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먹고 자고 기다리고 4
미즈나기 토리 지음, 심이슬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4년 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6.19.

마음에 짓고 마음으로 빚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

 미즈나기 토리

 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1.30.



  온마음(감정)을 바라보노라면 언제나 사랑이라는 길로 걸어온 나날이었네 하고 느껴요. 꽃길도 가시밭길도 모두 우리가 걷는 길이고, 밤길도 낮길도 우리가 마주하는 길이고, 새벽길도 저녁길도 우리 스스로 다스리는 길일 테니, 오늘 걸어가는 길에서 새여름 새빛을 한껏 누리자고 여깁니다.


  첫여름이 슬슬 한복판으로 이르면서 한여름이 머잖은 나날입니다. 오늘꽃을 피우는 새아침을 넉넉히 누리자고 돌아보면서 하루를 맞습니다. 바쁘지 않거나 느긋하자는 마음이 아닌, 오늘 맞아들여서 누릴 일을 헤아립니다. 크거나 작은 일이 아닌, 오늘 새롭게 보살피면서 일굴 이야기를 살핍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일이 배움길이면서 배움씨앗이라고 느낍니다. 궂은일은 궂은 대로 기운을 북돋우고, 기쁜일은 기쁜 대로 마음을 다독이고, 안된일은 안된 대로 다시 일어서자는 생각을 지핍니다. 집안일은 언제나 바로 이곳을 다시 바라보는 손끝을 일구는 밑거름이로구나 싶습니다.


  우리가 마음에 짓는 씨앗대로 차근차근 맞이합니다. 우리가 마음으로 빚는 씨앗으로 찬찬히 나아갑니다. 이따금 불씨를 터뜨렸다면, 불풀이를 하고 불다툼을 하고 불장난에 이르다가 불벼락을 맞을 수 있어요. 불길이 꼭 나쁘지 않습니다. 불바다란 얼마나 끔찍한지 온몸으로 배우는 길이에요.


  풀씨를 흩날렸다면, 풀내음을 맡으면서 풀빛을 머금고 풀잔치를 이루면서 풀꽃을 피우는 마음을 품어요. 누가 우리를 푸근하게 안아 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푸근히 안을 줄 알기에 서로 다가가서 온하루를 풀어내는 눈빛을 나눕니다.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은 앞선 석걸음이며 이다음으로 잇는 꾸러미하고 매한가지입니다. 가다가 서고, 또 서다가 가더니, 다시 가다가 서고, 그야말로 한참 서고서야 가는 길을 들려줍니다.


  숱한 사람들은 몹쓸놈(사탄)이 이기면 매우 싫어하는데, 놈이 이긴대서 싫어해야 할 까닭이 없어요. 놈(사탄)은 놈(사탄)대로 응어리를 풀 수 있습니다. 놈이 아닌 빛(천사)은 그저 빛이라서 지든 이기든 아랑곳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언제나 스스롬없이 지고, 스스로 기쁘게 짐을 지면서 놈을 달랩니다.


  이기느냐 지느냐에 얽매이는 이는 모두 놈(사탄)이에요. 이기느냐 지느냐를 안 쳐다보면서 오늘 이곳과 이웃을 헤아리는 사람은 누구나 님(천사)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바로 님이지 않을까요? 우리가 굳이 놈이 되어야 할 까닭은 없어요. 우리는 저마다 다 다른 빛으로서 한결같이 새롭게 사랑으로 모두 품는 길을 열 수 있습니다.


ㅍㄹㄴ


“카라 씨는 아침 일찍 출근하고 토요일에도 일하시니까, 그 정도는 따뜻한 눈으로 봐드리자.” (6쪽)


“SNS에서 반려동물로 닭을 키우는 분을 팔로하고 있는데, 그분을 통해 닭이 풍부한 표정을 가진 동물이란 걸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달걀을 낳을 때도 굉장히 괴로워 보이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매일 보다 보니, 나 같은 인간이 먹어도 되는 걸까? 라는 마음이 생겨서, 저절로 고기에서 멀어지긴 했어요.” (16쪽)


‘이주라, 생각도 못해 봤어. 자연의 힘으로 컨디션을 조절한다. 그런 게 의외로 나와 맞을지도.’ (34쪽)


“온천은,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오래 있으면 몸에 탈 나니까 조심해.” (72쪽)


