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친구!
최희옥하다 지음 / 월천상회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6.

그림책시렁 1686


《친구? 친구!》

 최희옥하다

 월천상회

 2025.8.25.



  다들 으레 잊습니다만, 서울(도시)은 “사람 사는 터전”으로 닦은 데가 아닙니다. 워낙 서울은 “임금(권력자)이 사람들을 억누르는 벼슬아치와 싸울아비를 그러모아서 그들끼리 노닥거리는 담벼락으로 쌓아올린 무덤”입니다. 옛날부터 이런 서울이요, 오늘날에도 고스란합니다. 그렇기에 작은고을이나 큰고을 모두 서울바라기요, 시골은 더더욱 서울바라기이지요. 《친구? 친구!》를 보면 집밖으로 나가기 두려운 아이가 길고양이를 마주하면서 새롭게 동무를 찾아나서면서 ‘마을’에 눈뜨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사는 데가 바로 ‘서울’이에요. 사람 사는 터전이 아니라, 임금과 벼슬아치가 노닥거리는 굴레인 줄 느끼는 아이라면 집밖에 얼마나 무서운지 온몸으로 알아요. 섣불리 못 나갑니다. 그런데 길고양이를 비롯해 적잖은 사람들은 ‘멍청굴레’인 서울에 이럭저럭 뿌리를 내리면서 조금씩 바꾸려 하지요. 그들(권력자)이 마음쓰거나 힘쓰는 일은 없습니다. 수수하고 작은 사람들이 살림짓기를 하기에 서울도 조금은 바뀔 수 있습니다. “담 너머”를 바라보며 힘내는 아이를 다루는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되, 집밖이라지만 “그냥 서울”입니다. 이제 우리는 서울을 좀 뛰쳐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한테 ‘멍청굴레 서울’이 아닌 ‘푸른들숲메’를 보여줄 때이지 않나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헌책 헌집 헌옷



  하루가 아닌 한 발짝만 들여도 이미 헌집이다. 아무리 값비싸다고 하더라도, 모든 집은 헌집이다. 그러나 우리는 “남이 짓거나 살던 헌집”을 얻어서 옮겨살 적에 ‘새집’에 간다고 말한다. 우리 발걸음이 닿고 우리 손길로 가꾸는 동안 ‘우리집’으로 바뀌기에, 모든 헌집을 새집으로 돌려놓을 뿐 아니라, 숨결을 새롭게 입히는 살림길이다.


  옷가게에 갓 놓여도 이미 헌옷이다. “손수 짓건 남이 짓건 그냥 헌옷”"이다. 모든 옷은 헌옷이다. 그런데 우리가 눈여겨보며 마음에 맞아서 몸에 걸치는 때에 어느새 ‘새옷’으로 거듭난다. 누가 입다가 물려주거나 팔기에 헌옷이지 않다. 우리는 ‘우리옷’을 누린다. 손길과 살결이 닿고, 눈길을 모을 뿐 아니라, 손수 빨래하고 해바람에 말리고, 정갈히 개어 건사하기에 새록새록 피어나는 살림살이라 할 테지.


  책숲(도서관)이나 책마루(서재)에 오늘 들여도 헌책이다. “모든 책은 헌책”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스스로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돌보고 나누고 깨달으며 철드는 나날에 길동무로 삼으니 ‘새책’이다. 손때를 거칠게 타느라 낡거나 닳는 부스러기(지식·정보)가 넘치는 책이 있으나, 손빛을 가만히 입기에 날갯짓으로 꿈과 사랑을 담고서 너울너울 춤사위인 책이 있다. 몸소 품을 들이고 손수 온넋을 기울여서 한 쪽씩 펼치는 책이 한 자락씩 늘어나니, 모든 책이 온책과 즈믄책과 푸른책과 아름책으로 훨훨 날아오른다.


  헌집·헌옷·헌책은 어떤 손과 눈과 발과 마음과 몸이 딯으며 낡고 부스러질까? 새집·새옷·새책은 어떤 손과 눈과 발과 마음과 몸을 만나면서 나부끼고 부드러울까? 언제나 같은 집과 옷과 책이되, 언제나 우리 숨결과 나란히 나아가는 살림꽃이라고 느낀다.


  숲말을 헤아리기에 숲집에 깃들어 숲밥을 먹고 숲글을 쓰고는 숲이웃하고 숲노래를 나눈다. 숲길을 걸으니 숲마음으로 눈뜨고 숲사랑을 그리면서 숲사람으로서 숲책을 짓고 읽는다. 넌 숲책을 사랑하니? 난 숲책을 사랑해. 넌 푸른책을 곁에 놓니? 난 푸른책을 곁에 놓지. 넌 바람을 담은 파란책을 바라니? 난 파란책을 바라면서 오늘도 쓰고 읽고 걷고 나르고 돌아보고 쉬고 잠들고 일어나서 집안일을 해.


