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작별 - 돌보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남유림 지음 / 도서출판 독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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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보낸 便紙에 ‘우리는 언제나 메먼트 모리를 실감하며 살아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사랑의 기억‘을 쌓으며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를 썼는데, 오늘 이 冊을 읽게 되었다. 10년 7개월 동안 아픈 딸을 돌보고 3,865일 만에 딸을 보낸 작가의 시간이 감히 겪지 않은 자로서 다 가늠할 수 없지만, ‘서로가 전부‘였던 가족의 시간들이 가장 소중한 사랑의 시간이었음을, 그 사랑의 빛으로 더 큰 삶으로 향하게 한다. ‘ 해든이 보여준, 고통을 끝낸 후의 단정함과 평온의 빛을 따라 길을 갈 것이다. 그리고 살 것이다. 슬픔에 울부짖고 슬픔에 지면서도 나는 살아낼 것이다.(200). ‘ 함께 울고, 실컷 사랑하고, 그럼에도 잘 살아 보자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오늘을 잘 사는 것, 그것은 해든이 나를 이끄는 삶의 모습입니다.‘(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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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의 숲입니다 - 신영복을 읽는 시간
김명인 외 지음 / 돌베개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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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계속 쇠귀 신영복 선생님의 책들을 읽어온 독자에게, ‘신영복 10주기 신영복을 읽는 시간‘은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약한 자의 힘‘은 ‘여럿이 함께‘ ‘더불어숲‘이 되고 바다가 된다. ‘어깨동무의 힘은 무한으로 이어지고 ‘관계의 실천‘은 거대한 힘을 이루는 열쇠가 된다.‘ 기후 위기, 여전한 자본주의의 횡포 속, 진정한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져야 하는 진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는 유의미하고 충만한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김중미 작가와 김하나 작가의 글이 가장 마음에 닿았던 듯하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지 십 년이 되었다. 그의 말과 글, 그림과 글씨는 여전히 내 안에 메아라치며 힘을 전한다. 관계는 풀씨와 같아서 먼 곳까지 날아가 예상치 못한 것들을 피워 낸다. 선생님이 뿌린 씨앗들이 곳곳에서 아름답게 자라나고 있으리라 믿는다 ‘(63). ˝지식은 책 속이나 서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리된 경험과 실천 속에, 그것과의 통일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 믿습니다.˝(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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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요해질 때 - 박남준 그림시집
박남준 지음 / 기역(ㄱ)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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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빈 잔 가득 고요한/ 잔향을 아는 나이/ 그 향에 취하나 거기 매이지 않는‘(15, ‘잔향). 반가운 박남준 시인의 그림시집. 수사도 자극도 없는 담백하게 흘러가는 삶의 구비구비 여정을 숨결처럼, 마다가스카르에서 바오밥 나무 씨앗을 가져와 심고, 어린 바오밥 나무 ‘바오‘의 친구가 되어 정성스레 돌보듯, 독자들에게 보내는 ‘참 맑은 별빛 편지‘, 그림의 시. 그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 ‘맑고 푸른‘ 마음으로 ‘빙긋 웃는다‘. 사람 본연의 도리와 심성을 향한 사람들에 대한 서사이자 헌사의 그림시집. 고희의 언덕에 선 시인이 동화 속 어린 왕자처럼 바오밥 나무를 찾아가듯. ‘순장도 이렇겠지/ 성한 한쪽을 중얼거리다/ 내 심장이 멈추었을 때/ 먼 별빛을 향해 나가던 궤적이며/ 혈관에 기억시킨 이름의 사랑도/ 일제히 정지되는가/ 반문하다가/ 아궁이 장작더미로 밀어넣었다/ 오늘 밤 다비의 굴뚝 위 하늘로/ 눈곱만 한 양말별 하나 떠오를 것이다‘(26, ‘양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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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개구리의 집 찾기 대소동 봄날의 그림책 12
무 지음, 황진희 옮김 / 봄날의곰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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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작은 논에 사는 참개구리 ‘참이‘는 말라버린 논을 보고 새집을 찾아 나서다가 콘크리트 수로에 빠져 헤매고 로봇 개구리가 운영하는 ‘개구리 부동산‘에 들어가는데 그곳에는 온갖 멋진 집들이 있었지만 알고 보니 무서운 곳이라 도망쳐 나와, 어느덧 둥근 논이 있는 곳에 도착해 ˝여기라면 수로에 갇힐 일은 없겠네˝ 벼 그늘 아래서 지내고 가을이 되자 연못으로 이사가 살고 벼 베기가 끝나자 부드러운 흙 속에 들어가 겨울잠을 자다 봄이 되어 땅 위로 나오자 사람과 눈이 ‘딱‘ 마주쳐 놀랐지만 그 사람은 벌레로부터 벼를 지켜 준 참개구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참이는 그곳에서 암컷 개구리와 올챙이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 그림책에는 개구리와 인간의 삶,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과 내 주변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을, 작가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벼농사를 지었던 경험과 건축사의 경력을 창작에 녹여 낸, 어린이와 어른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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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고양이 펠리스
김명철 지음, 최연주 그림 / 다산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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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행동 전문가 김명철 수의사님과, <모 이야기>의 최연주 그림 작가님의 협업으로 읽기도 전에 기대가 컸었는데 역시 그 기대에 걸맞게 아름답고 독특하고 뭉클했던 그림책. 고양이 왕국의 최고 말썽꾸러기 펠리스가 여왕님의 수염을 태워 버려, 그 벌로 인간이 되어 고양이들을 위한 일곱 가지 선행을 마치고 다시 고양이 왕국으로 돌아가는데, 사람과 고양이가 동일한 캐릭터로 읽히는 것도 흥미롭고, 그 과정에서의 루루와 칼릭스와 엘리사의 관계를 통해서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는 이들을 더 깊이 이해하며, 다정하게 아끼게 되기를‘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왠지 짠하고도 가볍지만은 않은 다정하고도 묘하고 비밀스러운 고양이들의 유리구슬 눈빛 같은 이야기와,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최연주 작가의 그림으로 한층 펠리스의 모험을 빛나게 한 따뜻하고 신비한 고양이 판타지. 마법사 고양이 루루의 ˝야옹 야옹 고로롱!˝ 주문을 나도 따라 해보며 오늘 하루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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