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의 그림 vs 그림
김진희 지음 / 윌컴퍼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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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양한 미술 관련 책들을 읽어봤지만 아무래도 기억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작가나 작품을

비교해서 설명하는 게 역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방대한 서양미술사 속에서 총 14개의 테마로

두 작품씩을 자세히 살펴보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먼저 두 그림을 나란히 보여주는데 작품 제목과

연대, 소장처 등만 소개하고 작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의 그림인지 예측해보는 재미도

나름 솔솔했다. 여자의 뒷모습을 그린 두 작품으로 시작하는데 두 작품 모두 생소한 작품이라 누가

그린 작품인지 궁금했는데 18세기의 보헤미안인 와토의 '두 사촌'과 19세기의 딜레탕트인 카유보트의

'실내, 창가의 여인'이었다. 작품과 작가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끝 부분에 두 작가의 생애에 전반적인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돕고 있다. 두 명씩의 조합이 어색한 경우도 있고 작품만 보면 절묘한 선택이란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었는데 소녀의 엉덩이(?)를 다룬 부셰의 '누워있는 소녀'와 고갱의 '유령이 그녀를

지켜본다'는 후자에 해당했다. 동일한 사조로 분류되는 화가들의 작품끼리 배치를 한 게 아니다 보니

서로 다른 사조의 작가와 작품들 사이에서도 그동안 몰랐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음을 알게 해주었는데

유일하게 한 작가의 두 작품이 나란히 선정된 건 렘브란트의 '사스키아와 함께 있는 자화상'과 '제욱

시스로서의 자화상'이었다. 그리고 렘브란트와 더불어 두 번 선택을 받은 화가가 한 명 더 있었으니

베네치아파를 대표하는 티치아노로 '겨울 보는 여인'으로 쿠르베와 한판 승부를 벌인 후 '사려분별의

알레고리'로 안토니 반 다이크와 2차전을 가진다. 전반적으로 그동안 잘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고 좀 더 깊이 있는 해설로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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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선정 위대한 그림 220
이경아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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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미술사 책들을 읽으면서 웬만한 유명 그림들은 대부분 책으로나마 봤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에

무수한 그림들이 있다 보니 여전히 내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한 그림들도 많을 것 같다. 게다가 이 책의

제목처럼 '위대한 그림'의 반열에 오를 정도의 그림이라면 어느 정도 예측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누가

선정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데 영국 대표 방송사인 BBC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한 

프로그램을 각색한 이 책에 과연 어떤 작품들이 등장할지 정말 궁금했다.


프롤로그를 보니 '모나리자'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등과 같은 유명 그림은 의도적으로 피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도대체 어떤 그림이 수록된 것일까 더욱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220번부터 거꾸로

출발하는데 첫 작품은 윌리엄 터너의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현관에서 본 베네치아'라는 좀

생소한 작품이었다. 터너의 유명 작품들을 여럿 아는데 이 작품이 선정된 건 좀 의외라 할 수 있었지만

이후 등장하는 작품들도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작가들은 대부분 친숙한 이름들이지만

과연 그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지는 좀 의문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피카소의 경우 '게르니카'가

당연히 포함되었지만 '삶'이 등장하는 건 예상밖이었다. 이미 내가 직관한 작품임에도 이 책에 수록되어

있어 그 진가를 재발견하게 된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독일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에서 봤던 게오르크

바젤리츠의 '위대한 친구들'이 대표적이었다. 그때도 중요 작품이란 표시가 있어 사진을 찍어 오긴

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너무 유명한 그림은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니

'시녀들'로 유명한 벨라스케스의 작품이 '하녀들'이라고 소개되고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도 있어

좀 기준이 모호했다. 거의 서양 미술만 가득했는데 캉그리 화파의 '정원의 라다와 크리슈나', 동원의

'소상도', 타와라야 소타츠의 '송도도 병풍' 정도의 동양 그림이 구색 맞추기식으로 포함된 건 아쉬웠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책 표지를 장식한 헨리 레이번의 '스케이트 타는 목사' 등 새롭게 알게 된 작가와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그동안 나름 많은 작품들을 감상했다는 자부심이 무색해졌다. 이 책으로 안면을