  나무는 ‘헌나무’도 ‘새나무’도 아닌 그저 나무이다. 풀과 꽃도 그냥 풀과 꽃이다. ‘헌풀’과 ‘새풀’이 없고, ‘헌꽃’과 ‘새꽃’이 없다. 노래하며 나는 새가 ‘헌새’이지 않다. 더구나 ‘새새’이지 않다. 헌숲과 새숲이 없다. 헌마을과 새마을이 없다. 헌나라와 새나라가 없고, 헌사람과 새사람이 없다. 헌돈과 새돈이 없고, 헌별과 새별이 없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기에 누구나 스스로 사랑으로 싹튼다. 사근사근 속삭이는 말은 모두 달콤하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모두 반갑다. 겨울에도 해는 포근포근 고맙다. 여름에도 밤은 노래잔치로 즐겁다. 첫겨울 눈밭을 이루어도 시골과 골목에는 쑥부쟁이가 파란꽃을 곱다시 올린다.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어도 들숲과 마을에는 나뭇잎과 풀잎이 짙푸르기만 하다.


  나는 사랑집에서 살며 사랑옷을 두른다. 사랑책을 곁에 두며 사랑노래를 여민다. 사랑숲에 사랑새가 찾아오고, 사랑나비와 사랑벌레는 이제 겨울잠으로 간다. 나는 너한테 사랑글을 띄우고, 사랑손을 내밀면서 사랑눈으로 마주보려고 한다. 우리는 사랑씨를 맺는 사랑동무요 사랑님이다. 2025.12.5.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2.3. 한고개 感情 憾情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낱말책 짓기는 언제나 고개넘이입니다. 한고개를 넘으면 두고개가 있고, 두고개를 넘으면 석고개가 있으며, 석고개를 넘으니 넉고개가 나타납니다. 고개넘이는 안 끝날 듯싶지만, 즐거이 넘다가 쉬엄쉬엄 갈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어제그제 ‘개(個/箇/介)’라는 고개를 넘었더니, ‘비밀’과 ‘온기’라는 고개가 나타났고, 이윽고 ‘단어’라는 고개를 넘고서 ‘감정’이라는 고개를 만납니다. 우리가 쓰는 한자말 ‘감정’은 으레 셋이요, ‘感情 憾情 鑑定’입니다. 셋째 감정은 이럭저럭 가르기 수월하지만, 첫째와 둘째 감정은 맞닿는 데가 있으면서 사뭇 다릅니다.


  그런데 앞으로 넘을 어마어마한 고개로 ‘존재’하고 ‘것’이 있어요. ‘-의’도 대단하지요. 2025년 12월 2일 새벽까지 ‘것’을 가다듬을 보기글을 3559꼭지 뽑았습니다. ‘것’을 걷어치울 꾸러미를 여미자면 10000꼭지는 뽑아내야 할 듯싶습니다. 느긋이 차분히 나아갈 고갯길입니다. ‘-의’를 솎아낼 꾸러미를 여미는 길에는 20000꼭지는 뽑아야 하려나 하고 어림합니다. 그저 웃으면서 걸어가는 길입니다.


  여덟 살 무렵부터 ‘새벽아이’로 살았습니다. 오늘은 01:00이라는 새벽부터 달려서 07:00이시라는 아침에 기지개를 켭니다. 아침나절에 숨돌리며 겨울볕을 쬐고서 다시 일손을 가다듬어야겠습니다. 빨래를 하고 밥을 짓고 아이들하고 이야기꽃을 피워야지요.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촌스럽다 村-


