사랑하면서 모셔요.


  힘이 여린 사람을 돌보는 몫은 바로 튼튼하거나 힘이 센 사람이 누리는 삶입니다. 힘이 여리니 보살핌을 받아야 하고, 힘이 있으니 보살필 줄 아는 마음이 되어야지요.


  어느 어버이도 아이한테 밥을 지으라 시키지 않아요. 어느 어버이도 아이더러 옷을 짓거나 집을 지으라고 윽박지르지 않아요. 참말 아이들은 실컷 놀아야 합니다. 일찍 글을 떼거나 공부를 해야 할 아이가 아닙니다. 일찍 책을 읽을 줄 아는 아이가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누구나 마음껏 놀고 신나게 뒹굴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날, 참다 못한 사람들이 진저리를 치며 소리쳤어요. “저 늑대 녀석은 남들 깨어 있을 땐 자고, 세상 조용할 땐 떠들어대고, 아주 제멋대로야. 저 녀석 때문에 미칠 지경이야, 없애 버려야겠어!” (14쪽)



  그림책 《내가 늑대였을 때》에 나오는 늑대는 차츰 늑대 노릇을 하기 어렵습니다. 둘레에서 늑대를 내쫓으려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늑대는 어느덧 털이 빠지고 날카로운 손톱이나 송곳니도 사라집니다. 차츰차츰 ‘사람 꼴’로 바뀝니다. 사람 꼴로 바뀌다가 그예 사람이 되더니, 이제는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습니다.


  그림책 마지막 쪽을 펼치고는 후유 하고 한숨이 나옵니다. 두 아이를 돌보는 삶을 여덟 해를 보낸 어버이로 헤아리자니, 나는 우리 아이들이건 이웃 아이들이건 ‘더 오래 늑대다운 삶’을 누리면서 놀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나는 온누리 모든 아이들이 적어도 열 살까지는, 또 열한두 살까지도 실컷 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사회를 알거나 배우더라도, 글을 알거나 책을 읽더라도, 학교를 다니든 안 다니든, 아이들이 ‘들사람 넋’을 가슴에 품을 수 있기를 바라요.


  열다섯 살이 되어도 구슬땀을 흘리면서 들길을 달리면서 놀 줄 아는 푸름이로 자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무 살이 되어도 기쁘게 노래하면서 마음껏 춤줄 줄 아는 젊은이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을 흉내내는 노래나 춤이 아니라, 가슴속에서 샘솟는 사랑스러운 몸짓과 목소리로 곱게 노래하고 춤줄 줄 아는 신나는 젊은이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요.




언젠가부터 내 털이 조금씩 짧아졌어요. 이빨도 작아지고, 목소리도 부드러워졌어요. 주둥이는 오그라들었어요. 내가 거리로 나가도 사람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집에서는, 내 손톱 때문에 마루에 흠집 나는 일이 없어졌어요. 내가 만지는 것마다 찢어지지도 않았고요. 나는 지붕 위에서 하던 달빛 목욕도, 으르렁대고 울부짖던 것도 그만두었어요. (20∼21쪽)



  십일월이 되어도 마당에서 맨발로 노는 우리 집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실컷 뛰놀며 자란 아이가 씩씩하게 자랄 테지요. 지난해 겨울에도 마을 어귀 빨래터에서 물이끼를 걷어내고 나면 십이월이나 일월에도 신나게 물놀이를 하던 우리 집 아이들은 올 십이월에도 똑같이 물놀이를 하겠거니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마음껏 노래하고 춤추면서 하루를 새롭게 맞이하던 아이가 어른이 될 적에 고우면서 착한 넋이 되리라 느껴요.


  시험공부만 하던 아이가 되지 말고, 동무를 아끼고 동생을 돌볼 줄 알면서 숲바람을 마시며 자란 아이일 적에, 공무원이 되든 교수나 지식인이 되든 아름다운 꿈으로 정책이나 학문을 밝힐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바람맛을 알고, 햇살맛을 알며, 풀맛이랑 흙맛을 아는 아이로 뒹굴며 놀다가 천천히 푸름이를 거쳐서 어른이 될 적에, 이웃을 사랑하고 기쁘게 어깨동무하는 숨결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4348.11.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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