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O 마오 20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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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3.

책으로 삶읽기 971


《마오 20》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4.10.25.



《마오 20》(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4)을 돌아본다. 한글판이 나온 지 어느새 다섯 해이고, 꾸준하게 여미는 줄거리마다 곰곰이 새길 대목이 빛난다고 느낀다. 이 삶이란, 죽고 싶지 않다고 여기기에 죽게 마련이다. 이 삶이란, 살고 싶다고 여긴대서 살아가지 않는다. 이 삶이란, 스스로 품고 가꾸는 꿈씨앗이 있기에 잇고 이야기할 수 있다. 까마득한 《메종일각》이나 《시끌별 녀석들》이나 《란마 1/2》뿐 아니라 《이누야샤》하고 《경계의 린네》에서도 매한가지인데, 미움받이나 사랑받이는 따로 없다. 무엇을 했기에 밉거나 사랑스럽지 않다. 속마음을 들여다볼 적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몸짓”은 그저 허울인 줄 알아차릴 만하다. 2024년에 우리나라 글바치 한 분이 큰보람(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큰보람에 ‘만화책’은 안 끼워준다. 아마 아예 생각조차 안 할 테지. 큰보람에 보임꽃(영화)도 없다. 더구나 1940년 즈음부터는 어린이책은 아예 큰보람에 오르지조차 못 한다. 우리는 이 삶을 하나하나 짚고 헤아릴 노릇이다. 오늘 무엇을 하는 길인가? 오늘 어떤 꿈을 일구려는 삶인가? 오늘 어떤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하고서 저녁을 마주하려는 발걸음인가?


ㅅㄴㄹ


“그래, 본래 사람을 죽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 아무리 상대가 저렇게 어리석은 애송이일지라도. 나노카는 그러면 돼.” (54쪽)


“이대로 짐승에 마음을 파먹히는 건 가만 못 둬! 너를 사람으로 되돌릴 거야!” (64쪽)


“마오, 나노카, 그쯤 해 둴. 이건 소마가 선택한 길이야. 퇴치해서 사람의 마음을 되찾게 해봤자, 암살한 것을 후회하지도 않을 거다.” (88쪽)


“마오 씨, 저는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지만, 다른 것이 보이게 된 듯합니다.” (184쪽)


+


나는 하쿠비 님의 큰 신뢰를 얻고 있어

→ 하쿠비 님은 나를 믿어

→ 하쿠비 님은 나를 높이 사

33쪽


본래 사람을 죽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

→ 워낙 사람을 죽이는 짓은 즐거운 일이 아니지

→ 모름지기 사람을 죽이면 즐겁지 않지

54쪽


중간고사라는 게 있다나요

→ 사잇겨룸이라고 있다나요

118쪽


따스한 햇살에 감싸인 기분입니다

→ 따스한 햇볕에 감싸인 듯합니다

176쪽


이렇게 가다가는 유급할 것 같아서

→ 이렇게 가다가는 미끄덩 같아서

→ 이렇게 가다가는 떨어질 듯해서

177쪽


저는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지만, 다른 것이 보이게 된 듯합니다

→ 저는 왼쭉 눈을 잃었지만, 다른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 저는 왼쭉 눈결을 잃었지만, 다른 빛을 보는 듯합니다

18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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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스토브stove



스토브(stove) : 난방 장치의 하나. 나무, 석탄, 석유, 가스 따위의 연료를 때거나 전기를 이용하여 열을 내어 방 안의 온도를 올리는 기구이다 = 난로

stove : 스토브, 난로

スト-ブ(stove) : 스토브, 난로



영어 ‘스토브’는 한자말로 ‘난로’라 합니다. 우리말로는 ‘불·불덕’이나 ‘불힘’입니다. ‘불나다·불붙다·불지르다’나 ‘불덩이·불더미·불공’이라 할 수 있고, ‘불길·불구멍·불김’이라 할 만해요. 추위를 달래는 불이라면 ‘포근불·포근덕·푸근불·푸근덕’이나 ‘포근이·푸근이’라 해도 어울려요. ‘포근하다·따뜻하다·후덥다’처럼 수수하게 나타내어도 되고요. ㅅㄴㄹ



