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걷는 길이란 고양이가 살아가는 길이다. 고양이가 살아가는 길이란 고양이로서 이녁 숨결을 살리는 길이 될 테지. 고양이는 어떤 곳에서 살아갈까. 고양이는 어떤 자리에서 잠을 잘까. 고양이는 언제 웃고 울며, 언제 즐겁게 뛰놀까. 들과 길과 골목과 숲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는 사람이 들과 길과 골목과 숲을 어떻게 건사할 적에 이녁 보금자리를 곱게 누릴 수 있을까. 그러니까,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 때에 아름다운 숨결 되어, 사람도 고양이도 풀과 나무도, 다른 목숨들도 서로 즐겁게 하루하루 누리는 빛이 될 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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ねこ步き (單行本(ソフトカバ-))
이와고 미츠아키 / クレヴィス / 2013년 5월
19,080원 → 17,740원(7%할인) / 마일리지 54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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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새롭게 읽는 책

 


  이오덕 님이 엮어서 내놓은 《일하는 아이들》(청년사)을 헌책방에서 새삼스레 본다. 1978년에 처음 나온 이 책은 이 나라 교육과 문학을 뒤집는 노릇을 했다고들 말한다. 그만큼 이 나라 교육과 문학은 아이들을 ‘동심천사주의’ 그물에 옭아매어 입시문제로 들볶느라, 삶도 꿈도 놀이도 빛도 사랑도 가르치거나 보여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멧골마을 아이들 삶이 드러나는 글을 모아서 엮은 《일하는 아이들》이라는 책을 읽으면, 아주 마땅히, 책이름 그대로 “일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그런데, 일하는 아이들만 나오지 않는다. 일하는 아이들이란 “놀이하는 아이들”이다. 아이들 놀이가 수없이 나온다. 또 “사랑하는 아이들”이다. 동무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붙이를 사랑한다. 꽃을 사랑하고 나무를 사랑하며 숲을 사랑한다.


  그러면 왜 책이름이 “일하는 아이들”이었을까? 스스로 삶을 밝히면서 가꾸는 일이 무엇이요 사랑이 어떠한가를 깨닫지 못할 적에는 도시문명사회에서 돈벌이로만 치닫는 생체기계인 노예가 되고 만다. 그러니,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삶다운 삶을 찾는 첫길로 “일다운 일”을 찾는 “일하는 아이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서울 신촌에 있는 헌책방에서 《일하는 아이들》 예전 판을 본다. 이 책은 무척 많이 팔렸다고 하는데, 나중에 출판사에서 판매부수를 속이고 인세지급을 안 하며 책을 새로 찍고도 ‘중판’이라 적거나 ‘판수 줄이기’ 장난을 쳤다고 한다. 이를테면, 8쇄를 찍었으면서 간기에 ‘7쇄’라 찍어서 출고를 하는 모양새로. 이런 이야기를 이오덕 님 둘레에서 다른 사람들이 알려주어서(권정생 님도 여러 차례 알려주었다고 한다), 이오덕 님은 청년사 대표한테 편지를 띄웠고, 청년사 대표가 흐리멍덩하게 말을 흐리자, 안 되겠구나 싶어 내용증명을 보내 절판시키라 했다. 그러나 곧바로 절판시키지 않고 한두 해쯤 몰래 더 찍어서 팔았다고 한다.


  엊그제 헌책방에서 만난 《일하는 아이들》은 1쇄를 찍은 뒤 이레만에 2쇄를 찍은 판이다. 3쇄는 얼마만에 찍었을까. 모두 몇 권이나 찍었을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어떤 마음밥 얻었을까. 2002년에 새옷 입고 다시 나온 책도 있는데, 헌책방에서 예전 판으로 만나 다시 읽으면 새로운 느낌을 얻는다. 1970년대 끝무렵 아직 군사독재정권 서슬이 시퍼렇던 그때, 이런 책 내놓았다고 문교부와 지방교육청 장학사한테 들볶이고 시달리던 이오덕 님 삶을 돌아본다. 총칼로 사람들 억누르던 군사독재정권이 이 땅 아이들을 어떻게 입시노예 도시노예로 길들이려 했던가 하는 이야기를 헤아린다. 1970년대에 어린이였던 사람은 오늘날 어떤 어른이 되어 이녁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돌볼까 궁금하다.