“이거, 굉장하네∼. 귀마개가 이리도 강력하다니. 어쩜 이렇게 하나도 안 들릴까? 옆집 아가씨가 당신이 내는 소리 듣기 싫어서 하루 종일 이걸 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거참 밉살스러운 아가씨네. 뭐, 그래도 어차피 이제 곧 이사 갈 거니까.” (119쪽)


+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저도 제 전용 행복 레일을 갖고 싶어서 이것저것 시험해 보고 있어요

→ 저도 제 나름대로 꽃길을 가고 싶어서 이것저것 해봐요

→ 저도 제가 누릴 꽃길을 바라면서 이것저것 해요

3쪽


리모트로 하면 되지 않나

→ 멀리서 하면 되지 않나

→ 먼발치서 하면 안 되나

5쪽


베지테리언이세요? 저도 채식에 관심이 있거든요

→ 풀사랑이세요? 저도 풀밥에 마음이 있거든요

→ 풀살림이세요? 저도 숲밥에 마음이 있거든요

14쪽


SNS에서 반려동물로 닭을 키우는 분을 팔로하고 있는데

→ 누리길에서 벗짐승으로 닭을 키우는 분이 있는데

→ 누리빛에서 곁짐승으로 닭을 키우는 이웃이 있는데

16쪽


팔다리가 같은 방향끼리 나가고 있어

→ 팔다리가 같은 쪽끼리 나가

→ 팔다리가 똑같이 나가

17쪽


저희도 그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 저희도 그 일을 크게 지켜봐요

→ 저희도 그 대목을 크게 그려요

20쪽


원래 지역 산업은 목각인형이니까요

→ 예부터 마을일은 나무둥이니까요

→ 워낙 마을에서 작은나무를 깎았어요

21쪽


이래 봬도 가벼운 천식이 있는데

→ 이래 봬도 가볍게 기침을 하는데

→ 이래 봬도 가벼이 재채기 하는데

23쪽


종기가 하루 만에 없어지는 온천도 있어요

→ 부스럼이 하루 만에 녹는 포근샘도 있어요

→ 뾰루지를 하루 만에 푸는 푸근샘도 있어요

→ 고름을 하루 만에 없애는 따뜻샘도 있어요

23쪽


가끔씩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때가 있어요

→ 가끔 더 못 견딜 때가 있어요

→ 가끔 더 못 참을 때가 있어요

26쪽


영구 이주를 생각 중이라고 하더라고

→ 아주 옮길 생각이라고 하더라고

→ 뿌리내릴 생각이라고 하더라고

31쪽


원래 주거라는 건, 자신의 몸에 맞는 고장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게 맞지 않을까

→ 모름지기 집이란, 제 몸에 맞는 고장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맞지 않을까

→ 아무래도 땅은, 우리 몸에 맞는 고장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맞지 않을까

32쪽


설국에서 가혹한 여행을 이어가는 얘기인데요

→ 눈밭에서 고단히 돌아다니는 얘기인데요

→ 눈벌판에서 힘겹게 다니는 얘기인데요

89쪽


지금 바람이 견갑골을 스치고 갔어요

→ 막 바람이 어깨뼈를 스치고 갔어요

98쪽


감자보다 위에 더 자극이 없는 것 같아

→ 감자보다 뱃속을 덜 건드리는 듯해

→ 감자보다 속에 더 부드러운 듯해

113쪽


확실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분이, 저는 이 단지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저는 똑똑히 목소리를 내는 분이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저는 제대로 외치는 분이 이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21쪽


도시를 떠나는 게 예전부터 꿈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 예전부터 서울을 떠나는 꿈이 있었더라고요

→ 예전부터 큰고장을 떠나려는 꿈을 키웠더라고요

140쪽


보양식을 생각해 봤어요

→ 돌봄밥을 생각해 봤어요

→ 살림밥을 생각해 봤어요

→ 보듬밥을 생각해 봤어요

142쪽


건무화과는 와인과 같이 먹으면 정말 잘 어울리잖아요

→ 말린속꽃은 포도술하고 먹으면 참말 어울리잖아요

15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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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차경 借景


