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예술의 생애 - 화가 임옥상을 위하여
김정환 지음 / 호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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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9.13.

읽었습니다 256



  임옥상 씨가 2023년이 아닌 2013년에 일으킨 응큼질(성추행)은 2023년 여름에 이르러서야 밑길(법)로 처음 다스립니다. 그러나 딱히 뉘우침글을 보기 어렵고, 열 해에 걸쳐 쉬쉬한 창피한 민낯을 나무라는 목소리가 드물 뿐 아니라, 이동안 꽃할매를 기리는 돌을 세웠다든지 갖은 일감을 휩쓸어 왔더군요. 《어떤 예술의 생애, 화가 임옥상을 위하여》를 쓴 김정환 씨는 고침판을 내놓을까요? 입을 꾹 다물까요? 삽차가 들어내기 앞서 임옥상·김정환·승효상에다가 정의연·여성부가 먼저 고개를 숙이면서 스스로 들어내야 올바릅니다. 또한 나라 곳곳에 잔뜩 박아 놓은 돌과 그림을 걷어낼 일입니다. 힘바라기(권력지향)로 얼룩진 박목월·서정주를 왜 도려내겠습니까. 엉큼질로 추레한 고은을 왜 파내겠습니까. 그러나 2023년 7월, ‘고은 아흔살 헌정 시집’이 남몰래 나왔고, 유홍준·유시춘·임진택·김학민·황대권·이승철 같은 꼰대가 이름을 걸치면서 치켜세웠다지요. 참 가난한 나라입니다.


《어떤 예술의 생애, 화가 임옥상을 위하여》(김정환, 호미, 2011.8.2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5/000000161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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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이후 8년, 더 깊어진 성찰과 사색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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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9.10.

읽었습니다 252



  지난날에는 누구나 시골에서 살았고, 우두머리에 몇몇 벼슬아치만 서울에서 살며 떵떵거렸습니다. 시골사람으로 살던 살림이란, 밥살림뿐 아니라 집살림에 옷살림을 스스로 건사하고, 배움터가 아닌 보금자리에서 말을 물려주고 넋을 다독이면서 꿈을 사랑으로 짓는 길을 들려주는 하루입니다. 어느새 온나라 99푼(%)이 서울내기로 바뀌었는데, 시골길(귀촌)을 바라는 사람이 늘어나요. 그런데 시골에서 살 적에 ‘밥’만 살펴야 할까요? 논밭짓기뿐 아니라 집짓기에 옷짓기도, 또 말짓기에 살림짓기에 사랑짓기에 풀꽃나무를 품는 길도 나란히 헤아릴 노릇입니다. 온살림을 두루 바라볼 때라야 비로소 시골도 서울도 어깨동무합니다.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를 읽다가 글쓴이 스스로 자꾸 ‘빵 장인’이라 밝히기에 갸우뚱했습니다. 빵만 잘 굽는대서 잘 살아가지 않되, ‘솜씨꾼’이 아닌 수수한 ‘살림꾼’일 적에 비로소 시골빛을 둘레에 나눌 텐데요? 옮김말씨도 영 어설픕니다.


ㅅㄴㄹ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정문주 옮김, 더숲, 2021.11.12.)


+


경험이 일천한 일개 시골 빵집 주인이었지요

→ 아직 얕은 한낱 시골 빵집지기였지요

→ 아직 어설픈 고작 시골 빵집일꾼이었지요

4쪽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 저마다 다르게 살지만 크게 어울린다

→ 다 다르게 살지만 널리 어우러진다

8쪽


인구 과소 지역은 보육원이나 초등학교가 공립 한 군데밖에 없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 사람이 적으면 돌봄터나 어린배움터가 마을 한 군데밖에 없어 다른 길이 없다

22쪽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균의 존재를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 이 일을 하기 앞서는 바람에 떠다니는 팡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 이 일을 하기 앞서는 하늘에 떠다니는 꼬물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51쪽


전체를 이해하려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버리기보다는 잠시 보류하면서

→ 크게 헤아리려면 아직 못 헤아린 곳을 버리기보다는 살짝 미루면서

→ 모두를 읽으려면 미처 못 읽은 데를 버리기보다는 그냥 두면서

104쪽


빵 장인으로 빵을 만들면서 오랫동안 답답함을 느꼈다

→ 빵바치로 빵을 구우면서 오랫동안 답답했다

→ 빵지기로 빵을 구우면서 오랫동안 답답했다

19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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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봉우리 2
다니구치 지로 지음, 홍구희 옮김, 유메마쿠라 바쿠 원작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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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31.

읽었습니다 249



  2009년에 11000원으로 나올 적에도 비싸구나 싶은 《신들의 봉우리》를 2023년에 13000원 값으로 올려 새로 내놓는 모습을 보고서 혀를 내두릅니다. 왜 이렇게 무겁고 딱딱한 판으로 묶어서 비싸게 내놓을까요? 다만, 책값이 비싸더라도 ‘하늘봉우리’가 왜 ‘하늘’이면서 ‘봉우리’인지 풀어내는 줄거리나 이야기나 얼거리라면 들여다볼 만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하늘봉우리’가 아닌 ‘일뽕’에 기우는 줄거리에 이야기에 얼거리입니다. 사로잡히거나 빠져들면 빛을 못 봐요. 부디 눈을 뜨고서 가만히 바라보고 고요히 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름메도 겨울메도, 또 봄메도 가을메도, 우리더러 ‘넘으’라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넘고 밟고 올라서려고만 하는 ‘웃사내’ 몸짓으로 가득한 ‘일뽕’으로는 푸른메나 하얀메를 등질 뿐입니다. 멧자락에서 나무도 하늘도 풀꽃도 못 느끼고, 숱한 멧짐승에 멧숨결을 못 보면서, 무슨 얼어죽을 ‘하늘메’를 읊을 수 있을까요?


