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사이에 빨래
장마가 끝났는지 살짝 쉬는지 모를 노릇이지만, 여러 날 빗줄기 끊이지 않다가 여러 날 빗줄기 끊어지고 구름과 햇살이 얼크러지는 날을 맞이하려는 시골마을에서, 하늘을 반히 바라보다가 한낮에 빨래를 비빈다. 아침 일찍부터 빨래를 하면, 아직 마당 물기 다 마르지 않아 잘 안 마를 테니, 아이들 밥 먹이고 나서 한숨 돌리고서 복복 비비고 헹군다.
장마철에는 빨래를 하면 할수록 눅지기만 해서 며칠 미룬 빨래를 제법 많이 한다. 빨래를 하는 내내 햇살이 들다 숨다 한다. 빨래를 너는 동안에도 햇살이 비추다 사라지다 한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뛰놀고, 아버지는 마당에서 빨래를 넌다. 이제 길바닥도 웬만큼 말랐을 테니, 여러 날만에 자전거 타고 마실을 가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오늘은 조금 먼 데까지 여러 시간 자전거를 달리면서, 가다가 쉬고, 또 가다가 놀고, 이렇게 하루를 누리고 싶다.
구름 많고 햇살 자주 비추니, 한여름 자전거마실 시원하겠지. 집으로 돌아오면 빨래는 말끔히 마를 테고.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