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잡지 낼 돈 (사진책도서관 2014.9.2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1인잡지 낼 돈을 모으기 만만하지 않다. 도서관 소식지 내는 돈조차 모으기 만만하지 않다. 1인잡지나 소식지로 엮을 글이나 사진이 없어서 못 내는 일은 없다. 언제나 인쇄비를 못 모아서 못 낸다.


  도서관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책꽂이를 손질하고 곰팡이를 닦다가 가늘게 한숨을 쉰다. 한숨을 다 쉰 뒤에 기지개를 켠다. 곧 낼 수 있어, 곧 낸다, 곧 신나게 내놓을 테지, 하고 생각한다.


  “자, 집에 가자!” 하고 아이들을 부른다. 도서관 어귀에서 탱자를 딴다. 이러고 나서 자전거를 몰아 가을들을 휘휘 넓게 한 바퀴를 돌면서 마실을 하기로 한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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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3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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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3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라도닷컴> 2014년 10월호에 실은 '시골도서관 일기'입니다.


..


시골도서관 풀내음

― 사광이풀과 며느리배꼽



  해마다 봄이 되면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아주 일찍 꽃망울을 터뜨리는 조그마한 들꽃이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들꽃이요, 도시에서는 골목꽃이라 할 만한데, 이 작은 꽃송이를 놓고 두 가지 이름이 있어요. 하나는 일본 학자가 붙인 일본 풀이름을 일제강점기에 한국 학자가 받아들여서 쓰는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한겨레가 스스로 붙인 이름입니다. 일본 학자는 일본에서 ‘개불알풀꽃’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꽃송이를 마주합니다. 한겨레는 ‘봄까지꽃’이라는 이름을 나긋나긋 읊으며 꽃송이를 바라봅니다.


  해마다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들 무렵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들꽃을 놓고도 두 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일본 학자가 붙인 풀이름을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학자가 받아들인 이름은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입니다. 한겨레가 예부터 스스로 붙여서 가리키는 이름은 ‘사광이풀’과 ‘사광이아재비’입니다. 김종원 님이 엮은 《한국 식물 생태 보감》(자연과생태 펴냄,2013) 1권을 보면 ‘사광이아재비’와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잘 나옵니다.


  한국사람은 한국에서 살면서 정작 한겨레 꽃이름이나 풀이름을 제대로 모르기 일쑤입니다. 학자가 꽃이나 풀에 이름을 붙이기 앞서, 어느 고장에서든 시골사람 스스로 꽃이름과 풀이름을 지어서 가리켰는데, 고장말을 잊고 마을말을 잃습니다.


  곰곰이 돌아본다면, 학자들이 이 나라 골골샅샅 두루 다니면서 꽃이름과 풀이름뿐 아니라 나무이름과 벌레이름과 짐승이름까지 낱낱이 여쭈어서 적어야 올바릅니다. 일본 학자가 일본말로 붙인 이름을 한국말로 옮기지 말고, 한겨레가 수천 수만 수십만 수백만 해에 걸쳐 스스로 바라보고 가리키면서 주고받던 이름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고장마다 대학교가 있어요. 그러니 경기도 언저리에서는 경기도 언저리 대학교에서 시골마을을 두루 돌면서 이름을 여쭐 노릇입니다. 경상도 대학교는 경상도에서, 전라도 대학교에서는 전라도에서 고장말을 여쭈어야 할 테지요. 고장마다 있는 대학교는 ‘고장말 사전’과 ‘고장말 도감’을 꾸준히 선보일 수 있어야 해요. 이렇게 할 때에 학문이고, 이렇게 책을 엮어서 나눌 수 있어야 사회가 발돋움합니다.


