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6. 2013.7.6.

 


  이웃말로 가는 들길을 걷던 아이가 꽃밭을 보더니 “꽃이다!” 하고 달려간다. 언제나 읊는 “내가 좋아하는 꽃들이다!” 하고 외치면서, “꽃아, 너 따도 돼?” 하고 묻고 따려 하는데 잘 안 되는가 보다. 그렇구나. 벼리야, 그 꽃은 줄기가 퍽 억세단다. 어지간한 손길로는 안 뜯기려 하는 꽃이지. 아버지가 이빨로 끊어서 건넨다. 꽃을 받은 아이는 손에 쥐고 달리면서 놀더니, 문득 멈춰서는 귓등에 꽂는다. 꽃놀이에서 꽃순이로 바뀌는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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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177 : 화제(話題)


신선한 이야기들은 그러한 고급 모임에서가 아니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들을 때가 … 독일의 한가한 오후 버스 안에서 보석 같은 화제(話題)들을 캐내게 된다
《김영희-엄마를 졸업하다》(샘터,2012) 167쪽

 

  ‘신선(新鮮)한’은 ‘새로운’이나 ‘산뜻한’으로 다듬습니다. “고급(高級) 모임”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이와 맞서 “저급 모임”이 있을까요? 이 글월에서는 “대단한 모임”이나 “거룩한 모임”으로 적을 때가 한결 나으리라 생각해요. “독일의 한가(閑暇)한 오후(午後)”는 “독일에서 느긋하게 보내는 한낮”이나 “독일에서 한갓지게 누리는 낮나절”로 손보고, “버스 안에서”는 “버스에서”로 손봅니다. “캐내게 된다”는 “캐낸다”나 “캐내곤 한다”나 “캐낼 수 있다”로 손질합니다.


  한자말 ‘화제(話題)’는 “(1) 이야기의 제목 (2) = 이야깃거리”를 뜻한다고 해요. 보기글에서는 둘째 뜻으로 썼습니다. 곧, 한국말로는 ‘이야깃거리’나 ‘얘깃거리’요, 이를 한자말로 옮기면 ‘화제’가 되는 셈입니다.

 

 보석 같은 화제(話題)들
→ 보석 같은 이야깃거리들
→ 보석 같은 얘깃거리들
→ 보석 같은 이야깃감들
→ 보석 같은 이야기들
 …

 

  글쓴이는 첫머리에서 “신선한 이야기”라 적습니다. 그러고는 ‘화제’라 적다가 한자를 붙입니다. 굳이 이렇게 해야 글이 될까 싶은데, 깊이 헤아리지 않으며 글을 쓰니, 이렇게 되리라 봅니다. 처음에 꺼냈듯이 ‘이야기’라 하면 됩니다. ‘이야깃거리’나 ‘이야깃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넓게 생각하면, ‘이야기꽃’이나 ‘이야기씨앗’이라 할 만하고, ‘이야기잔치’나 ‘이야기밭’이나 ‘이야기마당’이라 적어도 잘 어울려요. 이야기를 북돋우는 넋을 생각하면서, 말 한 마디 살찌웁니다. 4346.7.8.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새로운 이야기들은 그러한 대단한 모임에서가 아니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들을 때가 … 독일에서 누리는 한갓진 낮나절 버스에서 보석 같은 얘깃거리들을 캐낸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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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오오시마 신이치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84

 


나비를 얼마나 아셔요?
― 나비
 오오시마 신이치 글·그림,김창원 옮김
 진선북스,2006.2.28./7500원

 


  나비를 얼마나 아셔요? 아니, 나비를 안다고 할 수 있나요?


  내가 어릴 적에 인천에서도 나비를 참 많이 보았습니다. 아마, 서울에서도 이럭저럭 나비를 볼 수는 있었으리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풀이 있고 나무가 있으면 나비가 알을 낳아 다시 깨어날 수 있거든요. 풀이고 나무고 몽땅 밀어내어 없애면 나비는 한 마리도 깨어날 수 없어요.