제 머릿속에서 불이 켜져요. 마치 스토브처럼요

→ 제 머릿속에서 불이 나요. 마치 불덕처럼요

→ 제 머릿속에 불을 켜요. 따뜻하게요

《나 홀로 사랑을 해보았다 2》(타가와 토마타/정우주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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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사가독서



 사가독서라는 제도를 통해서 → 배울짬이라는 얼거리로

 사가독서(賜暇讀書) 특별휴가를 얻어 → 쉬는해를 따로 얻어


사가독서(賜暇讀書) : [역사] 조선 시대에, 유능한 젊은 문신들을 뽑아 휴가를 주어 독서당에서 공부하게 하던 일. 세종 8년(1426)에 시작하여 세조 때 없앴다가 성종 24년(1493)에 다시 실시하였다



  예전에 임금님이 벼슬아치한테 베푼 ‘짬’이나 ‘틈’이 있다지요. 벼슬자리에 그냥 앉지 말고, 다시 배우거나 익히면서 쉬라고 하는 짬이나 틈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때는 ‘배울틈·배울틈새·배울짬’이라 할 만합니다. ‘익힐틈·익힐틈새·익힐짬’이라 할 수 있어요. ‘쉬는해·아늑해·포근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그러다 사가독서 중이라는 소문이 돌자

→ 그러다 배움틈새라는 얘기가 돌자

→ 그러다 익힐짬이라는 말이 돌자

《여기는 집현전》(손주현·이혜정, 책과함께어린이, 2022)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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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현실적


 현실적 문제 → 눈앞일 / 코앞일 / 오늘일

 현실적 이익 → 눈앞 길미 / 코앞 길미 / 오늘 길미

 현실적인 방안 → 뚜렷한 풀이길

 현실적으로 느끼다 → 살갗으로 느끼다 / 바로 느끼다

 현실적인 사람 → 밝히는 사람 / 따지는 사람

 현실적인 답변을 듣다 → 살에 와닿는 말을 듣다

 현실적으로는 최선이었다 → 오늘로는 가장 나았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다 → 오늘길을 찾다 / 둘레에서 길을 찾다


  ‘현실적(現實的)’은 “현재 실제로 존재하거나 실현될 수 있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현재(現在)’는 “지금의 시간”을, ‘실제(實際)’는 “사실의 경우나 형편”을, ‘사실(事實)’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실현(實現)’은 “꿈, 기대 따위를 실제로 이룸. ‘실제 이루어짐’으로 순화”를 가리킨다고 하니, 뜻풀이가 엉망인 셈입니다. 결이나 흐름을 살펴서 ‘삶·살다·-살이·살아가다·살아오다·살아내다’나 ‘삶길·삶터·삶자락·살림·살림살이·살림자락·살림터’나 ‘오늘·오늘길·오늘하루·오늘날’로 손볼 만합니다. ‘요새·요즘·이즈막·이즈음’이나 ‘하루·하루꽃·하루빛’으로 손보고, ‘여기·이곳·이쪽·이때·이승·여태’나 ‘이 나라·이 땅·이·이제·이야말로’로 손봅니다. ‘그곳·그쪽·그대로·그야말로·고스란히’나 ‘눈밑·눈앞·코밑·코앞·발밑·뼛속·턱밑’으로 손보고, ‘있다·지내다·있는 그대로’나 ‘눈·눈길·눈망울·눈빛’으로 손보지요. ‘뚜렷하다·또렷하다·머금다·삼삼하다’나 ‘모습·참모습·참흐름·맨낯·민낯·속낯’으로 손볼 만하고, ‘살갗·몸소·몸으로’나 ‘터·터전·마당·판’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온살림·크다·하나둘셋넷’이나 ‘바로·곧바로·막바로·곧장’이나 ‘돈·돈벌이·돈닢·돈바치’로 손볼 수 있고, ‘따지다·밝히다·거리낌없다·스스럼없다’로 손봐요. ‘곁·가깝다·둘레·마음에 들다·마음이 맞다’나 ‘마땅하다·맞다·알맞다·이바지’로 손보고요. ‘돌아보다·둘러보다·어림·어림하다·얼추잡다’나 ‘드디어·어찌·얼마나·얼마 앞서·짜장·참말로’나 ‘아직·아무래도·여러모로·좀·조금·좀처럼’로 손보아도 됩니다. ㅅㄴㄹ



