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인쇄소 창비시선 541
함민복 지음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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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기억을 내시경 해준/ 환자 내장의 생김새와 상처처럼/ 독자의 마음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시가 내 시를 써준다/ 시는/ 내시경(內詩鏡)이다‘(124, ‘공감에 대하여‘)처럼 ‘말랑말랑한 힘‘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의 세월에서 이제 ‘세상의 방향‘에 대한 더욱 깊고 넓은 통찰의 시들로, 그간 시인의 13년 만의 사유 궤적들로 연결된 ‘화살촉 없는 화살표‘로 돌아와, 세계를 위한 ‘세상을 위한 올곧은 방향 하나‘와 서로를 연결하는 ‘이들 모든 방향의 합산‘으로 이끌어 주는 시집. ‘거의 다르고/ 조금 같은/ 조금 다르고/ 거의 같은/ 생명은/ 생명들은/ 물빛/ 물빛인쇄소(144, ‘물빛인쇄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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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세트 - 전2권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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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시인, 최승자 시인의 한 생애의 시집들이 동시대 여성 시인 아홉이 고른 91편의 시 전문이 모여 한 권의 완전한 ‘기억의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 시간들을 독자 역시 한 생애의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로 읽는 일 역시 각별하고 감회가 새롭다. 과거는 회한이자 희망이다. ‘상징이란 지독하게 살아낸, 살아 달이고 우려낸 삶의 이미지다. 살아내지 않은 것은 상징이 될 수 없다.‘(157). 최승자 시인을 함께 사랑했던 벗, 너의 20주기 오늘 폭우 속에, 좋아하던 ‘내게 새를 가르쳐 주시겠어요?‘와 ‘미망 혹은 비망 8‘을 보낸다. ‘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물 아래 가던 새 본다‘/ 지나 왔던 길이 가야 할 길을 압도한다/ 그리하여 또 다시/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물 아래 가던 새 본다‘ (2026년 봄 최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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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면 팔 만큼 1 (특장판) - 단행본 + 일러스트 카드 + PET 북마크 + 양면 북트래커(20매)
코지마 아오 지음, 장혜영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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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그 자체로 우주예요. 종이의 두께와 감촉, 잉크냄새, 활자의 모양과 크기, 색색의 등표지, 영혼이 느껴지는 장정. 저에게는 모든 게 이야기의 일부입니다.‘처럼 ‘헌책 시월당‘에는 모든 책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책을 사 읽는 자유는 제 거예요.‘처럼 책 애호가들에게는 책을 사 읽는 자유는 저마다 각자 있을 것이다. ‘팔짱끼고 우주 구경‘이나 기모노를 입고 헌책방에 와서 ‘한시치 체포록‘을 구입하는 여학생이나 병원에서의 메먼트 모리 기모노를 입고 온 할머니나, 적독생활자들이나, 작품의 재료로 쓰는 창작자나. ‘삼지닥나무는 종이의 원료가 되는 나무야. 고리타분한 헌책방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는 이만한 게 없지.‘ ‘지독한 책장이야. 안 팔리게 생긴 책들만 모아놨어. 만인에게 아부하지 않고 운명의 주인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책장이야. 하지만 그런 점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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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고양이 북멘토 그림책 39
이혜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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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 나윤이에게 선물할 이 그림책을 보다가, 덩달아 시원하고 행복해졌다. 바닷가 근처 마을 길고양이는 여름이 싫어서 ˝너무 더워. 여름은 정말 싫어˝ 치즈처럼 늘어졌지만 방학이라 할머니 집에 온 아이의 초대에 함께 바닷가에 갔지만, 역시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는 짜증이 나서 바위 옆 작은 물웅덩이를 내리쳤는데 물웅덩이에 비친 고양이 얼굴이 흔들흔들, 고양이는 재미나서 앞발로 또 내리쳤어. 고양이는 신이나 물놀이를 계속 해댔어. 그때 갈매기가 날아와 ˝ 야옹아, 너도 나처럼 바람을 타 보지 않을래?˝ 가르쳐 주고 아이네 가족과 고양이는 다시 마을로 돌아왔어. 고양이는 다시 발견한 물웅덩이에서 신나게 놀고, 갈매기의 기르침대로 나무 위로 올라가, 슈우웅. 돌담 위로 드리운 나무 그림자가 고양이를 부드럽게 감싸안았어 ‘이제 나도 산처럼 그늘이랑 친구가 되었어.‘ 고양이는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어. ˝ 여름이... 조금은 좋은 것 같아. ˝ 나도 가장 취약한 여름이 좋아질 것 같은, 한지에 번져나가는 붓 자국과 보기만 해도 저절로 시원해지는 마법 같은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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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꾸벅 문지아이들 그림책
사노 요코 지음, 김영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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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 님이 아니라면 누가 이런 그림책을 지으셨을까, 새삼 감탄하며 기쁘게 웃는다. 옛날 옛날 어느 나라에 조금도 으스대지 않는 임금님이 계셨다. 임금님은 일어나면 매일 누구에게나 ‘꾸벅꾸벅‘ 인사를 하였고 그 인사를 받는 상대들은 누구나 우쭐해져 ‘흥‘하지. 어느 날, ‘지금 바로 전쟁을 한다.‘라는 전언을 들은 임금님은 당황하지 않고 거울 앞에서 투구를 쓰고 칼을 차더니 거울을 향해 꾸벅 머리를 숙였어. 임금님은 대장을 향해 ‘언제나처럼 꾸벅꾸벅 싸운다‘ 외쳤어. 이웃 나라 대포가 성 위로 폭죽처럼 솟아올랐지만 성도 꾸벅하고 인사를 해서 하나도 안 맞았단다. 이웃나라 군대는 총알을 다 쓰고, 임금님은 이웃나라 임금님께 뚜벅뚜벅 가더니 꾸벅 머리를 숙이고 ‘수고하셨습니다. 고단하시지요‘ 꾸벅, 함께 식사하시지요‘ 말하고 모두 함께 성찬을 먹었단다. 이웃 나라 임금님과 군대는 노래를 부르며 자기 나라로 돌아갔단다. 왕비님은 임금님 목에 매달리며 ‘너무 멋진 당신, 흥‘ 하고는 키스를 했단다.‘ ‘그러고는 왕비님은 뒹굴던 콜라 캔을 ‘흥‘ 하고 걷어찼지.그리고 임금님도 뜰에서 꾸깃꾸깃 콜라 캔을 차며 놀았단다. 끝.˝ 우리도 꾸벅꾸벅하며 , 꾸깃꾸깃한 것들을 ‘흥‘하며 차며 살았으면 참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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