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텔레패스
가미조 가즈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호러소설은 거의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아니면 접하기가 힘든 것 같은데 이 책은 2025 '이 호러가 

대단하다' 1위, 2024 베스트 호러 1위, 제1회 소겐 호러 장편상을 수상한 호러 3관왕이라 그야말로

믿고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나마 최근에 읽은 호러소설은 일본 호러 미스터리 소설의 최고봉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미쓰다 신조의 '검은 얼굴의 여우'였으니 약 1년만에 호러소설을 보게 된 셈인데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다.


대학교 오컬트 동아리에서 주최한 괴담회에 부하 직원의 초대를 받아 참석한 카렌은 그 행사에 출연한

여학생이 전하는 괴담에 홀린 듯 묘한 느낌을 받았는데 며칠 후부터 집에서 이상한 물소리와 개골창

냄새가 나는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집에서 시작된 기괴한

일들은 사무실 등 어두운 곳에서는 계속 카렌을 쫓아다니는 것처럼 발생하기 시작하고 카렌은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서 결국 어두운 곳에서만 일어난다는 걸 깨닫는다. 문득 괴담회에서 

여학생이 자신에게 늘 빛과 함께 하라고 얘기했던 걸 떠올리며 자신이 저주에 걸린 게 의심하기 

시작한다. 항상 불을 켜놓고 생활해도 어두운 틈을 노리는 해괴한 현상에 시달려 점점 쇠약해져

가던 카렌은 초자연현상을 조사한다는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되고 이곳에 자신의 사건을 의뢰한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하루코와 고시노는 카렌의 사연을 듣고 사건의 발단이 된 대학교 오컬트 

동아리부터 조사에 들어가는데 카렌을 저주(?)했던 여학생은 행방이 묘연하고 카렌뿐만 아니라

그 괴담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연이어 실종된 것을 알게 되고...


사실 내용 자체는 어디선가 본 듯한 친숙한 얘기라 할 수 있었는데 결국 오래 전에 있었던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그 진원지를 찾아가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려는 모험극이 펼쳐진다. 사건 해결을

위해 참여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사투가 벌어지고 나서야 겨우 평화를 찾게 되지만 과연 이런 일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할 건지는 소설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일 것 같다. 작가가 사와무라 이치의

'보기왕이 온다'에 영향을 받아 호러소설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보통 호러소설에서 기대하는 충격적인

내용이 펼쳐지지는 않지만 초자연현상을 토대로 무리한 전개를 하지 않고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내용을 선보여 나름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호러 작가를 새롭게 발견하게 해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
유키 신이치로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름 미스터리 마니아로서 다양한 미스터리 작품들을 읽어본 것 같다. 비현실적인 특수 상황 설정도

없지 않지만 현실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한층 진일보한(?) 작품들도 간혹 접하게 되는데 이 책이 

바로 후자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작가인 유키 신이치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제목에서 풍기듯 미스터리 해결을 의뢰받아 해답을 제시하는 특이한 배달 전문점과 배달

기사들의 사연을 담은 흥미로운 6편의 단편이 수록된 책이었다. 요즘은 배달 앱 사용이 흔해져 각종 

음식을 배달 앱으로 주문하고 이를 배달하는 걸 전문으로 하는 배달기사도 많은 것 같은데 미스터리 

해결을 주문할 수 있다니 신선한 발상이라 할 수 있었다.


배달 앱을 통해 모듬 견과류, 떡국, 똠양꿍, 콩고물을 묻힌 떡의 괴상한 음식 조합을 주문하면 바로

수수께끼 풀이를 의뢰하는 것이고 극강 외모의 셰프가 음식과 함께 배달기사를 보내 사건 얘기를 

듣고 추가 조사를 통해 의뢰인과 사전에 약속한 기이한 음식 메뉴를 새로 올려 이를 의뢰인이 

주문하면 해답을 알려주는 구조였다. 현실성은 둘째로 치고 기발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었는데 

이런 사업이 제대로 성공을 하려면 역시 확실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그게 입소문이 나야 한다. 기이한 

