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의 사색 - 시골교사 이계삼의 교실과 세상이야기
이계삼 지음 / 꾸리에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숲책 / 숲노래 환경책 2023.4.5.

읽었습니다 216



  푸름이 곁에서 길잡이로 일하다가 밀양에 깃들고, 이윽고 녹색당 일꾼으로 지내고서 어느새 자취를 감춘 이계삼 님입니다. 이녁 책도 하나둘 책집에서 사라져 갑니다. 《변방의 사색》을 찾아내어 천천히 읽어 보는데, 글이 썩 안 쉽습니다. 외치는 마음은 ‘좋을’ 수 있으나, ‘누가 어떻게’ 듣고서 ‘무엇을 어떻게’ 함께하면서 스스로 움직이는 실마리나 밑길로 삼는 징검다리인지는 퍽 흐리다고 느낍니다. 바른나라가 아니라서 바른나라로 뜯어고쳐야 한다면, ‘바른말’이 아닌 말씨부터 뜯어고쳐서 ‘바른글’로 풀어내려는 ‘나보기(나부터 나를 스스로 바라보기)’를 하기를 바랍니다. 《변방의 사색》이란 무엇일까요? 책 좀 읽은 분이라면 이만 한 이름이 대수롭지 않겠으나, 책이나 글이 낯선 이웃한테는 너무나 동떨어집니다. 부디 ‘귀퉁이’에서 그야말로 ‘가난’하게 살아내기를 바라요. ‘구석’에서 천천히 ‘생각’하기를 바라요. 조약돌이 되어 생각하면 이 별을 바꿀 수 있어요.


《변방의 사색》(이계삼, 꾸리에, 2011.8.20.)


ㅅㄴㄹ


나의 사회적 경험으로, 또 지적 경험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74쪽)

→ 나는 살아오면서, 또 배워 오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 나는 살면서, 또 익히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 나는 살아가면서, 또 눈뜨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의 삶을, 학교교육 전체를 질곡으로 빠뜨리는 가장 커다란 사안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조직에는 희망이 없다. (115쪽)

→ 아이들 삶을, 배움터를 통째로 가두는 가장 커다란 짓에 입다무는 무리에는 빛이 없다

→ 아이들과 배움터를 송두리째 옭매는 가장 커다란 짓에 모르쇠인 곳에는 꿈이 없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자 이야기
앤드류 로빈슨 지음, 박재욱 옮김 / 사계절 / 200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숲책 / 숲노래 환경책 2023.4.5.

읽었습니다 211



  ‘문자(文字)’는 “1. [언어] 인간의 언어를 적는 데 사용하는 시각적인 기호 체계 2. 학식이나 학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글’입니다. 그런데 글깨나 쓰는 분들치고 글을 ‘글’이라 일컫는 이가 드뭅니다. 말을 ‘말’이라 이르는 이도 드물어요. 아무래도 ‘글·말’이 무엇인지 모르기도 할 테고, 뭇사람이 ‘글·말’을 환하게 알아보기를 안 바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이루면서 마음을 닦고 다스리는 기운이 ‘말’입니다. 마음을 이루고 다스리는 기운을 그려내는 모습이 ‘글’입니다. 예부터 사납빼기가 우두머리에 들어앉아서 책을 불사르고 배움길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엉터리로 가르쳐서 길들이는 까닭이 있어요. 믿음길(종교)을 세워서 돌멩이를 섬기도록 몰아붙인 뒷뜻이 있습니다. 《문자 이야기》는 온누리 여러 나라 ‘글씨’를 놓고서 몇 가지를 짚되 겉훑기로 그칩니다. ‘훈민정음·한글’ 이야기는 아예 없습니다.


《문자 이야기》(앤드류 로빈슨/박재욱 옮김, 사계절, 2003.10.29.)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센스 B국어사전
프로파간다 편집부 지음, 황상준 그림 / 프로파간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2023.4.1.

