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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0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0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0월
평점 :
'트렌드 코리아 2010'을 시작으로 매년 연말과 새해를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와 함께 해온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당시에도 전년의 트렌드 결산과 새해의 트렌드 전망을 그 해의 동물로 된 10가지
키워드로 제시한 이 책의 설정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제는 늘 이맘때 베스트셀러에 당연히 오르는
책이 되어 나만 아는 게 아닌 누구나 아는 내용이 된 점이 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경자년은
그 숫자의 상징성이 있는 데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해이다 보니 과연 어떤 키워드를 제시했을까
궁금했는데 쥐띠 해에 맞게 '마이티 마이스(MIGHTY MICE)'라는 예전 애니메이션인 마이티 마우스의
복수형을 제시했다.
먼저 2019년 트렌드 회고에선 10대 트렌드 상품으로 괴식 및 이색식품, 대형 SUV, 배송 서비스, 에어
프라이어와 삼신가전, 인플루언서, 재출시 상품, 지역 기반 플랫폼, 친환경 아이템, 한 달 살기,
호캉스를 선정했는데, 소비자가 상품 및 서비스를 평가하는 기준이 변하고 있고,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가치관을 구매로 실천하는 소비자들의 행보가 관찰되었으며, 일상에서 작은 재미를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졌고,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과 서비스가 증가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019년 키워드였던 'PIGGY DREAM'이 얼마나 현실화되었는지에 대해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해보였다. 2020년 'MIGHTY MICE'로 표현되는 10대 키워드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축은 '세분화', '양면성', '성장'으로, 10대 키워드는 '멀티 페르소나', '라스트핏 이코노미', '페어
플레이어', '스트리밍 라이프', '초개인화 기술', '팬슈머', '특화생존', '오팔세대', '편리미엄', '업글
인간'이었다. 첫 번째로 제시한 '멀티 페르소나'는 현대인들은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꿔 쓰듯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게 됐다는 트렌드로 예전 같으면 다중인격이라며 정신질환으로 보았을 다원화하는
정체성이 다매체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겐 자연스런 트렌드로 볼 정도로 세상이 변했음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순간의 만족감을 강조한 '라스트핏 이코노미'에선 배송, 이동, 구매 여정의 라스트핏 사례들을
보여주었고, 유난히 공정성에 민감한 우리 소비자들에게 제격인 '페어 플레이어', 소유보다는
스트리밍이 대세가 된 '스트리밍 라이프'. 빅테이터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초개인화 기술',
팬덤이 더 발전한 '팬슈머', 적자생존을 넘어선 '특화생존', 5060 신중년 소비자들을 부르는 '오팔
세대',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이라는 '편리미엄', 주 52시간 시대에 맞게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업글인간'까지 2020년의 트렌드를 미리 내다볼 수 있었다. 매년 이 책을 읽을 때마다 경제를 비롯해
사회 환경이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고 2020년도 그다지 나아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각자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열심히 살아갈 것인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작은 히어로
들을 '마이티 마이스'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2020년의 트렌드를 미리 맛보면서 올 한 해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