  나날이 논밭이 줄고, 빈터가 사라지며, 들과 숲이 짓밟혀요. 나비는 느긋하게 알을 낳으며 새롭게 태어날 만한 삶자리를 빼앗겨요. 사람들은 나비 한 마리를 헤아리지 않고 공사를 벌여요. 사람들은 배추흰나비이건 노랑나비이건 범나비이건 제비나비이건, 나비 한 마리가 살거나 죽거나 아랑곳하지 않고 토목공사를 꾀해요. 사람들은 무늬범나비이건 부전나비이건 모시나비이건 괴롭히거나 들볶기만 해요. 나비를 살뜰히 살피지 않고 고속도로를 닦고 발전소와 공장을 지으며 아파트를 늘려요.


  풀잎과 나뭇잎이 있어야 나비가 알을 낳아요. 풀잎과 나뭇잎이 싱그러워야 애벌레가 무럭무럭 커요. 풀밭과 숲이 싱그러워야 번데기가 이루어지고, 온갖 꽃이 피고 지며 환한 삶터 이루어야 비로소 나비로 깨어나서 즐겁게 팔랑팔랑 날아다닐 수 있어요.


  그러면, 생각해 보아야지요. 나비가 다시 깨어날 수 없는 데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좋은 삶을 얼마나 즐겁고 아름답게 누리는지 생각해 보아야지요. 나비가 기쁘게 깨어나서 눈부시게 팔랑거리는 데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삶을 어떻게 누리는지 생각해 보아야지요.


.. 팔랑거리며 하늘을 나는 나비가 나비의 전부는 아니에요 ..  (1쪽)

 

 


  내 어릴 적,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나비를 맨손으로 잡고 나서 눈을 비비지 말아’ 하는 소리를 으레 들었습니다. 집에서건 학교에서건 동네에서건 나비와 잠자리를 쉽게 만났고, 쉽게 잡았으며, 쉽게 놀다가 쉽게 풀어 주었어요. 나비를 잡고 한참 놀면 손에 나비 날개를 빛내던 가루가 묻어 반짝거렸어요. 그리고, 내 손가락에 나비 날갯가루 묻은 만큼 나비 날개는 빛을 잃어요.


  나비를 손가락 뻗어 잡으면, 날개 끝으로 찌르르 하며 콩닥거리는 기운이 퍼져요. 작은 사람이 작은 나비를 작은 손가락으로 잡으면서 작은 숨결을 느껴요. 나비가 두근두근 떨며 무서워 하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나비야 너희를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잡았어, 나랑 함께 놀자, 하고 말을 걸지만, 나비는 ‘날개를 붙잡힌’ 채 나를 따라다녀야 할 뿐입니다. 내가 나비하고 놀고 싶다면, 나비는 나비대로 팔랑팔랑 날아다녀야 하고, 나는 나대로 뛰고 달리고 해야 옳겠지요.


  한참 나비를 잡고 놀다가 풀밭에 놓으면, 나비는 힘이 없습니다. 무척 오랫동안 풀잎에 앉아서 쉽니다. 어쩌면 기운이 다했는지 몰라요. 애써 나비로 깨어나 실컷 날아다니고 싶었는데, 그만 사람한테 붙들리느라 날개힘 모두 빠지고 말았는지 몰라요.


  오오시마 신이치 님 그림책 《나비》(진선북스,2006)를 읽으며 나비를 떠올립니다. 오오시마 신이치 님은 예순네 가지 나비를 알부터 애벌레와 번데기 모습까지 낱낱이 그려서 보여줍니다. 예순네 가지 나비가 알부터 애벌레와 번데기를 지나는 동안에도 서로서로 사뭇 다른 모습인 줄 알뜰히 보여줍니다.

 

 


  예순네 가지 나비가 알부터 애벌레와 번데기를 지나는 동안 저마다 다른 모습이라면, 이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잎사귀와 꽃가루와 꿀이 다 다르리라 느껴요. 다 다른 잎을 먹고 꽃가루를 먹으며 꿀을 먹으리라 생각해요. 다 다른 빛깔과 무늬와 몸으로 거듭나서 다 다른 터전에서 다 다른 무지개처럼 피어나 날갯짓을 하겠구나 싶어요.


