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녀의 거짓말 - 구드 학교 살인 사건
J.T. 엘리슨 지음, 민지현 옮김 / 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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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의 부유한 집안의 딸로 자라던 애쉬는 갑자기 부모가 모두 자살하면서 졸지에 고아가 

되어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명문 여고인 구드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전통 있는 학교답게 여러 가지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많은 가운데 전학생인 애쉬의 사연을 알고 있는 포드 학장은 따뜻하게 반기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그리 곱지는 않은데...


여러 가지 비밀들을 간직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구드 학교를 배경으로 여학교 특유의 흥미진진한 

미스터리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소위 금수저라 할 수 있는 여학생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벌어지는

갈등과 연이은 죽음의 향연이 그려진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애쉬를 중심으로 학생회장이자 학교의

실세인 베카와의 신경전으로 얘기가 시작된다. 중간중간에 애쉬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 구드 학교로

오기 전의 상황을 보여주는데 구드 학교로 전학 올 때부터 뭔가 숨기는 게 많았던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갑작스런 부모의 죽음도 뭔가 석연치 않고 구드 학교에 특혜(?)를 받고 전학한

과정도 포드 교장만 제대로 된 내막을 알고 있을 정도로 수수께끼투성이인 애쉬는 구드 학교에서 이전의

삶과는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애쓰지만 주변 환경이 녹록하지가 않았다. 본의 아니게 처음

만난 음악 교수에게 건넨 초콜릿이 알레르기가 있던 음악 교수를 죽게 만들면서(애쉬가 준 초콜릿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은 애쉬밖에 모름) 호된 신고식을 치른 애쉬는 학교 짱이라 할 수 있는 베카의

눈 밖에 나면서 잠시 힘겨운 나날을 보내지만 오히려 베카의 호감을 사면서 인생역전(?)을 이루며 

학교 내 비밀클럽에도 가입할 기회를 얻게 되지만 숨겨왔던 자신의 사정들이 드러나면서 다시 곤욕을

치르게 되는데...     


여학교를 직접 다녀 보진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자들끼리만 있는 공간에서의 미묘한 갈등들이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게다가 다들 행세하는 집안의 뛰어난 아이들이다 보니 경쟁심이랄까 여기

저기서 날아오는 견제구들과 매서운 눈초리들이 있다 보니 애쉬처럼 외국에서 온 학생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지만 애쉬도 보통 여학생이 아니다 보니 나름 여러 시련을 이겨내고 오히려 

스타(?) 반열에 오르기까지 한다. 하지만 애쉬의 룸메이트인 카밀이 종탑에서 떨어져 죽고 비밀클럽인 

아이비바운드의 신입 회원 입회기간이 호되게 진행되면서 애쉬도 버텨내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카밀의 죽음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애쉬와 베카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오가면서 

점점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카밀의 비밀과 또 다른 학생들의 죽음이 이어지면서 드디어 그동안 숨겨져왔던 엄청난 비밀이 드러나게 된다.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여자들이다 보니 미묘한 심리변화를 

따라가는 재미도 솔솔했는데 작은 거짓말이 겉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파국으로 치닫고 말았다. 

마무리는 약간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았지만 명문 기숙 여학교를 배경으로 비밀을 간직한 여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계속되는 죽음을 통해 학원 스릴러로서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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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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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엄마를 총으로 쏘고 아버지도 자살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갔던 

레이첼은 자신과 같은 어린 소녀가 총을 쏠 수 없었다는 당시 수사결과를 알게 되면서 자신의 기억이 

잘못 되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정신병원에서 나와 현재 언니 다이애나와 이모 샬롯이 살고 있는 

사건 현장으로 돌아가는데...