현실적 叡智로써

→ 오늘을 읽어서

→ 슬기로이 살피며

→ 삶을 꿰뚫어보며

→ 슬기롭게

→ 슬기로

《J.P.칼럼》(김종필, 서문당, 1971) 68쪽


현실적으로 얼마나 많은가

→ 이 땅에 얼마나 많은가

→ 온누리에 얼마나 많은가

→ 우리 곁에 얼마나 많은가

《좁은 문을 향하여》(미우라 아야코/김찬국 옮김, 삼민사, 1978) 26쪽


자기 현실적 삶이 아무리 비참하더라도

→ 우리 오늘이 아무리 끔찍하더라도

→ 이 삶이 아무리 모질더라도

→ 오늘 삶터가 아무리 괴롭더라도

→ 내가 디딘 땅이 아무리 고단하더라도

《고여있는 시와 움직이는 시》(조태일, 전예원, 1979) 204쪽


현실적으로 일본에서도

→ 요즈음 일본에서도

→ 오늘날 일본에서도

→ 일본에서도

→ 일본을 보아도

→ 가만 보면 일본도

→ 찬찬히 보면 일본도

→ 이제까지 일본에서도

→ 여태껏 일본에서도

→ 오늘날 일본에서도

《학문을 권함》(후쿠자와 유키치/엄창준·김경신 옮김, 지안사, 1993) 109쪽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 좀 어렵다는

→ 아직은 어렵다는

→ 요즘으로는 어렵다는

→ 여러모로 어렵다는

→ 아무래도 어렵다는

《DMZ는 국경이 아니다》(함광복, 문학동네, 1995) 42쪽


통일국가 수립은 현실적으로 무망했다

→ 한나라는 아무래도 어렵다

→ 한누리는 좀 이루기 어렵다

《21세기사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강만길, 삼인, 1999) 60쪽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좀처럼 이룰 수 없다

→ 이 자리에서는 안 된다

→ 이대로는 어렵다

→ 이 흐름으로는 어렵다

→ 갖고 싶어도 못 가진다

→ 아직은 힘들다

→ 아직까지는 힘들다

→ 아직은 할 수 없다

→ 아직까지는 할 수 없다

《소비에 중독된 아이들》(안드레아 브라운/배인섭 옮김, 미래의창, 2002) 72쪽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원했던 거야

→ 오늘 바로 도와주기를 바랐어

→ 굶주린 배를 채워 주기를 바랐어

→ 가난을 씻어내 주기를 바랐어

→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기를 바랐어

《숨어 있는 예수》(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블룸하르트/원충연 옮김, 달팽이, 2008) 37쪽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는 데는

→ 뚜렷한 풀잇길을 내놓기는

→ 마땅한 풀이를 내놓기는

→ 쓸 만한 길을 내놓기는

→ 이바지할 길을 내놓기는

《곡쟁이 톨로키》(자케스 음다/윤철희 옮김, 검둥소, 2008) 236쪽


현실적 결핍을 대리만족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데

→ 모자란 오늘을 때우려고 하는데

→ 이곳에 없으니 메꾸려고 하는데

→ 여기는 비었으니 담으려 하는데

《역사의 그늘, 문학의 길》(김윤식, 한길사, 2008) 241쪽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에 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 눈앞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말합니다

→ 우리 삶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말합니다

→ 오늘 이곳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말합니다

→ 참말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말합니다

《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정숙영·조선영, 철수와영희, 2015) 154쪽


그렇다고 현실적인 것만 생각해서는 절대 서점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 그렇다고 돈만 생각해서는 도무지 책집을 열 수 없습니다

