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리 1 - S코믹스 S코믹스
이와아키 히토시 원작, 무로이 다이스케 그림, 김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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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8.

읽었습니다 263



  칼을 쥔 이들이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습니다. 칼을 쥐고서 어깨동무를 한다는 얘기도 들은 적 없습니다. 칼을 쥐니 칼싸움을 벌이고, 칼을 휘두르니 서로 죽이고 죽습니다. 저놈이 칼을 드니까 이쪽도 칼을 들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다들 칼을 앞세우는데 우리만 칼을 안 들면 목숨을 잃고 빼앗긴다고 여깁니다. 얼핏 본다면, 칼잡이는 모두 죽이고 빼앗겠지요. 그러나 칼로는 아무것도 못 낳아요. 낫으로 풀이나 나락을 벨 수 있되, 이밖에 더 쓸 데란 없습니다. 씨앗도 숨결도 칼로는 살리지 못 하고, 낳지도 못 합니다. 오직 사랑이어야 씨앗을 낳고 삶을 일궈요. 지난날에는 칼이었으면, 요새는 총칼에다가 돈입니다. 쟤들처럼 우리도 돈이 있어야 우쭐댈 만할까요? 《레이리 1》를 읽었습니다. 칼부림이 춤추는 이야기에는 아무런 꿈도 사랑도 없습니다. 오직 노닥질에 얼뜬짓에 죽임질이 있을 뿐입니다. ‘쟤들(적군·원수)’을 무너뜨릴 칼을 휘두르는 마음은 그저 수렁입니다.


《레이리 1》(이와아키 히토시 글·무로이 다이스케 그림/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8.10.24)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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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GO+ing 인디고잉 Vol.80 - 2023.가을
인디고잉 편집부 지음 / 인디고서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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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8.

읽었습니다 262



  책을 읽는 사람하고 안 읽는 사람이 확확 벌어집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외쏠림으로 훅훅 치닫습니다. 지난날에는 다들 모든 책을 고루 읽고 새기면서 스스로 품을 넓히는 매무새였다면, 어느새 ‘좋아하는 갈래만 본다’는 수렁으로 스스로 사로잡히는 얼거리입니다. 총칼수렁(일제강점기)에서는 사람들 스스로 배우려고, 왼오른을 안 가리면서 읽고 새겼을 뿐 아니라, 일본책이건 미국책이건 다 읽으려고 했어요. 이런 물결은 한겨레싸움(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금이 갔고, 박정희·전두환을 거치면서 더 벌어졌고, 이제는 아예 남남입니다. 《INDIGO+ing vol.80》을 읽다가 덮었습니다. 어른뿐 아니라 푸름이까지 책품새가 이렇게 갈려도 될는지 걱정스럽습니다. 왼날개이든 오른날개이든 나쁜책은 없습니다. 두날개를 펴는 가운길에도 나쁜책은 없어요. 더 높이 날려면 더 낮은 데를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어리석은 이가 어리석을 뿐이고, 참한 이는 참하면서 참다울 뿐입니다.


《INDIGO+ing vol.80》(편집부 엮음, 인디고서원, 2023.9.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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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됩니다. 1 세미콜론 코믹스
요시다 센샤 지음,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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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4.

읽었습니다 260



  웃음물결이 퍼진다고 내세우는 《전염됩니다. 1》를 읽으면서 하나도 안 웃기고, 외려 지겹기만 하다. 이렇게 쥐어짜며 웃기려 하는 얼거리나 그림을 선보일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쥐어짜며 웃기려 하면 안 힘들까? 쥐어짤 줄거리를 새로 내놓느라 그야말로 머리가 터지지는 않을까? 이 삶을 보면 누구나 삶 그대로 새로우면서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지게 마련이다. 구태여 쥐어짜야 할 까닭이 없다. 그저 스스로 살아가는 오늘을 담아내면 넉넉하다. 쳇바퀴처럼 남을 따라가지 않으면, 스스로 짓는 하루는 언제나 반짝일 뿐 아니라 웃음꽃으로 피어난다. 아무리 욱여넣으려고 하더라도, 아침이면 늘 해가 뜬다. 아무리 감추려고 하더라도, 밤이면 언제나 별이 돋는다. 억지가 아닌 그냥 웃음을 나누면 저절로 퍼지고 번지고 옮아간다. 더 붙일 말조차 없이 안쓰러운 책이다.


《전염됩니다. 1》(요시다 센샤/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2.12.2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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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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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종족주의 - 대한민국 위기의 근원
이영훈 외 지음 / 미래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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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4.

