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김민정 지음 / 난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식 전무. 생생하고 싱싱한 문장들. 속시원한 울림과 방향을 가리키는 연말의 너무나 좋은 冊. 발칙하면서도 진중하고 세상에서의 삶에서 ‘사람답지‘ 않는 너무나 무겁고 ‘후진‘ 것들을 낱낱이 상기시키고 일깨워 주는 책. 일부러 빨리 읽지 않는다. 그의 글에서 ‘허망하고 민망하고 부끄러운 느낌이 턱끝까지 차올랐던‘ 탓이다. 누가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의 시인 아니랄까봐. 100자평 썼는데 뭔 이유인지 갑자기 싹 날아갔다. 함께 날아간 ‘좋아요‘ 주신 분들께 진심 감사 드린다. ‘역시 나에게는 쓰기도 쉽고 알아먹기도 쉬운 역지사지가 단연 최고였다. 네가 총을 쏘았으니 나도 총을 쏠 게 아니라 네가 총을 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는 배포, 욕심일까‘ (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의 풀밭 걷는사람 시인선 135
변영현 지음 / 걷는사람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시집은, 눈앞에 있어도 설레어서, 일부러 아껴가며 천천히 읽는다. 일면식은 없지만 우리는 그의 삶의 지향을 오랫동안 그의 마음을 통해 알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건 시간이 준 진심에 대한 공감일 것이다. ‘발 없는 비둘기도 새라고 퍼덕거려 보다가/ 절뚝절뚝 내게로 걸어온다/ 비둘기 모양을 한 성령이었다/ 평화가 있기를, 인사를 나눌 때/ 알코올 냄새가 났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25). 내내 삶과 시와 함께 건승하시고 행복하시길 빈다. 제목도 참 좋다. ‘잠의 풀밭‘이라니. ‘기억에는 원근법이 없다/(..)/ 인연이 있으면 다음에 만나요‘ (121).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끝에 도착한 기쁜 선물 같은 시집. ‘사라지지 않으려고 떨어진 글자를 줍는 사람이 있다‘ [글자로 된 사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민들레 솜털처럼 (양장) - 해인 수녀가 꼭 전하고 싶은 말들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에서 이제 [민들레 솜털처럼]으로, 읽고 쓰는 수도자로 살아온지 60년이 넘은 해인 수녀님이 꼭 전하고 싶은 말들이 사진과 시와 함께 담백하고 진심으로 엮어져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읽히지만, 왠지 모를 따뜻한 힘과 용기를 건네는 ‘소박하고 정겨운 사랑을 담아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기쁨으로 도착한 책. ‘글이라는 것이/ 정말 민들레 솜털처럼/ 날아다니면서/ 좋은 씨를 뿌렸구나‘ (152쪽). 이 아름다운 책을 선물할 사람들이 여럿이 떠올라 설레는 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야식당 30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읽었는데, 가슴에 잔잔한 감동의 풍류를 주어 좋았다. 편안한 심신의 휴식으로 일상을 무장해제 시켜주는, 숨어 놀기 좋은 가고 싶은 ‘심야 식당‘. 담백한 작화와 허심탄회한 진정한 어른들의, 회복터. 아오모리에 사는 지인이 왕창 보내 주어 마스터가 만든 향긋한 시나몬 향기의 ‘구운 사과‘를 마스카포네 치즈에 찍어 먹고 싶은데, 지금 이 시간은 연어 초밥과 새로. 그러면 어떤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리 크리스마스가 왔으면 좋겠어 토토의 그림책
로렌 차일드 지음, 장미란 옮김 / 토토북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찰리와 롤라> 탄생 25주년 기념작으로 로렌 차일드가 어린이들에게 전해주는 크리스마스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애타게 기다리는 롤라와 오빠 찰리의 이야기가, 다양한 색감들과 질감과 패턴들의 콜라주 기법으로 개성 있는 그림책 속 생생하고 발랄하고 즐겁게 펼쳐진다. 방종우 님의 ‘산타들‘을 생각하고 대림절을 맞이하는 어른이 되었지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꼬마 나윤이가 눈을 반짝이며 이 책 속의 롤라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신나게 준비할 생각을 하니 왠지 덩달아 설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