현재의 레이첼과 사건 당시의 레이첼의 엄마 제니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를 추적해나가는 스릴러. 레이첼과 다이애나의 부모인 제니와 피터는 집 수영장에서 옆집 

남자아이가 빠져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다이애나가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을 받자 어퍼 반도 끝 외딴 

곳에 있는 피터의 조부모님이 살던 집으로 이사가기로 결심한다. 옆집 아이의 죽음에 다이애나가 

연루되었을 거란 직잠과 사이코패스인 딸을 세상과 격리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고립된 곳으로 들어가는 부모의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갔지만 단순히 다이애나를 세상과 떨어져 

살 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공감능력도 없고 생명 자체의 소중함을 모르는 다이애나

의 위험성은 어릴 때 하는 짓들부터 충분히 드러났음에도 자기 자식이라고 감싸다가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동물들한테 섬뜩한 짓들을 일삼자 오히려 박제술을 가르치는 황당한 부모 아래 

다이애나는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레이첼이 태어나자 레이첼을 상대로 위험한 짓들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과거가 전개되면서 도대체 왜 레이첼이 부모를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하는 자연스런 

의문이 들게 되었는데 진실을 밝히러 예전에 살던 집으로 기자인 트레버의 도움을 받아 찾아가지만 

레이첼이 올 줄 알았다는 듯 다이애나와 샬롯은 그녀의 잠입을 금방 알아차린다. 당시 동물학자들인 

피터와 제니는 아이들을 돌봐 달라고 샬롯과 그녀의 남자친구 맥스와 함께 지내지만 그게 더 악수가 

되어 사격장에서 언니 제니 몰래 아이들과 사격 연습을 하는 등 점점 위험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임신 

중인 엄마 제니를 벼랑에서 밀어 유산하게 만든 다이애나를 그냥 내버려두는 제니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아무리 악마라도 감싸고 싶을 수 있겠지만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다이애나를 그냥 방치하는 이들 부모의 어리석음이랄까 이기적인 모습은 결국 겉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만든다.


제목부터 너무 예상이 가능해서 오히려 제니 부부가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을 보면서 답답할 

따름이었다. 게다가 다이애나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이모 샬롯까지 사이코패스의 위험성을 딸이란

이유만으로 외면하던 부부에게 닥치는 일은 어찌 보면 사필귀정이라 할 수 있었다. 뒤늦게 레이첼을

지키기 위해 뭔가 조치를 하려 하지만 이미 성인이 된 다이애나를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자신을

방해하는 건 뭐든지 처리하는 다이애나에게 별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레이첼도 아무리 어린 

아이여서 언니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그 나이 정도면 충분히 사리분별을 할 수 

있음에도 언니가 무슨 짓을 하는지 제대로 얘기를 안 해 비극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면 답답해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현실에서도 다이애나 손바닥 위에서 노는 레이첼이 과연 무사히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예상 외로 싱거운(?)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정말 소중한 

가치라 할 수 있지만 그릇된 이기적인 자식 사랑은 자식을 망치는 것은 물론 세상에 해악을 낳는 일임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는데 마무리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 충분히 몰입하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작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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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매시슨 - 2만 피트 상공의 악몽 외 3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6
리처드 매시슨 지음, 최필원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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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매시슨이라고 하면 국내에선 그리 인지도가 높은 작가는 아니어서 '누구지?' 하는 반응이 있을

게 뻔한데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는 전설이다'의 저자라고 하면 대충 느낌이 올 것 같다. 나도 

'나는 전설이다'를 영화로만 봐서 책으로는 그를 만나본 적이 아직 없는데 작가 소개글을 보니 호러의

제왕 스티븐 킹과 거의 동급으로 대접 받는 작가여서 그의 주옥같은 33편이 수록된 이 책을 기대감을 

갖고 보기 시작했다. 