읽었습니다 261



  숲노래 씨는 1982∼87년에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다니며 날마다 길잡이(교사)한테 맞았고, 또래나 언니동생도 이런 어린날을 보냈지만, ‘어떤 학교·교육부 기록’에도 ‘누가 얼마나 학교폭력을 했는지’ 안 남았다. 오늘날 고을(지자체)마다 뒷돈을 숱하게 빼돌리고 돌라먹기를 하는데, 이따금 걸려서 새뜸(뉴스)에 나오지만, 안 걸리고 슬그머니 넘어가는 일이 대단히 많다. 그러나 어떤 뒷돈질과 돌라먹기도 ‘글(기록)’은 없다. 《반일 종족주의》를 곰곰이 읽고 덮었다. 비웃을 값어치도 없다. ‘총칼잡이(식민지 독재자)’가 남긴 글자락(자료·통계)을 살펴야 지난날을 헤아릴 수 있기는 하되, ‘일제강점기 역사’가 ‘남은 글’만으로 읽어도 되는지, 대학교수와 역사학자라는 그들한테 되묻고 싶다. 글을 모르는 시골 흙일꾼 삶을 누가 글(기록)로 남긴 적 있는가? 없다. ‘글(기록·사실)’ 몇 자락으로 마치 “여태 역사를 잘못 가르쳤다” 하고 뻥을 치며 안 창피한가? 단재가 운다.


《반일 종족주의》(이영훈·김낙년·김용삼·주익종·정안기·이우연, 미래사, 2019.7.1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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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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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만화웹툰작가평론선
장은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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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0.29.

읽었습니다 258



  이른바 ‘평론’이라 할 적에는 차근차근 짚어서 이모저모 살피는 길입니다. 평론은 ‘주례사’가 아닙니다. 그러나 ‘만화웹툰작가평론선’으로 나오는 꾸러미는 우리나라 그림꽃님을 마냥 ‘주례사’로 치켜세우기만 할 뿐, 어느 대목에서 빛나거나 그늘졌는가를 제대로 안 짚거나 슬쩍 넘어갑니다. 《김수정》을 다룬 꾸러미도 매한가지입니다. 1980년대하고 1990년대 첫무렵에는 틀림없이 빛나는 붓끝이었으나, 1990년대 한복판부터 2020년대에 이르도록 뒷걸음이나 샛걸음에 그친 붓끝일 텐데, 그냥그냥 좋으면 좋다는 얼거리입니다. 게다가 ‘핍진감’처럼 뜬구름 잡는 일본스런 한자말을 잔뜩 끼워넣어 ‘평론인 척’합니다.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를 섞으면 ‘평론’이 될까요? 딱합니다. 김수정 님이 한창 여러 그림꽃을 선보이던 무렵에는 굴레나라(군사독재)였어도 이 굴레에서도 씩씩하고 다부진 아이들을 그려내었는데, 굴레를 벗은 뒤로 김수정 님은 외려 스스로 굴레를 쓰고 말았습니다.


《만화웹툰작가평론선 : 김수정》(장은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9.10.30.)


+


한국 만화 잡지의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고 볼 수 있다

→ 우리 그림꽃꾸러미 꽃길을 맞이하도록 크게 이바지했다고 볼 수 있다

6쪽


있을 법한 현실성에 독자는 깊이 있는 핍진감을 느끼고 이에 동조하는 것이다

→ 사람들은 있을 듯한 삶을 비슷하게 느끼며 고개를 끄덕인다

→ 우리는 있을 듯한 모습을 나란히 느끼며 따라간다

13쪽


세일즈맨 생활을 접고 ‘나는 대기만성형 만화가’라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 장삿길을 접고 ‘나는 늦그릇 그림꽃’이라며 다시 마음을 잡고

→ 장사살이를 접고 ‘나는 늦그림꽃’이라며 마음을 다잡고

22쪽


둘리와 같이 롱런하는 캐릭터를 남기지 못했다는 원로작가의 말 속에는

→ 둘리와 같이 오래가는 아이를 남기지 못했다는 글어른 말에는

24쪽


즉 둘리를 그대로 놔두는 것은 효용가치가 있다는 것인데

→ 곧 둘리를 그대로 두면 쓸모가 있다는 말인데

→ 그러니까 둘리를 놔두면 빛이 난다는 셈인데

→ 둘리를 놔둘 만한 쓰임새가 있다는 소리인데

8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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