튼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서 좀 더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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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 애호가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미술관 수업
김찬용 지음 / 땡스B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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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자주 방문하다 보니 나름의 안목(?)이 생긴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미술을

전문적으로 교육받거나 한 건 아니다 보니 좀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다. 전시마다 안내 자료 등을 보면서

작품을 감상하지만 그걸 모두 읽으면서 작품을 보기엔 시간도 너무 걸리고 집중이 잘 되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간혹 도스트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 시간에 맞춰 참여를 하려고 하는데 확실히 혼자 보는 것보단

훨씬 감상에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김찬용 도슨트가 미술관을 알차게 사용하는 방법을 미린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


먼저 유럽의 핵심 미술 지도로 파리, 네덜란드, 영국의 주요 미술관을 소개하고 서울 주요 미술관도

곁들인다.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미술관을 소개하는데 1~4위까지는 누구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루브르, 바티칸, 대영 박물관, 테이트 모던이 차례로 등장하고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르세,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메트로폴리탄, 퐁피두 센터, 에르미타주를 제치고 당당히 5위를 차지한 기염을 

토했다. 미술관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한 후 미국 사회학자 탤컷 파슨스의 미적 인식 능력 발달 

단계(5단계)를 알려주는데 이 책의 목표가 3~4단계인 가볍게 즐기는 애호가에서 깊은 애호가 수준의

영역이라 선언한다. 다음으로 좋은 전시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소로 작품, 기획, 공간, 운영, 가격을

제시하고 자신의 전시 취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시를 200% 즐기는 방법도 소개하는데 다른

책에선 볼 수 없던 나름 유용한 팁이었다. 작품 유형별 감상법에 이어 해외와 국내 주요 미술관들에

대한 사용법을 들려주는데 맨 처음 지도를 통해 소개했던 파리, 네덜란드, 영국의 핵심 미술관들과

주요 소장품을 알려준다. 대부분 친숙한 곳들이었지만 파리 시립현대미술관이나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

브리스틀과 리버풀의 미술관까지 잘 다루지 않는 곳까지 짚어준다. 뒤에 부록처럼 세계 주요 미술관에

대해 네 가지 항목에 걸쳐 간략한 평가를 해놓았다. 국내 미술관도 세계편과 비슷하게 유명 미술관을

먼저 소개한 후 뒤에 평가를 해놓았는데 구하우스 미술관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미술관에 대한 여러 책들을 읽어봤는데 주로 소장품들 위주의 해설이었다면 이 책은 좀 더 기본적인

미술 관람에 대한 알찬 정보를 제공하여 미술 초보자들에게 좋은 가이드북 역할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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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 - 일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낸 파리의 관찰자 클래식 클라우드 24
이연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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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인 '페르메이르'편을 인상적으로 읽어 회사 도서실에서 발견한 이 

책도 집으로 모셔왔다. 흔히 인상파 화가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드가는 모네 등 다른 인상파 화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측면이 있는데 이 책이 드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먼저 드가의 생애와 예술 공간이라며 파리 시내의 드가와 관련된 장소 8곳을 소개한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죽은 드가는 찐(?) 파리지엥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선 드가를 여러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드가는 미술 사조에 있어 인상주의에 속한다고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다른 인상파 화가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주로 자연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을 담아냈던 인상파의 주류와는

달리 드가는 자연이 아닌 도시에서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모습을 그려냈으며 신고전주의의 대가인

앵그르를 존경해 데생을 중시해 선명한 윤곽선을 고수했다.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이탈리아 등을 

여행하며 고전주의 작품들의 영향을 받은 드가는 초기엔 주로 역사화를 그렸지만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진 못했다. 그런 그를 인상파와 어울리게 한 건 인상파의 대부라 할 수 있는 마네와의 만남이었다.