《신들의 봉우리 2》(유메마쿠라 바쿠 글·다니구치 지로 그림/홍구희 옮김, 애니북스, 2009.9.1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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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찾아라, 시걸호! 세젤잼 과학동화 3
전민희 지음, 박진아 그림 / 한솔수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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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31.

읽었습니다 251



  바다하고 하늘이 맞닿은 길을 어린이한테 부드럽고 재미나게 들려주려고 엮었다고 여길 만한 《오로라를 찾아라, 시걸호!》일 테지만, 아무리 되읽어 보아도 썩 어린이한테 못 맞추었구나 싶어요. 동화라기보다 영화나 연속극처럼 꾸미는 얼거리인데, 굳이 ‘사람이름’이나 ‘배이름’을 낯설게 붙여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시걸호’가 뭔가요? ‘갈매기 배’라고 하면 됩니다. 이모저모 꾸미느라, 또 억지스럽고 좀 우스꽝스레 줄거리를 붙이느라 애썼구나 싶은데, 이런 얼거리나 줄거리는 오히려 바다를 읽거나 하늘을 알기 어렵거나 어지러운 걸림돌입니다. 《오늘 날씨는 물》이라는 아주 잘 엮고 빚은 그림책이 있습니다. 《오늘 날씨는 물》은 하늘하고 물이 얽힌 수수께끼를 상냥하면서 아름답고 사랑스레 풀어냈습니다. 구태여 《오로라를 찾아라, 시걸호!》처럼 어거지를 쓸 까닭이 없고, 우스꽝스레 그려야 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바다·바람’은 ‘과학지식’이 아닌 삶입니다.


《오로라를 찾아라, 시걸호!》(전민희 글·박진아 그림, 한솔수북, 2019.7.29.)


ㅅㄴㄹ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게 될 거예요

→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테지요

→ 고개를 설레설레할 테지요

→ 고개를 흔들 테지요

11쪽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대책이 없군요

→ 아무리 봐도 참말 생각이 없군요

→ 아무리 봐도 참으로 멍청하군요

30쪽


호기심이 가득한 토토는 금세 어린아이 말투로 말했어요

→ 궁금한 토토는 어느새 어린아이처럼 말해요

64쪽


대기가 그렇게 중요한 거군요

→ 하늘이 그렇게 대수롭군요

→ 바람이 그렇게 크군요

92쪽


마녀를 통해 깨닫게 되었어요

→ 바람아씨한테서 배웠어요

→ 바람아씨가 일깨웠어요

9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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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 (10주기 스페셜 에디션)
박완서 지음, 민병일 사진 / 문학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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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31.

읽었습니다 250



  나라를 이끈다는 벼슬아치 가운데 길삯(교통비)을 아는 이는 아마 하나도 없으리라 봅니다. 이따금 눈가림(쇼)을 할 적에 버스나 전철을 타는 시늉을 하는데, 눈가림이나 시늉으로는 살림살이를 알 턱이 없어요. 그분들은 두바퀴로 달리는 길도, 거님길(인도)을 오가는 하루도 어떠한가를 모를밖에 없습니다. 《모독冒瀆》은 1997년에 처음 나오고서, 2014년하고 2021년에 새옷을 입었습니다. ‘세계문화예술기행’이란 이름이 붙은 꾸러미인데, 길삯(여행경비)을 하나도 안 들일 뿐 아니라, 도움이(수행원)가 있고, 찰칵찰칵 찍는 사람까지 붙는, 그저 몸만 맡기는 마실길에서 어떤 ‘문화·예술’을 무슨 ‘글’로 옮길 만한지 아리송해요. 함부로 읊는 말만 깎음질(모독)일 수 없습니다. 심부름꾼을 거느리는 윗자리야말로 ‘이웃마실’을 깎아내리는 짓이지 싶습니다. 이제는 맨몸으로 티벳이며 네팔을 걸어서 누비고 이웃을 만난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러나야 할 때를 모르면 누구나 모지리입니다.


《모독冒瀆》(박완서 글·민병일 사진, 학고재, 1997.1.25.)


ㅅㄴㄹ


수박 겉핥기 식 외국 여행을 하지 않으려면

→ 수박 겉핥기 같은 바깥마실을 안 하려면

→ 수박 겉핥기 이웃나들이를 하지 않으려면

5쪽


몇 호 안 되는 마을도

→ 몇 집 안 되는 마을도

→ 몇 채 안 되는 마을도

100쪽


아마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일 것이다

→ 아마 잘 쉬고 싶어서이리라

→ 아마 푹 쉬려는 뜻이리라

34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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