  아이들과 도서관으로 갑니다. 도서관 어귀에 탱자나무가 있습니다. 나는 아이들한테 ‘탱자나무’라는 이름을 알려주지만 아이들은 늘 이 이름을 잊습니다. 가을마다 노란 탱자알을 얻어서 갖고 놀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까맣게 이름을 잊어요. 다시 여름이 되고 가을이 찾아와서 아버지가 이름을 알려주어야 “‘탱자’? 탱자가 뭐야?” 하고 묻습니다. 도서관 어귀에 우람하게 자란 ‘아왜나무’는 이름을 말하기 어려운지 이 나무도 이름을 잊습니다. ‘단풍나무’는 ‘빨간나무’로 알아듣고, ‘자작나무’는 ‘하얀나무’로 알아봅니다. 하기는. 그렇겠지요.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바라보면서 이름을 떠올립니다. 아마 수천 수만 해 앞서 한겨레가 ‘쑥’이나 ‘마늘’ 같은 이름을 처음 지을 적에도 그때 그곳에서 문득 떠오른 느낌 그대로 가리켰으리라 생각해요. ‘갓’이나 ‘여뀌’나 ‘강아지풀’이라는 풀이름도, 모두 그때 그곳에서 떠오른 느낌이나 이야기에 따라 새 이름이 태어났겠지요.


  우리 집 마당을 차근차근 치워 놀이터로 삼습니다. 놀이기구가 따로 있지 않으나, 모두 다 놀잇감이 됩니다. 나뭇가지와 풀꽃이 놀잇감이 됩니다. 고무대야에 물을 받아 물놀이를 즐깁니다. 물을 갖고 노니까 그대로 ‘물놀이’입니다.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면서 놀면 ‘뜀놀이’나 ‘뜀뛰기놀이’입니다. 마당을 그저 빙글빙글 거닐면서 놀면 ‘걷기놀이’가 돼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풀과 노는 아이는 풀놀이를 즐기기에, 이 아이한테는 ‘풀순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꽃을 꺾어 노는 아이는 꽃놀이를 누리기에, 이 아이한테는 ‘꽃순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언제나 즐겁게 노는 아이들이니, ‘놀이순이’요 ‘놀이돌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동생을 옆에 앉히고 책을 읽어 주는 누나한테는 ‘책순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드넓게 열린 파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파랗디파란 하늘이 곱습니다. 높은 건물이 없으니 하늘이 더 넓습니다. 시골에서는 멧자락이 높아도 하늘을 가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이와 달리 도시로 나들이를 가면, 조금만 높은 건물이 있어도 하늘을 가리는구나 하고 느껴요. 가을이 무르익는 날, 손을 잡고 걷거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면서 노는 아이들은 하늘빛을 먹습니다. 이런 날은 ‘하늘아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시골에서 살기에 ‘시골아이’입니다. ‘시골순이’요 ‘시골돌이’입니다. 시골사람한테는 순이나 돌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도시사람한테 ‘도시아이’라든지 ‘도시순이·도시돌이’ 같은 이름을 붙이려 하면, 어쩐지 안 어울립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도시아이’라기보다 ‘시티 키드’ 같은 이름이 어울리리라 느껴요.


  인터넷이 발돋움한 만큼, 이름이 궁금한 꽃이나 풀이나 나무가 있으면 인터넷을 켜서 여쭈면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누군가 이름을 알려줍니다. 인터넷은 사전이나 도감 구실을 톡톡히 합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이제는 이름을 짓는 사람이 없어요. 스스로 이름을 지을 줄 아는 사람이 없어요. 시골말은 차츰 사라지거나 잊힙니다. 고장말은 천천히 자취를 감춥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와 신문과 책뿐 아니라, 학교에서 쓰는 표준 서울말 교과서는 시골아이 말씨와 말투를 모두 빼앗습니다. 처음 마주하는 꽃이나 풀이나 나무를 앞에 두고, 이 꽃과 풀과 나무가 어떤 숨결인가를 찬찬히 헤아리거나 살피거나 짚으면서, 스스로 새롭게 이름을 짓던 사람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4347.9.1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도서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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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분교운동회 (사진책도서관 2014.10.1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강재훈 님 사진책 《산골분교운동회》(가각본,2006)를 새로 장만했다. 도서관에 한 권 있지만, 한 권 더 두어도 괜찮으리라 생각한다. 이 사진책을 들여다볼 때면 늘 아쉽다. 《산골분교운동회》는 그야말로 아름답게 빛날 만한 사진책이 될 수 있었으나, 사진가 스스로 아름다운 숨결을 꺾고 말았다. 멧골자락 작은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준 너른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았다.