읽었습니다 223



  2019년에 나온 《에센스 B국어사전》은 언제까지 쓸모가 있을까요. 아마 펴낸해 2019년을 끝으로 더 쓸모가 없을 듯싶습니다. ‘요새 어린이·젊은이’가 쓰는 새말(신조어)을 담은 꾸러미라고 하지만, ‘요새’라기보다는 ‘학교에 다니거나 다닌 서울내기’라고 해야 걸맞다고 느낍니다. 시골 어린이나 젊은이도 이 꾸러미에 깃든 말씨를 쓰기도 하지만, ‘시골에서 조용히 살아가려는 어린이나 젊은이’는 이런 말을 안 쓰고, ‘서울에서 살더라도 푸른숲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어린이나 젊은이’도 이런 말을 안 써요. 이른바 ‘변말(은어·업계용어)’일 텐데, 번뜩이는 마음을 담은 낱말이 더러 있고, 이웃을 갉거나 깎고픈 마음을 옮긴 낱말이 꽤 있습니다. 어느 낱말이든 이 낱말을 쓰는 우리 마음을 드러냅니다. 좋은말·나쁜말은 없습니다. 오늘날에는 차츰 ‘삶말’이 줄고 ‘살림말’은 드물고 ‘사랑말’은 짓밟힐 뿐 아니라 ‘숲말’은 잊히는 채 ‘끼리말·서울말’이 너무 판칠 뿐입니다.


《에센스 B국어사전》(편집부, 프로파간다, 2019.2.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동네에는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박소희 지음, 전혜선 사진 / 책숲놀이터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2023.3.20.

읽었습니다 218



  ‘도서관’하고는 다른 곳으로 자리잡은 ‘작은도서관’입니다. 이름에 ‘작은-’을 붙여야 할 까닭은 없을 테지만, 나라(정부)에서는 벼슬꾼(공무원)들이 다루기(관리) 좋도록 ‘도서관·작은도서관·어린이도서관’처럼 이름부터 가릅니다. 그런데 왜 책숲을 크기로 갈라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생각해 봐야겠고, 따질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책숲은 크기가 아닌 ‘마루책숲(서재도서관)·마을책숲(지역도서관)·나라책숲(국공립도서관)·고을책숲(시군립도서관)·배움책숲(학교도서관)’으로 살피면서 ‘씨앗책숲·푸른책숲·그림책숲’처럼 갈래를 새로 뻗고, ‘빛책숲(사진책도서관)·말꽃책숲(국어사전도서관)’처럼 새록새록 여밀 만합니다. 《우리 동네에는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를 읽었습니다. 다 다른 마을책숲하고 씨앗책숲은 저마다 마을에서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걸을 텐데, 책을 왜 읽고 스스로 어떻게 피어나는가를 더 느긋이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뭉뚱그리지 말고서.


《우리 동네에는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박소희 글·전혜선 사진, 책숲놀이터, 2019.11.20.)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세기 국한문체의 형성과정 솔벗한국학총서 11
임상석 지음 / 지식산업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3.3.20.

읽었습니다 222



  ‘국한문체’는 ‘국문 + 한문’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막상 ‘국한문체’를 보면 토씨만 한글일 뿐입니다. ‘국문’을 앞에 놓는 낱말인 ‘국한문체’이지만 무척 창피해요. ‘한국문체(한문 + 국문)’라 해야 어울립니다. 그나마 토를 한글로라도 달았다고는 하나, 줄거리를 살피는 낱말은 죄다 한문으로 편 글결입니다. 《20세기 국한문체의 형성과정》은 오롯이 한문만 쓰던 임금·글바치가 ‘토씨는 한글’로 바뀌던 무렵 어떤 글이 태어났는지를 짚으려 합니다. 그런데 잘 봐야겠습니다. 오늘날에는 한자말이나 영어도 으레 한글로 적습니다만, 바탕을 따지면 ‘21세기도 한국문체(한문 + 국문)’인 얼거리 아닌가요? ‘국한문체 = 토씨만 한글 = 무늬만 한글’입니다. 아직 “알맹이가 우리말인 한글로 쓰기”를 제대로 하는 글바치는 몇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기에 틀리거나 나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민낯도 속빛도 죄 안 들여다보는 껍데기라는 뜻입니다.


《20세기 국한문체의 형성과정》(임상석 글, 지식산업사, 2008.12.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