 오래된 정원의 借景 → 오래뜰에 받아들인

 차경(借景)하는 듯한 정취를 풍기어 → 옮겨낸 듯한 빛을 풍기어


  우리 낱말책에 ‘차경(借景)’ 같은 일본말 ‘しゃっけい’를 실을 까닭이 없고, 다뤄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가져가다·끌어오다·넣다’나 ‘둘러대다·돌라대다·들이다’나 ‘받다·받아들이다·받아주다’라 하면 되어요. ‘빌리다·빌려쓰다’나 ‘빚·빚길·빚살림·빚내다·빚지다’라 할 수 있어요. ‘얻다·얻어들이다·얻어쓰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옮겨쓰다·옮기다’나 ‘퍼가다·퍼나르다’라 해도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차경’을 둘 더 실으나 싹 털어냅니다. ㅍㄹㄴ



차경(借耕) : 남의 땅을 빌려 경작함

차경(差境) : 병의 차도가 있는 형편



한옥에서는 풍경도 빌려 쓰는 거라네요. 차경(借景)

→ 흙집에서는 빛도 빌려쓴다네요. 빈빛

→ 옛집에서는 터도 빌린다네요. 빌림터

《붉은빛이 여전합니까》(손택수, 창비, 2020)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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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월요병 月曜病


 월요병을 극복하는 5단계 → 달날앓이 이겨내는 닷걸음

 고질병인 월요병 때문에 → 버거운 첫날앓이 때문에


  ‘월요병(月曜病)’은 “한 주(週)가 시작되는 월요일마다 정신적·육체적 피로나 힘이 없음을 느끼는 증상”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그냥 일본말입니다. 우리로서는 ‘달날앓이’나 ‘첫날앓이’로 나타낼 만합니다. ㅍㄹㄴ



월요병의 전조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보이기 시작해

→ 달날앓이는 해날 낮이면 보이고

《저절로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니다》(안성진, 타래, 2017) 190쪽


농부는 월요병 같은 거 없지?

→ 논밭꾼은 달날앓이 없지?

→ 논밭지기는 첫날앓이 없지?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서와, 상추쌈, 20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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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인형 人形


 인형을 껴안고 잔다 → 귀염이를 껴안고 잔다 / 둥이를 껴안고 잔다

 인형을 하고 어떻게 그런 짓을 → 사람꼴을 하고 어떻게 그런 짓을

 너무 귀여워 꼭 인형을 보는 것 같다 → 더없이 귀엽다 / 몹시 예쁘다

 인형 같은 아이를 안는 것만으로도 → 예쁜 아이를 안기만 해도


  ‘인형(人形)’은 “1. 사람이나 동물 모양으로 만든 장난감 2. 사람의 형상 3. 예쁘고 귀여운 아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역사] 뼈, 돌, 진흙 따위로 사람의 얼굴이나 몸체를 본떠 만든 고대의 우상(偶像)”을 가리킨다지요. ‘사람꼴·사람낯·사람탈’이나 ‘장난감·귀염이’로 다듬습니다. ‘아이·아이들·사랑’이나 ‘곱다·예쁘다·아리땁다·사랑스럽다’로 다듬을 만합니다. ‘작은님·작은별·작은빛·작은이·작은나무’나 ‘둥이·나무·나무토막·나무도막’로 다듬어요. ‘고분고분·얌전하다·말없다’나 ‘꼭두각시·허수아비·망석중·심부름꾼’으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인형’을 넷 더 싣는데 몽땅 털어냅니다. ㅍㄹㄴ



인형(仁兄) : 편지글에서, 친구 사이에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인형(印形) : 도장을 찍은 형적 = 인발

인형(姻兄) : 1. 손위 누이의 남편을 이르거나 부르는 말 = 매형 2. 편지글에서, 매제가 손위 처남을 높여 이르는 말

인형(鱗形) : 비늘과 같은 모양



지금 내가 ‘거렁뱅이 지팡이’를 짚고 돌아다니며 파리잡이 끈끈이 살 돈을 벌면 … 지금까지 에밀이 깎은 나무 인형 324개가

→ 오늘 내가 ‘거렁뱅이 지팡이’를 짚고 돌아다니며 파리잡이 끈끈이 살 돈을 벌면 … 이제까지 에밀이 깎은 나무 아이 324이

《에밀의 325번째 말썽》(아스트리드 린드그렌/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03) 19쪽


앞에서 인형과 작중인물의 유사성을 이야기했지만, 문학작품 속의 작중인물도 단순히 독자의 흥미에 얽매이기를 거부했을 때 비로소 개성이 발휘되는 법이다

→ 앞에서 귀염이와 글사람이 비슷하다고 이야기했지만, 글에 나오는 사람도 한낱 재미에 얽매이지 않으려 할 적에 비로소 빛나게 마련이다

《판타지 책을 읽는다》(가와이 하야오/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2006) 112쪽