  사진을 왜 찍는가. 사진은 무슨 구실을 하는가. 사진책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사진은 사진일 뿐, ‘기록’이 아니다. 사진은 오늘 이곳을 찍을 뿐, ‘다시 찾아올 수 없는 아득한 옛날을 추억으로 적바림’하지 않는다. 사진책은 서로 도란도란 나눌 이야기꽃일 뿐, 작품집이나 선집이 아니다.


  멧골자락 작은 마을에서 벌이는 운동회에는 사람이 더 많아야 즐겁지 않다. 그저 운동회를 벌이기에 즐겁다. 멧골마을에서 젊은이와 어린이가 도시로 떠나기에 멧골학교가 썰렁하거나 슬프지 않다. 멧골사람은 예나 이제나 이녁 보금자리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삶을 가꾼다.


  사진책 《산골분교운동회》는 이 같은 대목을 짚지 못하고 말았다. 재미나 보이거나 도드라져 보이거나 남달라 보이는 모습을 잡으려고 하는 데에 얽매이고 말았다. 스러져 가거나 잊혀져 가거나 멀어져 가는 모습을 아련하게 붙잡으려고 하는 데에서 그치고 말았다.


  그러면, 나는 이 사진책을 왜 다시 장만했는가? 우리 사진책도서관이 시골마을 작은 학교에 깃든 곳인 터라, ‘멧골자락 작은 학교’가 나오는 사진책이 애틋하기 때문이다. 오직 이 때문이다.


  두 아이가 도서관에서 책으로 논다. 두 아이는 도서관으로 오가는 길에 마을길이나 들길을 개구지게 달리면서 논다. 도서관에서는 책으로 놀고, 들길에서는 들바람으로 논다. 우리는 아이들과 어떻게 어디에서 놀 때에 즐거운가 돌아본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느 곳에서 어떻게 놀도록 이끌 때에 즐거울는지 헤아려 본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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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달리 읽을 책 (사진책도서관 2014.9.2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내가 도서관을 처음 열던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키는 한 가지가 있다. 책손이 되어 찾아온 분들이 ‘추천해 주기 바라는 책’을 여쭈면, 눈앞에 보이는 책부터 손수 끄집어 내어 읽으라고 말한다. 우리 도서관은 목록을 만들지 않을 뿐 아니라, 추천하는 책도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어떤 책도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내가 읽은 책을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사진책이건 만화책이건 그림책이건 시집이건 어린이문학이건 인문책이건, 일찌감치 읽었든 오늘 다 읽었든, 우리가 저마다 다른 삶자리에서 다 다르게 누리면서 즐길 이야기란 무엇인가 짚는 ‘책느낌글’을 쓴다.


  모든 사람이 《태백산맥》이나 《토지》를 읽어야 하지 않는다. 《삼국지》나 《성경》을 모든 사람이 읽을 까닭이란 없다.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다. 왜냐하면, 이런 책이든 저런 책이든, 우리한테 대수로울 한 가지는 ‘스스로 지어서 가꾸는 삶’이지 ‘더 읽어야 할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은 100권 읽으나 1권 읽으나 10만 권 읽으나 똑같다. 삶은 한 살을 살다가 죽거나 백 살을 살다가 죽으나 오백 살을 살다가 죽으나 똑같다. 다를 까닭이란 조금도 없다.


