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크림의 비밀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4
하이진 지음 / 북극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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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2.

그림책시렁 1508


《쿠키 크림의 비밀》

 하이진

 북극곰

 2024.11.4.



  벼락꽝(핵폭탄)이 자주 터진 곳이 있습니다. 이른바 ‘비키니섬’이고, 이 비키니섬 둘레 바닷속에 ‘비키니시티’가 있다지요. ‘다람이’는 비키니시티를 찾아가서 그곳에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이고 살아가는’ 바다이웃을 살필 뿐 아니라, ‘스폰지밥’하고 동무로 사귑니다. ‘스폰지밥’은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하는 마음동무이자 놀이둥무인 ‘별가(뚱이)’가 있지요. 1999년에 처음 나온 〈네모바지 스폰지밥〉 얼거리인데, 이 그림꽃(만화영화)을 모르는 아이어른도 있지만, 숱한 아이어른은 이 그림꽃을 압니다. 《쿠키 크림의 비밀》을 처음 볼 적부터 다시 들추고 펴는 내내 자꾸자꾸 ‘스폰지밥’하고 ‘별가(뚱이)’가 떠오르더군요. 스폰지밥을 아는 아이들도 이 그림책을 보면 바로 “와! 스폰지밥이 새롭게 나왔다!” 하고 여길 듯합니다. 알록달록 물든 들숲을 아늑하게 그리는 줄거리는 나쁘지 않은데, 그냥 ‘우리 아이들’을 그리면 된다고 느껴요. 따로 어떤 얼굴(캐릭터)을 귀엽게 빚으려고 안 해도 됩니다. ‘우리 어른들’을 그려도 되어요. 오래오래 동무로 지내는 두 어른이 포근하면서 가만히 어울리는 하루를 그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붓으로 모두 담고 다루며 달랠 수 있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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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이와 도깨비 얘기줌치 4
하수정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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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2024.12.2.

까칠읽기 50


《답답이와 도깨비》

 하수정

 이야기꽃

 2021.9.6.



  ‘동네(洞-)’라는 낱말은 일본이 이 땅을 짓밟으면서 퍼진다. 워낙 우리말은 ‘마을’이고 ‘말’이며, ‘고을’이며 ‘골’이고, ‘실’에 ‘뜸’이다. 요새야 으레 ‘부모’ 같은 한자말을 쓰지만, 지난날에는 ‘어버이’라 했다. 《답답이와 도깨비》를 펴면, “버선을 짝재기”로 꿴다는 아이가 나오는데, ‘짚신짝’도 짝재기로 꿴다는데, 지난날에는 다들 맨발로 다녔다.


  잘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우리말씨에는 “저어∼”나 “하∼”가 없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를 넣어서 긴소리를 나타낸다. 일본 글버릇이 잘못 들어와서 퍼지는 바람에 ‘―’나 ‘∼’를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에까지 잘못 쓰곤 하는데, 굳이 뭘 넣으려고 한다면 ‘!’로 끊어야 알맞다. 또는 “하아”나 “하아아”처럼 적는다. “저”를 “저어”처럼 적을 적에 이미 길게 늘였기에 ‘∼’를 붙이면 군더더기이다.


  조금 더 우리말씨를 헤아린다면, 시골말이건 사투리이건 ‘거’를 아무 데나 안 넣는다. “근데 넌 좋아하는 게 뭐니?”나 “내는 밥 먹는 거 좋아한다.”처럼 말하지 않는다. “근데 넌 뭘 좋아하니?”나 “내는 밥이 좋다.”처럼 들려주는 우리말씨이다.


  ‘세상 공부’나 ‘물정’ 같은 한자말은 언제부터 썼을는지 곱씹을 노릇이다. 그림책 《답답이와 도깨비》에는 ‘빨간 스니커즈’를 신은 도깨비가 나온다는데, 굳이 ‘빨간신’이라 안 하고 ‘스니커즈’라고 해야 할까?


  옛이야기이건 오늘이야기이건 모두 이야기이다. 이야기란 잇는 말이다. 마음과 마음을 말로 잇기에 이야기라고 한다. 어제하고 오늘을 무엇으로 어떻게 잇고픈 마음인지, 여기에 어떤 낱말과 말씨로 줄거리를 여미려 하는지, 부디 곰곰이 하나하나 돌아볼 수 있기를 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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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2.1.