복화술사들은 모르는 人形의 얼굴로 매달려 있었지요

→ 방긋님은 모르는 장난감 얼굴로 매달렸지요

→ 벙긋님은 모르는 작은이 얼굴로 매달렸지요

《밤의 분명한 사실들》(진수미, 민음사, 2012) 118쪽


내 목적은 긴타 군 인형을 GET하는 거예요

→ 나는 긴타 꼬마를 얻으려 해요

→ 나는 긴타 귀염이를 낚으려 해요

《학교 선생님 4》(스야마 신야/허강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2) 6쪽


자투리 천으로 한복에 다는 동전들과 인형 옷을 만들어 주셨어요

→ 자투리천으로 우리옷에 다는 쇠돈과 귀염이옷을 지어 주셨어요

→ 자투리천으로 한옷에 다는 소꿉돈과 작은이옷을 지어 주셨어요

《처음 손바느질》(송민혜, 겨리, 2014) 2쪽


인형에게 인격을 부여하고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로 사랑한다

→ 작은님한테 마음을 주고 오롯이 사랑한다

→ 작은빛한테 마음이 있다고 여기면서 옹글게 사랑한다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서천석, 창비, 2015) 85쪽


엄마는 히나인형을 무척 동경했다고 해요

→ 엄마는 히나아이를 무척 꿈꿨다고 해요

→ 엄마는 히나놀이를 무척 바랐다고 해요

→ 엄마는 히나를 무척 좋아했다고 해요

→ 엄마는 히나를 무척 갖고 싶었다고 해요

《30점짜리 엄마 1》(다카기 나오코/박주영 옮김, artePOP, 2015) 61쪽


인형 화장시킬 때 집념이 느껴지더라니까

→ 귀염이 꾸밀 때 불꽃을 느꼈다니까

→ 꽃사람 꾸밀 때 불타오르더라니까

→ 꼭두각시 꾸밀 태 활활거리더라니까

《메종 일각 2》(타카하시 루미코/김동욱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 155쪽


집에서 나온 것은 헝겊 인형인 코끼리와 기린과 사자였어요

→ 집에서는 헝겊 장난감인 코끼리와 기린과 사자가 나왔어요

→ 집에서는 헝겊 작은님인 코끼리와 기린과 사자가 나왔어요

《울보 꼬마》(이마무라 아시코·사카이 고마코/조혜숙 옮김, 책빛, 2020) 4쪽


허영적이고 인형적인 결혼은 결사 반대했다

→ 거품에 꼭두각시 짝맺기는 손사래쳤다

→ 겉치레에 귀염둥이 짝짓기는 내쳤다

《일제에 맞선 페미니스트》(이임하, 철수와영희, 2023) 60쪽


원래 지역 산업은 목각인형이니까요

→ 예부터 마을일은 나무둥이니까요

→ 워낙 마을에서 작은나무를 깎았어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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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종기 腫氣


 종기가 나다 → 뾰루지가 나다

 종기가 돋아나 있었다 → 부스럼이 돋았다


  ‘종기(腫氣)’는 “피부의 털구멍 따위로 화농성 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염증 ≒ 종·종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고름·고름덩이·피고름’이나 ‘부스럼·붓다·부어오르다’로 손봅니다. ‘빨갛다·빨강이’나 ‘뾰루지·뾰두라지’로 손볼 만합니다. ‘생채기·아픈데·아픈곳·앙금’이나 ‘자국·칼자국·흉’으로 손봐도 되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종기’를 셋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종기(宗器) : 집안에 전해 오는 가보(家寶)

종기(終期) : 1. 어떤 일이 끝나는 시기 2. [법률] 법률 행위의 효력이 소멸하는 기한 3. [생명] 유사 분열에서, 염색체가 두 극에서 휴지핵으로 돌아가는 시기 = 말기

종기(鍾氣) : 정기(精氣)가 한데 뭉침. 또는 그 정기



화산, 그것은 대지의 종기다

→ 불메는 이 땅에 고름이다

→ 불갓은 땅에서 뾰루지이다

《불새 1》(테츠카 오사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6쪽


종기가 하루 만에 없어지는 온천도 있어요

→ 부스럼이 하루 만에 녹는 포근샘도 있어요

→ 뾰루지를 하루 만에 푸는 푸근샘도 있어요

→ 고름을 하루 만에 없애는 따뜻샘도 있어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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