  책을 읽을 적에는 즐거운 숨결이 되어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읽어 아름다운 넋이 되었는가 아닌가를 살필 줄 알면 된다. 삶을 가꿀 적에는 즐거운 하루를 누려 사랑스러운 노래를 부르고 아름다운 꿈을 키웠는가 아닌가를 헤아릴 줄 알면 된다. 이밖에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아이들은 고무줄놀이를 해야 즐겁지 않다. 아이들은 제기차기를 못해서 안 즐겁지 않다. 아이들은 연날리기를 반드시 해야 하지는 않다. 구슬치기를 해도 즐겁고, 돌멩이 하나를 만지작거려도 즐겁다. 손가락으로 꼬물거리며 놀아도 재미나며, 물방울을 튀겨도 신난다.


  명작이나 걸작이란 없다. 추천도서나 권장도서란 없다. 오직 책이 있을 뿐이요, 오직 이야기를 얻을 뿐이며, 오직 사랑을 받아서 나눌 뿐이다.


  다 달리 읽을 책이란, 다 달리 사랑하면서 가꿀 삶이라는 뜻이다. 다 달리 삶을 가꾸면서, 다 달리 길을 열 때에 아름답다는 뜻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처럼 입시지옥이 되어 모두 똑같이 바보가 되는 짓을 하면 할수록 ‘뒤에 숨은 독재정치’가 커진다. 오늘날 도시 문명 사회처럼 ‘사람들 스스로 돈 버는 기계’가 되고 말면, ‘뒤에 숨은 독재권력’이 늘어난다. 권정생 할배가 이녁 책이 ‘느낌표 추천도서’로 안 뽑히기를 바랐을 뿐 아니라, 아예 손사래까지 친 까닭을 사람들이 아직 제대로 못 읽는 듯하다.


  산들보라는 풀개구리 한 마리를 보며 좋다고 웃는다. 사름벼리는 길다란 걸상에 엎드려 만화순이가 된다. 집으로 돌아갈 즈음, 산들보라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여기! 여기 창문! 여기 창문 닫아!” 하고 외치면서 논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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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고 읽고 (사진책도서관 201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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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더 신나게 뛰놀 수 있기를 바라면서 도서관에 간다. 집에서도 쉬잖고 뛰노는 아이들이지만, 대문을 열고 고샅으로 나서면 더욱 신나게 뛰논다. 마을길에서 벗어나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두 아이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린다. 길가에 꽃이 있으면 꽃을 들여다본다. 길가에 나무가 있으면 나무한테 인사한다. 새가 지저귀는 노래를 듣고, 구름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하늘을 우러르고 잠자리와 나비를 보며 웃는다.


  아이들이 웃고 노래할 적에 나도 웃고 노래한다. 내가 웃고 노래할 적에 아이들도 웃고 노래한다. 서로서로 웃고 노래한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이란 한결 즐겁게 놀고 싶은 마음을 키우는 길이라고 느낀다. 책을 옆에 두고 깊이 배우려는 뜻도 있을 테지만, 집을 나서서 도서관까지 가는 길에서 수많은 이웃을 만나기 마련이다. 도시에서라면 골목도 거닐 테고 골목집을 기웃기웃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 정갈하게 가꾼 이웃집 살림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예쁘구나 하고 놀랄 수 있다. 도시에서도 우람하게 자란 나무를 볼 수 있고, 우람한 나무가 있으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새를 만날 수 있다.


  바람이 분다. 머리카락을 날리는 바람이 분다. 바람을 쐰다. 머리카락이 바람 따라 흩날리는 기운을 듬뿍 느낀다.


  두 다리로 씩씩하게 걸어가면서 삶을 읽는다. 두 손에 종이책을 쥐면서 이야기를 읽는다. 두 다리로 척척 이 땅을 밟으면서 사랑을 생각한다. 두 손에 쥔 종이책을 찬찬히 넘기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헤아린다.


  노는 도서관이요 읽는 도서관이다. 노는 삶이요 읽는 삶이다. 노는 책이요 읽는 책이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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