오늘말. 흉터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모자라서 못 미칩니다. 기운이 빠지만 자꾸 흔들리다가 넘어져서 다쳐요. 다친 곳이 또 다치면서 생채기가 깊고, 무릎도 깨지고 비뚤비뚤 어지럽습니다. 시리고 쑤신 몸을 누워서 쉴 겨를이 없으니 흉터가 남아요. 흉이 지기에 나쁠 일이 없습니다. 얼룩이 진 자국도 우리가 걸어온 삶을 나타낼 뿐입니다. 꼭 허물을 다 씻어야 하지 않아요. 허술하게 남은 티가 있을 만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 옹이나 흉허물을 그때그때 되새기면서 새롭게 기운을 차려서 앞으로 나아가거든요. 일이 없어 빈손으로 헤맬 만합니다. 그저 빈몸으로 휑뎅그렁하게 구르다가 노닥이기도 합니다. 무척 오랫동안 하느작이면서 갈팡질팡일 텐데, 이렇게 어정쩡하게 걷는 하루는 오히려 우리 마음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곱씹는 발판이기도 합니다. 트집을 잡히면서 아픈곳을 쓰다듬습니다. 누군들 핀둥거리고 싶겠어요. 빈그릇을 알뜰히 채워서 나누고 싶어요. 비록 오늘은 맨몸으로 노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이 밑바닥에서 오리발질을 하면서 천천히 가다듬습니다. 엉성하고 어줍어 보이지만 오늘도 새롭게 한 발짝씩 뗍니다.


ㅅㄴㄹ


잘못·모자라다·못 미치다·빠지다·빠뜨리다·뻐근하다·뭉그러지다·이지러지다·일그러지다·시리다·쑤시다·비뚤다·비리다·깨지다·다치다·생채기·아픈곳·얼·얼룩·자국·옹이·트집·틈·틈새·티·티있다·허물·허술하다·헙수룩·흉·흉허물·흉터·흉티·흉있다·어설프다·어정쩡하다·어줍다·엉성하다·얼치기·엉망·엉망진창 ← 결함(缺陷)


일없다·일이 없다·맨손·맨몸·빈손·빈몸·빈그릇·빈둥거리다·피둥피둥·핀둥핀둥·탱자탱자·하느작·놀다·노닥거리다·뒹굴다·놀고먹다·빈둥이·노닥이 ← 니트(NEET), 백수(白手/백수건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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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468 : -의 세 -들


바람의 집에 세들어 사는 풀꽃들을 만났다

→ 바람집에 깃든 풀꽃을 만난다

→ 바람네를 빌린 풀꽃을 만난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신형건, 진선출판사, 1990) 66쪽


바람이 사는 집이라면 ‘바람집’이나 ‘바람네’입니다. 사이에 ‘-의’를 안 넣습니다. 바람네를 빌려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람집에 살며시 깃들 수 있어요. 풀꽃도 들꽃도 골목꽃도 ‘-들’을 안 붙입니다. 풀과 꽃과 나무를 셀 적에는 늘 ‘-들’ 없이 단출히 이야기해야 알맞습니다. ㅅㄴㄹ


세들다 : x

세(貰) : 1. 남의 건물이나 물건 따위를 빌려 쓰고 그 값으로 내는 돈 2.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고 남의 물건이나 건물 따위를 빌려 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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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467 : -들 -ㅁ으로 -고 있


낟알들을 재잘거림으로 뱉어내고 있다

→ 낟알을 재잘거리며 뱉어낸다

→ 낟알을 재잘재잘 뱉어낸다

→ 낟알을 재잘조잘 뱉어낸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신형건, 진선출판사, 1990) 85쪽


낟알을 셀 적에는 ‘-들’을 안 붙입니다. 쌀이나 보리를 셀 적에도 ‘쌀’이나 ‘보리’라고만 할 뿐, ‘-들’을 붙이면 군더더기입니다. “재잘거림으로 뱉어내고 있다”는 틀린 옮김말씨입니다. ‘재잘거리며’나 ‘재잘재잘’이라 해야 알맞습니다. “뱉어낸다”라고만 적어야 올발라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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