 복장이 촌스럽다 → 옷이 초라하다

 촌스러워 보일 것 같아 → 낡아 보일 듯해

 촌스러운 본명 그대로 → 예스러운 이름 그대로


  ‘촌스럽다(村-)’를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처럼 풀이하는 낱말책은 틀렸습니다. 시골스러운 길이 어수룩하거나 빛바래거나 떨어진다고 하면 틀린 풀이입니다. 여태 잘못 쓴 낱말과 낱말뜻이라면 이제부터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시골·시골길·시골꽃·시골풀·시골집·시골채’나 ‘시골사람·시골내기·시골꾼·시골지기·시골바치’나 ‘시골빛·시골스럽다·시골마을·시골살이·시골살림·시골일’로 고쳐씁니다. ‘예·옛날·옛길·옛적·예스럽다·옛날스럽다·오래되다·오래다’나 ‘옛멋·옛맛·옛날멋·옛날맛·옛적멋·옛적맛’으로 고쳐쓰고, ‘옛모습·옛날모습·옛적모습·옛일·옛날일·옛적일’로 고쳐쓰지요. ‘긴날·긴나날·기나긴날·길디긴날’이나 ‘먼날·먼나날·머나먼날·멀디먼날’로 고쳐써요. ‘수수하다·투박하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숲·수풀·숲메·숲숲·숲꽃·숲풀·숲길’이나 ‘숲걸음·숲으로·숲들·숲들내·숲들메·숲들바다·숲들내바다’나 ‘숲물결·숲빛물결·숲바람·숲빛·숲빛깔·숲사람·숲내기’로 고쳐쓰면 돼요. ‘숲살림·숲살림길·숲살이·숲살이길·숲작은이·숲작은빛’이나 ‘푸르다·푸른·푸른빛·푸릇하다·푸릇푸릇·푸른길·푸른걸음’으로 고쳐씁니다. ‘풀빛길·풀빛걸음·푸른꽃·풀빛꽃·푸른꿈·풀빛꿈·푸른나무·풀빛나무’나 ‘푸른마음·풀빛마음·푸른물결·풀빛물결·푸른바람·푸른너울·풀빛너울’로 고쳐쓰지요. ‘푸른숲·풀빛숲·푸른사랑·푸른바라기·풀빛사랑·풀빛바라기’로 고쳐쓸 만합니다. 그리고 때와 곳을 살펴서 ‘바래다·빛깔없다·빛없다·빛바래다’나 ‘어설프다·어수룩하다·엉성하다’로 고쳐씁니다. ‘삭다·구닥다리·구지레·구질구질·덜먹다·덜떨어지다’나 ‘낡다·낡삭다·낡아빠지다·낡은것·낡은길·낡은버릇·낡은물·낡은틀’로 고쳐써요. ‘너덜너덜·나달나달·너저분하다·너절하다·너털너털’이나 ‘뒤떨어지다·뒤처지다·떨어지다·떨구다·떨어뜨리다·떨어트리다’로 고쳐쓰면 됩니다. ‘초라하다·추레하다·케케묵다’나 ‘허름하다·허술하다·허수룩하다·허룩하다’로 고쳐쓰지요. ‘허접하다·헐다·후줄근하다·후지다’나 ‘못나다·모자라다·웃기다·우습다·우스꽝스럽다’로 고쳐쓰고요. ㅍㄹㄴ



키티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분홍색은 알고 보면 끔찍하게 촌스러운 색깔이다

→ 키티를 이루는 배롱빛은 끔찍하고 어수룩하다

→ 키티를 감싸는 진달래빛은 끔찍하고 낡았다

《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정재승·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2009) 107쪽


촌스러운 펠트모자

→ 투박한 양털모자

→ 우스운 털모자

→ 안 예쁜 털모자

《달라도 친구잖아!》(다카도노 호코/이서용 옮김, 개암나무, 2012) 12쪽


오랜만이다. 촌스런 고향음식

→ 오랜만이다. 시골스런 밥

→ 오랜만이다. 수수한 마을밥

→ 오랜만이다. 투박한 시골밥

《키친 7》(조주희, 마녀의책장, 2012) 148쪽


확장되는 천국 촌스럽게 전도하지 마

→ 늘어난 하늘 구질구질 퍼뜨리지 마

→ 넓힌 하늘길 나달나달 알리지 마

《6》(성동혁, 민음사, 2014) 13쪽


흙냄새도 가시지 않은 촌스런 풀과 채소

→ 흙냄새도 가시지 않은 시골스런 풀과 남새

《문숙의 자연 치유》(문숙, 샨티, 2015) 145쪽


제가 좋아하는 촌스러운 삶의 방식입니다

→ 제가 좋아하는 시골스런 삶길입니다

→ 제가 좋아하는 투박한 살림새입니다

→ 제가 좋아하는 수수한 살림결입니다

《서점을 둘러싼 희망》(문희언, 여름의숲, 2017) 94쪽


이 촌스럽고 소란스러운 환경 속에서 용케 잘도 버티네

→ 이 시골스럽고 시끄러운 곳에서 용케 잘도 버티네

→ 이 추레하고 북적대는 데에서 용케 잘도 버티네

《행복화보》(오사다 카나/오경화 옮김, 미우, 2019) 97쪽


내 스타일만 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 때

→ 나만 좀 못나다고 느낄 때

→ 나만 좀 떨어진다고 느낄 때

→ 나만 좀 후지다고 느낄 때

《사춘기 준비 사전》(박성우, 창비, 2019) 52쪽


촌스럽고 아프고 썰렁한

→ 낡고 아프고 썰렁한

→ 너절하고 아프고 썰렁한

《평범한 경음부 5》(쿠와하리·이데우치 테츠오/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11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90 : -에 대해 있 -게 되었


나에 대해 안 좋은 뒷말이 퍼지고 있단 걸 알게 되었을 때

→ 나를 안 좋게 말하는 줄 알 때

→ 내 뒷말이 퍼지는 줄 알 때

→ 뒤에서 나를 수군대는 줄 알 때

《사춘기 준비 사전》(박성우, 창비, 2019) 84쪽


뒷말이라면 안 좋은 말입니다. “안 좋은 뒷말”은 겹말입니다. “나를 안 좋게 말하는”이나 “내 뒷말이”나 “뒤에서 나를 수군대는”으로 손봅니다. 이 보기글에서 “퍼지고 있단 걸 알게 되었을”은 “퍼지는 줄 알”로 손봅니다. ㅍㄹㄴ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