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놀이 1
아이들은 개미가 지나가기만 해도 두 시간쯤 너끈히 구경하면서 보낼 수 있다. 이런 말을 둘레 어른들이 들려주어도 알지만, 나도 어릴 적에 이렇게 구경놀이를 곧잘 했기에, 우리 아이들 지켜보면서도 다시금 깨우친다. 아이들은 길을 걷다가 “어? 뭐지?” 하면서 멈춘다. 그러고는 바쁜 길이건 아니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쩌면, 아이들한테는 바쁜 길이란 없는지 모른다. 스스로 무엇인가 알아내려고 한참 들여다본달 수 있는데, 어깨너머로 바라보니 개구리 주검이네. 개구리들 밤에 논 바깥으로 나와서 노래를 부르다가 그만 차에 치여서 죽었나 봐. 이 주검은 꽤 되었는걸. 조금 더 가다가 또 멈추어서 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보는데, 또 개구리 주검이다. 아이들은 길을 걷다가 개구리 주검을 알아채고 발걸음 멈추는데, 어른들은 자동차 달리며 개구리가 길바닥에 있건 없건 알아채지 않고, 알아채더라도 밟거나 말거나 그냥 지나가고 만다. 4346.7.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