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0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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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은 사실상 복습을 한 거나 마찬가지였지만 여성작가 편은 초면이라

과연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이 선정되었을지 궁금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아직까지는 남성이 

더 사회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문학계도 그리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는데 남성작가 편이 12명을 선정한

반면 여성작가 편은 10명을 선정해 그래도 구색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것 같았다.


1960년대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를 필두로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970년대 박완서의 '나목', 1980년대 오정희의 '유년의 뜰', 강석경의 '숲속의 방', 1990년대

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은희경의 '새의 선물', 2000년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2010년대 황정은의 '계속해보겠습니다'가 선정의 영광(?)을 안았다. 이 중에 교과서에서 봤던 '젊은

느티나무'와 '김약국의 딸들', 대학 다닐 때 교양수업 숙제(?)로 봤던 '숲속의 방', '엄마를 부탁해'는

읽어 본 작품이라 낯설지 않았는데 오정희나 황정은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들이라 역시나

한국 여성작가들을 그리 잘 아는 편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젊은 느티나무'의 강신재도 이름만

봤을 때는 여자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부모의 재혼으로 인해 강제로 남매가 된 여학생의 갈등을 다뤄

운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근대적 인물을 그렸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더 나아간 사랑 얘기를 담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흔히 박경리의 대표작은 '토지'를 꼽는데 저자는 '김약국의 딸들'을

다루면서 장사꾼들이 승승장구 하는 이야기인 근대적 서사를 그리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전혜린은

좀 의외의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제대로 된 소설을 쓴 적이 없음에도 전혜린이란 인물 자체의

상징성에 주목한다. 박완서에 대해선 속물적인 중산층 의식에 대한 해부를 특기라고 평가하고 오정희는

결혼 생활과 창작 활동을 병행한 첫 번째 작가로 여성작가의 롤 모델로서의 의미를 부여한다. 


강석경의 '숲속의 방'은 읽은 지가 20년이 훌쩍 넘어 이 책을 보면서 어렴풋한 기억의 실타래를 억지로

맞추었는데 1980년대 한국 사회의 쟁점이었던 이념 대립과 가치관의 혼란을 잘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공지영, 은희경, 신경숙을 여성작가 트로이카로 칭하는데, 공지영은 이른바 '후일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은희경은 출판사 문학동네를 탄생시킨 간판작가로, 신경숙은 2000년대 이후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로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 책에선 이런저런 한계를 지적받았고 지금 공지영, 신경숙은

여러 구설수로 과거의 명성은 빛이 바랜 상태라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인 2010년대 작가로 선정된 

황정은은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이 책에 소개된 내용만으로는 뭔가 신선한 느낌이 들진

않았다. 아무래도 여성작가들 작품을 많이 읽어보진 않아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성이란 걸 굳이

내세워서 의미 부여를 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동안 잘 몰랐던 여성작가들의 문학계 내에서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한 작가들과 작품들도 기회가 있으면 만나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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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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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재에서 맹활약하는 로쟈님의 책은 작년 초에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을 만나봐서 낯설지

않은데 이번에는 남성작가 편과 여성작가 편으로 나눠 두 권으로 출간이 되었다. 작년에 만났던 책이

오로지 남성작가들의 작품만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남녀로 나눠 좀 더 한국 현대문학을 제대로 정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 남성작가 편은 사실 작년 책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작년 책이 초판이고 이번에 나온 책이 개정판이 되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1960년대 이후 한국 현대문학

으로 그 범위를 특정하다 보니 초판에 수록되었던 손창섭의 '비오는 날'이 빠지고 그 대신 이문구의

'관촌수필',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 김훈의 '칼의 노래'가 추가되어 총 12권을 다루게 되었다.


새로 추가된 세 명의 작가와 작품 외에는 초판의 표현을 좀 더 정확하게 다듬고 착오를 바로잡는 수준의

개정만 한 거라 거의 복습이라 할 수 있었는데 초판을 읽은 지 약 1년 가까이가 되다 보니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다시 읽는 것이 무의미하진 않았다. 1960년대 세 편, 1970년대 네 편, 1980년데 세 편으로

주로 1980년대 이전 작품들이 주가 되었고, 1990년대와 2000년대는 각 한 편으로 구색만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최근 작품들은 아직 평가를 하기가 좀 이른 측면이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저자가

한국문학이 전공이 아니고 러시아문학을 비롯한 서양문학이 전공이다 보니 기존에 한국문학에 대한

평가와는 약간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다. 특히 단편보다는 장편에 대한 확실한 선호가 있다 보니 이

책에서 다뤄지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시대를 반영하는 제대로 된 장편을 써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을 읽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면 훨씬 더 이해가 되었을 것 같은데

제대로 읽은 책이 그리 많지 않다 보니 저자의 비평에 대한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황석영, 이문열의