  그림책 《나비》를 들여다보면, 나비를 보여줄 적에는 사진보다 그림이 한결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을 찍을 적에도 오래도록 나비를 들여다볼 텐데, 그림으로 나비를 담을 적에는 훨씬 오래 더 많은 나비를 두루두루 들여다봅니다.


  다시 말하자면, 어른이든 아이이든 나비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린다 한다면, 더 찬찬히 더 따스히 더 가까이 나비와 어깨동무를 할 테지요.


  이웃을 떠올려요. 동무를 생각해요. 먼먼 나라를 헤아려요.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숨결과 넋을 하나하나 짚어요. 우리들은 우리 이웃과 동무를 어느 만큼 생각하나요. 우리를 둘러싼 숱한 숨결을 어느 만큼 헤아리나요.


  나비를 사랑스레 바라보기에 사랑스러운 그림 하나로 보여줍니다. 이웃을 사랑스레 마주하면 사랑스러운 손길로 이웃과 어깨를 겯어요.


  나비를 얼마나 아셔요? 이웃을 얼마나 아셔요? 숲과 풀과 나무를 얼마나 아셔요? 지구별을 얼마나 아셔요? 우주를 얼마나 아셔요? 우리들은 무엇을 얼마나 알면서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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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08 09:36   좋아요 0 | URL
저도 "나비 맨손으로 잡고 나서 눈을 비비지 말아'라는 말 많이 들은 듯 해요.
이틀전인가 문을 나서는 데 하얀나비가 눈앞에서 팔랑, 나는데 풀밭이나 꽃밭이 아니여서인지
왠지..외롭고 길을 잃은 아이같았어요...

숲노래 2013-07-08 10:23   좋아요 0 | URL
appletreeje 님한테 인사 하러 들렀겠지요~
 

말넋 15. 시골사람과 서울사람
― 삶과 사랑을 곱게 담는 말

 


  시골에서 흙 만지며 살아가는 분들은 ‘서울’에서 온 사람이건, 부산이나 대구나 인천에서 온 사람이건, 수원이나 춘천이나 여수나 창원에서 온 사람이건, 모두 ‘서울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충청도 시골에서건 경상도 시골에서건 전라도 시골에서건, 시골마을 할매와 할배는 ‘도시에서 온 사람’은 모두 ‘서울사람’으로 여깁니다. 우리 수도 이름이 처음부터 ‘서울’이지는 않았는데, 시골 어른들 입에는 ‘서울사람’이라는 말마디가 퍽 오랫동안 익숙합니다.


  오늘날 사회 흐름 돌아보면, 한자말이나 영어가 한국말에 꽤 많이 스며들었어요. 지난날에는 ‘도시’라는 낱말 쓰지 않았어요. ‘문화’나 ‘예술’이라는 낱말도 안 썼어요. ‘교육’이나 ‘산업’이라는 낱말도 안 썼어요. 백 해나 이백 해, 오백 해나 천 해쯤 앞서를 되짚는다면, 그때에는 오늘날보다 ‘도시’라 일컬을 데는 거의 없다시피 해요. 어디나 ‘시골’이었어요. 어디나 ‘시골’이기에 굳이 ‘도시’를 가리킬 낱말이 없을 수 있어요. 다만, 십 리나 백 리를 걸어 사람들 많이 북적이는 곳으로 가면 닷새나 이레마다 여는 저자가 있습니다. 흔히 ‘오일장’이나 ‘칠일장’이라 말하잖아요. 장터를 여는 복닥거리는 곳에는 관청이 있고, 관청이 있는 곳에는 사람들 많이 살겠지요. 이런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 시골쯤 될 테고, 이런 곳에서 많이 떨어진 곳이 두메쯤 될 테지요.