→ 그렇다고 돈벌이만 생각해서는 책집을 아예 못 엽니다

《서점을 둘러싼 희망》(문희언, 여름의숲, 2017) 21쪽


이상향과 같은 평화로운 마을을 보다 현실적인 지리地理 안에 위치시킴으로써

→ 꿈과 같은 아늑한 마을을 한결 가까이 옮겨 놓으면서

→ 아름마을을 우리 곁에서 느끼도록 그려 놓으면서

《한국영화 표상의 지도》(박유희, 책과함께, 2019) 219쪽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잖아요

→ 돌아보면 그렇지 않잖아요

→ 둘러보면 그렇지 않잖아요

→ 곁을 보면 그렇지 않잖아요

→ 가까이는 그렇지 않잖아요

《10대와 통하는 법과 재판 이야기》(이지현, 철수와영희, 2021)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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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4.12.1. 좋은 게 좋은 것



  쉰이라는 고개에 열이라는 고개랑 스물 서른 마흔이라는 고개를 돌아본다. 예순과 일흔과 여든을 내다본다. 나는 어느 고개에 있든 늘 같으면서 다르다. 먼저 어느 고개이든 “좋은 게 좋다”라는 말은 안 틀리되 나는 이 말이 흐르는 곳이 아니라 “사랑으로 풀고 품는 곳”에서 푸르게 놀고 파랗게 그리는 하루로 살자고 여긴다. 다음으로 어느 길에 서든 스스로 거닐며 언제나 노래씨앗을 심자고 여긴다.


  얼추 서른고개를 지날 즈음에는 ‘것’을 아무 데나 붙이는 말씨는 누구나 스스로 좀먹는 말씨앗을 심는 줄 알아차렸다. 이때까지 쓰던 말씨 가운데 ‘것’을 도려내고 솎아내고 씻어내느라 한참 걸리는데, 이다음으로 여러 미움말씨랑 굴레말씨를 새록새록 알아차리면서 늘 나부터 다시 일구자고 보았다.


  왜 굳이 나부터 갈아엎을까?


  남한테 시키거나 남을 나무랄 일이 아니더라. 나부터 못 하거나 안 하는 일을 어찌 아이들 곁에서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우리 집 아이들뿐 아니라 이웃집 모든 아이들 곁에서 살림짓기를 노래할 마음이다. 좋은 게 좋다며 퉁칠 적에는 누구나 제 숨결을 갉는다. 자꾸 어느 쪽을 좋아하면, 어느 한 쪽을 뺀 모든 쪽을 미워하거나 싫어하면서 내치는 수렁에 잠기게 마련이다.


  나는 나를 바라본다.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그저 보고 들여다보며 살펴본다. 나는 너를 마주본다. 오직 사랑이라는 눈길을 그리면서 눈망울에 별빛 한 줄기가 어떻게 흐르는지 느낀다. 시골에 살기에 들숲바다를 품는 사람이 있고, 어느 곳에 있든 들숲바다를 그리면서 스스로 푸르게 우거지고 파랗게 하늘인 사람이 있다.


  좋은 게 좋다고 여기니, 나쁜 게 나쁘다고 여기면서 싸움불씨를 서로 심는다. 싸움씨나 불씨는 안 살리고 안 가꾼다. 모두 태우고 죽여서 잿더미로 간다. 곁님이 미리맞기(백신)가 끔직굴레인 줄 아느냐고 물어보았을 적에 어렴풋 헤아리기만 했을 뿐, 먼저 스스로 찾아볼 생각을 못 했다. 곁님이 애써 하나하나 찾아내어 가르치고서야 뒤늦게 눈뜨면서 엉금엉금 뒤따랐다.


  왜 스스로 먼저 느끼고도 스스로 안 찾아보았을까? 입으로는 “좋은 게 좋은 것이다”가 허울이고 눈속임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막상 몸을 나란히 안 움직인 탓이다. “사랑으로 풀고 품다”로 걸어가려면 늘 스스로 스스럼없이 한 발자국씩 디딜 일이다. 남이 해주기를 기다리는 하루란 아직도 굴레살이에 스스로 가둣 채 맴돌이를 한다는 뜻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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