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등등의


 배, 귤 등등의 온갖 과일 → 배, 귤 같은 온갖 과일

 기타 등등의 이야기 → 이밖에 여러 이야기

 평화와 복지 등등의 주제로 → 평화와 복지 들을 주제로


  ‘등등(等等)’은 “그 밖의 것을 줄임을 나타내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를 들고서 말을 줄이려 할 적에는 한국말로 ‘들’을 붙입니다. 때로는 ‘같은’이나 ‘따위’를 넣을 수 있고, 자리를 살펴서 ‘-ㄴ 둥’이나 ‘-느니 하면서’를 넣어 볼 만합니다. 2016.6.14.불.ㅅㄴㄹ



문지르고, 칠하는 등등의 일은 어느 것 하나

→ 문지르고, 바르는 일 들은 어느 것 하나

→ 문지르고, 바르는 일 따위는 어느 하나

→ 문지르고, 바르는 여러 가지 일은 어느 하나

《김진송-목수일기》(웅진닷컴,2001) 6쪽


작가의 방을 꾸미겠다 등등의 일로 전화가 걸려왔다

→ 작가 방을 꾸미겠다 같은 일로 전화가 걸려 왔다

→ 작가 방을 꾸미겠다는 둥 여러 일로 전화가 걸려 왔다

→ 작가 방을 꾸미겠다느니 하면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서영은-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문학동네,2010) 21쪽


“똑똑하지 못한데, 논리적이지 못해.” 등등의 말을 계속 듣는데

→ “똑똑하지 못한데, 논리가 없어.” 같은 말을 자꾸 듣는데

→ “똑똑하지 못한데, 논리가 허술해.” 따위 말을 잇달아 듣는데

《찰스 레반스키/김영진 옮김-499살 외계인, 지구에 오다》(비룡소,2009) 3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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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지 紙


 모조지 → 모조종이

 포장지 → 포장종이

 석간지 → 저녁신문

 일간지 → 일간신문

 조간지 → 아침신문


  ‘지(紙)’는 “1. ‘종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신문’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종이’나 ‘신문’으로 쓰면 되는 셈입니다. ‘백지’라 하지 말고 ‘흰종이’라 하면 됩니다. ‘도화지’라 하기보다는 ‘그림종이’라 하면 돼요. ‘이면지’라면 ‘뒷종이’로 손질하고, ‘소식지’라면 ‘소식종이’로 손질해서 쓸 수 있습니다. 2016.6.14.불.ㅅㄴㄹ




새 선물 포장지

→ 새 선물 포장종이

《마저리 윌리엄즈/이옥주 옮김-인형의 꿈》(비룡소,1998) 7쪽


시험지를 막 씹어 먹고 싶었어요

→ 시험종이를 막 씹어 먹고 싶었어요

《박일환-학교는 입이 크다》(한티재,2014) 11쪽


지저분한 벽지가 있는 방

→ 지저분한 벽종이가 있는 방

《안톤 체호프/우시경 옮김-카시탄카》(살림어린이,2015) 39쪽


마키노가 사용했던 신문지를 수집, 정리해

→ 마키노가 썼던 신문종이를 모으고, 갈무리해

→ 마키노가 다루던 신문종이를 모아서, 갈무리해

《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 1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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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철학의 소소한 것들


내가 아는 그 철학의 소소한 것들 하나하나까지도

→ 내가 아는 그 철학에서 작은 것들 하나하나까지도

→ 내가 아는 그 철학에서 수수한 것들 하나하나까지도

《조 디스펜자/추미란 옮김-당신이 플라시보다》(샨티,2016) 23쪽


  이 자리에는 ‘-의’가 아니라 ‘-에서’를 붙여야 알맞습니다. ‘소소(小小)한’은 ‘작은’이나 ‘수수한’이나 ‘자잘한’이나 ‘대수롭지 않은’으로 손봅니다.


아버지는 여든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 아버지는 여든 나이인데에도

→ 아버지는 여든 나이이지만

→ 아버지는 여든 살 나이인데에도

《룽잉타이/도희진 옮김-눈으로 하는 작별》(양철북,2016) 268쪽


  “여든의 연세(年歲)”는 “여든 나이”나 “여든 살 나이”로 손봅니다. ‘-에도 불구(不拘)하고’는 ‘-인데에도’나 ‘-이지만’으로 손질해 줍니다.


그것은 마쿠와우리의 줄임말이다

→ 이는 마쿠와우리를 줄인 말이다

《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 118쪽


  “-의 줄임말” 꼴로 적으니 얄궂습니다. “-을/-를 줄인 말”처럼 적어야지요.


