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신비로운 인체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소피 콜린스 지음, 엄성수 옮김 / 토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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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시리즈 중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역사 속 위대한 여성'을 읽어보니 그동안

잘 몰랐던 역사 속 여성들의 활약상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신비로운

인체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려준다. 


'탄생과 그 전'부터 '죽음과 그 후'까지 총 10장에 걸쳐 인체와 관련된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아기의

뼈는 성인과 달리 300개의 대부분 부드러운 연골로 이루어져 있고, 신생아도 6개월 정도 되면 지문이 

형성되며, 아기를 낳기 가장 안전한 나라는 일본이라고 한다(임신하면 첫 번째 검진 때 특별한 배지가

주어진다는데 지하철에 분홍색 좌석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나은 정책인 것 같다). 양수가 상당 부분이

태아의 오줌이라거나,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 본 것처럼 태어난 달이 성적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 등을 만날 수 있었다. 꼬리뼈나 사랑니, 맹장 등 쓸모없는 부분들은 모두 진화의 결과로 특히 

사랑니와 맹장은 과거 초식을 많이 했던 시절의 유산이라고 하고, 아침에 키가 좀 더 큰 이유는 중력이

디스크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목이 간질간질한 기침에 담배를 권했고 새까만 치아가 미인의

상징이었으며 남자들이 계급을 드높이는 상징으로 하이힐을 신었던 시절도 있었음을 알려주었다.

인간의 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이라는 맥두걸 박사의 실험 결과는 '21그램'이라는 영화까지 만들어지게

했는데 그다지 신뢰를 받지는 못하고 있고, 머리가 잘린 뒤에도 머릿속에 있던 피가 몇 초간 산소를

머금고 있어 의식이 있을 수 있다는 이론과 함께 머리가 잘린 닭이 18개월이나 더 살았다는 충격적인

실화도 들려주며 완보동물은 거의 무한정 생존할 수 있다는 등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신비로운 인체

이야기 97가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몇 개만 확실하게 기억해도 그야말로

있어보일 수 있게 해줄 것 같은데 우리가 자신의 몸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아왔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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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인간의 일 -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개정증보판
구본권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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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해서는 여러 매체나 각종 책들을 통해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막연하면서 뜬구름 잡는 느낌이 없지 않다. 현재 진행형인 상황 속에

별다른 준비 없이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아무래도 인공지능과 로봇 시대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훨씬 잘 대처하고 적응할 것은 명약관화라 할 수 있어

이런 목적에 딱 제격인 이 책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을

얻을 거라 기대가 되었다.


2015년에 초판이 나온 이후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는데 초판 당시 인공지능과 로봇시대에 우리가 직면할

과제를 10개의 질문으로 제시하였다면 개정판에선 기존 10개의 질문에다가 추가로 2개의 질문을 더했다.

10개의 질문은 '무인자동차의 등장, 사람이 운전하는 차가 더 위험하다', '자동 번역 시대,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을까', '지식이 공유되는 사회,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될까', '제2의 기계 시대, 내 직업은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노동은 로봇이, 우리에겐 저녁 있는 삶이 열릴까', '감정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과의 연애 시대가 온다?', '인공지능의 특이점, 로봇은 과연 인간을 위협하게 될까',

'생각하는 기계에 대해 인간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망각 없는 세상,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

인가', '우리가 로봇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가'이고 추가된 2가지 질문은 '예술적 창의성은 과연 인간

만의 고유한 능력일까'와 '공정한 판결, 로봇에게 의지해야 할까'였다. 저자가 제시한 12가지 질문만

으로도 인공지능과 로봇시대에 뭐가 문제가 되는지를 잘 알 수 있었는데, 인공지능과 로봇을 인간이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와 이들에 의해 인간이 어디까지 대체될 것인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었다. 

먼저 무인자동차와 관련해선 이미 상당 정도 현실화된 상태인데 문제는 사용자 수용성과 윤리적 

문제라고 얘기한다. 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기계를 믿고 운전을 완전히 맡길 수 있을 것인지와 생명과 

관련된 사고 상황에서 기계가 어떤 선택을 하도록 알고리즘을 만들 것인지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라 

할 수 있었다. 각종 자동 번역기들의 등장은 외국어 학습의 필요성을 줄여주고 있지만 기계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들이 여전할 것이므로 외국어 공부가 완전히 무용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수많은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다 보니 대학 교육의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대학의 가치와 역할이 완전히 소멸할 것으로 보긴 어렵고, 현재 인간의 여러 직업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겠지만 새로운 직업도 등장할 것인데 적극적인 최신 기술 수용과 이를 통한 새로운 과업의 발견,

직업을 유지, 개선, 탐색하기 위한 지속적인 학습과 재교육, 주위에서 함께 일하고 싶도록 덕성과 신뢰를

갖춘 사람이 되는 게 생존 전략임을 알려준다. 예술분야는 그나마 안전할 것으로 예상하기 쉽지만 

인공지능이 만든 음악, 소설, 미술 등이 등장하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도 창작자의 