단편집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무려 600페이지가 훌쩍 넘어 리처드 매시슨의 전체 단편들 

중 대표작들을 엄선한 것 같았다. 첫 작품 '남자와 여자에게서 태어나다'는 딱 카프카의 '변신'의 호러

버전의 느낌이었다. '사냥감'은 왠지 영화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처키를 연상시켰고 '깔끔한 집'은

호러와 SF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이었다. 뱀파이어 소설의 또 다른 버전인 '피의 아들'과 황량한 

사막이 배경이라 영화 '바그다드 까페'가 떠오르지만 전혀 다른 결말인 '사막 카페' 등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의 향연이 계속된다. 호러, SF, 스릴러, 미스터리 등 장르문학의 전반을 넘나들면서 반전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 작품들로 가득했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알고 보니 '환상 

특급'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적지 않았는데 충격적인 반전의 '유령선'이나 '버튼, 버튼' 등의

작품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작품들마다 왠지 마지막에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등장할 것 같아 끝까지

조마조마한 가슴을 부여잡고 봐야 했다. 특히 트럭 운전사들의 목숨을 건 추격전을 그린 '결투'는 

영화로 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무명 시절에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호러물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묘한 기분 나쁨과 오싹함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 혼자 눈에만 비행기 창 밖에서 날개에 뭔가를 하려는 알몸의 남자가 보여서 난동을 부린

남자의 얘기('2만 피트 상공의 악몽'), 한밤중에 걸려오는 정체불명의 전화('장거리 전화'), 대학교

청소부가 갑자기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게 된 얘기('기록적인 사건'), 매일 밤 나타나 아내를 괴롭히는

뱀파이어의 정체('뱀파이어라는 건 없다'), 땅을 파 보면 깜짝 선물이 있다고 아이들을 유혹하는 노인

('깜짝 선물') 등 어디선가 본 듯 하면서도 기발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다.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 그야말로 골라 먹는 재미를 맛볼 수 있는 단편집이었는데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리처드 매시슨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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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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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잘나갔던 로맨스 소설 작가 프랜시스는 새로 쓴 원고에 대해 출판사들의 반응이 냉담하자

기분도 전환할 겸 지인에게 추천받은 이름난 건강휴양지 '평온의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평온의 집을 운영하는 마샤의 힐링(?) 프로그램에 따라 속세에서 벗어난 열흘 간의

잊지 못할 특별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리안 모리어티의 작품은 이전에 '허즈번드 시크릿'을 필두로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를 읽어봤는데 여성작가라 그런지 주로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그들 사이에

생기는 미묘한 갈등과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을 엮어 흥미진진한 스릴러로 만들어냈다. 이 책은

제목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왠지 전에 본 한국영화 '완벽한 타인'의

느낌도 났다. 프랜시스 등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이 모인 '평온의 집'은 우리로 말하면 템플

스테이처럼 문명 세계와는 잠시 떨어져 치유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에 대해 호평도

있지만 그곳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다는 평도 있어 직접 겪어보기 전엔 무슨 일이 있을지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 책이 본격 미스터리라면 클로즈드 서클이 되어 외딴 곳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겠지만

리안 모리어티의 전작들을 볼 때 그 정도의 사건이 벌어지진 않을 것 같아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먼저 이곳에 온 9명의 면면이 흥미로웠다. 람보르기니를 몰고 온 젊은 부부 벤과 제시카,

일가족이 함께 온 나폴레옹, 헤더, 조이, 잘 생긴 변호사 라스, '평온의 집'에 오기 전 프랜시스가

미리 만나 연쇄살인범으로 오해한 토니, 남편을 젊은 여자에게 뺏기고 딸들과도 떨어져 지내며

살을 빼러 온 카멜까지 각자 이곳에 오기까지 나름의 사연들을 갖고 있었다. 당연히 처음부터 자기

얘기를 늘어놓진 않는데 마샤의 독특한(?) 프로그램에 따르게 되면서 자기도 모르게 완벽한 타인이었던 

사람들 사이에 조금씩 유대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마샤가 점점 수위를 높이며 폭주를 하기 시작하자

저절로 하나로 뭉치게 된 9명은 결국 힐링이 아닌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시작해야 했는데... 