  오늘날 어른은 “일하는 어른들”일까, 아니면 “돈버는 어른들”일까. 오늘날 아이들은 “놀이하는 아이들”이라 할 수 있을까. 오늘날 아이들 가운데 “꿈꾸는 아이들”이나 “사랑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있을까. 삶을 아끼고 동무를 보살피며 이웃과 어깨를 겯는 착하고 참다운 “일하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삶을 지을까. 4346.7.1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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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7-16 17:03   좋아요 0 | URL
저도 시간나면 헌책방 찾아가야겠어요.^^
나중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한번 더 가 보고요.ㅎㅎ

숲노래 2013-07-16 17:41   좋아요 0 | URL
대구에 있는 <대륙서점>도, 또 부산에 있는 보수동 헌책방골목도,
또 알라딘책방도 모두 즐겁게
책마실 하시면서
두 손에 고운 책빛 담아 보셔요~~ ^^
 
고릴라를 쏘다 - 안티기자 한상균의 사진놀이
한상균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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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읽는 사진책 142

 


사진을 읽는 길
― 고릴라를 쏘다
 한상균 글·사진
 마로니에북스 펴냄,2012.10.15./15000원

 


  연합뉴스 사진기자 한상균 님이 쓴 《고릴라를 쏘다》(마로니에북스,2012)를 읽습니다. 사진기자는 사진을 찍어 매체에 실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입니다. 지난 2012년에 한상균 님이 내놓은 책은 ‘사진찍기’ 아닌 ‘사진읽기’를 이야기합니다. 누구보다 한상균 님 스스로 사진을 어떻게 읽으며 살아가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진놀이라면 재밌어야 하지 않을까요(18쪽)?” 하는 말처럼, ‘사진놀이’일 적에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놀이’이니까요. 노래놀이가 되든 그림놀이가 되든 글놀이가 되든 춤놀이가 되든, 놀이일 적에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재미를 꽃피우고 재미를 나누는 놀이예요.


  소꿉놀이나 고무줄놀이도 서로 재미있자고 합니다. 공놀이도 씨름놀이도 함께 재미있자고 해요. 죽자 사자 겨루면서 누가 이겨야 하는 놀이가 아니에요. 곧, 사진놀이일 적에는 서로 재미있는 길을 찾으면서, 사진이란 이렇게 재미나구나 하고 깨닫자는 뜻입니다. 1등이나 꼴등 따로 없이 어느 사진이든 재미있게 놀자는 뜻입니다.


  사진놀이 아닌 ‘사진’이라고만 할 적에는 사뭇 다릅니다. 사진놀이에는 놀이라는 이야기가 함께 따르지만, 사진이라고만 할 적에는 놀이가 따를 수 있기도 하지만 일이 따를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삶이 따릅니다.

 

 

 


  놀이와 일과 삶이 함께 어우러지는 ‘사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곧, 사진이라 할 때에는 즐거움입니다. 삶도 일도 놀이도 즐겁게 나누자는 뜻이요, 삶과 일과 놀이 되어 어우러지는 사진이란, 즐겁게 누리는 이야기예요.


