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평점 :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대략은 알 것이다.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감옥을 탈출하기 위해 만들어준 날개를 가지고 탈출에는 성공하지만
너무 높게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하고 너무 높게 날다가 태양열에 날개에 붙인
밀랍이 녹아 바다로 떨어져 죽은 이카루스는 과욕과 어리석음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마케팅의 대가 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이카루스 신화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이 있음을 얘기한다.
그건 바로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얘기 뿐만 아니라 너무 낮게 날지도 말라고 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산업화시대의 기득권 세력들은 우리에게 감히 높이 날지 말라며
자신들에게 도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바로 우리에게 이카루스 속임수의 진실을 알려 우리가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살도록 자극한다.
이카루스 속임수는 산업사회에서 대중들을 길들이는 유효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안락한 삶을 보장해 줄거라는 달콤한 속임수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아 자신의 꿈을 버리고 사회의 시스템에 순종하며 살게 되었다.
하지만 안전지대가 계속 이동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자신만의 안락지대에서 만족하고 있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연결경제에서는 단순히 조직에 안주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변화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세스 고딘은 연결경제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아티스트처럼 아트를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뜬금없이 왠 아트냐고 할 수 있지만 아트의 본질이 창조적이고 주관이 뚜렷하며
열정이 필요한 것임을 생각한다면 그리 낯설지도 않다.
창조가 화두인 시대에 아트는 어쩌면 당연한, 필수 요건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문제는 우리가 아트와 그다지 친하지 않다는 점이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혼자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돋보인다는 광고가 있었지만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표현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누구 하나 용감하게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인데
이 책에선 용감하게 도전할 것을 주문한다.
신뢰, 공감, 독창성, 리더십, 사람들 입에 널리 오르내리는 이야기,
인간적인 요소(연결, 공감, 겸손)까지 아티스트로서 필요한 여섯 가지 주요 자산이나
혼자서 조용히 앉아 있기, 특별한 이유 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사람들에게 솔직한 대답을 요구하고,
듣기 좋은 칭찬은 외면하기,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먼저 격려의 말을 건네기, 변화를 위해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기, 자신이 만든 것을 과감하게 드러내기의 여섯 가지 필요한 습관,
보는 법, 만드는 법, 백지상태에서 출발하기의 세 가지 기반 등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는데 이를 실천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항상 도전하는 삶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고
세상의 차가운 시선을 극복할 수 있는 대담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트라는 게 그리 만만하진 않지만 흔히 생각하듯 유전자나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만 가능한 게
아님을 세스 고딘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데
그가 말하는 아티스트가 바로 앞으로의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아닐까 싶었다.
'보랏빛 소가 온다' 등 세스 고딘의 책에는 항상 신선한 자극이 가득하다.
이 책에서도 이카루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더 높이 날아올라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살도록 격려한다.
물론 그가 말하는 아트와 아티스트의 삶은 추상적이고 그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존의 질서에 순응하며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분명 용기를 내어
변화와 도전을 즐기도록 만드는 자극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