정신과 생애, 유한성에 기반한 예술의 가치는 기계가 쉽게 흉내내진 못할 것으로 본다.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주면 늘어난 시간을 주체하지 못할 것 같지만 현대사회로 올수록 더 바빠진 점을 감안하면

자신의 진정한 욕망과 추구를 발견해야 새로운 여가 시대를 슬기롭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로봇은

단순히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주는 것을 넘어 인간의 동반자의 지위로 격상될 수 있고, 각종 SF영화에

단골 주제인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인지,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맞설 인간의 경쟁력 있는 

무기가 호기심이란 사실, 인공지능에 의한 기계적인 판단만으로 인간 판사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 모든 것이 기억되는 세상에서 망각도 권리라는 사실, 로봇과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를 익혀야 이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점 등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를 여러

관점에서 잘 정리하여 알려주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는 성큼 더 빨리 다가올 

것 같은데 새로운 시대를 미리 내다볼 핵심 주제들을 적절하게 잘 다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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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 교양수업 : 역사 속 위대한 여성 - 나는 알고 너는 모르는 인문 교양 아카이브 있어빌리티 교양수업
사라 허먼 지음, 엄성수 옮김 / 토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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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대부분의 기간 동안 남성 중심의 세상이 이어지다 보니 여성은 역사에서도 소외받은

경향이 있는데 그나마 최근 들어 여권이 상당히 성장하면서 우리가 잘 몰랐던 역사 속 여성들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무시되었던 역사 속 위대한 여성들의 얘기를 

무려 103가지나 들려주는데 여성들의 활약이 이 정도인지는 정말 몰랐다.


'선구자들'을 시작으로 '사상가들', '종교와 문화', '정치', '페미니즘', '리더들', '전사와 슈퍼우먼',

'죄와 벌', '미술과 문화', '쇼 비즈니스'까지 총 10개 분야에 걸쳐 여성들의 활약상이 펼쳐지는데 

영광의 첫 주인공은 헤디 라마라는 여배우였다 .'삼손과 데릴라' 등 예전 영화에 등장했다고 하지만

잘 모르는 배우였는데 자신의 실험실을 끌고 다니며 영화 촬영이 없을 떄 실험을 하곤 했다고 한다.

와이파이, GPS 등 무선기술의 토대가 되는 걸 그녀가 만들었다니 배우를 할 게 아니라 발명가를 

했어야 할 것 같았다.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은 에이다 러브레이스라는 여자로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한 인물이었고, 우리에겐 부루마불로 더 익숙한 모노폴리 게임도 사실 엘리자베스 매기란

여자가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역사 속에서 위대한 여성으로 빼놓을 수 없는 마리 퀴리를 필두로 

아인슈타인이 '독일의 마리 퀴리'라 부를 정도로 핵분열을 설명해낸 리제 마이트너와 아인슈타인의 수학문제를 대신 풀어줄 정도로 헌신했던 그의 첫 번째 아내 밀레바 마리치, 여러 책을 통해 익숙해진

DNA 구조를 발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로절린드 프랭클린 등 사상가들에서는 좀 더 친숙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흔히 잔 다르크가 마녀로 몰려 화형당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은 남자 옷을 입고 

신이 직접 자신에게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화형당했다고 하고, 파란 줄 세 개가 들어간 흰 옷으로 대표되는 마더 테러사의 수녀복은 인도에서 지적재산권 등록까지 되었다고 한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 여성들은 무도회장에서 부채로 은밀한 의사소통을 했다고 하고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는 화학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는 등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여성들과 관련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들로 가득했다. 여러 책에서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치와 타락의 대명사로 누명을 썼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 책에서도 타블로이드 신문의 가짜 뉴스의

희생양인 것처럼 그려지고 처녀 여왕이었던 엘리자베스 여왕을 둘러싼 해괴한 소문(어릴 때 죽고 

남자아이로 바꿔치기 했다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여성 버전인(하룻밤을 함께 보낸 남자를 죽이는 

여왕) 자자우족의 아미나, 링컨 암살을 막은 미국 최초의 여성 탐정 케이트 원, 비틀즈 해체의 주역으로 

오해를 받았던 오노 요코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했던 여성들에 얽힌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각 분야별로 여성들의 얘기들을 들려준 뒤 마지막 부분에 스피트 퀴즈라며 복습하는

코너까지 싣고 있어 정말 있어보이게 하는 교양수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얘기만 제대로 익혀도 충분히 역사 속 여성들에 대해 있어보이게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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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가 장악한 행성 - 인류세가 빚어낸 인간의 역사 그리고 남은 선택
사이먼 L. 루이스.마크 A. 매슬린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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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영장이라 자칭하며 지구상의 폭군으로 인간이 군림한 지도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이 책의 

제목대로 사피엔스가 지구별을 장악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이러한 시대를 별도로 '인간세'라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검토하면서 인류의 역사를 차근차근 살펴보는데 최근에 본 책들에 

비하면 상당히 학문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지질시대의 구분은 학교 다닐 때 배웠지만 이젠 어렴풋한 잔상만 남아 있는데 지금은 신생대 4기 

홀로세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에 굳이 '인류세'를 넣는 게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건 어떻게 보면

역사책을 자기 스스로 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인간이 지구의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보니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할 수 있었다. 특히 환경 문제를 비롯해 지구의 생존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보니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데 이 책에선 먼저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에서 네 가지 큰 전환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먼저

농경은 최초의 에너지 혁명이라 보는데 이 부분은 대대수가 인정하는 부분이라 그리 놀랍지 않았지만

다음으로 16세기 초반 대항해시대가 개막되면서 다른 지역을 식민지화하고 최초로 세계화된 경제를 

창출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었다. 화석 연료 사용을 바탕으로 한 산업혁명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고, 세계 2차 대전 이후를 '거대한 가속'이라 칭하며 네 번째 전환기로 평가한다.