 

완벽한 아홉 명의 타인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길까 기대를 했는데 '평온의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조금은 예상을 벗어난 방향으로 향했다. 아홉 명 사이에 엄청난 갈등이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오히려 갈등의 국면은 엉뚱한 곳에 있었고 아홉 명들은 완벽한 타인에서 서서히 친해진 사이가

되고 만다. 역시 고난을 같이 겪게 되면 특별한 사이로 발전하기 마련인데 이 책에선 힐링을 위해

일부러 찾아간 곳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일들이 결국에는 사람들 사이에 잠복해 있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드러내어 뜻하지 않게 해소되는 방향으로 이끌어냈으니 방법은 좀 달랐지만 목적은 달성을

한 것 같았다. '평온의 집'을 찾은 9명은 물론 이곳을 운영하는 마샤와 야오까지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끌고가는 리안 모리아티의 능수능란한 솜씨는 여전했는데 어떻게 보면 단순한

소재와 설정들로 쉽게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얘기로 만들어내는 그녀의 능력은 이 책에서도 역시

빛을 발했다. 각자의 사연들이 얽히고 설켜 일어나는 얘기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리안 모리아티표

스릴러의 재미를 다시 한 번 맛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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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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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약혼녀인 진 브리거랜드의 음모로 살인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은 제임스 메레디스는 서른

살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모든 재산을 자신의 여동생에게 물려준다는 아버지의 유언 때문에 다음 주

월요일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모든 재산을 진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절친한 친구이자 변호사인

잭 글로버의 도움을 받아 감옥에서 탈출하여 잭이 미리 조사해서 찾은 리디아와 갑작스런 결혼을 하지만...

 

영화 '킹콩'의 원작자로 유명한 에드거 월리스의 작품은 '수선화 살인사건'을 읽어봤는데 딱 1920~

1930년대 시절의 고전 미스터리의 전형을 만나볼 수 있었다면 이 작품은 제목부터 뭔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대부분의 고전 미스터리가 작가가 각종 트릭으로 꽁꽁 숨겨둔 범인을 맞추는 재미가 주된

목적이라면 이 책에선 처음부터 악당의 정체를 대놓고 보여주면서 악당이 어떤 짓을 하는지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게 만든다. 우리가 즐겨보는(?) 전형적인 막장드라마의 컨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진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빚에 쪼들리던 리디아와 급조된 결혼을

한 메레디스는 결혼을 한 직후 총격에 사망하고 리다아는 졸지에 메리디스 부인으로 미망인이 되고

만다. 어떻게 보면 전혀 모르는 남자와 잠시 결혼식만 하고 돈방석에 앉은 리디아가 로또에 당첨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메리디스와 결혼하기 위해 오던 중에도 누군가가 택시로 납치를 하는 등 메리디스의

재산을 차지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은 그녀가 이대로 재산을 리디아에게 빼앗기고 그냥 가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문제는 하루 아침에 빚쟁이에서 부호로 변신한 리디아가 여전히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는데 리디아를 메리디스와 결혼하게 만들어준 잭 글로버가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리디아는 그녀의 절대 미모와 탁월한 연기력에 홀딱 넘어가 의심을 하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악역들이 온갖 짓을 저질러도 순진한 건지 바보인지 계속 당하기만 하고 악역을 믿는 

그런 상황이 이 책에서 계속 전개되는데 리디아를 죽이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딱 어울리는 제목을 단 것 같았다. 리디아를 지키기 위해 잭 글로버는 재그스란 노인을 리디아의 호위무사(?)로 고용하고 재그스가 부녀 악당들의 음모로부터

리디아를 지키기 위해 철벽방어를 하지만 계속된 실패에 점점 궁지에 몰린 그녀는 최후의 결단을

내린다. 그녀가 리디아를 처치하기 위해 벌이는 포기할 줄 모르는 음모와 이를 전혀 눈치도 못채는

답답한 리디아, 리디아를 지키기 위한 잭과 재그스의 분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작품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자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녀의 모습에 경의(?)를 보낼 수밖에 없던 색다른

매력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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