음식들이 제목으로 사용된 여섯 편의 단편들은 배달기사들이 화자인데 처음 두 편에는 같은 배달

기사가 등장해서 세 번째 작품도 같은 배달기사인가 싶었지만 여자 배달 기사로 바뀌었고 계속 

새로운 배달기사가 등장하다가 마지막 편에 가서 다시 처음 등장했던 배달기사와 다른 편의 배달

기사들이 총출동한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시체를 시작으로 생전에 아내 모르게 손가락 

두 개를 잃어버린 남자 등 특이한 사건들을 의뢰받아 의뢰인이 납득할 만한 해답을 들려주는 셰프는 

배달기사들에게 자신의 영업을 절대로 남에게 발설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후한 보수를 주지만 발설

하면 목숨이 없다고 생각하라고 협박을 한다. 배달기사로서의 본분(?)을 잊으면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되는데 셰프의 영업을 의심한 배달기사가 용기를 내서 자신이 의뢰를 하고 셰프는 결국

배달기사가 원하는 섬뜩한 답을 들려준다. 사실 셰프의 말대로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의

진실은 알기 어렵다. 신적 존재가 아닌 이상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진실을 100% 알기는

결코 알기 어려운데 그나마 개연성 있는 대답을 찾으려는 게 사법절차나 각종 절차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진실보다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사실을 얼마나 그럴 듯하게 포장하느냐가 더 중용하다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에 숨겨진 진실과 

그것을 알아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독특한 형식으로 만족시켜주는 미스터리의 최신판이라 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계량스푼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츠나구'의 작가 츠지무라 미츠키의 이 책은 사실 오래전부터 책장에 고히 모셔두었다가 이제서야 

책장에서 꺼내게 되었는데 분명 미스터리 성격의 작품일 거라 생각했지만 제목에 조금은 뜬금없이

계량스푼이 들어가 있어서 과연 어떤 내용일지 종잡을 수 없었다. '츠나구'에서도 죽은 사람과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좀 판타지스러운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이 책에서도 현실에서는 없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년이 등장한다.


계량스푼은 초등학교 4학년인 주인공 남학생이 같은 반 친구인 여학생인 후미에게서 받은 선물로 두 사람 사이의 우정과 주인공의 후미에 대한 마음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나이보다 성숙한 언행을

하는 후미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나는 후미가 중심이 되어 학교에서 키우는 토끼 돌보기에 적극 

참여한다. 하지만 어느 날 학교에 무단침입한 의대생이 토끼들을 난도질하고 그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 후미는 말문을 닫고 모든것에 심드렁한 채 학교에도 나오지 않게 된다. 마침 그 사건이 

일어난 날 자신이 토끼 돌보기 당번이었다가 몸이 안 좋아 대신 후미에게 부탁했던 나는 더욱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데 토끼들에게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범인이 겨우 재물손괴죄로 제대로 처벌을 

받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욱 분개한다. 부잣집 아들이라 여러 수단을 동원해 의사가 

되는 데도 아무 지장이 없는 범인에게 후미를 위해 복수를 다짐한 나는 특별한 능력을 범인에게 

사용하기로 마음먹는다. 내가 가진 능력은 일명 '조건게임제시능력'으로, 어떤 조건을 제시해서 

클리어하지 못하면 특정 결과가 일어난다는 말을 해서 그대로 실현시키는 것이다. 이미 후미에게

사용한 적이 있지만 엄마가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한 능력을 범인에게 사용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사과하겠다는 범인과 일주일 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는다. 그리고 같은 능력을 가진 엄마의 친척인

교수와 어떤 조건을 제시할 것인지 논의하면서 일주일을 준비하는데 결전의 날 나는 자신을 내던지는

충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워낙 흉흉한 세상이다 보니 온갖 나쁜놈들이 판을 치는데 돈과 권력으로

제대로 처벌도 받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 분통을 터트릴 때가 많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토끼살해범도

전형적인 악질 소시오패스라 할 수 있었는데 어린 주인공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게 해서 응징하려는 모습은 뭉클한 울림을 주었다. 어른들이 제대로 못하는 걸 어린 학생이

자신의 특별한 능력으로 해결하려는 게 안타깝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암튼 나름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어 다행이었는데 특별한 상황 설정을 잘 활용하는 츠지무라 미츠키의 솜씨가 잘 발휘된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 표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고백'과 '소녀'를 읽은 후 무려 15년만에 이

책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 이 책 자체가 그녀의 데뷔 15주년 기념작이라니 묘한 인연이라 할 수 있다.