  “우리가 가진 카메라에는 그냥 일반적인 사람들과 일상이 주로 담기게 됩니다. 처음부터 이러이러한 사진은 나쁜 사진이라는 틀을 가지고 시작하면 나중에도 그 습관을 벗어던질 수가 없습니다 … 매우 개인적인 것이 사진입니다. 그냥 자기 사진이 있을 뿐입니다(69쪽).” 하는 말을 생각합니다. 여느 사람들이 장만한 사진기로는 이녁 여느 삶을 담겠지요. 그런데, 더 생각해 봐요. 사진기자가 찍는 사진은 ‘여느 삶(일상)’이 아닐까요? 사진기자가 찾아다니는 취재 현장은 ‘여느 삶터’가 아닐까요? 바로 오늘 어떤 일이 터져 어떤 현장이 되었다지만, 바로 이곳은 조금 앞서까지만 해도 여느 삶터였어요.


  국회의원이건 대통령이건 운동선수이건 처음부터 국회의원이었거나 대통령이었거나 운동선수가 아니었어요. 모두 여느 사람이었어요. 여느 아기로 태어나 여느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어요.


  곰곰이 따지자면, 사진기자가 찍는 사진도 ‘여느 삶’을 보여줍니다. 다만, 사진기자가 찍는 ‘여느 삶’은 수십만 수백만 사람이 쳐다보는 매체에 실린다뿐입니다. 사진기자가 찍는 사진은 ‘매체 보도’가 되어 ‘보도사진’이라는 이름이 붙지만, 속살을 파헤치면 모두 똑같은 ‘여느 삶’을 보여주어요. ‘여느 삶’에서 ‘보도가 될 이야기’를 새로 얻는다고 할까요.


  다시 말하자면, 여느 사진기로 여느 삶을 찍는 여느 사람인 우리들은 ‘여느 이야기’를 일굽니다. 여느 이야기에서 여느 사랑을 길어올립니다. 여느 사랑에서 여느 꿈과 여느 마음을 가꾸지요.

 

 


  “각자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궁한 가능성 속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사진은 결코 ‘뭘 찍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찍지?’의 문제로 다가오게 될 겁니다(75쪽).” 하는 말마따나, 사진기를 손에 쥔 우리들은 우리 여느 삶을 즐겁게 찍으면 됩니다. 즐겁게 찍는 사진은 즐겁게 읽을 수 있어요. 즐겁게 찍는 사진이기에 즐겁게 나눌 수 있습니다. 억지로 찍는 사진이라면 억지로 읽어야 해요. 억지로 꾸미거나 만든 사진일 때에는 억지로 읽어내거나 억지로 비평하거나 억지로 문화나 예술 이름표를 붙이고 말아요.


  무엇을 찍느냐? 바로 우리는 우리 삶을 찍습니다. 무엇을 찍느냐? 사진기자는 기자로서 매체에 담을 삶을 찍습니다. 이이가 찍거나 저이가 찍거나 모두 삶을 찍어요. 이 사람이 찍었기에 대단한 사진이 아닙니다. 저 사람이 찍었기에 대수롭지 않은 사진이 아닙니다. 이야기를 찍을 때에 즐겁게 읽을 만한 사진이 됩니다. 이야기를 찍지 않을 때에는 겉보기로 그럴듯한 모습만 나타납니다.


  “조리개, 셔터스피드, 감도, 렌즈 화각 등을 잘 이용해서 색감, 구도 등이 잘 나온 사진을 찍었다면 그게 적어도 나쁜 사진은 아니겠지만 잘 찍은 사진이 꼭 좋은 사진일까요(120쪽)?” 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저는 좀 많이 다르게 생각합니다. “조리개, 셔터스피드, 감도, 렌즈 화각”을 잘 살펴 찍은 사진은 “조리개 잘 살핀 사진”이거나 “셔터스피드 잘 맞춘 사진”이거나 “감도 잘 맞춘 사진”이거나 “렌즈 화각 잘 살핀 사진”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나쁜 사진이고 좋은 사진이고가 아닌, 그저 그런 사진일 뿐입니다. “색감, 구도 들이 잘 나온 사진”이라면 “색감이 잘 나온 사진”이거나 “구도가 잘 나온 사진”이지요. 이런 사진을 놓고 좋은 사진이라거나 나쁜 사진이라 할 수 없어요. 그저 그런 사진일 뿐입니다.