루브르에서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모사하다가 마네를 만난 드가는 마네의 영향을 받아 작품 경향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드가가 마네에게 '마네 부부'란 작품을 그려줬지만 마네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자신의 아내를 얼굴 부분 포함해 반이나 잘라내 버렸다는 것이다. 나중에 마네의 집에

방문했다가 자신의 그림이 절단난 걸 본 드가가 바로 가지고 나왔다는데 이 일로 마네와의 관계는 거의

파탄이 났다고 할 수 있었다. 이후 인상주의 전시회가 여덟 번 열릴 때마다 한 번을 제외하곤 적극적으로

출품했던 드가는 사실상 전시회를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마네의 제수인 모리조의 출품에도 드가가

적극적으로 도왔고 메리 커셋이 인상주의 그룹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드가의 덕택이었다. 이렇게

여성 화가들의 자립을 돕고 자신의 작품 속에도 발레리나 등 여성들을 주로 그렸던 드가는 평생 독신으로

지낸 탓에 여성혐오자라는 오명(?)을 쓴다. 다른 책에서도 그런 취지의 글들을 많이 봤는데 이 책에선

오히려 드가는 여성에게 관심이 많았고 여성들을 동료로서 존중했다고 하니 단지 제대로 알려진 

연애사(?)가 없을 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특히 메리 커셋과는 썸(?)을 탄 게 확실한 듯 보이는데

말년에 서로 주고 받은 편지를 모두 태워버려 완전범죄(?)를 했기에 확실한 물증은 없는 상태다. 

정치적으론 반드레퓌스파로 보수적이었던 드가는 노년에는 거의 실명 지경에 이르는 등 제대로 된

작품활동을 하지 못했다. '일관된 아웃사이더'로 평생을 예술가로서의 삶에 몰두했던 드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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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 잠 못 드는 시리즈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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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밤을 꼴딱 새워 봤다는 책이나 드라마 얘기를 간혹 듣는데 이 책의 제목이 그래서 과연

어떤 미술 이야기이기에 그런 제목을 붙였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출판사에선 '~

해서 잠 못 드는' 시리즈를 여러 분야에 대해 출간하고 있었다. 여러 미술책을 봤지만 잠 못 들게 한

책은 없었는데 이 책이 그 정도나 되는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보통 서양미술사 책들은 르네상스 전후부터 시작해서 현대미술까지 다루는데 이 책은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동굴벽화부터 얘기한다. 구석기 시대가 자연주의 양식이었다면 신석기 시대는 기하학

양식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데 이후의 각종 사조들을 이 둘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는가로 표시해

보여줬다. 단순히 미술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사 전반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서 세계사

책으로도 나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이집트의 아마르나 예술이나 그리스의 키클라데스, 아르카이크 

예술 등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용어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스에서 활동했던 소피스트들에 대해선

궤변론자라고 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 책에선 소피스트의 철학이 인간 중심적인 

상대론에 기반을 둬서 그리스 민주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신선한 해석을 들려준다. 이렇게 미술의

배경이 되는 당시의 역사나 사상 등을 함께 설명해주니 왜 그런 미술 사조가 등장하고 유행했는지를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르네상스 이전까지에 거의 책의 절반 분량을 할애한 후 르네상스부턴

아무래도 친숙한 내용들이 펼쳐진다. 그래도 이탈리아의 바로크와 프랑스의 고전적 바로크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거나, 칸트 이전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 이미 정해져 있어 예술가는 이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기술자에 가까웠던 반면 칸트는 진정한 예술이 자신의 개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주관적인 성격을 강조했고 낭만주의도 여기서 시작하는 등 그동안 잘 몰랐던 내용들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후기 인상주의로 마무리해서 현대미술을 다루지 않은 점은 좀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선사시대

부터 근대미술까지를 새롭게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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