  이런 흐름을 생각하면서 ‘서울사람’이라 부르는 말을 천천히 깨닫습니다. 그리고 ‘시골’이라는 낱말을 새롭게 돌아봅니다. 오늘날에는 으레 ‘농촌’이라는 한자말 쓰지만, 농촌이란 바로 예부터 ‘시골’이라 가리키는 곳이었으며, 이 나라는 거의 모두 시골이었어요. 농촌이었다는 뜻입니다.


  곽재구 님 시집 《서울 세노야》(문학과지성사,1990)를 펼쳐 〈도문 장터〉라는 시를 읽다가 “눈 내리는 도문 닷새 장터에서 / 도라지 파는 민기수 씨와 틀국수 시켰네”와 같은 글월 만납니다. 문득 시집을 덮습니다. 나라에 널리 알려진 어느 노래꾼이 부르는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와 같은 노랫말을 곱씹습니다. 그렇지요. 시골사람은 한자말로 ‘오일(五日)장’처럼 쓸 일이 없어요. ‘닷새장’이거나 ‘닷새장터’입니다. 백 해나 이백 해 앞서 살던 이들은 어쩌면 ‘닷새저자’라 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날이 갈수록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처럼 말하는 사람을 보기 어렵습니다. 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에서도 이처럼 말하는 교사는 드뭅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도 이렇게 말하는 교사는 드물어요. 대학교에는 훨씬 드물 테지요. 공공기관이나 회사에서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지요. 어느새 “일일 이일 삼일 사일 ……” 같은 낱말만 퍼집니다.


  여섯 살 우리 아이한테 노래를 불러 주며 노는 이모부가 “두 장 말고 세 장이요, 세 장 말고 네 장이요.” 하고 말합니다. 노래를 다 마치고 나서 넌지시 이야기합니다. 엽서나 종이를 셀 적에는 “세 장 네 장” 아닌 “석 장 넉 장”으로 센다고 알려줍니다. 아이들 이모부는 서른 살 조금 넘었는데, 이제껏 “석 장 넉 장”처럼 쓰는 말을 들은 적 없다고 합니다.


  설마 그럴 수 있을까 싶은데, 아무래도 그럴밖에 없겠다 싶기도 합니다. 나이든 어른들부터 말을 옳고 참다우며 사랑스럽게 쓰지 않으면, 젊은이한테 말을 옳고 참다우며 사랑스럽게 물려주지 못해요. 젊은이들이 말을 옳고 참다우며 사랑스럽게 물려받지 못하면, 아이들 또한 말을 옳고 참다우며 사랑스럽게 배우지 못해요.


  살짝 어리둥절했지만, 곧 마음을 추스르고는, “한자로 三을 적을 때에 ‘석 삼’이라 하지 ‘세 삼’이라고는 안 해요. 자리에 따라 달리 쓰는 ‘석’과 ‘세’를 잘 살펴봐요.” 하고 이야기합니다. 그제야 ‘석’이라는 숫자말을 조금 깨닫는 눈치입니다. 그렇지만 ‘석’을 어느 자리에 어떻게 써야 하는 줄 알기는 힘들겠지요. 둘레 다른 사람들 가운데 이제껏 ‘석’을 짚거나 알려주는 어른이 없으니까요.


  곽재구 님 시집을 다시 펼쳐 〈분꽃이 할매〉라는 시를 읽습니다. “오메 그 자슥 떡쇠 같응 거 오메 그 자슥 떡쇠 같응 거 / 무심결에 옛 사랑말 두 번 뱉았지.”와 같은 글월을 만납니다. 묵은 시집에 나오는 묵은 시에서, 분꽃이 할매가 읊은 ‘사랑말’을 혀에 얹고 또르르 굴립니다. 할매가, 분꽃이 할매가 ‘사랑말’을 읊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할매는 스스럼없이 사랑말을 읊었겠지요. 할매는 거리끼지 않고 사랑말을 노래했겠지요. 즐겁게 이야기하는 사랑말이요, 기쁜 웃음으로 나누는 사랑말일 테지요.


  사랑을 담아 사랑말입니다. 꿈을 담으면 꿈말 됩니다. 믿음을 담으면 믿음말 돼요. 생각을 담을 적에는 생각말 되고, 마음을 담으면 마음말 됩니다. 사람은 사람말 하고, 꽃은 꽃말 합니다. 새는 새말 하고, 하늘은 하늘말 해요.