자기 나라의 훌륭한 이름이 있는데도 남의 나라 글자를 빌려와

→ 제 나라에 훌륭한 이름이 있는데도 다른 나라 글자를 빌려와

《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하루 한 식물》(한빛비즈,2016) 19쪽


  훌륭한 이름은 “제 나라‘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를 말하면 되는데, ‘남의’ 나라처럼 적으니 ‘-의’가 들러붙고 맙니다. 2016.6.14.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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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며칠의 따뜻한 날씨


며칠의 따뜻한 날씨가 늦여름이 아니라 봄이라는 것을

→ 며칠 따뜻한 날씨가 늦여름이 아니라 봄인 줄을

→ 며칠 동안 따뜻한 날씨가 늦여름이 아니라 봄인 줄을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190쪽


  ‘-의’를 붙일 까닭이 없는 자리입니다. 사이에 다른 말을 넣고 싶다면 ‘동안’을 넣으면 되지요. “봄이라는 것을”은 “봄인 줄을”로 손봅니다.


수천 그루의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

→ 수천 그루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

→ 수천 그루에 이르는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

→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 수천 그루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7쪽


  “수천 그루 나무”처럼 쓰면 됩니다. 또는 “수천 그루에 이르는 나무”나 “수천 그루나 되는 나무”처럼 쓸 만합니다. 말짜임을 바꾸어서 “나무 수천 그루”로 적어도 되고요.


나무의 잎을 갉아 먹고

→ 나뭇잎을 갉아 먹고

→ 나무에 달린 잎을 갉아 먹고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151쪽


  나무에 돋는 잎은 ‘나뭇잎’입니다. “나무의 잎”이 아니지요. 풀에 있는 잎은 ‘풀잎’입니다.


선생님의 잔소리가 시작되면

→ 선생님이 잔소리를 하면

→ 선생님이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 선생님 잔소리가 흐르면

《문현식-팝콘 교실》(창비,2015) 20쪽


  이 보기글은 토씨를 잘못 붙였구나 싶습니다. ‘선생님’을 임자말로 삼아서 토씨 ‘-이’를 붙여야지요. “선생님‘이’ 잔소리‘를’ 하면” 같은 꼴로 손질해 줍니다. 또는 “선생님 잔소리가 흐르면”이나 “선생님 잔소리가 쏟아지면”처럼 적어 볼 만합니다. 2016.6.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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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오늘의


 오늘의 날씨 → 오늘 날씨

 오늘의 운세 → 오늘 운세

 오늘의 명언 → 오늘 명언 / 오늘 하루 명언

 오늘의 경제 발전 → 오늘날 경제 발전


  “오늘의 모습”을 말한다면 “내일의 모습”이나 “어제의 모습”도 말할 수 있겠지요. “내년의 모습”이나 “지난해의 모습”처럼 쓸 수도 있을 테니, ‘-의’를 붙이면 참으로 수월하게 온갖 말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할 만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토씨 ‘-의’를 스스럼없이 붙이거나 딱히 잘못되었다고 안 느끼는구나 싶어요.


  그러면 이런 말도 생각해 보셔요. “오늘 모습, 어제 모습, 내일 모습, 이듬해 모습, 지난해 모습”을요. 토씨 ‘-의’만 덜어낸 말을 가만히 곱씹어요. 다음으로 “오늘 같은 모습, 어제 같은 모습, 내일 같은 모습, 이듬해 같은 모습, 지난해 같은 모습”을 생각해요. 어떤가요? 2016.5.26.나무.ㅅㄴㄹ



오늘의 어린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 오늘날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요즘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요즈음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요새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요사이 어린이들은 어떻게 사는가

→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어떻게 있는가

→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은 어떻게 있는가

《이오덕-삶·문학·교육》(종로서적,1987) 87쪽


오늘의 모습을

→ 오늘날 모습을

→ 오늘 이 모습을

→ 오늘 같은 모습을

→ 이러한 모습을

→ 이 모습을

《폴카르스/이계숙 옮김-열반》(불일출판사,1988) 17쪽


오늘의 면접은

→ 오늘 면접은

→ 오늘 치를 면접은

→ 오늘 볼 면접은

→ 오늘 하는 면접은

《다카하시 신/박연 옮김-좋은 사람 1》(세주문화,1998) 8쪽


오늘의 ‘오늘의 커피’는 뭔가요

→ 오늘은 ‘오늘 커피’는 뭔가요

→ 오늘은 ‘오늘 커피’가 뭔가요

→ 오늘 내린 ‘오늘 커피’는 뭔가요

→ 오늘 선보일 ‘오늘 커피’는 뭔가요

《기선-오늘의 커피 3》(애니북스,2013) 183쪽


오늘의 나는 무척이나 운이 좋구나

→ 오늘 나는 무척이나 운이 좋구나

→ 오늘은 내가 무척이나 운이 좋구나

《슬구-우물밖 여고생》(푸른향기,2016) 5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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