경우 제대로 된 장편으로 나갈 수 있는 시점에 역사소설(황석영의 '장길산')이나 중국고전 번역(이문열의

'삼국지', '초한지')이라는 외도를 하면서 한국 현대문학이 좀 더 나아가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내는데

그러고 보니 조정래가 이 책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도 역시 저자의 관점에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저자는 대하소설류는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다 보면 한국 현대문학의 흐름이 대략이나마 그려지면서도 문학

비평의 관점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뭔지를 알 수 있었다. 사실 문학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야 여러

문학 이론적 평가를 하는 것은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며 잘 몰랐던 측면을 살펴보는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는 작가와 작품과 관련한 몰랐던 여러 얘기들을 새롭게 알게 되는 재미가 나름 솔솔했다. 저자가

대중교양서로 집필한 책이지만 그럼에도 좀 전문적인 내용이 적지 않아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

었지만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찾아 읽어보면 저자의 얘기에 좀 더 이해와 공감을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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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칼 라르손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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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한 명의 유명 화가의 그림들과 여러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가 이미

나왔는데 월별로 나온 책들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고 스페셜 에디션이라 할 수 있는 '동주와 빈센트'

인상적으로 봤었다. 좋아하는 화가와 시인의 만남이라 그런지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분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열두 개의 달 시리즈가 화가들과 시인들을 엮어 계절별로 책을 선보여서 지금

이 계절인 겨울편과 먼저 만나게 되었다.


12월 1일부터 2월 29일(윤년까지 생각하는 세심한 배려)까지 매일 한 편의 시와 한 편 이상의 그림으로 

구성된 이 책은 겨울 분위기에 맞는 시와 그림들을 주로 선정해서 배치했다. 시리즈가 최애하는 시인 

중 한 명인 윤동주의 '편지'로 포문을 여는데 그림은 12월에는 스웨덴 출신의 칼 라르손, 1월에는 

인상파의 시조라 할 수 있는 클로드 모네, 2월에는 에곤 실레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칼 라르손이 비교적 

낯설다고 할 수 있지만 그림들은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어 찾아 보니 역시 전에 봤던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이란 책을 통해 만났던 적이 있는 구면이었다. 윤동주 외에도 백석, 김영량, 심훈, 이상 등

국내 여러 시인들의 작품은 물론 요사 부손 등 생소한 일본 시인들을 비롯해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크리스티나 로세티까지 서양 시인들까지 포함시켜 구색을 맞췄다. 특히 외국 작품들은 원문까지 수록해

시의 정확한 의미를 잘 살펴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 책에 수록된 시들 중에는 그나마 윤동주의 '서시

등이 친숙한 작품이고 그 외에는 대부분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난 시들이 많아 역시 시와는 그동안 격조

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도 칼 라르손의 작품들은 전에 만난 적이 있긴 했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진가를 더욱 확실히 새길 수 있었고, 클로드 모네와 에곤 실레의 작품도 일부 친숙한 유명

작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초면인 작품들이 많아 그림 감상하는 즐거움도 남달랐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림은 제목만 달랑 영어로 소개되어 있어 작품을 깊이 이해하기엔 좀 부족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2월 29일까지 열심히 달린 후 이 책에 등장한 시인과 화가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로 마무리를 

하는데 겨울 내내 매일 그 날짜에 소개된 한 편의 시와 그림을 보면서 코로나와 강추위로 꽁꽁 얼어

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시간을 가지기에 좋은 구성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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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의 소설 문득 시리즈 4
김유정 지음 / 스피리투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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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본인의 이름을 딴 기차역을 가진 김유정의 작품은 학교 다닐 때 '봄·봄', '동백꽃'을

읽은 기억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토속적인 분위기의 작품들을 선보였던 그의 작품들의 모아

만든 이 책에는 이미 아는 위 두 작품 외에도 책 제목으로 사용된 '떡'을 비롯해 총 여덟 작품이 수록

되어 있다. 사실 '봄·봄', '동백꽃'은 좀 코믹한 분위기도 없지 않아 김유정의 작품은 좀 유머스럽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 책에 수록된 다른 작품들이 읽어 보니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김유정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먼저 '떡'은 떡에 먹힌(?) 일곱 살 딸 얘기였다. 지독한 가난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던 딸 옥이가 부잣집에

갔다가 주는 음식을 주는 대로 정신 없이 받아 먹다가 결국 용량 초과(?)로 죽을 지경이 된 슬픈 얘기

였다. 다음 작품인 '만무방'에서도 당시의 가난한 소작농들의 삶의 애환이 적나라하게 그려지는데 농사를

지어도 자신에겐 돌아오는 게 하나 없으니 아예 수확을 포기해버리고 몰래 자신이 농사 지은 벼를

훔쳐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다. 지금도 별반 다름없지만 생고생하는 사람 따로 있고 자본

