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분교운동회 (사진책도서관 2014.10.1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강재훈 님 사진책 《산골분교운동회》(가각본,2006)를 새로 장만했다. 도서관에 한 권 있지만, 한 권 더 두어도 괜찮으리라 생각한다. 이 사진책을 들여다볼 때면 늘 아쉽다. 《산골분교운동회》는 그야말로 아름답게 빛날 만한 사진책이 될 수 있었으나, 사진가 스스로 아름다운 숨결을 꺾고 말았다. 멧골자락 작은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준 너른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았다.


  사진을 왜 찍는가. 사진은 무슨 구실을 하는가. 사진책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사진은 사진일 뿐, ‘기록’이 아니다. 사진은 오늘 이곳을 찍을 뿐, ‘다시 찾아올 수 없는 아득한 옛날을 추억으로 적바림’하지 않는다. 사진책은 서로 도란도란 나눌 이야기꽃일 뿐, 작품집이나 선집이 아니다.


  멧골자락 작은 마을에서 벌이는 운동회에는 사람이 더 많아야 즐겁지 않다. 그저 운동회를 벌이기에 즐겁다. 멧골마을에서 젊은이와 어린이가 도시로 떠나기에 멧골학교가 썰렁하거나 슬프지 않다. 멧골사람은 예나 이제나 이녁 보금자리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삶을 가꾼다.


  사진책 《산골분교운동회》는 이 같은 대목을 짚지 못하고 말았다. 재미나 보이거나 도드라져 보이거나 남달라 보이는 모습을 잡으려고 하는 데에 얽매이고 말았다. 스러져 가거나 잊혀져 가거나 멀어져 가는 모습을 아련하게 붙잡으려고 하는 데에서 그치고 말았다.


  그러면, 나는 이 사진책을 왜 다시 장만했는가? 우리 사진책도서관이 시골마을 작은 학교에 깃든 곳인 터라, ‘멧골자락 작은 학교’가 나오는 사진책이 애틋하기 때문이다. 오직 이 때문이다.


  두 아이가 도서관에서 책으로 논다. 두 아이는 도서관으로 오가는 길에 마을길이나 들길을 개구지게 달리면서 논다. 도서관에서는 책으로 놀고, 들길에서는 들바람으로 논다. 우리는 아이들과 어떻게 어디에서 놀 때에 즐거운가 돌아본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느 곳에서 어떻게 놀도록 이끌 때에 즐거울는지 헤아려 본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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