  흉내낸 사진은 흉내낸 사진입니다. 스스로 찍은 사진은 스스로 찍은 사진입니다. 사랑스레 찍은 사진은 사랑스러운 사진이에요.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은 활짝 웃는 이야기 담은 사진입니다.


  스스로 좋아할 때에 좋아할 만한 사진입니다. 스스로 아낄 때에 아낄 만한 사진입니다. 스스로 좋아하지 못하거나 아끼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되지 않아요. 남이 해 주는 사진이 아닙니다. 스스로 하는 사진입니다. 스스로 단추를 눌러요. 스스로 바라봅니다. 스스로 느껴요. 스스로 삶을 이룹니다.


  한상균 님이 들려주는 사진 이야기는 “여행이 좋아 사진을 찍는다면 모를까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간다면 말에 어폐가 있지 않을까요? 그냥 출사라는 말이 더 어울릴 듯하네요(194쪽).”와 같은 말마디로 간추릴 수 있습니다. 스스로 삶을 좋아할 때에 사진을 좋아할 수 있어요. 스스로 꿈을 꿀 때에 사진을 꿈꿀 수 있어요. 스스로 이야기를 나눌 때에 사진으로 이야기를 빛낼 수 있어요.


  그럴듯한 모습에 사로잡혀서는 사진을 찍지 못해요. 남이 찍은 모습을 흉내내서는 내 사진을 이루지 못해요. 다른 사람 삶을 뒤꽁무니 쫓는대서 내 삶이 나아지거나 즐겁거나 아름다울 수 없듯, 나는 늘 내 사진을 생각하고 찾으며 즐길 뿐입니다. 내 삶을 내가 빛내어 누리듯, 내 사진을 내가 빛내어 누립니다. 사진을 읽는 길이란, 삶을 읽는 길입니다. 삶을 스스로 씩씩하게 일구는 사람은, 사진을 스스로 웃음꽃으로 피웁니다. 4346.7.1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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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벼락

 


땡볕 내리쬐는 칠월
윙윙윙윙 소리와 함께
헬리콥터 뜨더니
쏴쏴쏴솨 물벼락
퍼붓는다.

 

마당에 넌 이불과 빨래
흠뻑 젖고

내 머리와 옷도 젖고
내 자전거도 젖고
텃밭에도
감나무와 후박나무에도
물벼락.

 

해 떨어진 저녁에
웬일인지
개구리 노랫소리
없다.

 

그 많던 개구리
모두 어디 갔지?

 

개구리 잡아먹던
해오라기는
어디 갔지?

 

친환경농약 물벼락
이웃마을에도
떨어졌을까?

 


4346.7.1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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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같은 데에서 책을 만지던 사람들이 ‘책이야기’를 쓸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터넷책방 알라딘에서 일하던 사람도 ‘책이야기’를 쓴 적 있으니, 커다란 책방에서 여러모로 잘 팔리는 책을 말하는 이야기 쓸 수 있겠지. 그런데, 사람들 사이로 곱게 스며드는 책빛은 어디에서 태어날까. 사람들 보금자리를 맑게 밝히는 삶빛은 어디에서 자라날까. 골목동네 조그마한 책방에서 삶을 일구는 사람들 목소리를 기다린다. 시골마을 숲속에서 사랑을 가꾸는 사람들 웃음을 기다린다. 먼 서양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이야기 가져올 수 있지만, 이 나라 이 땅에서 여느 사람들 스스로 책삶 가꾸는 모습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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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우정, 공동체, 그리고 좋은 책을 발견하는 드문 기쁨에 관하여
웬디 웰치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3년 7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2013년 07월 16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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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2014-04-1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감동도 있고, 책방을 살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더군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가보고 싶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