  환하게 빛나는 말을 하고 싶다면 빛말을 하면 됩니다. 즐거이 노래하듯 말을 하고 싶으면 노래말(노랫말)을 할 수 있어요. 거꾸로, 말에서 빛이 흘러나오면 말빛이 곱습니다. 말을 노래처럼 구슬 구르는 어여쁜 소리로 들려주면 말노래 되어요. 사랑을 담아 사랑말이라면, 말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말사랑이에요. 사랑을 담아 사랑꿈 되고, 꿈을 사랑하면서 꿈사랑 되어요.


  도시(또는 서울)를 떠나 시골로 가는 사람들한테 ‘귀농’이나 ‘귀촌’이라는 이름 붙이곤 하지만, 시골로 가니 ‘시골가기’이고, 시골에서 살아가는 만큼 ‘시골살이’를 누립니다. 시골은 시골일 뿐, ‘촌(村)’도 ‘농촌(農村)’도 아니에요. 서울사람이나 도시내기 같지 않은 누군가를 깎아내리며 ‘촌사람’이라 하기도 하는데, 시골사람은 늘 시골사람입니다. 시골살이 누리는 시골내음 풍기며 시골스러운 시골빛 나누기에 시골사람이에요. 시골마을에서는 시골잔치 이루어지고, 시골숲 푸르며 시골노래 나눕니다. 도시에서도(또는 서울에서도) 도시살이(서울살이) 어여삐 누리면서 도시빛(서울빛) 환하게 가꾸어 도시잔치(서울잔치)에서 도시노래(서울노래) 해맑게 나누는 도시숲(서울숲) 푸르게 가꾼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4346.6.1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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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08 09:28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과
일일 이일 삼일 사일...은 글모양도 느낌도 퍽 다르군요. 앞의 말에는 공간과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뒤의 말에는 단지 규격이나 획일성만 들어있는 듯 해요.

그러고보니 너무 우리의 고운 말들을 모르고 산 것 같아요. 이렇게 예쁜말들을요..
오늘은 폭신한 사랑말,로 또.. 비오시는 날을 시작합니다~.

숲노래 2013-07-08 09:41   좋아요 0 | URL
어른들이 고운 말 즐겁게 쓰면
아이들도 고운 말 사랑스레 쓴다고 느껴요.

고흥에는 오늘부터 여러 날
햇살 드리우며
집과 들을 보송보송 말릴 수 있어요~

서울에도 곧 비가 멎겠지요 ^^;;
 

프랑스라는 나라에 어떤 혁명이 있었기에 그냥 혁명도 아닌 “큰 혁명”이라고 이름을 붙일까. 이 나라에도 혁명이 있었는가 돌아본다. 동학농민혁명이 있고, 제주와 광주에서 혁명이 있었으며, 1960년에 독재자 내쫓으려는 혁명이 있었다. 독재자를 내쫓은 뒤 새로운 독재자가 되려고 군대를 이끌고 정치권력 거머쥔 이도 이녁 스스로 ‘혁명’이라고, 그러니까 ‘군사혁명’이라고 이름을 내세웠다. 어쩌면 이 나라에는 혁명다운 혁명으로 마무리를 지은 혁명이 없는지 모른다. 독재자 군사쿠테타 하나 스무 해 즈음 이어졌을 뿐, 민주와 평화와 통일과 평등이라 하는 아름다움 찾아나서는 혁명은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구나 싶다.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책을 읽어야 한다면, 이 나라가 아름답게 거듭날 길을 찾고픈 마음이라 하겠지. 여당도 야당도 똑같은 보수우익인 한국이라는 나라에, 혁명다운 혁명이 불지 않는다면 정치나 사회나 경제나 교육이나 문화 어느 한 가지도 옳게 서지 못할 테니, 이렇게 이웃나라 이야기를 눈여겨보려 하겠지. 4346.7.8.달.ㅎㄲ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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