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책읽기

 


  강아지풀 하나 있으면 온갖 놀이 즐길 수 있다. 강아지풀 하나로 오랫동안 놀이를 즐긴다. 강아지풀 한 포기 꺾어 귓등에 꽂거나 머리에 꽂는다. 강아지풀 살살 쓰다듬으며 얼마나 보드랍고 따사로운가를 느낀다. 강아지풀로 아이들 귀와 목과 코를 간질인다. 강아지풀을 들고 달리면서 바람 따라 나풀나풀 휘는 모습 바라본다. 아이들은 강아지풀 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강아지풀 놀이를 물려준다.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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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놀이 1

 


  아이들은 개미가 지나가기만 해도 두 시간쯤 너끈히 구경하면서 보낼 수 있다. 이런 말을 둘레 어른들이 들려주어도 알지만, 나도 어릴 적에 이렇게 구경놀이를 곧잘 했기에, 우리 아이들 지켜보면서도 다시금 깨우친다. 아이들은 길을 걷다가 “어? 뭐지?” 하면서 멈춘다. 그러고는 바쁜 길이건 아니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쩌면, 아이들한테는 바쁜 길이란 없는지 모른다. 스스로 무엇인가 알아내려고 한참 들여다본달 수 있는데, 어깨너머로 바라보니 개구리 주검이네. 개구리들 밤에 논 바깥으로 나와서 노래를 부르다가 그만 차에 치여서 죽었나 봐. 이 주검은 꽤 되었는걸. 조금 더 가다가 또 멈추어서 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보는데, 또 개구리 주검이다. 아이들은 길을 걷다가 개구리 주검을 알아채고 발걸음 멈추는데, 어른들은 자동차 달리며 개구리가 길바닥에 있건 없건 알아채지 않고, 알아채더라도 밟거나 말거나 그냥 지나가고 만다.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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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사이에 빨래

 


  장마가 끝났는지 살짝 쉬는지 모를 노릇이지만, 여러 날 빗줄기 끊이지 않다가 여러 날 빗줄기 끊어지고 구름과 햇살이 얼크러지는 날을 맞이하려는 시골마을에서, 하늘을 반히 바라보다가 한낮에 빨래를 비빈다. 아침 일찍부터 빨래를 하면, 아직 마당 물기 다 마르지 않아 잘 안 마를 테니, 아이들 밥 먹이고 나서 한숨 돌리고서 복복 비비고 헹군다.


  장마철에는 빨래를 하면 할수록 눅지기만 해서 며칠 미룬 빨래를 제법 많이 한다. 빨래를 하는 내내 햇살이 들다 숨다 한다. 빨래를 너는 동안에도 햇살이 비추다 사라지다 한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뛰놀고, 아버지는 마당에서 빨래를 넌다. 이제 길바닥도 웬만큼 말랐을 테니, 여러 날만에 자전거 타고 마실을 가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오늘은 조금 먼 데까지 여러 시간 자전거를 달리면서, 가다가 쉬고, 또 가다가 놀고, 이렇게 하루를 누리고 싶다.


  구름 많고 햇살 자주 비추니, 한여름 자전거마실 시원하겠지. 집으로 돌아오면 빨래는 말끔히 마를 테고.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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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08 14:30   좋아요 0 | URL
이곳은 일주일 내내 비가 올듯말듯 안와서 마음이 조급했는데
오늘은 드뎌..비가 막 쏟아져내려 씨원해요..^^

숲노래 2013-07-08 19:5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비 알맞게 와서 곰팡이 피지 않기를 빌어요 ^^;;
 

산들보라 누나 손 잡고 걷네

 


  잘 뛰고 잘 달리던 아이들, 이제 덥고 힘들다며 천천히 걷는다. “보라야, 자, 내 손 잡아.” 하고 손을 내밀면, 동생은 “응.” 하면서 누나 손을 잡는다. 천천히 천천히, 자동차 없는 고즈넉한 시골길 둘이 나란히 나란히 걷는다.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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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08 14:33   좋아요 0 | URL
이 사진 너무 좋고 아름다워요...^^
다른 사진들도 다 그렇지만, 특히 이 사진은
벼리와 보라가 이다음에 어른이 되서 보면 더욱 각별한 느낌을 줄 것 같아요..

숲노래 2013-07-08 19:50   좋아요 0 | URL
이제는 이렇게 손 잡고 나란히 다니는 사진 더 늘어나리라 생각해요.
동생이 누나 키를 따라가면서
서로 아끼면서 놀고 복닥이겠지요~
 

달려라 꽃순이 어린이

 


  꽃 한 송이 손에 쥔 사름벼리 씩씩하게 달린다. 그래, 네 두 발로 힘껏 달리렴. 이 길을 달리고, 이 하늘을 날아, 꽃송이와 함께 맑은 노래를 이 땅에 드리워 주렴.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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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08 14:39   좋아요 0 | URL
아...이 사진도 정말 좋네요...
빌리 엘리어트의 춤,같은 벼리의 도약하고 춤추는 달리기.

숲노래 2013-07-08 19:49   좋아요 0 | URL
언제나 모든 몸짓이 춤인걸요.
빌리 엘리어트도 영화로서만이 아니라
늘 모든 삶이 춤이었으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