으로 놀고 먹는 사람 따로 있으니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잘 사는 세상은 불가능한 것 같다. '봄·봄'은

어수룩한 남자가 딸과 결혼시켜준다는 얘기에 3년 동안 무료 봉사하며 사실상 머슴살이를 하다 반항

하는 얘기인데 다시 봐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앞의 작품들이 그 당시 답답한 현실을 그려 마음이 좀

무거웠는데 확실히 분위기 전환이 되었다. '아내'는 박색인 아내를 노래 연습을 시켜 가난을 탈출해

보려고 하는 남자의 웃픈 얘기가 그려지고, '동백꽃'은 닭싸움을 통해 티격태격하는 남녀의 풋풋한

얘기가 펼쳐진다. '생의 반려'는 누나에게 얹혀 사는 친구로부터 기생에게 편지를 전달해주고 답장을 

받아오라는 부탁을 받은 남자의 얘기인데 아무 반응 없는 기생 대신 답장을 가짜로 쓰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따라지'는 방세를 내지 못하고 버티는 셋방살이 사는 사람들과 집주인과의 갈등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마지막 '땡볕'은 아픈 아내를 지게에 지고 대학병원에 가서 연구용(?)으로 돈을 받을 걸 기대

했다가 아내가 유산한 채 죽은 아이가 뱃속에 있어 빨리 안 꺼내면 죽는다는 날벼락을 맞은 남자의

서글픈 사연을 들려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김유정에 대해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의 작품들은 당시의 서민들의 처참한 현실들을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통해 처절하게

그려내는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봄·봄', '동백꽃'처럼 비교적 밝은 분위기의 해학적인 작품보다는

헤어나올 수 없는 비참한 상황에 처한 서민들의 애환을 잘 녹여낸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오랜만에

국내 작가의 소설을 읽었는데 한 두 작품만 가지고 작가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배웠다. 그동안 막연히 가졌던 작가들의 진면목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작가들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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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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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재에서 인기 스타인 로쟈님의 책인 데다 그의 전공인 러시아 문학이 아닌 한국 현대문학을 

다룬 책이라 과연 어떤 작품들이 선정되었고 어떤 평가를 하는지 궁금했다. 한국 현대문학은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만난 작품들과 얼마 전에 읽었던 '한국단편소설 70' 같은 책을 통해 대략이나마 알고 

있지만 특별히 관심을 갖고 살펴보진 않아서 이 책을 통해 한국 현대문학사를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 10편을 선정하여 그 의미와 

가치를 저자 나름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성 작가로만 한정을 하였는데 1950년대 손창섭의 '비

오는 날'을 필두로 1960년대 최인훈의 '광장', 이병주의 '관부연락선', 김승옥의 '무진기행', 1970년대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980년대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 1990년대 이승우의 '생의 이면'으로 마무리 

한다. 읽어 본 작품이 '비오는 날', '광장', '무진기행', '삼포 가는 길' 밖에 없어 생각보다 한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제대로 읽지 않았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는데 저자의 선호도가 반영되다 

보니 조정래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저자는 현실을 얼마나 잘 반영한 작품인가를 상당히 

중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 현대문학이 제대로 된 장편소설을 갖지 못했다고 분석하면서 

역사소설들은 제외하는 경향이 있고 대부분의 작가들에 대해 더 나은 작품, 특히 장편을 충분히 쓸 

수 있었음에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비판을 가한다. 한 작가의 한 작품만 다루는 게 아니라 그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비평하는데 1950년대 대표인 손창섭은 '비 오는 날'은 물론 '신의 희작', '잉여 인간'

등을 언급하며 한국전쟁의 폐허가 낳은 '너절한 인간'들의 한계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저자의 비평은 이어지는 작가와 작품들에도 계속되는데, 최인훈의 '광장'을 통해선 남한과 북한 체제 

모두를 거부하는 '회색인간'의 의미와 한계를,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통해선 순수에서 세속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포착한 현대인의 증상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관점에서 작품들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이병주의 '관부연락선'이나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 이승우의 '생의 이면'은 이 책을 통해 작가나 작품을 처음 알게 되어 한국 현대문학에 

대해 정말 내가 무관심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황석영이 '장길산'을 쓸 게 아니라 노동현실을 그린 

장편을 썼어야 한다거나,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이 박정희 정권을 비판한 소설로 볼 수 있다는 점,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본격적인 계급투쟁을 묘사하는 문학에 도달하지 못해 아쉽고,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은 10년 전에 나왔어야 할 교양소설이라는 등의 흥미로운 비판들을 접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너무 문학작품을 현실 비판적인 도구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암튼 이 책을 읽다 보니 한국 현대문학 작품들의 몰랐던 매력(?)들을 

발견하면서 언급된 여러 작품들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평론가의 

책을 읽으니 새로운 관점에서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 작품들을 다시 음미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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