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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모차르트 ㅣ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7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2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 못지 않게 문어발식 다작을 일삼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음악
탐장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가 벌써 7권째를 맞이했다. 드뷔시를 내세운 1권을 시작으로 라흐마니노프,
쇼팽을 거쳐 베토벤으로 무려 3권이나 우려먹어서 더 이상 등장시킬 음악가가 없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는데 고전을 대표하는 모차르트로 다시 돌아왔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언제까지나 쇼팽'에 등장했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사카키바 류헤이라 할 수 있다. 시리즈의 3편인지라 벌써 읽은 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미사키 요스케와
경쟁했던 쇼팽 콩쿠르 입상자로서 이번에는 국내(일본) 모차르트 투어를 추진한다. 데라시타라는
프리랜서 기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류헤이가 가짜 장애인 행세를 하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억지를
부리는 통에 인터뷰를 중단하며 쫓아낸다. 하지만 데리시타는 류헤이의 첫 번째 모차르트 투어에
등장해서 2악장이 시작하기 전에 눈이 보이는 거 아니냐며 야유를 퍼붓는다. 공연장에서 즉시 밖으로
내보내긴 하지만 멘탈이 약한 류헤이는 2악장부터는 1악장에서 보여줬던 엄청난 솜씨와는 달리 그저
그런 평범한 연주로 마감하고 만다. 앞으로 데라시타가 공연마다 등장하면 류헤이가 연주 투어를 망칠
게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류헤이의 엄마 유카와 매니저 톰, 레슨 선생인 시오타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데라시타와 인터뷰를 하는 척하면서 함정을 팔 계획까지 세운다.
그러나 그들의 계획이 실현되기도 전에 데라시타는 류헤이의 연습실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시신으로
발견되고 유력한 용의자로 류헤이가 부각되고 마는데...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총으로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지만 오히려 다른 감각이 발달해
어둠 속에서도 살인이 가능하고 피해자에게 남은 결정적인 증거까지 있는 치명적인 상황에서 그를
구해주러 나타난 인물이 바로 미사키 요스케였다. 류헤이가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긴
했지만 정말로 나타날 줄은 몰랐는데 데리시타의 등장으로 엉망이 된 그의 모차르트 투어에도 그가
협주를 하는 깜짝 출연으로 류헤이를 위기에서 구해낸다. 류헤이와 미사키의 협연은 역시나 두 천재
피아니스트의 만남이라 글로 표현하기 힘든 전율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차르트의 곡들이 어떤 곡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 연주 장면 묘사는 확 와닿지는 않았는데 음악 소설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데리시타 사건의 해결이 좀 싱거운 감도 없진 않았다. 왠지
미사키가 조연 느낌이 들었던 작품이었는데 이누카이 형사도 마지막에 찬조 출연을 한다. 모차르트란
이름값에 비하면 좀 아쉬움이 없진 않았는데 다음 작품은 '지금이야말로 거슈인'으로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니 좀 더 스케일이 큰 작품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참고로 거슈인 다음은 아직
미출간인 '전해줘 차이콥스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