지질학자들이 뜬금없이 인류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로는 인간 행동이 환경 조건을 변화시켰다는

증거와 종교적인 이유, 인간 활동이 앞으로 지구에 미칠 영향을 들고 있다. 이후 본격적으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는데, 초기 인류의 진화 단계를 이족 보행, 석기의 사용, 뇌가 커짐, 문화의 발전으로

분류하였고, 호모 사피엔스가 확산되자 거대 동물의 대량 멸종사태가 벌어지면서 인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농경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져 다음 빙하기를 연기시키면서

수천 년에 걸쳐 기후가 안정되는 기간을 만들어냈다. '콜럼버스 교환'으로 인해 농업과 인류의 식생활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고, 영국에서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시작된 두 번째 에너지 혁명은 사람들에게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시켰지만 환경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에너지상의 전환 두 번과 사회조직상의 전환 두 번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 인류세의 시작 시점을 1610년

오르비스 스파이크를 제시한다. 이때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낮았던 시점으로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는

꾸준히 증가해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활양식이 수렵채집 사회, 농경사회, 상업

자본주의, 산업 자본주의, 소비 자본주의를 거쳐왔는데 앞으로 현재의 소비 자본주의 생활양식이 계속

발전할 것인지, 붕괴될 것인지, 새로운 생활양식이 등장할 것인지를 논하면서 마무리를 지으며 지구를

지배하는 인류를 저자는 '호모 도미나투스'라고 명명하기까지 한다. 이 책을 보면 '인류세'란 용어가

필요할 정도로 인류가 지구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잘 알 수 있지만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하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류세의 앞날이 결정될 것임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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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 -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
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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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는 그 영향력에 있어선 세계 양대 종교라 할 수 있지만 인류 역사에서 끊임없이 

갈등과 반목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종교들이기도 하다. 같은 뿌리라 할 수 

있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가 이런 관계가 된 까닭을 추적해가는 이 책은 두 종교가 초창기에는 나름의

공존도 하였음을 자세히 보여준다.


둘 다 유일신교이지만(동일한 대상을 서로 다르게 부르지만) 그리스도교가 여러 경전을 가져 경전 해석을 가지고 여러 종파로 나뉘는 반면 이슬람교는 오직 꾸란만을 유일한 경전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교의 삼위일체와 성육신 교리를 이슬람교에선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불쾌해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슬람 세력이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서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그래도 그리스도교인들 지역을 정복한 이슬람의 정복자들은 그들의 개종을 강요하진

않았다. 무함마드에 의해 이슬람교가 등장한 이후 왕성한 정복활동을 하면서 이슬람 세력이 그리스도교

세력보다 더 강했던 시절에는 이슬람 세계가 문화적으로도 우위에 있다 보니 고대 그리스 등의 서양

문명의 유산을 오히려 이슬람 세력이 흡수하여 화려하게 부활시킨다. 이게 결국 르네상스 시대의 

서양 문명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이슬람문화권이 나름의 역할을 한 건 분명한 것 같다.

주로 이슬람 세력이 그리스도교 지역을 공격하던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건 전열을 정비한

그리스도교 세력이 십자군 원정에 나서기 시작하면서이다.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시작된 십자군

원정이 그리스도교 세력에겐 엄청난 일이었지만 이슬람 세력에겐 잠시 왔다 가는 성가신 소규모 

접전에 지나지 않았다니(심지어 남겨진 사료조차 없다고 한다) 이들 사이의 인식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새삼 알 수 있었다. 여러 분아에 걸쳐 양 세력간의 교류가 있었지만 종교적 차원에서는 전혀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이슬람에선 무함마드에게 주어진 계시가 이전의 모세나 예수가 받은 계시를

뛰어넘기 때문에 그리스도교에 관심을 가질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해서 시종일관 무관심했고,

그리스도교에선 초창기에 정복자였던 이슬람 세력에 호의적일 수 없어 무함마드와 이슬람을 이단과

폭력의 이미지로 각인시키다 보니 이들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슬람의 발전된 문명을

배우는 입장이던 그리스도교 세력이 르네상스 시대 이후 더 우월한 문명을 가지게 되면서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었고 이제는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 책을 통해 두 종교 세력

사이에 그동안 역사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초기의 역사를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두 종교 사이에 존중과 화해가 이루어지기는 결코 쉽지 않겠지만 그 원인을 제대로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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