제목부터 뭔가 섬뜩한 사건들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을 물신 풍기는데 표지 그림으로 사용된 나비 표본이 의미심장한 상징일 것 같았다.


얘기는 나비 학자 사카키 시로의 '인간 표본'이라는 수기로 시작한다. 설마 했는데 정말 인간을 

표본으로 만들게 된 경위를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로 시작한다. 화가인 아버지와 함께 나비 표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나비에 빠지게 되었던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산속 집에 놀러왔던 루미라는 

동갑내기 소녀에게 나비 표본을 선물했었는데 25년만에 만난 루미는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화가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그림을 본 순간 사카키 시로는 자신의 그토록 보고 싶었던 나비의 눈에 비친 세계를 담은 것임을 알게 되고 자신도 아름다운 나비 같은 소년들로 표본을 만들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낀다. 마침 옛날에 살던 산속 집에서 루미는 자신의 후계자가 될 소년들이 불러 들이고 

소년들이 나비처럼 보이는 시로는 운명같은 기회가 자신에게 왔다고 생각하고 한 명씩 표본으로 

만드는 작업에 돌입하는데...


수기에는 여섯 명의 소년을 나비 표본처럼 만드는 과정이 담겨 있다. 레테노르 모르포나비, 휴잇슨

삼원색네발나비, 뾰족날개뒷고문흰나비, 배추흰나비, 왕얼룩나비, 세소스트리스 사향제비나비/

남방제비나비까지 소년마다의 특성에 맞는 나비 표본을 만드는데 더 충격적인 점은 6명의 소년 중에 자신의 아들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이코패스가 저지른 것 같은 이런 끔찍한 사건의 진실은

또 다른 곳에 있었다. 시로가 사형 판결까지 받지만 아들 이타루의 전혀 다른 얘기와 시로를 면회한

안나가 들려준 얘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단순히 엽기적인 사이코패스의 얘기로 끝날 줄 알았던

얘기가 막판에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내용들로 사건의 진실을 새로 파악해야 했다. 오랜 만에 다시

만난 미나토 가나에는 여전히 능수능란한 글솜씨를 보여주었는데 이제 데뷔 15주년이라니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로직 인간의 매직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읽을 책이 마땅치 않아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중에서 아직 안 읽은 책을 고르던 중 선택받은 책이다. 

작가 이름이 낯설지 않아 확인해 보니 예전에 읽었던 '그녀가 죽은 밤' '살의가 모이는 밤'의 작가인

니시자와 야스히코였다. 외딴 곳에 있는 특이한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책 제일 앞에 학교

겨냥도가 있어 뭔가 본격 미스터리의 기운이 물씬 풍겼다. '학교'라고는 하지만 초등학생 6명밖에 없는

초미니 학교인데 화자는 여학생인 스텔라와 '여왕님'을 중심으로 자신과 '시인'은 스텔라파, '신하'는

여왕님파고 '중립'까지 총 6명을 소개한다. 독특한 분위기는 딱 예전에 읽었던 온다 리쿠의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등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6명의 학생 외에 교장 선생, 코튼 부인, 사감 파킨스

까지 달랑 3명밖에 되지 않아 10명도 되지 않는 이곳에서 과연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궁금했다.


교장 선생이 새로운 신입생을 데리러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조성된다. 새로 신입생이 올 때마다 

뭔가 사건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6명의 학생들은 미스터리 실습 과제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없고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학생들은 이곳이 비밀 탐정 양성소라는 

둥 상상의 나래를 펴는 가운데 교장 선생이 데려왔던 신입생이 다음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학교 

안에서는 파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교장과 사감이 신입생을 찾으러 나간 사이 학생들이 하나씩 

죽어나가고 건물에서 화재까지 일어나 학교에서 탈출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대환장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이 작품과 유사하게 놀라운 진실이 드러나는 서술트릭 작품도 있지만 이 작품에선 독자만을 속이는

서술트릭이 아닌 등장인물도 진실을 모르는 새로운 트릭을 구사한다. 그러고 보니 두 작품이 트릭이

절묘하게 결합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본격 미스터리의 논리와 트릭의 마술이 잘 버무려진 흥미로운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